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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듣는다 여성의 건강, 추위로부터 지키려면
찬 바람이 불면 비뇨기과 의사들이 바빠진다. 추운 날씨에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배뇨 장애 환자가 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겨울은 비뇨기과의 성수기라고나 할까? 그런데도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 겨울철 피부 관리 기사는 쏟아지는 데 비해 배뇨 장애 관련 정보는 접하기 어렵다. 이는 배뇨 장애를 노화 현상으로 여기거나 숨기려고만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 때문인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얼굴만 가꾸면 되는가? 소변의 품질을 유지해야 진정한 웰빙이지!” 이런 소리를 입버릇처럼 해도 주변 사람들은 좀처럼 귀 기울이지 않는다. 비뇨기과 질환은 특히 겨울철에 많이 발병하고 악화되는 만큼 월동 준비하듯 꼼꼼하게 알고 대비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왜 배뇨 장애가 일어날까? 겨울철에는 땀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히 소변량이 증가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래서 재채기나 뜀뛰기를 하면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이나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는 ‘과민성 방광’을 앓고 있는 여성은 더 자주 소변이 마려워 고통이 배가된다. 따라서 약도 잘 먹고 관리도 잘했는데 추워진 날씨에 배뇨 증상이 치료 전으로 돌아간 듯 나빠져 의욕 상실이 되는 환자를 많이 봤다. 남성이 겨울에 전립선 수술을 많이 하는 이유도 전립선이 수축하면서 소변이 배출되는 길목을 죄고, 심하면 소변이 아예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 등 배뇨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배뇨 장애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을 참기 힘들 때, 밤에 자다가 깨어 소변을 보는 경우 일단 스스로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가 필요하지만 기온이 떨어지기 전 예방법을 익히는 게 우선이다.

겨울철 시원한 배뇨를 위해 알아야 할 네 가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자 가급적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보온을 철저히 하고, 온수 목욕을 자주 해 골반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외출 전후에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기약도 다시 보자 배뇨 장애 환자가 감기약 등을 함부로 복용하거나 일부 다이어트 약을 남용했을 때 배뇨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약 성분이 방광과 요도 괄약근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약을 먹고 소변이 갑자기 나오지 않아 응급실에서 소변을 빼내거나, 오줌 배출에 이용하는 소변 카테터를 며칠씩 부착하고 지냈다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좋은 배뇨, 배변 습관을 익히자 소변을 볼 때 방광을 완전히 비우도록 시간을 충분히 할애한다. 너무 오랫동안 소변을 참거나 너무 자주 보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더불어 질 좋은 소변을 위해서는 배변에도 신경 써야 한다. 변비가 있으면 방광을 자극해 소변이 자주 마려울 수 있으므로 일정한 간격의 배변 습관을 들인다. 술, 담배, 자극적 음식은 피하자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등 해를 끼치므로 끊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 여성 흡연자가 늘어났는데, 과민성 방광의 원인이 흡연에서 오는 경우도 많다. 식생활에서는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맵고 짠 음식, 신맛이 나는 음식, 인공감미료는 피한다. 또 소변량을 증가시키는 술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이것저것 다 못 먹고 무슨 재미로 사느냐 묻는 분들도 많은데, 어쩔 수 없다. 배뇨 장애가 있는 분은 평소 생활 습관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특히 겨울철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증상에 맞는 치료로 자신감까지 되찾자 오줌이 새는 것만큼 자신감도 샌다고 한다. 배뇨 장애가 생기면 그 스트레스가 당뇨나 우울증 못지 않다는 말이다. 부끄러워서 병원을 찾지 않고 만성 질환으로 여기는 사이 방광 기능이 나빠져 증상이 점점 악화되고, 결국 신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콩팥 기능까지 떨어진다. 치료에는 약물요법, 골반 근육 운동, 전기 자기장 치료, 수술 등이 있다. 약물요법은 비교적 증상이 가벼울 때 하고, 골반 근육 운동은 늘어진 골반 근육을 강화해 방광 경부를 원 위치로 되돌리며 요도 괄약근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최근 여성의 경우 옷을 입은 채 자기장 의자에 앉아서 치료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수술은 주로 증상이 심한 환자가 다른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할 때 한다. 단계별 증상에 따른 치료법이 다양하니, 소변에 문제가 생기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게 치료 기간이나 비용 모두 줄이는 지름길이다.

Tip! 이런 증상이 있으면 비뇨기과를 찾으세요!
1 육안으로 혈뇨가 보이거나, 검진에서 지속적으로 현미경적 혈뇨가 보일 때.
2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참기 어렵고, 이후에도 시원하지 않을 때.
3 소변볼 때 배뇨 통증이 있거나 힘이 많이 드는 경우.
4 소변이 자주 마려우면서 통증이 있고 열이 나는 경우.
5 요실금이 있는 경우.
6 1년에 3회 이상 방광염이 재발하는 경우.
7 하복부 통증이 있으면서 통증의 경감이 배뇨 현상에 의해 변화가 있을 때.
8 갱년기가 되면서 배뇨 증상이 생기는 경우.
9 속옷에 피가 묻어나오는데 산부인과적 문제를 발견하지 못할 때.
10 질경련, 성교통, 불감증 등 성 기능 장애가 있을 때.

*요실금 및 과민성 방광 자가 진단(1문항이라도 해당하면 의심할 수 있다)
①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본다.
② 밤에 잠을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2회 이상 깬다.
③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경우가 잦다.
④ 크게 웃거나 재채기, 뜀뛰기 후에 소변이 나온 적이 있다.
⑤ 소변을 참지 못해 속옷을 적신 적이 있다.

이 글을 쓴 김경희 원장은 국내 첫 여성비뇨기과 ‘Dr. 김경희의 미즈러브 여성비뇨기과’를 운영하며 배뇨기 질환, 성 질환 등을 전문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자 비뇨기과 전문의가 없어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여성 환자들이 전문적이고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여성 전문 병원을 개원했답니다. 저서로는 <맘에 드는 구두가 섹스보다 낫다면?>이 있습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