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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호두농장, 사람과 자연을 이해하다 뜻밖의 호두
뜻밖에도 호두나무 열매가 갈색이 아닌 연둣빛 청피인 것도 생경하지만, 더욱 뜻밖인 것은 경북 예천 소담호두농장의 건강한 호두를 일군 농부가 다름 아닌 중국 무술 태극권의 고수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별미로 즐기는 방법 또한 뜻밖에 무궁무진하다.

(오른쪽부터) 박종훈 대표와 밝은빛태극권 서울센터의 강수원 부원장, 권현민 팀장은 호두 농사를 통해 물아일체의 세계관을 실천하는 수련인이자, 명상가요, 참농부다. 수확철에는 이들의 제자와 지인이 힘을 보태기도 한다.

까맣게 호두 물이 든 박종훈 대표의 손. 영락없는 농부의 모습이다.
땅에도 기운이 있다. 그래서 좋은 터는 그에 맞는 사람을 불러들인다고 한다. 소백산 자락에 자리한 소담호두농장의 경우가 그렇다. 자연 그대로의 투박함이 있으나 그 깊이에서 품격이 느껴지며 미묘한 정취를 자아내는데, 이곳에서 호두 농사를 짓는 이들이 심신 수련법이자 명상법으로도 각광받는 태극권의 고수들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호두 농사를 계획한 것은 아닙니다. 자연 속에서 수련할 공간을 물색하던 중 마음에 와닿은 곳이 이곳 용두리였습니다. 이 지역이 호두골이라 불릴 정도로 예부터 호두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보니, 우연찮게 호두 농사를 시작하게 됐지요.” 평생 수련하며 도를 닦은 이답게 어진 눈매가 인상적이지만, 까맣게 호두 물이 든 박종훈 대표의 손을 보면 영락없는 호두농사꾼의 것이다. 하지만 그도 농사는 처음으로, 8년 전 친환경 농법으로 호두 농사를 시작할 때는 스승이 되어주던 동네 어르신들도 모두 헛고생이라며 한사코 말렸단다. “처음부터 농약은 물론 제초제도 일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초여름에 들어서면서부터 풀이 넝쿨 위로 무성하게 올라와서 묘목이 채 자라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허다했거든요.” 밝은빛태극권 서울센터를 운영하면서 농사 일손도 틈틈이 거드는 강수원 부원장의 말마따나 이들에게 호두 농사는 풀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초는 수고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한없이 느리고 유려한 동작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태극권을 오랜 세월 수련한 이들이어서일까, 그들에게 노동의 강도나 시간은 큰 걸림돌이 아니었다. 문제는 땅과 나무, 자연의 본래 힘을 찾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호두는 심은 지 6년째가 되어야 열매를 맺고 7~8년은 되어야 조금씩 수익이 나는 작물이다. 그만큼 인내와 끈기가 필수 덕목이라는 말이다. 이는 태극권의 수련 과정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경지에 올라 깨달음을 얻고 열매를 맺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태극권의 수련 과정도 어찌 보면 기본이 되는 핵심 동작을 매일 반복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더 나아가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농사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강 부원장은 태극권이 ‘나의 몸과 마음을 살펴 스스로를 더 잘 알고, 원래 자신의 힘을 이끌어내는 과정’인 것처럼 땅의 자생력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할 수 없다고 한다. 유기 인증을 받은 천연물로 영양분도 공급하고, 은행 껍질 등을 숙성시킨 친환경 농약으로 병충해도 예방하는 이유다. 소담호두농장의 신선하고 건강한 호두에 반해 브랜딩까지 도맡게 되었다는 엔알디자인팩토리의 김나리 대표는 이곳에서 자연의 변화를 몸소 체험한다고 한다. “소담호두농장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는 물아일체를 느낄 수 있어요. 이는 태극권의 궁극이기도 한데, 농사라기보다는 조화로운 라이프스타일 자체라는 느낌이에요.”


스토리샵 주문
소담호두농장 무농약 호두(1kg+호두 망치 4만 5천 원, 600g 2만 5천 원, 배송비 무료)로 국산 호두만의 고소함을 즐겨보세요. 전화(080-007-1200)카카오톡 친구(M플러스멤버십)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예쁘게 포장해 보내드려요. *주문 가능 시간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오 후 6시이며, 토·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은 쉽니다.


든든하고 편안한 아침 식사
때는 어김이 없어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백로’를 열흘쯤 지나면 호두의 청피가 여물어 조금씩 벌어진다. 수확할 적기가 된 것이다. 열매를 장대로 털어내 청피를 벗겨 씻은 후 속이 빈 ‘껄탕’은 걸러내고 꽉 찬 호두알만 건조하는데, 평균 38℃의 온도에서 3~4일 정도 말린다. 특히 두뇌 건강에 좋아 하루 5~7알씩 꾸준히 먹거나 죽 또는 수프로 만들어 아침 식사로 즐기면 제격이다.


호두 훔무스를 올린 호두 수프
재료(4인분) 호두 1컵, 쌀밥 1컵, 물 2컵, 우유 1컵 호두 훔무스 구운 호두 ¼컵, 병아리콩 ½컵, 올리브유 ¼컵, 물 ¼컵, 소금 약간
가니시 병아리콩 2큰술, 부순 호두 2큰술, 참기름 4큰술

만들기
1 호두, 쌀밥, 물은 믹서에 넣고 굵게 간다.
2 분량의 호두 훔무스 재료를 모두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3 냄비에 ①을 담고 중간 불에 올려 끓으면 우유를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부드러운 상태가 되면 볼에 담고 ②의 호두 훔무스를 올린다. 병아리콩과 부순 호두로 장식한 후 마지막에 참기름을 한 번 뿌린다.


조화로운 간식
호두는 맛과 향에 개성이 강하지 않아 다른 식재료와 융화가 잘된다. 이는 조화를 중시하는 태극권의 철학과도 맞아떨어진다. 고소한 맛과 풍미를 살려주어 활용 요리도 다양한데, 특히 우유와 궁합이 좋아 간식으로 제격이다.


호두 케이크
재료(지름 18cm 케이크 틀) 호두 1컵, 중력분 2컵, 베이킹파우더 1½작은술, 시나몬 파우더 ½작은술, 버터 4큰술, 설탕 ¾컵, 달걀 1개, 생크림 ¾컵, 소금 ¼작은술, 슈거 파우더 ½컵, 레몬즙 1½큰술, 레몬 제스트 1개분, 토핑용 호두 적당량

만들기
1 호두는 굵게 다진다. 중력분, 베이킹파우더, 시나몬 파우더는 섞어서 체에 세 번 정도 내린다.
2 버터는 중탕으로 녹인 후 설탕, 달걀, 생크림, 소금과 함께 볼에 담고 섞는다. 여기에 ①의 가루를 부어 골고루 섞는다.
3 케이크 틀에 종이 포일을 깐 후 ①의 호두와 ②의 반죽을 섞어 붓는다.
4 175℃로 예열한 오븐에 ③의 반죽을 넣고 50분간 굽는다.
5 슈거 파우더와 레몬즙을 섞어 ④에 붓고, 호두를 듬뿍 올린 다음 레몬 제스트를 고루 뿌린다.


긴장을 풀어주는 훌륭한 다식
외과피인 청피를 벌려 나온 단단한 갈색 알을 깨뜨리면 두뇌를 연상시키는 호두 알맹이가 나온다. 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양갱이나 떡에 소로 넣어 차와 함께 즐기면 입안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호두양갱
재료(20개 정도) 구운 호두 ½컵, 한천 1작은술, 물 ½컵, 올리고당 2큰술, 팥 앙금 1컵

만들기
1 한천은 물에 넣어 불린 다음 올리고당을 넣어 골고루 섞는다.
2 ①에 팥 앙금을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이때 주걱으로 섞으면서 타지 않게 졸인다.
3 구운 호두의 반을 용기에 넣고 ②를 부은 후, 그 위에 나머지 호두를 올린다. 서늘한 곳에서 굳힌 후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자른다.
*호두떡은 익반죽한 멥쌀가루에 호두와 황설탕을 섞은 소를 넣고 한 입 크기로 도톰하게 빚는다. 그 위에 호두를 하나씩 올리고 김이 오른 찜통에서 찐다.


슬로푸드를 이용한 패스트 쿠킹
‘빨리’와 ‘많이’는 사람의 욕심이다. 이것이 과하면 심신을 망치게 된다. 농사 과정이 모두 그러하지만 호두는 기다림으로 키운 작물이다. 그 자체가 슬로푸드이기에 호두를 활용하면 쉽고 간단하게 패스트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이때의 원칙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좋은 기름을 쓰고, 설탕은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소금은 되도록 줄이는 것. 모두 원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다.


호두 페스토 파스타
재료(4인분) 호두 1컵, 탈리아텔레 350g, 로즈메리 40g, 그라나 파다노 치즈 80g, 올리브유 ¼컵, 카놀라유 적당량

만들기
1 호두는 175℃로 예열한 오븐에서 10분 정도 노릇하게 굽는다.
2 로즈메리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카놀라유에 튀긴 후 이파리를 훑어낸다.
3 그라나 파다노 치즈는 굵게 다져 ①, ②와 섞은 후 올리브유를 뿌려 가볍게 섞는다.
4 끓는 물에 탈리아텔레를 삶아 물기를 뺀 후 그릇에 담고 ③의 페스토를 듬뿍 뿌려 고루 섞는다.


건강에 이로운 영양 별미 밥
흔히 호두 농사는 쉬우면서도 어렵다고 한다. 다른 작물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지만 수확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해 손이 많이 가는 건 매한가지다. 소담호두농장은 작년에 3백20가지 잔류 농약 검사에서 전 성분 무검출로 무농약 인증을 받았지만, 냉해로 인해 제대로 수확한 것은 8년째에 접어든 올해가 처음이다. 보관하기 용이하고 냉동해두면 두고두고 먹을수 있다는 점이 곡류와도 비슷한데, 밥에 넣어 먹으면 그야말로 별미 밥이 된다.


호두밥
재료(4인분) 호두 2컵, 쌀 2컵, 물 2컵, 소금 약간

만들기
1 쌀은 씻어서 체에 쏟아 30분 정도 불린다.
2 호두는 큰 것은 반 잘라 물에 헹궈 건진다.
3 밥솥에 ①의 쌀을 안치고 ②의 호두를 얹은 후 물을 붓고 소금을 넣어서 밥을 짓는다. 우르르 끓어오르면 주걱으로 뒤적여 다시 뚜껑을 덮고 끓인다. 밥물이 잦아들면 불을 줄여서 15분 정도 뜸을 들인다. 달걀장아찌와 나박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영양식으로 훌륭하다.


황홀한 약주와 안주
호두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 알맹이 이외에도 청피는 염료와 퇴비로, 나무는 목재로 모두 나름의 쓰임이 있다. 그중에서도 음력 오뉴월 즈음 매실만 하게 자란 햇호두를 담금주에 3개월간 숙성시킨 호두주는 약주나 다름없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관 질환 예방에 탁월하고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호두를 올린 카나페와 즐기면 안성맞춤이다.


호두 치즈 카나페
재료(8개분) 호두 ½컵, 콰드로타 치즈 100g, 크리스프브레드 8개, 케이퍼베리 12개, 사워크라우트 1컵, 레몬라임 프레시펄 1큰술, 타임 약간

만들기
1 호두는 175℃로 예열한 오븐에서 10분 정도 구워 굵게 부순다.
2 콰드로타 치즈는 8등분해 크리스프브레드 위에 하나씩 올린다. 그 위에 사워크라우트ㆍ케이퍼베리ㆍ레몬라임 프레시펄 적당량과 호두 두어 개씩 올린 후 타임을 뿌린다.

글 신민주 | 사진 박찬우 | 요리와 스타일링 문인영(101 Recipe) 어시스턴트 권민경 | 촬영 협조 소담호두농장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