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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좋은 날 차 마시는 사람들2

오렌지리프 티 하우스 김진평 대표
묵직하되 친근하게, 차로 향하는 길

2018년 국가대표 티 소믈리에 대회에 우승한 김진평 대표가 선별한 제주 우전 녹차부터 그가 직접 솥에 끓여 만든 진한 밀크티까지 차를 다각도로 즐길 수 있다.

다회를 위해 마련한 티룸.

작은 앤티크 차판(호승)은 스승으로 모시는 중국의 단골 찻집 주인장이 직접 사용하던 것.

무이산에서 공부한 그가 직접 품질 좋은 무이암차를 공수한다. 5 추천하는 조합은 고소한 밀크티와 달콤한 크렘 브륄레.
멋진 풍경을 보면 그 감동을 소중한 이와 나누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 김진평 대표는 무이산에서 차를 공부하며 발견한 무궁무진한 차의 매력을 많은 이에게 알리고 싶었다. 귀한 찻잎을 구한 날이면 가족과 친한 친구를 불러 정성스레 차를 우렸다지만 식어버린 차처럼 미지근한 반응이 안타까웠다. 차와 아직 친하지 않은 이를 위해 정통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친근한 방법이 필요했다. “차 문화를 즐기는 사람도 많고, 방법도 다양한 대만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밀크티나 스트레이트 우롱차를 아메리카노처럼 들고 다니면서 마시더군요.” 그래서 오픈한 공간이 연희동 ‘오렌지리프 티 하우스’다. 로고도 대만 지도와 닮게 디자인하고 경쾌한 오렌지 컬러를 입혔다. 메인음료는 밀크티. 800ml 용량의 밀크티 1백 병을 만들 수 있는 거대한 솥에 인도의 아삼Assam과 국산 우유를 넣고 사골국처럼 펄펄 끓이는 정통 방식으로 제대로 만드는데, 그 맛이 무척 진하고 고소하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파티셰리와 협업해 차와 어울리는 디저트도 페어링한다. 김진평 티 소믈리에는 와인이나 커피처럼 차 또한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커피를 못 마시던 사람이 달콤한 캐러멜 마키아토부터 시작해 씁쓸한 아메리카노를 찾고, 나아가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차와 가까워지는 데도 단계가 있다. “입맛은 계속 바뀌어서 자연스럽게 또 다른 맛을 찾게 됩니다. 차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에는 향이 강한 서양 홍차로 시작해보세요. 중국 홍차로 넘어가면 수수한 향에 집중하게 될 거예요. 우롱차나 보이차를 마시며 미묘한 맛 차이를 구별하는 즐거움을 찾고, 골동차처럼 오래 숙성한 차의 깊은 풍미를 즐기는 단계로넘어가면 돼요.” 이는 그가 여러 해 동안 차를 연구하며 발견한 취향의 경로일 뿐 정해진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해석으로 누군가 차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그는 꾸준히 차를 연구할 예정이다. 누구든 차의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멋지고 쉬운 지도를 그려나가면서! * 김진평 티 소믈리에는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 숙명아카데미에서 파티시에를 대상으로 하는 티 마스터 클래스에서 강의합니다. 글 이세진 기자 | 사진 박찬우


큐앤리브즈 성현진 티 마스터
한국의 지역색 담은 세계 최고의 차

한국을 대표하는 맛과 향을 찾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는 성현진 티 마스터.

성현진 티 마스터가 블렌딩에 사용하는 원료는 허브, 꽃잎, 과일, 곡물 등 1백 가지가 넘는다.

로즈버드, 콘플라워, 마리골드 등 형형색색의 꽃잎이 섞인 자태만으로도 향긋한 향이 느껴진다.

큐앤리브즈 쇼룸의 한 코너에는 크고 작은 식물 화분들이 소박한 정원을 이룬다.
노들역 근처 어느 골목을 거닐다 보면 은은한 꽃향기가 발길을 붙잡는다. 문 너머로 보이는 심플한 내부로 짐작건대 꽃집은 아니다. 이곳은 블렌딩 티 브랜드 ‘큐앤리브즈’의 쇼룸. 좋은 향기가 난 까닭은 찻잎에 있다. 18세기 대영제국 시절 전 세계의 아름다운 식물을 한곳에 옮겨놓은 큐가든Kew Garden의 ‘큐’와 잎을 뜻하는 ‘리브’를 합친 큐앤리브즈의 성현진 티 마스터는 좋은 품질의 찻잎을 베이스로 동서양의 식재료를 블렌딩한 차를 선보인다. 브랜드 전략을 전공한 그가 차에 푹 빠진 때는 영국 유학 시절. 하루에 서너 잔 이상씩 커피를 마시다 보니 어느 날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마침 ‘차의 나라’로 불리는 영국에 있으니 커피 대신 차를 한번 마셔볼까 싶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차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서 한결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덧 차를 통해 몸과 마음이 변화하는 시간은 그가 머문 자리에도 선명한 이미지를 덧입혔다. 찻잎 향이 공기 속에 퍼지고, 찻물을 입안에 머금고 음미하는 동안 완성되는 공간에 대한 기억. 단숨에 차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차 한잔으로 한국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차를 만드는 데 매진하는 이유다. 허브, 꽃잎, 과일, 곡물 등 1백 가지가 넘는 무궁무진한 원료를 블렌딩에 사용하지만, 특히 한국의 식재료를 차 원료로 새롭게 발굴하고자한다. 재작년에는 전국 팔도를 돌아다닌 끝에 전북 고흥에서 유기농으로 유자를 재배하는 농장을 찾았다. 이곳의 유자로 블렌딩한 ‘블랙 유주’는 2017년 국제미각심사기구 (iTQi) 차 부문에서 별 두 개를 수상하기도 했다(그는 이듬해 국내 최초로 국제미각심사기구 최고 등급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서울, 강원도, 제주도 등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블렌딩 티를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이름하여 ‘버라이어티’ 시리즈다. 평창의 특산물인 메밀을 우롱차에 가미한 웰컴차를 만들었는가 하면, 원주의 특산물인 닥나무를 복숭아와 조합하고, 제주 한라산에서만 서식하는 조릿대와 보리수로 허브차를 완성했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시간과 공간을 특별한 차로 담아내고 싶어요.” 그가 블렌딩한 차 한 잔에는 맛과 향, 그리고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다. 글 이승민 기자 | 사진 박찬우
* 성현진 티 마스터가 블렌딩 노하우를 전하는 클래스를 엽니다. <행복이가득한집> 정기 구독을 신청하신 분에게 큐앤리브즈의 블렌딩티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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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이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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