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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화장대 하나 사줄까?
연애할 때의 남자는 이상형에 가깝다. 하지만 결혼 후의 남자는 현실이다. 여름철 퇴근하고 돌아온 내 남편의 셔츠 사이로 풍겨 나오는 불유쾌한 냄새, 땀과 피지로 얼룩진 얼굴을 보았을 때, 나는 이 땅의 남자들이 신경 써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알려줘야겠단 결심을 했다. 이제, 남편들에게도 자신을 가꿀 수 있는 화장대 하나 마련해줘야 하지 않을까?
볼연지 칠하지 않은 남자는, 베르사유 궁정 파티에 참여하지 못할지어다!
여름철마다 ‘데오도란트 뿌리고 외모 좀 관리하라’는 나의 말에 ‘남자들이 언제부터 자신을 꾸며야 하는 시대가 되었냐’며 남편이 푸념한다. 정말 시대가 급진적으로 진화한 걸까? 남자들은 미美와는 관계가 먼 종種일까? 아니다. 그의 예상을 360도 뒤엎는 증거들이 두꺼운 역사서 곳곳에 사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원전 3000년부터 남자들은 '미美'에 대한 열망을 꽃피웠다. 다만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성직자 계층의 고유 영역이어서 오직 그들만이 화장품 원료와 그 혼합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고, 그것들을 의식에 사용했다.

재미있는 것은 여름철 땀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성직자들은 유향과 테레빈유로 만든 ‘데오도란트’를 사용했다는 것. 따라서 당시 이집트인들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리비아인들을 야만인이라며 멸시하기도 했다고. 18세기에는 또 어떠한가? 베르사유 귀족들의 화장은 볼연지와 두꺼운 눈화장으로 점점 더 대범해졌다. 루이 15세는 베르사유 궁정 연회에 참여하는 모든 남녀노소에게 볼연지를 칠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밤참을 먹어가며 계속했던 섭정기의 야간 연회는 궁정 사람들을 녹초로 만들었는데, 볼연지를 사용하면 그로 인한 창백함을 교묘히 감추어줄 수 있었다. 따라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싶은 남자들은 모두 볼연지를 바르고, 소위 ‘눈에 열정을 부여한다’고 믿었던 눈화장을 두껍게 했다. 프랑스 앙리 3세도 얼굴에는 백묵, 샤프란, 입술 연지로 화장을 하고 머리카락에 ‘현대의 향수’라고 할 수 있는 제비꽃 향 분말을 뿌리고 파리 거리에 나타나길 좋아했다. 노후의 마자랭은 또 어떠한가? 그는 건강하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했다. 그루밍grooming(남성의 외모 관리), 그것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남자들의 의무이자 최소한 지켜야 할 에티켓이었음을 이렇게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서머 뷰티켓, 최소한의 예의임을 내 남자에게 주지시켜라!
왜 이렇게 역사 속 인물들을 들어가며 거창한 서론을 펼치냐고? 바야흐로 장마가 끝나고 긴긴 무더위가 시작되는 8월, 남자들의 피지와 땀으로 얼룩져 번들거리는 피부와 악취는, 아무리 내 남자라도 혐오감을 금치 못하겠기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자신을 가꾸지 않는 남자는 센스 없는 것으로 평가받는 시대, 이제 그루밍은 트렌드를 넘어서 대중문화 코드가 아니던가. 그렇다고 여성들처럼 화장에 온통 신경을 쓰란 얘기가 아니다. 하루에 단 3분이라도 좋으니 깔끔하고 매너 있게 보이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하라는 이야기다. 남자들이 저지르기 쉬운 사소한 실수! 이제 트렌드를 리드하는 뷰티업계의 종사자로서 여름 뷰티켓(뷰티+에티켓)을 통해 불유쾌한 내 남자의 매너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팁을 제시하고자 한다.

남자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서머 뷰티켓 룰에 주목하라
하나, 개기름, 여드름, 뾰루지는 남성 전용 스페셜 케어 제품으로!
일명 ‘개기름’이라고 하는 과도한 피지는 말끔히 씻어내지 않으면 여드름 등의 트러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 되며 피부에 딱딱하게 굳으면 피부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서 얼굴색이 칙칙해진다. 그래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클렌징이다. 얼굴 부위 중 T존은 특히 피지 분비가 왕성해 쉽게 번들거린다. 이러한 지성 피부에 딥 클렌징은 필수. 클렌징을 할 때에는 폼을 손바닥에서 문질러 양손 가득 충분히 거품을 낸 후 이 거품으로 클렌징을 한다. 랑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성 피부에 개기름이 자주 생기는 이유는 바로 남성의 피부가 여성보다 기름기가 많아 블랙헤드가 쉽게 생기기 때문이란다. 평균 피지 분비량은 여성의 2배. 따라서 세안할 때는 미지근한 물로 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차가운 물로 한 번 더 헹궈 열린 모공을 조여 주도록 한다.

처음부터 차가운 물로 세안하면 모공 속의 피지가 굳어 제대로 빠져나오지 않고 뜨거운 물은 피부에 필요한 유분과 수분까지 모두 제거하기 때문이다. 클렌징 후에는 토너를 발라 보습 밸런싱을 유지시킨다. 토너는 클렌징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솜에 묻혀 닦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토너로 피부를 정돈한 뒤에는 유분감이 적은 피지 조절 모이스처라이저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피지 분비량이 많아 고민인 남성들은 피지 조절 기능이 있는 모공 케어 제품을 사용해보자. 최근에는 남성 피부에 맞게 피지로 막힌 모공을 열어주며, 얼굴 전체와 T존 부위의 번들거림을 최소화시키는 제품이 출시되었으니 얼굴에서 번득이던 기름이 사라질 날도 멀지 않은듯 싶다.

둘, 몸에서 나는 암내, 땀 냄새를 없애려면?
무더위가 더해갈수록 심해지는 땀 냄새. 땀 냄새는 조금만 노력하면 매력적인 냄새로 바뀔 수 있다. 향수는 남성에게 가장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이지만 정작 향수를 올바르게 쓰는 방법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지난 2006년 로레알 코리아의 연구 결과(한국 남녀 5백명)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들의 54%는 사회적 대인 관계를 위해, 특히 옷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수를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향수는 단순히 옷에 스민 냄새나 체취를 없애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한 사람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마무리 짓는 ‘화룡점정’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업무를 주로 하는 오피스에서는 성숙하면서도 정돈된 오리엔탈 계열의 향수를, 야외 활동을 즐기는 바깥에서는 신선하고 활력 넘치는 우디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를 사용한다면 센스 있는 남성이 될 수 있다. 혹 몇몇 남자들은 땀 냄새를 없애려고 땀이 난 직후에 그대로 향수를 뿌리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이 경우 땀 냄새와 향수 냄새가 뒤섞여 더욱 불쾌한 냄새를 풍기게 되니 주의하자. 대부분의 향수 브랜드들은 같은 향의 데오도란트를 함께 판매하므로 아침 샤워 후에 데오도란트를 뿌려주면 땀 냄새 억제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그 직후에 향수를 뿌리면 향의 지속력이 훨씬 높아진다.

셋, 지저분한 비듬, 탈모로 비호감이 된 남성을 구제하라
이 세상에 이유 없는 무덤이 어디 있던가? 지저분한 두피, 머리가 빠지는 두피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두피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거나 두피가 청결하지 않다면 비듬과 탈모는 반드시 출현한다. 게다가 최근 30~40대 남성들 사이에서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스트레스와 외적 요인으로 탈모의 시작 시기와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 따라서 올바른 관리는 필수다. 무더운 여름 개기름과 함께 하얗게 일어나는 비듬은 만성 염증과 더불어 탈모의 원인이 된다. 비듬과 염증을 차단할 수 있게 피지를 흡수하고 청결한 두피 관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흔히 머리는 아침에 감는 것이 더 청결하다고 믿는데, 오히려 밤에 감는 것이 낮 동안 두피에 쌓인 피지와 오염물을 제거해 탈모 방지에 더욱 효과적이다. 게다가 화장할 때도 클렌징이 중요하듯, 헤어스타일링 제품을 바르고 난 후에는 자기 전에 꼭 그 잔여물을 지우고 자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왁스 제품은 유분이 많아 샴푸를 해도 잘 씻겨나가지 않기 때문에 잔여물이 두피에 쌓여 탈모의 원인이 되기 쉽다. 최근에는 탈모와 비듬 케어 전용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므로 올바른 두피 관리와 함께 헤어 전용 제품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뷰티 세터가 알려준 피지 조절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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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콤맨의 얼티미트 클린징 젤(100ml, 3만 6천 원)은 피부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며 각종 트러블을 방지한다. 피부에 잔여물이 남지 않으며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지 않는 게 특징이다.
2 클렌징 후에는 보습 밸런싱을 유지해주는 로레알 파리 맨-엑스퍼트 매티파잉 토너(125ml, 1만 5천 원).
3 피지 분비량이 많아 고민인 남성은 라로슈 포제의 에빠끌라 액티브 매트 모이스춰라이저(40ml, 3만 4천 원).
4 피부 트러블과 염증이 고민이라면 집중 트러블 코렉터인 라로슈포제의 에빠끌라 A. I(15ml, 2만 5천 원)를 추천한다. 염증을 진정, 치유하고 흉터나 흔적이 남는 것을 예방하는
집중 트러블 케어 제품이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