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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블랙 드레스_인터뷰 나의 넘버원 스타일 아이템
각종 모임과 파티에서 주목받는 패션계 리더부터 디자이너까지, 그들이 LBD를 1순위 스타일 아이템으로 꼽는 이유.

지향미(광고 대행사 지엠메타모르포세스 대표)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존재다”


Q 리틀 블랙 드레스를 주로 언제 입나?
평소 청바지, 점프 슈트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즐겨 착용하는지라 아무래도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자리에서 자주 입는다.

Q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의 리틀 블랙 드레스는?
빈티지 제품을 좋아한다. 특히 파리 마레 지구의 빈티지 마켓에 갈 때마다 드레스 한 벌은 꼭 사오곤 한다. 샤넬, 앤드뮐미스터, 메종 마르지엘라 등 브랜드는 가리지 않고, 키가 작은 편이라 중간 길이보다는 무릎 위쪽으로 올라오는 길이, 혹은 발목 가까이 오는 긴 드레스를 주로 입는다.

Q 요즘 위시 리스트에 올려둔 리틀 블랙 드레스가 있나?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 드레스를 눈여겨보고 있다. 리본이 달린 소녀 같은 디자인부터 러플 디테일의 우아한 것까지, 몇 개의 리틀 블랙 드레스가 있는데 모두 빈티지 스타일에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점이 인상적이더라. 옛날 사람들은 미래를 동경했는데, 오히려 요즘 사람들은 과거를 그리워해 디자인으로 승화한 점이 재미있다.

Q 리틀 블랙 드레스에도 유행이 있다면?
나에게 LBD는 영속적이다. 사람에 따라 유행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디자인임에도 오드리 헵번과 제인 버킨이 입은 LBD가 느낌이 서로 다른 것처럼. 같은 아이템으로 다른 사람이 또 다른 유행을 만드는 것 같다.

Q 리틀 블랙 드레스를 입은 나만의 뮤즈가 있다면?
장 뤼크 고다르 감독의 영화에 나온 안나 카리나다. 특히 영화 <비브르 사 비> <알파빌> 속 그녀의 리틀 블랙 드레스와 복고 스타일 메이크업, 뱅헤어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LBD의 대명사, 코코 샤넬이 그녀에게 ‘안나 카리나’라는 예명을 만들어준 것으로 유명하다.

Q 리틀 블랙 드레스에 얽힌 추억이나 특별한 경험은?
10여년 전, 베르수스가 사라지기 직전에 나온 LBD를 운 좋게 일본에서 구입했다. 그간 입을 일이 없었는데, 얼마 전 이탈리아의 프라이빗 홀에서 클래식 공연을 관람할 때 입었다. 그 옷을 입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성진 피아니스트도 만났다!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 LBD가 내게 소중한 순간을 선물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 드레스에 대해선 책 한 권도 쓸 수 있을 것만 같다.

Q 오늘 입은 의상이 아주 멋지다.
바네사 브루노의 리틀 블랙 드레스로, 사계절 내내 입기 좋은 옷이다. 오늘은 에스카다 쿠튀르 블랙 재킷과 DVF 펌프스를 매치했다. 뉴욕 빈티지 마켓에서 구매한 클러치백도 LBD와 즐겨 착용한다.

Q <행복> 독자에게 리틀 블랙 드레스 연출 팁을 알려준다면?
LBD의 매력은 자유분방함에 있다. 롱 드레스를 입었다고 꼭 굽 높은 신발을 신을 필요도 없다. 굽이 낮은 신발을 신고 밑단이 끌리는 대로 연출해보라. 우아한 디자인의 LBD에 록 시크 무드의 가죽 재킷을 믹스매치해도 좋고, 트렌치코트를 툭 걸쳐도 멋지다.

1 어느 리틀 블랙 드레스에나 잘 어울리는 장미 모양 코사지. 2 모노 톤 패션 스타일에 포인트가 되는 붉은색 바게트 컷 주얼리 귀고리. 3 시크한 느낌을 완성하는 록 시크 무드의 버클 샌들.

김은정(패션 컨설턴트 겸 K 스타일 랩 이사)
“어디서나 통하는 만국 공통 패션어다”


Q 하는 일을 소개한다면?
한국의 프리미엄 패션을 해외에 알리는 웹진과 홍콩 내 팝업 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 10여 년간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에 살면서 한국 패션 하면 동대문을 연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늘 아쉬웠다. 웰메이드 영화나 음악, 미술처럼 고감도로 무장한 한국 디자이너와 진짜 패션을 보여주고 싶다.

Q 리틀 블랙 드레스를 주로 언제 입나?
중요한 자리에 가야 하는데 뭘 입을지 모를 때, 저녁에 중요한 모임이나 칵테일파티가 있는 경우, 옷 갈아입을 시간이 없을 때 손이 가는 아이템이다. 특히 보수적 분위기의 모임이나 보수적 사람을 만날 경우 모양은 내고 싶은데 과감하게 멋 내기가 쉽지 않으면 리틀 블랙 드레스를 입는다. 리틀 블랙 드레스는 보편성과 특별함의 중간에 놓이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보수적 사람들이 봐도, 패션을 좀 아는 사람들이 봐도‘오케이’인 아이템이랄까?

Q 리틀 블랙 드레스에 얽힌 추억이나 특별한 경험은?
결혼 전에 산 ‘윈Une’이라는 브랜드의 제품으로 소장한 지 23년이나 되는 원피스가 있었는데, 발목까지 오는 길이가 한동안 부담스러워 멀리했다. 그러다 최근 길이를 무릎까지 잘라버리면 잘 입을 것 같아 ‘시술’해버렸고, 지금은 가장 아끼는 LBD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Q LBD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내가 처음 LBD를 인식한 것은 80년대 말 파리에서 패션을 공부하던 시절이다. 프랑스 친구들이 ‘누아르noir’를 몹시 흠모하며 저녁식사나 파티에 갈 때 LBD를 즐겨 입는 것을 보며 그 매력을 알게 됐다.

Q 자신만의 리틀 블랙 드레스를 즐기는 법은?
우선 그 자체로 순수하게 입는 방법이 있고, 혹은 허리에 벨트를 맨다. 또는 스카프로 벨트를 대신하기도 하고. 아니면 어깨 부분에 브로치를 달아 기분 전환을 해도 좋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원피스 아래로 레깅스를 받쳐 입는다. 물방울무늬 레깅스라든가 자주색, 빨간색이나 네이비블루 등의 컬러로. 하이힐을 신을 때도 있고 운동화를 신을 때도 있다.

Q 오늘 입은 리틀 블랙 드레스에 대해 설명해달라.
앤디앤뎁 제품으로 소매를 한 번 접으면 흰색, 접지 않으면 검은색이라 일석이조다. 구김이 가지 않는 폴리에스테르 소재인데 착용감이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럽다. 고전적 원피스와 대조를 이루는 아방가르드한 형태미의 커다란 그립 백을 매치했는데, Parc11 제품이다.

Q 리틀 블랙 드레스를 구입할 때 고려하는 점은?
중요한 건 ‘길이’라고 생각한다. 무릎에서 1~2cm 위나 아래 길이가 적당하다. 너무 짧거나 길면 LBD답지 않다고 느낀다. 리틀 블랙 드레스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고속도로다! 뭘 입을지 모를 때 이거 하나 입으면 확실하고, 또 단번에 멋을 움켜쥘 수 있으니까. 헤어&메이크업 김활란 뮤제네프

1 엄마에게 물려받은 란셀 백. 빈티지스러움이 LBD의 고전미와 잘 어울린다. 2 블랙 원피스에 산뜻한 활력을 선사하는 흑백 물방울무늬 스카프. 3 LBD에 뻔한 화이트 진주는 식상하다. 대신 상아 목걸이를 매치한다.

류지연(인터내셔널 패션 컨설턴트)
“잘난 체하는 대신 어울릴 줄 아는 옷이다”


Q 하는 일을 소개한다면?
주로 싱가포르와 태국ㆍ홍콩 등의 글로벌 시장에 한국 브랜드를 알리고 세일즈를 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도와주는 일, 그리고 외국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하고자 할 때 브랜딩부터 마케팅, 홍보, 세일즈까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컨설팅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와 나라를 잇고 더 큰 결과물을 낳게 하는 일이다.

Q 리틀 블랙 드레스를 주로 언제 입나?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태국 등에서 열리는 패션 행사에 갈 일이 많은데, 그때 가장 세련돼 보이면서도 지나치게 튀지 않는 아이템이 리틀 블랙 드레스라 자주 입는다. 디자이너들과 함께 참석하는 경우가 많기에 아무래도 조력자로서 내가 더 튀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 그러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균형 있게 보여주는 아이템이 리틀 블랙 드레스다.

Q 리틀 블랙 드레스에 얽힌 추억이나 특별한 경험은?
싱가포르에서 살 때 갈라 디너파티에 갈 일이 있었는데 남자는 블랙 타이, 여자는 칵테일 드레스로 드레스업을 해야 했다. 남편 친구 커플들이 오는 행사라 옷차림에 더욱 신경 쓰였다. 그때 나를 구해준 것이 리틀 블랙 드레스.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도 골드 글리터링 레터가 박힌 happy new year 왕관과 매치하기엔 최적의 아이템이었고, 옷차림에 대해 많은 칭찬을 받았다.

Q 리틀 블랙 드레스의 매력을 꼽자면?
지나치거나 억지로 튀지 않으면서 여성스럽고 세련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다. 매치하는 아이템에 따라 여러가지 스타일로 변신이 가능한 것도 매력!

Q 리틀 블랙 드레스에도 트렌드가 있다고 보나?
트렌드가 있다고 본다. 최근엔 레이스 소재의 유행으로 블랙 레이스 드레스가 많이 보였다.

Q 최근 구입하고 싶은 LBD가 있나?
꼼데가르송의 도트 펀칭 LBD를 꼭 구입하고 싶다. 평소 아방가르드한 터치가 있는 아이템을 선호하는데 이 드레스가 딱 그렇다. 리틀 블랙 드레스 하면 떠오르는 뮤즈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었던 LBD는 스타일링의 정석. 진주 목걸이와 올림머리가 완벽하게 어울렸다.

Q 오늘 입은 리틀 블랙 드레스에 대해 설명해달라.
Fifth avenue shoe repair라는 스웨덴 브랜드로 싱가포르의 편집매장에서 구입했다. 밑단이 살짝 부푸는 스타일로 아방가르드한 터치가 맘에 들어 가장 자주 입는 LBD이다.

Q 자신만의 리틀 블랙 드레스 연출 팁은?
안에 레이스 톱이나 티셔츠 등을 레이어드하면 다양한 스타일로 변신이 가능하다. 또 진주 목걸이 등 우아하게 연출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파티에 갈 때는 가끔 컬러풀하고 볼드한 목걸이나 아크릴 클러치백 등 캐주얼하면서도 화려한 소품과 매치하기도 한다.

1 화려함을 더하고 싶을 때 볼드한 목걸이를 착용한다. 2 활기찬 캐주얼 파티에 참석할 땐 LBD에 키치한 디자인의 클러치백을 들면 효과적이다. 3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 LBD와 진주 목걸이는 불변의 진리다.

조은혜(패션 브랜드 부리BOURIE 디자이너)
“한 벌로도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내는 매력이 담겼다”


Q 부리의 매 시즌 컬렉션에 리틀 블랙 드레스가 등장한다.
그렇다. 다분히 개인적 취향을 반영해 옷을 만들기 때문에다. 평소 다른 색을 입으면 어색하다고 느낄 정도로 검은색 옷을 즐겨 입고, 한 벌만 입어도 예뻐서 자주 입는다.

Q 그중 가장 반응이 좋았거나 기억에 남는 것은?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빳빳한 타프타 실크 소재의 민소매 드레스와 배우 배두나가 입은 스트라이프 패턴 드레스다. 특히 민소매 드레스는 주름이 잡힌 디자인인데, 폭이 너무 커서 기계에 맞지 않아 한 땀 한 땀 손으로 주름을 만든다. 단순해 보이지만 굉장히 까다로운 작업을 요하는 옷이다.

Q 리틀 블랙 드레스를 규정하는 범위가 있다고 생각하나?
요즘엔 ‘리틀’의 개념이 길이나 형식보다도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는 모든 블랙 드레스를 총칭하는 것 같다.

Q 리틀 블랙 드레스의 어떤 점에 매료되었는가?
사람의 실루엣을 먼저 보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어 코쿤 형태라든가, 볼륨감 있게 밑으로 퍼지는 셰이프라든가. 내가 좋아하는 실루엣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이 드레스다. 검은색은 실루엣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색으로, 셰이프에 힘이 생긴다. 결혼식에 가도 상관없고, 장례식에서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Q 리틀 블랙 드레스의 아이콘이 있다면?
클래식한 LBD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꼽자면 가장 먼저 배우 윤여정이 생각난다. 어깨가 좁고 마른 편인데, 체형적으로도 딱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틀 블랙 드레스를 입은 여자랄까? 그 오라가 인상적이다. 그녀가 살아온 세월의 가치 때문인지 옷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Q 부리의 리틀 블랙 드레스를 입은 셀러브리티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얇은 스트라이프 패턴에 셔링을 불규칙하게 잡은 LBD를 입은 배두나다. 검정색 스니커즈와 양말에 캐주얼하게 매치했다. 톰보이처럼, 또 여성스럽게도 스타일링 할 수 있다. 드레스 하나로도 여러 가지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Q 오늘 입은 리틀 블랙 드레스에 대해 설명해달라.
그물 같은 짜임의 베로니카 드레스다. 첫 샘플을 보고 누군가가 “왠지 ‘베로니카’ 같은 분위기다”라고 해서 그대로 이름을 정했다. 허리를 강조한 스타일로 단추를 오픈해 외투처럼 활용할 수 있는 드레스인데, 영국에서 사용하는 커튼 원단으로 제작했다. 본래 검은색이던 이 드레스를 흰색으로 특별 주문해서 웨딩드레스로 입은 사람도 있다.

Q 리틀 블랙 드레스 스타일링에 꼭 지켜야 할 법칙이 있다면?
드레스에 자신의 체형보다 사이즈가 큰 재킷을 매치해보라. LBD의 사이즈는 상관없다. 하지만 파워 숄더는 금물! 남자 친구의 재킷을 입은 것처럼 커다란 재킷을 고르면 에지 있는 룩을 연출할 수 있다.

1 크기가 넉넉해 자주 사용하는 부리 토트백. 2 친구가 운영하는 주얼리 브랜드, 투델로에 의뢰해 안쪽에‘BOURIE’ 로고를 새긴 실버 반지. 3 중성적 디자인인데도 여성스러운 드레스와 잘 어울려 즐겨 신는 프라다 옥스퍼드 슈즈.

메이크업 이나겸 헤어 황지희

글 강옥진, 이재은 기자 사진 장엽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