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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골 와인바를 소개합니다 4 - 롯데호텔 월드점 양석 총지배인 뜨끈뜨끈한 온돌방에서 마시는 와인 한잔의 운치 '로마네 꽁띠'
깊어가는 11월의 밤, 와인 향기에 이끌려 와인 바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편안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한잔의 와인은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윤활유다. 와인의 오묘하고 깊은 매력에 푹 빠져있는 와인 애호가 다섯 명이 추천하는 베스트 와인 바.
“한국에서 와인은 어려운 술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어요. 맥주나 소주를 마시듯 편하게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 와인이 어떤 술인지 알게 되는데, 마시기도 전에 책부터 들춰봅니다. 장미 향기가 어떤지 백 번 설명 듣는 것보다 한 번 향기를 맡는 게 확실한 것과 같죠.” 롯데호텔 월드점의 양석 총지배인은 설명했다. 근무처를 옮길 때마다 동호회를 만들 정도로 와인을 좋아하지만, 그 역시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은 없다. 호텔에서 일하기 때문에 다양한 와인을 맛볼 기회가 많았는데, 무작정 마시다 보니 어느 날 입에 ‘착’ 달라붙는 와인이 있더란다. 61개의 그랑크뤼(최상급 와인을 뜻하는 프랑스어)급 와인을 시음하는 자리였다.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지 4년 만에 운명 같은 와인을 만났습니다. ‘샤토 스미스 오라 비테’라는 와인이었는데, 부케(숙성된 와인의 향)들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더군요.” 알면 알수록 호기심이 생긴다고 했던가? 그 후로 다양한 와인을 본격적으로 맛보기 시작했다. 주로 호텔에서 와인을 마시는 그도 어쩌다 강남에 있는 와인 바에 초대받아 가긴 하지만 으리으리한 인테리어와 가격 때문에 위축이 되는 게 사실이다. 와인 자체를 즐긴다기보다는 어쩐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안국동에 위치한 ‘로마네 꽁띠’.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이곳은 양석 씨에게 문화적 충격을 안겨주었다. “지금은 흔하지만, 3~4년 전만 해도 한옥에서 와인을 마신다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뜨끈뜨끈한 구들방에서 와인
을 마시니 기분이 새롭더군요.” 특히 외국인 손님을 이곳으로 데려오면 새로운 경험에 다들 “원더풀”을 외친다고. 첫눈이 내리는 날, 온돌방에 앉아 좋은 사람과 와인 한잔하는 일, 상상만으로도 겨울이 기다려진다.

1 양석 총지배인은 부산점, 울산점, 서울 잠실점 등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동호회를 결성할 정도로 와인을 좋아한다. 2 ‘로마네 꽁띠’는 구한말 개화파 홍영식의 생가를 개조한 곳. 홍송 색이 살아 있는 대들보와 서까래, 한지 문은 한옥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3 닭고기와 각종 채소에 레드 와인을 넣고 조린 꼬꼬뱅. 영업시간 오후 5시~새벽 2시, 일요일 휴무 추천 메뉴 꼬꼬뱅 2만5천 원, 봉골레 스파게티 1만1천 원. 부가세 별도 위치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 길로 100m 직진, 삼선당 근처 문의 02-722-477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