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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차를 즐기는 사람들 보이차 마시는 풍류 식객, 김명익 씨, 지유명차 청담점 박선하 점장

1 다다미를 깐 다실에서 차를 즐기는 김명익 씨.

보이차 마시는 풍류 식객, 김명익 씨
좋은 차는 입에 꿀을 문 듯 달콤합니다

들어서면 차를 마시는 공간부터 눈에 띄는 집. 중국, 일본, 대만 등을 차를 주제로 여행하며 모은 찻주전자와 찻잔이 가득하고 우리나라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여럿이다. 오는 사람들을 모두 한 명씩 포옹하며 반갑게 맞아주는 이는 이 집 주인이자 보이차 전문가인 김명익 씨다. 선대부터 보이차를 마셔온 집안이라 차는 어려서부터 생활화되었다. 벽면을 가득 채운 다구 중 일부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골동품이란다. “저는 매일 마실 수 있는 차는 보이차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피곤할 때 뜨거운 보이차를 한잔 마시면 목덜미를 따라 땀이 나면서 몸이 따뜻해집니다. 느껴본 사람은 차 좋은 것을 알지요.” 보이차 전문가로 활동하는 김명익 씨는 최근 차와 음식에 대한 책을 낼 정도로 미식가이기도 하다. 그가 권한 보이차는 깊은 향이 느껴지고 끝 맛이 달았다. 달콤한 맛은 긴 여운이 되어 입안을 오래도록 돌았다. 알고 보니 그 단맛은 보이차와 섞은 소량의 우롱차에서 난 것. 그가 대만에서 직접 가지고 오는 특별한 우롱차로, 이렇게 보이차와 섞어 마시면 달콤한 끝 맛이 황홀하게 피어오른단다. 가끔 차를 이처럼 섞어 마시는데, 고가이기는 하지만 연도가 오래되고 최상품에 속하는 보이차 중에는 자체에 단맛이 있는 차도 있다. 그런 차는 한 잔을 마시고 일어서도 한 시간은 입이 달다며 그 황홀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


2 보이차 종류를 나누는 중요한 기준의 하나는 모양이다. 위부터 버섯 모양으로 생긴 여러 크기의 타차, 사각형으로 빚은 전차, 원반 모양의 병차.
3 오래 써서 깨지거나 이가 나간 찻주전자, 찻잔은 금으로 때워서 다시 쓴다.


중국에 가서도 보이차는 속아서 사기 쉽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사야 하며, 반드시 마셔봐야 한다고. 그전에 한국에서 보이차를 여러 번 마셔보고 맛에 익숙해져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보이차 맛을 알면 좋은 차와 나쁜 차를 몸에서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좋은 차는 몸을 시원하게 해주지만 나쁜 차를 마시면 입에서부터 껄끄럽고 침이 마른다고 한다. 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화하는 것이라며, 음식과 차를 함께 즐기는 것도 그가 권하는 방법이다. 떡이나 케이크, 안주와 같은 요깃거리 등은 모두 차와 어울릴 수 있으니 차를 편하게 즐기기 위해 다식 茶食을 준비하는 것도 차와 친해지는 길이라고 했다. 떡이나 케이크와 같은 달콤한 음식은 물론이고, 튀김이나 육포와 같이 기름기가 있는 음식도 차와 궁합이 맞는다. 때로는 식사에 차를 곁들이기도 한다. 오랜 시간 마시고 담소를 나누다 보면 살짝 허기가 지니, 다식 茶食을 준비하는 것도 차를 마시는 지혜다.


1 차를 마셔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차예관으로 꾸민 지유명차 청담점. 차를 잘 아는 사람이나 초보자나 편하게 차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박선하 점장의 역할이다.

지유명차 청담점 박선하 점장
매일 꾸준히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커피 전문점은 우후죽순 생겨나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나 제대로 우린 차 한잔은 수소문해서 겨우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드물다. 우리나라의 차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이제는 보이차 전문 업체로 자리 잡은 지유명차는 편안하게 차를 마실 수 있고 차를 살 수 있는 차예관을 만들어 차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청담동 한 건물 4층에 지유명차 청담점이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바처럼 꾸민 차예관이 편안한 분위기로 다가온다. 지유명차 청담점 점장인 박선하 씨는 사람들에게 차를 내주며 편안하게 차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음에는 차를 어려워하지만 편하게 매일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래서 지유명차에서 권하는 방법 중 하나가 차를 보리차처럼 우려 평상시에 자주 마시는 것이다. 특히 보이차 잎은 녹차와 다르게 높은 온도를 잘 견뎌내기 때문에 끓이면 오히려 성분이 잘 우러나온다. 찻잎을 끓인 물을 보온병에 담아 하루 종일 물 대신 마시는 방법으로도 차와 친해질 수 있다. 또는 커피 메이커를 쓰는 법도 권한다. 차를 마시기 힘든 사무실 같은 공간에서는 커피 메이커에 종이 필터를 놓고 보이차 잎을 적당량 넣어 우려낸다. 차 맛이 찻주전자에서 우려낸 것과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좀 더 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라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2 보이차를 항아리에 보관하면 습기나 온도가 적당하다.
3 차 마시기 편한 테이블이 놓여 있는 지유명차 실내.


이렇게 물 대신 먹는 보이차는 물 2리터에 6g 정도면 농도가 적당하다. 보이차는 기초 지식만 있으면 커피처럼 편하게 다가설 수 있다. 일단 보이차는 차 모양에 따라 빈대떡 모양의 병차, 벽돌 모양의 전차, 버섯 모양의 타차, 잎으로 된 산차로 나뉜다. 만드는 법에 따라서는 생차와 숙차로 나뉘는데, 생차가 더 오랫동안 숙성되어 깊은 맛을 내므로 더 귀하게 여긴다. 숙차는 악퇴 발효라는 전발효 과정을 거쳐 만든다. 보이차도 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어서 차의 모양이나 종류에 따라 청, 숙, 병, 타, 전 등의 글자로 이름을 만든다. ‘청’은 생차, ‘숙’은 숙차를 의미하며, 그 뒤에 차 모양을 나타내는 글자가 붙어 ‘청병’(병차 모양의 숙차), ‘숙타’(타차 모양의 숙차) 등으로 표기된다. 여행길에 보이차를 구입할 때는 속지 않도록 상인에게 최소 세 가지를 물어봐야 한다. 첫째는 차 이름이 무엇인지, 둘째는 차가 몇 년도에 만들어진 것인지, 셋째 생차인지 숙차인지를 반드시 확인하자. 문의 지유명차 청담점 02-3446-5639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