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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워지는 습관 현재는 사는 여자
새해를 맞으며 한 살 더 먹는 나이에 막연히 두려움이 생기는 시점입니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거나, 이미 지나간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지나고 보면 나이 탓을 하던 그 시절도 여전히 뭐든지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나이였음을 깨닫습니다. 각자의 나이를 즐기며 현재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웰에이징법을 들어봅니다.

30s
이현이(37, 모델)
“앞으로 30년을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요.”

브이넥의 빨간 재킷과 팬츠는 로맨시크 제품.


라곰 셀러스 선 젤 촉촉한 텍스처, 백탁 현상이나 번들거림이 없어 메이크업 전에도 사용하기 부담 없다. 50ml, 2만 5천 원.
제로이드 인텐시브 오인트 크림 악건성 및 문제성 피부를 위한 고보습 크림으로, 피부 지질과 유사한 성분이 피부 장벽을 건강하게 가꿔준다. 80ml, 3만 2천 원.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 외부 자극과 환경 스트레스로 흐트러진 피부의 균형을 되찾아준다. 75ml, 11만 5천 원.
데코르테 모이스처 리포솜 세안 후 처음 사용하는 수분 에센스로, 오랫동안 피부 속 수분을 지켜준다. 40ml, 12만 5천 원.

단정하고 섬세한 얼굴선이 아름다운 모델 이현이. 가만히 있어도 시크한 톱 모델의 오라가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랫동안 패션업계에서 일하며 외모를 평가받아온 만큼 누구보다 외적인 미에 엄격하리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운 좋게 타고난 것이죠.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에요.” 어릴 적 육상 선수를 해서인지 남들보다 근육이 많고, 덕분에 기초대사량도 일반 사람보다 월등히 높은 게 별다른 몸매 관리가 필요 없는 이유가 아닐까 추측하는 정도다. 하지만 요즘 그도 미묘하게 조금씩 달라지는 보디라인을 자각하기 시작하면서 타고난 조건으로 30년 넘게 잘 살아왔지만 이제 그 밑천이 드러나고 있음을 깨닫는다. “앞으로 30년을 잘 살기 위해서 새로운 밑천을 만들기 시작할 때임을 알았어요. 그래서 게으름 피우며 하지 않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죠.” ‘축제’라고 정의한 신체적으로 아름다웠던 20대를 지나 지금은 그때보다 체력도 외모도 달라졌지만 그것은 껍데기일 뿐, 한층 성숙해진 지금의 이현이가 훨씬 좋다고 말한다. 그가 미래의 아름다운 나를 만들기 위해 또 하나 시작한 것은 좋은 표정을 짓기 위한 연습이다. “어느 날 다른 사람이 찍은 무표정한 제 사진을 보고 놀랐어요. 나도 모르게 짓고 있는 날카로운 표정이 예뻐 보이지 않았죠.” 화려한 외모와 더불어 메이크업과 의상이 돋보이던 20대를 지나니 어느 순간 얼굴에 드러난 내면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좋은 표정이 나오려면 당연히 평소 지니는 생각과 인성이 중요하다고 여겨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긍정적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표정뿐 아니라 제스처, 애티튜드도 중요해요.” 머리를 자르면 모델처럼 안 보일까 봐 1년을 고민하다 잘랐을 만큼 모델이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그. 평생 모델로 불리고 싶은 바람처럼 오랫동안 그만의 아름다움을 지닌 모델 이현이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현이는 피부가 튼튼하면 주름까지 멋스러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대여섯 번씩 메이크업을 하고 지우는 모델 일을 하며 피부가 극도로 예민해진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을 한 번에 여덟 가지 이상 발라봐도 오히려 겉은 번들거리고 속은 땅기는 현상을 겪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깨끗한 피부를 지니게 된 비결은 피부에 꼭 필요한 성분만이 함유된 제품을 고르고, 최소한의 스킨케어 단계로 피부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40s
김미현(44, 러쉬 코리아 영업본부 이사)
“실패해도 일어날 수 있는 나이, 그러면서 나다움을 찾아가는 때이죠.”

플라워 프린트 원피스는 휴고 보스 제품.


러쉬 스킨즈 샹그릴라 알로에 베라, 호호바 오일이 함유돼 피부를 진정시키고 촉촉하게 가꿔준다. 45g, 8만 5천 원.
클리오 킬브로우 오토 하드 브로우 펜슬 여러 번 덧발라도 뭉침 없이 자연스럽다. 0.31g, 2만 원.
샤넬 팔레트 쑤르실 드 샤넬 눈썹 정리를 위한 트위저, 브로 브러시가 포함된 브로 전용 팔레트. 7만 2천 원.
랑콤 그랑디오즈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특허받은 브러시가 속눈썹을 볼륨감 있게 채워준다. 10g, 4만 4천 원.
맥 프로 롱웨어 워터프루프 브로우 세트 눈썹 모양을 원하는 대로 고정해준다. 5g, 2만 8천 원.
러쉬 돈트 룩 앳 미 피부에 수분을 즉각적으로 공급하고 피부 결을 정리하는 마스크. 75g, 2만 5천 원.

우아하고 단아한 첫인상과 달리 김미현은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뻔뻔함’이라고 정의한다. “정말 튀는 메이크업도 과감하게 할 때가 있는데, 집에서 몰래 하고 지우고 마는 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보여줄 수 있는 뻔뻔함이 있어요.” ‘그답지 않다, 안 어울리는데 왜 하냐’는 말이 주변에서 쏟아지지만, 뭐든 직접 경험하면서 아닌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의미가 있다고 전한다. 열다섯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어머니와 떨어져 자랐고, 한 여자가 잘 나이 들어가는 게 어떤 건지 가까이에서 직접 보지 못했기에 그만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을 찾아가는 중이란다. “40대가 되니 준비를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아직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나이니 괜찮아요.” 스타일을 찾는 것을 포함해 건강과 커리어도 마찬가지. 실패해도 아직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게다가 20대처럼 무모하지 않다는 것이 40대의 나이를 사랑하는 이유다. 삶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태도가 명확해졌다. 한때는 자신 있던 몸매가 출산 후 사라졌지만 ‘결혼 16년 만에 아이를 낳았는데 훈장처럼 뱃살 정도 남겨두는 건 당연하지!’ 하며 자신을 설득해 빠르게 포기하고, 대신 주말 일과는 마스크팩과 반신욕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등 내면의 평화를 찾는 뷰티 리추얼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한때는 억지로 만든 것 같은 어려 보이는 얼굴과 20대 같은 몸매를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40대가 되고 보니 그걸 얻기 위한 노력이 보이며, 결국 그 역시 아름답다고 인정하게 됐죠.” 요즘 그는 이전에 비해 흰머리도 늘고 주름도 생겼지만 개의치 않는다. 단지 미간에 잡히는 세로 주름이 거슬릴 뿐이다. 평소 쉽게 짜증 내던 게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난 것 같아 이것을 상쇄하기 위해 웃음 주름을 늘리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웰에이징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그가 참 사랑스럽다.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삶의 태도는 뷰티 루틴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피부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원스텝으로 끝나는 클렌저와 모이스처라이저를 사용하고, 일주일에 두세 번 집중 보습이 필요한 날은 마스크팩으로 보충한다. 대신 눈썹은 여러 개 제품을 사용해 세밀하게 그린다.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눈빛을 살리는 것은 옷차림도 아닌 눈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0s
류현정(51, 메이크업 아티스트)
“호기심 간직한 눈빛을 잃지 말아야 해요.”

시스루 소재의 톱은 자라, 카키색 스커트는 휴고 보스 제품.


레 바위메 뒤 이부 프랑스에서 구입한 초보습 멀티 밤.
메이블린 뉴욕 매그넘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한 번의 터치로 풍성한 볼륨과 컬링을 완성해 또렷한 눈매를 만들어준다. 9.2ml, 1만 4천 원대.
겔랑 아베이 로얄 유쓰 워터리 오일 산뜻한 텍스처의 오일이다. 위쌍 허니와 로열젤리, 테크놀로지가 더해져 생기 있는 피부를 연출한다. 30ml, 12만 9천 원.
겔랑 아베이 로얄 더블 R 리뉴 앤 리페어 세럼 위쌍 허니와 위쌍 블랙비 로열젤리가 함유된 세럼으로 피부에 쫀쫀한 탄력을 선사한다. 50ml, 21만 2천 원.
돌체앤가바나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 자연스럽게 피부 톤과 결을 정리해주는 제품. 가격 미정.

‘섹시’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류현정은 지난해에 쉰 살을 맞았다. “20대는 20대라서 좋고, 50대는 50대라서 좋아요. 막상 그 나이가 되어보니 비로소 알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이 있더군요.” 지금껏 살면서 그다지 나이에 신경 쓰지 않던 그도 솔직히 50세가 가까워졌을 때는 숫자가 주는 무거움에 우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기쁜 마음으로 50대를 맞을 수 있던 것은 50세를 기념해 작성해본 버킷 리스트 덕분이다. 그동안 말만 하고 미루던, 하고 싶던 일을 쭉 적었더니 그날이 오는 게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까지 생겼다. “50대는 곧 다가올 갱년기와 폐경으로 인해 내가 더 이상 여자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는 나이예요. 그래서 목표를 정했어요. 30~40대보다 더 섹시한 50대로 살겠다고요!” 20~30대가 발산하는 신체적 매력이 아닌 에너지와 순수함으로 만든 섹시함을 갖추는 게 그의 궁극적 목표다. 이성, 동성,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친해지고 싶고, 누구인지 궁금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소년 같은 호기심과 순수함을 간직한 눈빛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러려면 체력이 따라줘야 하는 건 당연한 일! 그 때문에 항상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려 노력한다. 특별한 시술이나 다이어트에 매달리기보다 오랜 생활 습관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는데, 서른한 살부터 취미로 시작한 댄스 스포츠와 필라테스로 다진 몸은 자신의 생애에서 지금 가장 아름답다고 자부한다. 매일 거울을 보며 춤추는 동작을 하다 보니 자신의 몸을 정확하게 들여다보게 되었고, 이는 나아가 콤플렉스이던 두꺼운 허벅지와 골반까지 매력으로 받아들이게 해준다. “나이 들어가는 게 두렵지 않아요. 나 자신을 진심으로 들여다보고 사랑하니, 내가 사랑하는 몸에 일어나는 변화라면 기꺼이 포용할 수 있게 되었지요.”

탄력 저하가 고민되는 나이, 살이 찌면 턱 밑부터 찌는 경험을 하면서 페이스 라인에 신경 쓴다. 매일 반신욕을 하며 목선과 쇄골 주변, 팔자 주름을 끌어 올리고 림프샘 마사지를 한다. 또한 보습을 위해 멀티밤을 애용한다. 메이크업 시 모델의 얼굴에 각질이 일었을 때 등 긴급 처방을 할 수 있어 항시 들고 다닌다. 특히 시트 마스크 후 마무리로 밤을 바르면 촉촉함이 오래간다.


60s
케이강(68, 콩두레스토랑 이사)
“왜 하면 안 돼요? 재미있으면 지금 하면 돼요.”




아벤느 이드랑스 리하이드레이팅 세럼 코히덤 기술이 피부 속 수분을 채우고 수분 보호막을 형성한다. 온천수가 함유돼 피부 진정에 효과적이다. 50ml, 3만 8천 원.
클라란스 더블세럼 피부에 필요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고 한층 더 화사하게 빛나는 피부로 가꿔준다. 30ml, 11만 원.
데코르테 AQ 로션 흰자작나무 수액 성분이 피부에 즉각적으로 수분을 공급한다. 200ml, 12만 원.
시세이도 모던매트 파우더 립스틱 #512 크리미하게 발리며 마무리는 립밤처럼 편안하다. 4g, 3만 9천 원대.

“제 나이요? 52년생 용띠예요.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예순여덟 살이 됐네요!” 10년째 유지하는 멋스러운 군청색 염색 머리와 대략 20년을 고수해온 오렌지빛 감도는 레드 립을 바른 케이강은 한참을 생각한 뒤 대답하는 걸 보니 정말 나이를 잊고 산 듯하다. “예순세 살 때 애틀랜타에 있는 어느 뮤지엄에 가니 경로 할인을 해준대요. 우아, 너무 좋다! 나 63세다! 환호성을 질렀죠. 주변에서 그게 무슨 좋은 일이냐고 타박하긴 했지만요.” 나이에 맞게 행동해야 하고, 나이에 어울리는 스타일이 있다고 믿는 대다수 사람이 봤을 때 케이강은 어딘가 특별하다. 우선 강렬한 그만의 스타일이 그렇다. 군청색 염색 머리를 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럽다는 말에 “그런가요? 그냥 이게 좋아서 하는 건데”라고 응한다. 이렇게 지금 현실에서 좋아하는 것을 충실하게 하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것은 40여 년 전 미국에서 살던 시절 이웃의 말 덕분이다. 월셋집을 정성스레 고치는 그들이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아 물어봤더니 “하루를 살아도 내가 사는 집인데, 내가 원하는 대로 안 하고 사니?”라는 반문이 돌아왔단다. ‘무언가 되어서, 무엇이 생기면 그때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큰 삶의 낭비인지 순간 깨달았다. “지금, 여기를,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해요.” 누구에게나 시련이 있다는 말처럼 그 역시 여러 차례 큰 시련을 겪었지만 이런 삶의 마인드가 그만의 아름답고 온화한 얼굴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이 외모를 가꾸는 데 비해 마음 훈련은 게으른 것 같아요. 나이 들면서 저절로 마음이 단단해지는 게 아니에요. 저 역시 오랜 연습으로 만들었죠.” 인터뷰 도중 작은 것에도 크게 웃음을 터뜨린 그는 여전히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이 많다고 한다. “내가 나일 때 당당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무엇과도 비교하지 않으니 기죽을 일도 없죠. 나이 든 것? 그래, 나 나이 들었다 인정하면 자유를 느껴요.” 깊이 있는 아름다움은 강인한 내면에서 나온다는 말, 바로 그에게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짧은 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 때문에 여성스러움을 표현하고 싶어 레드 립스틱을 바르던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 케이강 스타일이 되었다. 레드도 여러 가지 컬러가 있기에 자신에게 어울리는 톤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가장 신경 쓰는 게 피부 보습이다. 보습만 잘 해도 건강한 피부를 가꿀 수 있다고 말한다.


제품 협조 겔랑(080-3438-9598), 데코르테(080-568-3111), 라곰(070-79312321), 랑콤(080-001-9500), 러쉬(16442357), 로맨시크(1644-1787), 메이블린 뉴욕(080-565-5678), 샤넬(080-332-2700), 시세이도(080-564-7700), 아벤느(18994802), 연작(02-515-8814), 자라(080-479-0880), 제로이드(080500-0037), 클라란스 (080-542-9052), 클리오(080-080-1510), 휴고 보스(02-5154088), MAC(02-3440-2645)

글 김현정 기자 | 사진 준초이 | 스타일링 임지윤 헤어 이영재, 오종오(이현이) 메이크업 류현정, 이나겸(이현이)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