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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맛있다 이 계절의 허브 처방
허브 하면 흔히 차나 향신료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허브는 고대부터 인류의 건강을 지켜온 치료제였고, 그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나른해진 봄날, 아낌없이 내주는 허브의 향긋한 처방이 생기를 북돋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풀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약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의보감> <본초강목> 같은 약학서는 약초의 효능과 복용 방법을 기술했고, 서양에서는 허브를 약용으로 사용한 수많은 기록이 남아 있다. 허브를 뜻하는 ‘허블 herbals’은 중세 라틴어 ‘liber herbalis’에서 온 말로 ‘허브에 관한 책’이라는 의미다. 고대부터 전해지는 최초의 책 중 하나이며, 이후 지금까지 허브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허브는 인간의 건강을 지켜온 향긋한 약초였으며, 이를 손쉽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과 오래 보관하고자 하는 고민이 더해졌다. 그 결과 꿀과 식초, 술에 재어 좋은 성분을 농축하면서도 근사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민간요법으로 이어져 오늘날에도 서양의 가정에서는 친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즐겨 만들어 먹는 매실청과 비슷하게 말이다. 이제 허브는 우리 생활에서도 꽤 친숙해졌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나 화훼 시장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허브와 봄 들판에 지천인 민들레, 산에 가득한 솔잎 등으로 나만의 허브 약국을 마련해보자.


민들레 미드Mead
봄의 정령인 민들레꽃으로 와인을 담그면 민들레의 영양소와 계절의 풍미를 보존해 즐길 수 있으며,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화제 역할도 한다. 미드는 꿀을 효모로 발효한 꿀 와인을 일컫는 것으로 고대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전역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했으며,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기도 하는 인류의 오래된 음료이자 처방이다.


재료 민들레꽃 3컵, 물 2리터, 꿀 2컵, 레몬즙 1개분, 와인 효모 2g

만들기
1 냄비에 물과 민들레꽃을 넣고 끓인 뒤 불을 끄고 20~30분 뚜껑을 덮은 채 온도가 30℃ 정도가 될 때까지 식힌다.
2 ①에 꿀과 레몬즙을 넣고 잘 섞은 뒤 와인 효모를 넣는다.
3 소독한 병에 2cm 정도 여유를 남기고 ②를 붓고 뚜껑을 닫아 어두운 곳에 둔다.
4 3~4주 정도 발효시킨 뒤 체에 걸러 병에 담고 숙성시킨다.


솔잎 코프 시럽Cough Syrup
1년 내내 푸르른 솔잎을 꿀에 재어 시럽을 만들어 섭취하면 목을 시원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목이 건조하고 간질간질하거나 잔기침이 날 때 두 시간 간격으로 1~2큰술씩 먹거나, 탄산수 또는 칵테일에 섞어 즐겨도 좋다.


재료 솔잎 한 줌, 꿀 ½컵, 뜨거운 물 1컵

만들기
1 냄비에 솔잎과 물을 넣어 3분 정도 끓인 뒤 그대로 식힌다.
2 ①에서 솔잎을 건져낸 뒤 꿀을 넣어 잘 섞는다.
3 소독한 병에 건진 솔잎을 넣고 ②를 부어 냉장고에 보관한다.


민들레 뿌리 비터스Bitters
비터스는 쓴맛이 나는 허브와 과일, 각종 향신료, 나무껍질 등의 재료를 알코올에 재워 만든다. 일종의 약용술인 셈인데, 섭취할 때 몇 방울 정도씩 사용하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는 개의치 않아도 된다. 민들레 뿌리의 쓴맛은 더부룩한 속을 진정해줘 비터스를 만들면 천연 소화제로 활용할 수 있다. 식전에 소량 마시거나 주스 또는 탄산수에 타서 마시면 된다.


재료 민들레 뿌리 한 줌, 오렌지 제스트 ½개분, 생강 1쪽, 시나몬 스틱 1개, 보드카 300ml

만들기
1 소독한 병에 분량의 재료를 모두 담는다.
2 그늘진 곳에서 6주 이상 두었다가 체에 거른다.


딸기 히비스커스 슈럽Shrub
각종 허브, 제철 과일, 채소에 꿀 또는 설탕과 식초를 섞어 만든 역사가 오래된 음료다. 식초의 신맛이 갈증을 해소해 여름철 건강 음료로 즐기기 제격이다. 딸기 외에 라즈베리, 블루베리, 복숭아, 자몽 등의 과일과 여러 가지 허브를 취향껏 첨가해 만들 수 있다. 특히 너무 익은 과일을 처리하기 좋은 방법이다.


재료 딸기 1컵, 말린 히비스커스 2큰술, 꿀·유기농 사과 식초 1컵씩

만들기
1 소독한 병에 딸기, 히비스커스를 넣고 긴 나무 스푼으로 딸기를 으깬다.
2 ①에 꿀, 유기농 사과 식초를 붓고 잘 섞어 실온에서 3~4일간 숙성한 뒤 냉장고에 보관한다.


모둠 허브 옥시멜Oximel
히포크라테스가 통증 해소를 위해 처방했다고 전해지는 옥시멜은 오래전부터 민간요법으로 이용해온 허브와 식초의 혼합물이다. 레몬밤, 로즈메리, 캐머마일, 민트, 민들레 뿌리, 세이지, 에키나시아, 생강, 마늘 등 다양한 허브를 이용할 수 있고 꿀과 식초의 비율은 취향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잠들기 전과 아침 식사 전에 물에 희석해 마시면 스트레스, 수면 장애, 불안감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재료 홉·식초·꿀 1컵씩, 마리골드꽃 5송이, 제비꽃 1큰술

만들기
1 소독한 병에 분량의 재료를 모두 넣고 섞는다.
2 그늘진 곳에서 2주 정도 숙성한 후 걸러서 탄산수나 물에 희석해서 마신다.


허브 파이어 사이다Fire Cider
우리에게 친숙한 향신료인 마늘과 고추, 생강 등을 허브와 섞어 식초와 꿀에 재어 만드는 파이어 사이다는 서양에서도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민간 치료제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재료를 사용해 감기나 코막힘 증상을 완화해주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뜻한 물이나 주스, 토닉 워터 등에 희석해 마시고, 샐러드 드레싱과 고기를 재우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재료 생강·강황 ¼컵씩, 호스래디시·마늘·양파·파슬리 ½컵씩, 청양고추·오렌지 1개씩, 레몬 ½개, 로즈메리·타임 2큰술씩, 통후추 1작은술, 여과하지 않은 사과 식초·꿀 2컵씩

만들기
1 소독한 병에 식초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슬라이스 하거나 다져서 담은 후 사과 식초와 꿀을 넣는다.
2 하루에 한 번씩 잘 흔들어주며 2주 숙성한 후 걸러서 사용한다.

글 박효성 기자 | 사진 박찬우 | 기획 및 요리 박현신(@orto_madre) | 장소 협조 이함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2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