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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4인이 선보인 스카프 활용법 나처럼 매봐요, 요렇게!
스타일 고수 4인이 직접 선보인 스카프 활용법에 대한 이상적 본보기.

정재인(웨딩 컨설턴트 컴퍼니 제인마치 디렉터)
“작업할 때 헤어밴드로 쓰지요”

헤어 황지희 메이크업 노은영 

Q 평소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은?
자연스러운 룩을 좋아한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 그게 자연스러운 스타일인 것 같다. 아무리 트렌드라고 해도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시도하지 않는 게 옳다. 자연스럽지 않을 테니까.

Q 자연스럽게 멋을 낸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어릴 때는 그저 트렌드라고 하면 그에 맞춰 입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게 내 건 아니더라. 무엇보다 나에게 어울리는가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 그러려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가 필수다. 스카프는 얼마나 자주 활용하나? 추울 때 그냥 걸치기도 하고, 옷이 밋밋할 때 포인트로 매고, 캐주얼한 룩에 드레시한 멋을 가미하고 싶을 때 등 셀 수 없다. 트렌치코트를 입을때 벨트처럼 묶기도 하고, 오늘처럼 헤어밴드로도 활용한다. 목에 맬 때도 어떤 방법으로 연출하느냐에 따라 옷이 달라 보이기도 하니, 스카프는 단지 액세서리가 아니라 옷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Q 스카프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느 날 작업하다가 머리가 자꾸 흘러내리는 게 신경 쓰였는데, 고무줄로 머리를 묶은 후 마침 스카프가 눈에 띄어 함께 연출해보았다. 스카프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해도 멋스럽더라.

Q 스카프로 머리를 장식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을 텐데, 세련된 연출법을 위한 한 끗 차이는 무엇인가?
때와 장소에 잘 어울려야 한다. 격식 있는 자리나 조금 차려입은 의상, 또 모던한 룩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더라. 내가 처음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것도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뭔가 멋 내려고 치장한 느낌은 주지 않는 게 좋다.

Q 더 과감한 스카프 연출법이 있나?
스카프로 민소매 블라우스를 만들어 입기도 한다. 톱을 입고 스카프를 펼쳐서 가슴과 배를 감싼 후 목과 허리 쪽에서 한 번씩 묶으면 한 벌의 옷이 탄생한다. 데님 소재 스카프를 그런 식으로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1 밋밋한 의상에 포인트를 주기 좋은 화사한 색상의 실크 스카프. 2 하단에 술이 달려 있는 모직 스카프로 숄처럼 어깨에 즐겨 두른다. 
Q 스카프를 고를 때 유의하는 점은?
프린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늬가 새롭거나 색상이 예쁘면 손이 가는 편이다. 아무래도 스타일의 포인트로 활용하기 때문에 옷에 비해 좀 더 화려하고 컬러풀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빈티지한 스카프도 좋아한다. 오늘 착용한 스카프에 대해 소개해달라. 스카프를 굉장히 좋아하는 멋쟁이셨던 시어머니께서 물려주신 플리츠 스카프다. 소중하고 의미 있는 만큼 오늘 촬영에 가지고 왔다.

Q 스카프 보관법을 알려달라.
스카프 컬러나 프린트 느낌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나씩 말아서 보관하고, 각별히 아끼는 제품은 케이스에 하나씩 따로 보관한다.


김보영(스카프 브랜드 생럭슈 대표)
“과감한 컬러를 선택해 화려하게 연출하세요”

헤어 황지희 메이크업 노은영 

Q 생럭슈 브랜드에 대해 소개해달라.
손으로 직접 그린 핸드 드로잉 패턴을 100% 실크 소재에 프린트해 제작하는 스카프 전문 브랜드다. ‘생럭슈’라는 이름은 ‘성스러운 욕망’을 상징한다. 여자가 나이 들면서 역할이 변해도 섹슈얼한 감각,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긍정적 욕망에 대한 찬사를 담았다.

Q 다른 액세서리가 아닌 스카프를 전문으로 하는 이유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재미있게, 또 상업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을 생각하다가 스카프를 만들게 됐다. 나에게 실크는 도화지의 연장선이다. 또 스타일이 심심하고 아쉬울 때 가장 쉽고 빠르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아이템이 바로 스카프다. 주얼리나 슈즈, 가방이 스타일의 마무리라면 스카프는 하나로도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1 두 개를 겹쳐 연출한 생럭슈 실크 스카프. 2 꽃 패턴과 생럭슈 글자를 프린트한 실크 소재 롱 트윌리 스카프. 3 스카프 링을 끼워 연출한 실크 소재 트윌리 스카프는 생럭슈. 회화 작품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무늬를 프린트했다. 

Q 요즘 유행하는 스카프는 어떤 스타일인가?
목을 장식하는 네크소라이징neckssorizing이라는 용어와 함께 작년부터 롱 트윌리 스카프, 즉 스키니 스카프가 런웨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인기를 끌었다. 사계절 내내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기존의 커다란 스카프를 부담스러워하는 이도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제품이다.

Q 오늘 착용한 스카프 모양이 독특하다.
커다란 리본 형태의 스카프인데, 대부분의 사람이 스카프 연출법을 어려워해서 누구나 쉽게 모양을 만들 수 있도록 직접 고안했다. 이 제품은 고리가 달려 있어 반대쪽 스카프 모서리를 끼우기만 하면 쉽게 각이 잡힌다.

Q 체형과 피부 톤이 각기 다른 사람에게 스카프를 추천한다면?
키가 작고 마른 편이라면 스키니 스카프인 트윌리 또는 프티 스카프를 추천한다. 큰 스카프는 보통 90~110cm크기라 자칫하면 스카프에 파묻힌 듯한 모습이 된다. 반면 키가 크고 골격 있는 체형이라면 스카프를 숄처럼 연출하거나 블라우스처럼 늘어뜨리면 더 눈에 띄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피부 톤이 밝다면 파스텔 톤이나 페일 톤의 컬러를, 까무잡잡하고 노란 기가 도는 편이라면 네이비나 딥 그린 등의 색상이 좀 더 세련되어 보인다.

Q 실크 스카프를 오래 사용하는 보관법은?
실크 스카프는 주름이 쉽게 생기는데, 그렇다고 착용할 때마다 다림질하면 스카프가 손상되는 원인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카프를 접어서 옷걸이에 걸어 그늘에 두어 생활 습기를 제거한 후 습자지를 사용해서 잘 개어두는 거다. 실크 스카프는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새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Q 스카프 스타일링 팁을 알려달라.
스카프 링, 또는 안 쓰는 반지를 적극 활용할 것. 목에도 다양하게 스타일링이 가능하고, 팔찌나 초커처럼 연출할 수 있다. 또 스카프는 항상 한쪽에 먼저 매듭을 만들고, 반대편 스카프를 그 매듭에 끼워 넣어야 모양이 예쁘게 잡힌다.


남훈(남성 편집매장 알란스 대표)
“첫째도 자신감 있게, 둘째도 자신감 있게!”

헤어와 메이크업 블레스 바버샵

Q 평소 클래식 스타일 전도사로 잘 알려져 있다. 스카프를 즐겨 착용하는 이유는?
남자의 옷차림이란 규범과 원칙을 잘 지키는 데서 출발하지만, 때로는 이를 비트는 재미도 있어야 즐겁다. 슈트나 블레이저에는 당연히 정갈한 타이가 어울리지만, 가끔은 컬러풀한 스카프를 매치하면 기분이 달라진다. 반대로 블루종이나 사파리 재킷, 패딩 같은 캐주얼한 의상에 타이를 매기도 한다.

Q 남성의 스카프 스타일에서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
남성복은 특히 컬러나 소재 매치가 너무 많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인트를 주더라도 스카프면 스카프, 구두면 구두 등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게 좋다. 더불어 클래식한 스타일로 입었을 때는 조금 화려하게, 반대로 옷에 요소가 많은 캐주얼 스타일에는 잔잔한 클래식 스카프를 고르길 권한다.

Q 편집매장 알란스에서 판매할 스카프를 선택할 때 그 기준은?
내가 제값을 주고 싶지 않은 스카프는 바잉하거나 제작하지 않는다. 선물 받으면 좋을 정도의 제품으로는 소비자의 안목을 따라갈 수 없다. 또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스카프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1 투모로우랜드 by 알란스의 클래식한 체크 패턴 실크 스카프. 2 쌀쌀한 날씨에 하기 좋은 베이식한 스타일의 면 스카프는 알란스 제품. 3 화려한 패턴과 컬러로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거터리지 by 알란스 면 스카프. 

Q 스카프에도 종류가 다양한데, 요즘 특히 인기 있는 스카프 타입은?
남성용 스카프는 아무래도 용기 있는 남성들이 먼저 시도하고 있다. 솔리드 컬러의 담담한 스타일이 가장 인기 있으며, 매일 맬 수 있는 스카프를 갖춘 멋쟁이들은 조금 화려한 것을 찾는다.

Q 특히 애착이 가는 스카프가 있다면?
클래식 복장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이탈리아의 선생님이 있다. ‘타이유어타이’라는 수제 넥타이 브랜드의 창립자, 프랑코 미누치 선생이다. 그분께서는 타이뿐 아니라 스카프도 아주 잘 만드시고 또 자주 착용하셨는데, 내게 많은 영향을 주셨다. 그분께서 선물해주신 스카프를 항상 아끼고 있다.

Q 요즘 구입하고 싶은 스카프가 있다면?
비싸지 않은 캐시미어 스카프를 컬러별로 마련하고 싶다. 캐시미어야 원래 값비싸지만, 요즘엔 어느 정도 대중화되었다. 캐시미어는 소재 특성상 매일 착용할 수 없으니 겨울에는 여러 개 갖추고 번갈아서 사용해야 한다.

Q 오늘 착용한 스카프에 대해 소개해달라.
자주 입는 네이비색 더블브레스티드 슈트인데 아주 클래식한 맞춤복이다. 복장이 클래식할 때는 지금 착용한 그린 스카프처럼 컬러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스카프를 즐겨 한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불 때는 면 소재 스카프로 보온을 유지하고, 날씨가 화창할 때는 실크 스카프로 멋을 낸다.

Q 스카프 스타일을 선뜻 시도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조언한다면?
2000년대 초반에만 하더라도 스카프를 하는 남성은 그리 많지 않았다. 스카프를 두르면 주변에서 ‘너무 여성적인 거 아닌가?’ 하는 오해와 우려가 심했다. 당시에는 좀 당황하기 일쑤였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다. 자신만의 취향과 스타일이 있다는 건 긍정적이라는 인식이 대중화되었으니까. 자신감과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


이미아(드라마 기획자)
“스카프가 주는 기쁨을 누리세요”

헤어와 메이크업 박승철 헤어 스투디오 

Q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의 룩을 공개하고 있다. 스카프도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패션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해준다고 생각한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한 경험 때문인지 패션이 한국의 여느 주부보다 더 과감하고 화려한 편인데, 늘 나만의 느낌을 담아 입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스카프는 헌 옷을 새 옷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어 많이 애용한다.

Q 스카프에 얽힌 추억이 있나?
20대 때 일본에서 취업 준비를 했는데, 일본인의 전형적 오피스 레이디 룩인 블루 정장에 매치하면 예쁠 것 같다며 엄마가 디올 스카프를 선물해 주셨다. 그래서 착용하고 갔는데 면접에서 붙었다. 당시에는 정장에 스카프를 매고 공항에 가면 스튜어디스로 오해를 받곤 했다. 또 남편이 처음 해준 선물도 에르메스 트윌리 스카프였다. 하하.

Q 오늘 착용한 스카프에 대해 소개해달라.
지난해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의 디올 고별 컬렉션에서 선보인 제품이다. 20년 전 엄마가 사주신 디올 스카프는 존 갈리아노의 작품이었고.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보통 스카프는 정사각 모양인데, 이런 직사각형 스카프는 남성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활용도가 높다. 몇 번 접어서 타이처럼 연출할 수도 있고, 리본으로 매듭짓기도 좋으며 다양한 형태로 스타일링할 수 있다.

1 라프 시몬스의 디올 첫 컬렉션에서 선보인 여성스럽고 우아한 스카프. 2 20년 전 어머니가 사주신 스카프. 3 짙은 색상의 핸드백 손잡이에 스카프를 매면 덜 단조롭다. 이름의 이니셜과 같은 M이 돋보이는 스카프. 
Q 스카프를 고를 때 유의하는 점은?
색상을 신중하게 본다. 얼굴에 가까이 대고 나와 어울리는 색상인지 확인하고, 스카프를 접었을 때의 느낌도 살핀다. 또 질감도 중요하다. 두께감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지니까. 삼청동에서 공예 작가나 한국 디자이너 작품도 가끔 사는데, 한국적인 자연스러운 색감이 가을 옷에 매치하기 좋다.

Q 스카프를 즐기는 팁이 있다면?
예전에는 스카프 링을 많이 이용했는데, 미끄러워서 잘 빠지고 잃어버리게 되더라. 그래서 난 그냥 고무 밴드를 이용해 매듭을 지은 후, 밴드가 안 보이게 연출하는데, 훨씬 간편하다.

Q 스카프 하면 떠오르는 영화 속 장면이 있나?
오우삼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 2>에서 여주인공 탠디 뉴턴이 악역 남자를 유혹해야 하는 장면이 문득 생각난다. 여자에게 쉽게 유혹당하지 않는 차가운 남자였는데, 바람이 부는 섬에서 여자가 매고 있던 스카프가 날아가자 그 스카프를 딱 잡아주는 장면이었다. 머리랑 스카프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Q 이번 시즌에 사고 싶은 스카프를 발견했나?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내가 닮고 싶은 뮤즈다. 그분의 스카프 스타일링처럼 밋밋한 가을 룩에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스카프라면 어느 브랜드든 바로 구매할 것 같다.


글 강옥진, 이재은 기자 사진 장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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