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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는 순간, 반한다 굴 소스의 위력
양념이 맛있으면 음식 만들기도 수월하고, 맛 내기도 쉬워진다. 이런 양념 중 ‘해결사’ ‘비밀 병기’라 불리는 만능 조미료가 굴 소스다. 어떤 요리든 조금만 넣으면 맛의 깊이가 풍부해지는 흥미로운 굴 소스 이야기.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굴처럼 오랫동안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해산물도 드물다. 예부터 굴을 즐겨 먹은 이유는 무엇보다 스태미나 음식으로 알려졌기 때문. 오죽하면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굴을 즐겼다고 전해지고, 매일 50개씩 먹고 연인과 뜨거운 밤을 보냈다는 카사노바의 정력제도 다름 아닌 굴일까. 한데 굴을 소스로 만들면 그 위력이 정력제 못지않다는 사실. 그 효과가 실로 대단해 어떤 요리든 굴 소스를 조금만 넣으면 신기하게도 맛이 깊고 풍부해진다.

음식 맛을 좌지우지하는 굴 소스의 비밀은 그 안에 함유된 아미노산에 있다. 양질의 굴 소스는 홍갈색을 띠면서 윤기가 나는데, 진한 굴의 맛·향과 함께 감칠맛이 일품이다. 굴 소스 자체만 맛보면 짠맛만 강할 뿐 이렇다 할 특징이 없지만, 볶음이나 조림 등에 약간 넣으면 음식 맛에 깊이가 더해지고 말 그대로 맛있어진다. 그 효과가 실로 대단해 요즘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음식에 활용하는 만능 소스로 여기는데, 가령 어떤 채소의 조합이든 굴 소스를 약간 넣고 볶거나 조리면 감칠맛 나는 요리가 완성된다. 간장 대신 사용하기도 해 불고기와 갈비찜뿐 아니라 멸치볶음, 잡채 등을 만들 때도 유용하다. 그뿐 아니라 국물 요리에 넣으면 맛이 훨씬 깊어진다. 딱 한두 숟갈이면 최상의 감칠맛을 내기에 충분하니 적은 양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효율적 양념이라 할 수 있다.

우연찮게 만든 신기한 굴 소스 굴 소스는 요리에 사용한 식재료 맛을 돋보이게 하고, 맛을 하나로 모아주는 것이 강점이다. 중국 해안 지방에서는 지금도 내림음식으로 즐기는 집이 많을 정도로 명실상부한 중국 대표 소스로 꼽히지만, 탄생 배경을 들여다보면 극적일 정도로 우연의 결과물이다. 1888년 중국 남부 광둥 지방의 해안 마을에서 굴 요리를 파는 작은 식당 겸 찻집을 운영한 이금상 옹이 불 끄는 것을 깜박해 굴 요리가 졸아들었는데, 걸쭉한 갈색 소스가 된 굴 요리에서 우러나온 감칠맛이 빼어났던 것.

바로 ‘굴 소스’ 하면 떠올리는 이금기의 굴 소스 이야기다. 이금기라는 브랜드명도 중국 남방 지역에서 그렇듯 기記 자를 더하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장사한다는 것을 뜻하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주재료인 굴의 품질과 맛을 유지하기 위해 굴 양식장도 직접 관리한다. 이렇게 신선한 생굴 100%를 사용해 만든 굴 진액은 굴 소스가 지닌 위력의 원천이자 일반 조미료로는 흉내 낼 수 없는 감칠맛의 비밀이다.

글 신민주 | 일러스트레이션 박경연 | 자료 제공 ㈜오뚜기(080-024-2311)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