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아는 만큼 맛있다 페어링의 묘미, 홍차 - 2
동양의 신비한 아로마이던 차가 유럽의 티 문화를 꽃피우기까지, 홍차는 아마도 세계사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단일 식품일 것이다. 달콤한 스콘, 알싸한 커리, 고소한 치즈 등 무엇과 곁들여도 좋을 홍차 이야기.


1 너트 + 실론 루후나
실론 티로 널리 알려진 스리랑카의 홍차는 고도에 따라 재배 지역이 나뉜다. 그중에서도 남부 해안가 루후나 지역의 차는 부드러운 텍스처와 깊은 풀 보디를 지닌 것이 특징. 어떤 음식이나 디저트와도 무난히 잘 어울리지만, 각종 스파이스와 흙 내음, 고소함이 어우러져 마카다미아나 캐슈너트 같은 견과류와 궁합이 좋다.

2 연성 치즈 + 기문 홍차
기문 홍차는 유럽 시장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중국 홍차로, 중국 안후이성 기문에서 만든다. 유럽 수출용 홍차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19세기 중·후반에 조성한 산지다. 난향이라불리는 특유의 향기로 유명한데, 금목서와 홍옥 껍질 그리고 오래된 먹 내음을 닮았다. 맑고 개운한 라이트-미디엄 보디로, 브리나 카망베르, 델리스 드 부르고뉴 같은 연성 치즈와 궁합이 좋다.

3 초콜릿 + 대만 일월담 홍옥
홍옥 홍차는 대만 중부 지역에 위치한 일월담 호수 인근에서 만든다. 특히 퀄리티 시즌인 8~9월경에 생산한 차는 계절풍으로 인한 독특한 멘톨 노트가 있어 시원한 향기와 밸런스 좋은
미디엄 보디가 특징. 부드럽고 달콤한 초콜릿의 텍스처에 경쾌한 풍미를 더한다.

4 건크랜베리 + 다르질링 세컨드플러시
다르질링은 꽃과 과일을 연상케 하는 섬세한 향기가 특징으로, 가급적 우유나 설탕을 곁들이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즐기기를 권한다. 버터나 크림을 사용한 디저트류보다 다르질링 티 고유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 가볍고 산뜻한 건과일과 페어링이 좋다. 다르질링 세컨드플러시는 다르질링의 풍미가 가장 무르익는 시기인 5~6월에 수확하는 차로, 찔레와 라즈베리, 리치가 연상된다. 특히 건포도나 말린 크랜베리 그리고 대추야자와 궁합이 좋다.

5 건망고 + 다르질링 퍼스트플러시
다르질링 퍼스트플러시는 겨울이 지나고 새로 피어난 새순을 따서 만드는 차다. 담황색의 밝은 수색과 아카시아나 재스민을 연상케 하는 풋풋한 꽃 내음을 지닌 우아한 라이트 보디의 홍차. 차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 말린 망고나 귤말랭이와 궁합이 좋다.

6 경성 치즈 + 운남 전홍
윈난성은 보이차의 산지로도 널리 알려졌는데, 품종 차이는 다소 있지만 보이차를 만드는 찻잎을 홍차 제다 방식으로 가공했다고 봐도 좋다. 단호박이 연상되는 달큰한 풍미의 풀 보디 홍차로, 쓴맛이나 떫은맛이 적어 한국인에게도 친숙하다. 콩테와 토마 등 경성 치즈의 감칠맛에도 밀리지 않고 든든히 뒷받침해주며, 숙성된 향미에 잘 어우러져 마치 보르도 와인과 같은 탄탄한 마리아주를 선사한다.


■ 관련 기사
- 페어링의 묘미, 홍차 - 1
- 페어링의 묘미, 홍차 - 2

글 김민지 기자 | 기획 및 요리 박현신(@orto_madre) | 사진 이주연 스타일링 밀리 | 도움말 및 자문 정다형(티에리스 대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