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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rt vs. Pants 치마는 당당하게 입고, 바지는 관능적으로 즐겨라
신은 여자에게 남자가 가지지 못한 ‘자유 이용권’ 하나를 주셨다. 스커트와 팬츠를 골라 입을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바로 그것. 2007년의 포문을 열며 <행복>에서 펼쳐진 스커트와 팬츠의 한 판 승부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치마는 당당하게 입고, 바지는 관능적으로 즐겨라
여자를 위한 스커트, 로맨틱 디테일로 승부하라
패션, 즉 유행이라는 것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변하는 ‘변덕쟁이’ 같다. 어떤 날은 달콤한 속삭임으로 ‘미니스커트를 입어야 해’ 하며 트렌드를 강요하다가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살며시 다가와 새로운 스타일을 건네니 말이다. 그 결과로 인해 옷장에는 다양한 의상들로 가득하다. 자, 이제부터 당신의 옷장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치마의 개수를 세보자. 바지보다 치마가 더 많은가? 미니스커트부터 복사뼈 아래까지 덮는 길이의 풀 스커트까지 10여 종 이상의 치마를 골고루 가지고 있는가? 양말보다 레깅스나 스타킹이 더 많은가? 이 질문에 모두 ‘예스’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분명 팬츠보다 스커트가 더 잘 어울리는 여자일 것이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다양한 스커트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건 바로 남자와 다른 유선형의 풍만한 여자의 몸을 잘 이해하고 드러낼 줄 아는 것이 바로 스커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7년에는 어떤 스커트가 여성에게 자기 만족감을 주고 남성에게 엿보는 재미를 느끼게 할지 사뭇 기대가 크다. 가장 쉽게 올봄과 여름의 유행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지난겨울에 열린 세계 4대 패션 컬렉션. 화이트로 무장한 로맨틱 미니멀리즘이 대세인 만큼 다양한 디테일의 스커트가 대거 선보였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로 발레리나를 연상시키는 튤tulle 스커트의 활약. 세린느가 이번 봄 패션을 밀란 쿤데라의 소설 제목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 칭한 것처럼 물결무늬 실크, 구름 같은 오간자 등의 매우 가벼운 소재의 의상들이 하늘 위로 날아갈 듯이 나풀거리며 선보였다. 아방가르드의 대명사인 꼼 데 가르송은 오간자와 비닐 소재를 레이어드한 튤 스커트에 가슴선을 벨트로 조여 스커트의 볼륨감을 극대화했다. 루이비통 역시 튤 스커트에 페티코트가 달린 스커트를 겹쳐 입은 후 벨트 장식으로 포인트를 줬다. 파리 컬렉션에 매년 참가하는 디자이너 문영희 씨 또한 레이스 소재의 티어드 미니스커트를 사각거리는 화이트 실크 셔츠에 매치하여 가볍고 투명한 봄을 연상케 했다. 튤 스커트는 치마 자체의 볼륨감이 많기 때문에 가벼운 소재의 셔츠나 슬리브리스 톱으로 단정하게 연출하는 것이 멋스럽다. 여기에 발레리나들이 신는 토toe 슈즈를 모방한 듯한 가벼운 느낌의 플랫 슈즈 매치는 이번 시즌 잊어서는 안 될 패션 공식이다.

봄이면 늘 찾아오는 로맨틱한 디테일의 최강자인 러플이나 프릴 스커트는 이번 시즌 과감한 장식보다는 부드러운 실루엣을 살리기 위해 배려한 흔적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마이클 코어스는 베이지와 핑크로 무장한 다양한 러플 스커트를 와이드 벨트와 함께 선보여 엘레강스 룩을 표현했으며, 빌 블라스는 여러 개의 층으로 디자인된 프릴 스커트로 이브닝 웨어를 제시하였다. 우아함과 발랄함을 동시에 연출할 수 있는 플리츠 스커트의 활약도 눈에 띈다. 보테가 베네타는 핑크 물결을 이루는 플리츠 원피스에 포인트로 벨트 장식을 선보였고 영국의 신인 디자이너인 에르뎀 모랄리오글루는 쇼 주제 자체를 플리츠 주름 스커트로 잡고 모델들에게 사뿐한 워킹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한층 가벼워진 샤넬의 블랙 미니스커트나 지방시의 스커트 끝단이 좁아지는 입체적인 형태의 스커트도 참조한다면 다양한 스커트 입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이별로 펼쳐진 팬츠, 관능미를 드러내라 스커트가 로맨틱한 디테일로 올봄과 여름 패션을 예견했다면 팬츠의 승부수는 바로 길이에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엉덩이 선이 보일 듯 말 듯한 마이크로 미니부터 바지 길이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긴 와이드 팬츠까지. 팬츠의 ‘춘추전국시대’라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바지 길이에 따른 다양한 디자인이 등장하고 있다. 어떤 길이의 팬츠를 입느냐에 따라 여자는 카멜레온처럼 변신한다. 다리 선을 다 드러내며 매혹적인 마돈나가 되어보기도 하고 우아한 여성의 대명사인 재클린 케네디가 되기도 한다. 팬츠를 멋스럽게 즐기려면 길이별로 다양한 스타일을 구비해보자. 팬츠는 여자에게 매니시한 멋을 더해주기도 하지만 올봄과 여름 팬츠는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여성의 실루엣을 살리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963년에 메리 콴트가 발표했던 미니스커트가 치마의 역사를 바꿔놓았다면 2007년에는 다양한 버전의 핫팬츠가 바지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듯하다. “시간에 관해서는 패션은 한계가 없습니다.” 샤넬의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칼 라거벨트의 말처럼 여자의 감각적인 다리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핫팬츠의 출현은 사계절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빅터앤롤프는 허리 옆선에 스터드 장식을 한 미니 팬츠를 다양하게 선보였고, 프라다는 속이 보이는 마이크로 미니 실크 팬츠에 스틸레토 힐로 다리 선을 최대한 길게 보이게 연출했다. 핫팬츠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컬러는 바로 블랙과 골드. 샤넬은 반짝이는 스팽글로 전체를 장식한 블랙 핫팬츠를 선보였고, 베르사체와 저스트 까발리니는 황금빛 핫팬츠를 무대에 등장시켰다. 루엘라가 선보인 경쾌한 체크무늬 핫팬츠까지 참고해보면 핫팬츠에 대한 공부는 어느 정도 마친 셈이다.

이제는 숨을 돌리고 핫팬츠 반대편에 있는 와이드 팬츠를 만나보자. 지난겨울까지 숨 쉴 틈도 안 주며 다리 전체를 꼭 죄였던 스키니 팬츠가 런웨이에서 말끔히 사라지고 대신 길이가 길고 폭이 넓은 와이드 팬츠가 유행 중심에 나섰다. 요지 야마모토는 화려한 무지개 컬러의 와이드 팬츠를, 스포츠 막스는 줄무늬 팬츠에 화이트 셔츠를 매치하여 와이드 팬츠의 부드러운 실루엣을 잘 살렸다. 미우미우는 독특한 하이 웨이스트 팬츠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허리선이 가슴까지 올라간 이 팬츠는 러플이 달린 귀족풍의 블라우스와 함께 어우러져 우아한 여성미를 표현했다. 수트 전체를 고급스러운 크림색으로 통일한 후 플랫폼 슈즈와 매치하여 고급스러운 리조트 룩을 완성한 에르메스에게서 화이트 팬츠를 입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다리 라인을 날씬하게 보이게 하는 다양한 길이의 크롭트 팬츠의 활약 또한 주목할 만한 일. “저는 여자들이 행동할 때 자연스럽길 원합니다” 패션 디자이너 데릭 램은 지난 시즌 선보인 레깅스 대신 발목이나 무릎 아래서 잘린 크롭트 팬츠를 선보이며 캐주얼한 크롭트 팬츠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디스퀘어드 2는 와이드 팬츠를 종아리 밑 선까지 과감하게 자르고 편안한 로퍼를 매치해 휴가를 떠나는 모습을 연출했으며 베라왕의 블랙 크롭트 팬츠는 튜닉형의 블라우스 상의와 만나 세련되게 표현되었다.

자연스러운 실루엣의 팬츠로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뽐낼 것인가? 아니면 디테일이 다양한 로맨틱 스커트에 빠져들 것인가? 2007년 패션은 로맨틱 미니멀리즘이라는 산맥에서 팬츠와 스커트 둘 중 하나에 완벽히 빠져들 것을 원하고 있다. 물론 선택은 자유다.


1 Ruffle Mania
러플이나 프릴같이 여성스러운 장식이 살아 있는 드레스에는 재킷이나 모자 등의 다소 중성적인 멋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 잘 어울린다. 물결 같은 주름 장식이 포인트인 러플 드레스에 블랙 망사 페티코트petticoat를 겹쳐 입은 후 가죽 재킷을 연출해 극도의 우아함을 절제하여 표현하였다. 러플 장식 드레스와 웨지힐은 디올 by 존 갈리아노 제품, 가죽 재킷은 오브제 제품, 목걸이는 스와로브스키 제품.

2 Cropped Your Pants
7부 길이의 크롭트 팬츠는 발목 선이 드러나는 섹시한 바지다. 자연스러운 주름을 만드는 시폰 블라우스에 서스펜더suspender 장식을 더해 가슴 선까지 돋보이게 연출해보자. 승마복처럼 디자인된 크롭트 팬츠는 프라다 제품, 그레이 시폰 블라우스 제인 by 제인송 제품, 스터드 장식이 돋보이는 서스펜더는 디젤 제품, 손에 든 베스트는 데무 제품, 블랙 옥스퍼드화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1 Pleats Please

아코디언 주름을 연상시키는 플리츠 스커트는 움직임에 따라 전해지는 다양한 리듬이 매력. 가늘게 주름이 잡힌 플리츠 스커트는 H 라인의 심플한 엘레강스 룩을 완성시킨다. 물결 주름을 이루는 플리츠 원피스로 리듬감도 살려줘볼 것. 왼쪽 모델이 걸친 그린 컬러의 머플러와 카디건, 플리츠 스커트 모두 이세이 미야케 제품,화이트 펌프스는 더슈 제품. 오른쪽 모델이 입은 풀 스커트 스타일의 원피스는 페라가모 제품, 반짝이는 펜던트 목걸이는 스와로브스키 제품, 화이트 펌프스는 모니카엠 제품.

2 Short Shorts
반바지 중에서 길이가 가장 짧은 쇼트 쇼츠short shorts는 올봄 가장 매력적인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 컬러의 쇼트 팬츠에 과장된 리본 장식이 돋보이는 화이트 블라우스를 함께 연출하면 우아한 귀족풍의 팬츠 룩을 완성할 수 있다. 블라우스 위에 겹쳐입은 블랙 뷔스티에와 롱부츠가 섹시한 감성을 더욱 살려준다. 벨벳 소재의 쇼트 팬츠는 한혜자 제품, 리본 장식이 포인트인 블라우스는 입생로랑 제품, 블랙 뷔스티에는 프라다 제품, 가죽 팔찌는 에르메스 제품, 무릎을 덮는 롱부츠는 샤넬 제품.

1 Glamourous Blooming Tule
꽃이 활짝 만발한 듯 한껏 부풀린 블루밍 튤tule 스커트는 소녀적 감성의 발레리나 룩으로 연출하기에 적당하다. 투명한 망사나 오건디 등의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플리츠 스커트에 한쪽 어깨가 드러나는 비대칭형의 블라우스를 매치하면 발레리나 룩을 좀 더 세련되게 즐길 수 있다. 두 겹의 망사 스커트는 진태옥 제품, 스커트 안에 받쳐 입은 레이스 스커트는 한혜자 제품, 블라우스는 질 스튜어트 제품, 진주와 체인 장식이 조화를 이루는 목걸이는 샤넬 제품, 플랫 슈즈는 더슈 제품.

2 Skirt Meets the Pants
몸의 곡선을 가장 잘 살리는 것이 바로 펜슬 스커트. 종 모양의 반소매 코트로 상체를 풍성하게 연출하면 몸에 꼭 맞는 펜슬 스커트가 더욱 부각된다. 무릎 길이의 팬츠를 선택했다면 상의는 꼭 맞는 가죽 재킷으로 연출할 것. 왼쪽 모델이 입고 있는 스커트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제품, 재킷은 레이크 그로브 제품, 목걸이는 H.R 제품. 블랙 장갑은 레니본 제품, 하이힐은 입생로랑 제품. 오른쪽 모델이 입고 있는 팬츠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제품, 러플 블라우스는 오브제 제품, 가죽 재킷은 빈폴 컬렉션 제품, 가죽 장갑은 에르메스 제품, 옥스퍼드화는 더슈 제품.

1 I Love Wide Pants

체형의 결점을 가릴 수 있는 와이드 팬츠. 하지만 폭이 넓은 팬츠는 상대적으로 엉덩이를 처져 보이게 하는 단점이 있다. 구두 밑창 전체를 높인 플랫폼platform 슈즈와 함께 매치해야 하거나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셔츠와 베스트로 가려주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왼쪽 모델이 입고 있는 새틴 소재 와이드 팬츠와 화이트 셔츠, 베스트 모두 제인 by 제인송 제품, 어깨에 두른 모피 숄은 마렐라 제품, 블랙 컬러의 오픈 토 펌프스는 나인웨스트 제품, 오른쪽 모델이 입고 있는 와이드 팬츠와 트위드 재킷, 앵클부츠, 챙이 넓은 모자 모두 샤넬 제품.

2 Back Tail Skirt
펜슬 스커트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테일tail 스커트는 여성의 뒷모습까지도 우아하게 연출한다. 스커트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여성스러운 시폰 블라우스를 차분하게 매치하고 구두나 모자 등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꼬리처럼 보이는 테일 장식의 스커트는 엠마누엘 웅가로 제품, 살굿빛 시폰 블라우스는 샤넬 제품, 어깨에 걸친 블랙 재킷은 시스템 제품, 모자는 다치스 by 이윤정 제품, 지브라 프린트의 오픈토 슈즈는 모니카엠 제품.


심희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