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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하는 크리스마스 요리 색의 찬미味
크리스마스 요리라고 해서 서양의 칠면조와 바비큐, 케이크만 있을까? 겨울에 살 오른 고등어와 꽁치를 비롯해 사과, 표고버섯, 두부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미리 만들어 준비하는 초대 요리. 겨울철 근사한 홈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마이즈미 노부코 셰프의 단순하면서도 폼 나는 이색 만찬을 눈여겨보자.

색으로 즐기는 한 끼 식사
메인 디시로 하코즈시에 스모크 푸드를 접목한 감잎 스시를 준비했다. 스모크 푸드(훈연)는 소금에 절인 고기나 생선에 연기를 씌워서 일정 기간 숙성해 먹는 보존식으로, 고등어나 꽁치 등 겨울철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생선을 주재료로 사용하면 좋다. 형형색색 화려한 비주얼이 시선을 끄는 것은 물론, 시간이 있을 때 미리 만들어놓으면 되니 마음까지 든든하다.


감잎 스시
재료(4인분) 밥 700g(1인분 스시 6개, 1개 29g), 초밥 초 40ml(식초 40ml, 설탕 2큰술, 소금 2작은술), 감잎 24장 스시 표고버섯 아마니(건표고버섯 50g, 간장 2큰술, 맛술 2큰술, 설탕 2큰술, 파각 1개, 표고버섯 우린 물 200cc), 꽁치 1마리, 고등어(중간 크기) ½마리, 시판 훈제 연어 적당량, 소금 약간

만들기
1 포뜬 꽁치와 고등어에 소금을 뿌려 키친타월에 올려 하루 정도 그대로 둔 후 남은 소금을 닦아내고 반나절 정도 자연 건조한다.
2 냄비에 포일 접시를 깔고 스모크 칩과 굵은 설탕을 넣은 뒤 불을 붙인다. 연기가 나면 망을 올리고 그 위에 ①의 생선을 올려 뚜껑을 덮고 10분 정도 중불에서 훈연한다.
3 건표고버섯은 물에 불린 후 채 썰어 분량의 조림 양념을 넣고 볶는다. 감잎은 씻어서 물기를 닦는다.
4 밥이 뜨거울 때 초밥 초를 골고루 붓고, 자르듯이 섞어 초밥 초가 밥에 잘 스며들도록 부채나 선풍기로 재빠르게 식힌다. 손에 초를 묻힌 뒤 밥을 29g 정도 떼어 쥐고 원기둥 모양으로 빚는다.
5 한쪽 손바닥에 표면이 아래쪽으로 가게 감잎을 놓고 가운데에 초밥을 올리고 스시 재료를 얹는다. 잎으로 잘 감싸서 양 끝을 접는다.
6 여민 부분을 아래쪽으로 해서 상자에 차곡차곡 담아 뚜껑을 덮은 뒤 무거운 것으로 눌러놓는다.



감자닭고기완자 수프
재료(4인분) 감자 400g, 닭고기 100g, 감자 전분 8큰술, 생강 1톨분, 간장 ½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멸치다시마 국물 4컵, 유자·어묵 약간씩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을 벗겨 굵직하게 썬다.
2 냄비에 감자를 넣고 감자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부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아 수분을 날린다.
3 삶은 감자는 으깨서 감자 전분을 넣고 잘 섞는다.
4 볼에 간 닭고기와 생강, 간장,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잘 섞는다.
5 ③의 감자를 떼어 3cm 크기로 평평하게 펴고 가운데에 ④의 닭고기를 올린 후 오므려 동그랗게 빚는다.
6 끓는 물에 ⑤를 넣고 떠오르면 건져낸다.
7 멸치다시마 국물에 ⑥의 완자를 넣고 유자와 고명용 어묵을 올려 낸다.


입맛 돋우는 곁들이 음식
호박과 사과 등 구하기 쉬운 재료와 허브를 이용한 전채 요리. 가장 먼저 내는 요리인 만큼 조리 과정이 쉬우면서도 메인 요리를 방해하지 않는 담백한 맛이 관건이다. 호박은 별다른 양념 없이 올리브유와 레몬을 더해 재료 본연의 단맛을 끌어올리고, 사과 샐러드는 훈연한 견과류를 곁들여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호박구이
재료(4인분) 주키니 호박(작은 것) 1개, 레몬 ¼ 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2큰술, 민트잎·소금 약간씩

만들기
1 주키니 호박은 5~6mm 두께로 도톰하게 썬다.
2 냄비에 물 1컵을 붓고 ①의 호박을 겹치지 않게 펼쳐 넣은 뒤 소금을 뿌린다. 냄비 뚜껑을 덮어 중간불에서 익힌다.
3 ②의 물이 끓으면 약한불로 줄여 2분 정도 찌듯이 익힌 후 불을 끈다.
4 ③의 주키니 호박은 건져 채반에 담고 얼음물을 끼얹어 색이 변하지 않게 한다.
5 레몬은 3mm 두께로 썬다.
6 접시에 물기를 뺀 주키니 호박을 담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뿌린 뒤 레몬과 민트잎으로 장식한다.



사과 허브너트 샐러드
재료 사과 1개, 견과류 ½ 컵, 양파(또는 에샬로트) ¼개, 펜넬 1줄기, 프렌치 드레싱(포도씨유 또는 올리브유 1큰술, 레드 와인 비니거 ½큰술, 소금·설탕 약간씩),

만들기
1 사과는 껍질째 도톰하게 반달 모양으로 썬다.
2 뚜껑이 닫히는 냄비에 포일 접시를 깔고 스모크 칩과 굵은 설탕을 넣은 뒤 불을 붙인다. 연기가 나면 망을 올리고 그 위에 견과류를 올려 뚜껑을 덮어 훈연한다.
3 양파는 잘게 채썬다.
4 접시에 사과와 양파, 훈연한 견과류를 담고 드레싱을 뿌린 뒤 펜넬잎을 올려 낸다.


술안주로 환상 궁합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후麸’는 밀가루 단백질(글루텐)이 주성분으로 국(우동)에 넣어 먹기도 하고 졸여 먹기도 한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필수아미노산의 섭취를 도와 전문점이 생길 정도로 주목받는 후를 기름에 튀겨 춘권 치즈 스틱과 함께 냈다. 맥주, 와인, 사케 등 주종에 상관없이 두루 잘 어울리는 담백하고 심심한 맛이 일품.


구루마후 피카타
재료(3~4인분) 구루마후 3개, 우엉 1대(80g), 감자 전분 2큰술, 식용유 적당량, 아마즈 앙카케(설탕 120g, 식초 120ml, 간장 120ml, 술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둥근 바퀴 모양의 구루마후는 물을 잘박하게 부어 천천히 불린다. 어느 정도 커지면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물기를 짠 뒤 소금, 후춧가루를 뿌린다.
2 우엉은 잘게 채 썬다.
3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르고 ①의 구루마후를 넣고 감자 전분을 뿌린 뒤 굽듯이 튀긴다.
4 채 썬 우엉을 바삭하게 튀겨 기름을 뺀다.
5 냄비에 설탕과 식초, 간장, 술을 담고 섞어 걸쭉한 아마즈 앙카케 소스를 만든다.
6 접시에 튀긴 구루마후를 담고 ⑤의 소스를 뿌린 뒤 ④의 우엉채를 올려 낸다.



춘권 치즈 스틱
재료 시판 춘권피 10장, 사과 ½개, 피자용 모차렐라 치즈 100g, 접착용 밀가루와 물·식용유·소금 적당량

만들기
1 춘권피는 한 장씩 떼어 낸다.
2 사과는 가늘고 길게 채썬다.
3 볼에 밀가루와 물을 넣고 섞어 걸쭉한 상태로 만든다.
4 춘권피를 마름모꼴 모양으로 놓고 ②의 사과와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뒤 길게 만다. ③의 밀가루 물을 가장자리에 발라 고정한다.
5 팬에 식용유를 붓고 170℃로 예열한 뒤 ④의 춘권을 빠르게 튀겨낸다.
6 기호에 따라 소금을 찍어 먹는다.


달콤 쌉싸름한 디저트
홈 파티의 마무리는 디저트. 과식 후에도 부담스럽지 않도록 두부를 활용하되, 찹쌀과 구로미쓰(흑설탕 조청)를 더해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고 쫀득한 식감을 살린 디저트를 제안했다. 기호에 따라 따뜻한 뱅쇼나 마차를 곁들이면 좋다.


두부찹쌀떡
재료(4~5인분) 연두부 175g, 찹쌀가루 150g, 단감½개, 구로미쓰(흑설탕 100g, 설탕 20g, 물엿 20g, 물 100cc), 콩가루·장식용 미니 사과 약간씩

만들기
1 볼에 연두부와 찹쌀가루를 담고 잘 섞어 윤기가 날 때까지 반죽한다.
2 ①의 반죽은 한 입 크기로 동글납작하게 빚은 뒤 끓는 물에 넣고, 떠오르면 1분 정도 더 삶아 찬물에 담갔다 건진다. 단감은 찹쌀떡 크기로 자른다.
3 찹쌀떡의 물기를 뺀 뒤 단감과 함께 아이스크림 접시에 올리고 구로미쓰 소스와 콩가루를 뿌린뒤 미니 사과로 장식한다.


이마이즈미 노부코 셰프
계절을 느끼며 오감을 충족하다

지난 10월 말 허브 요리 전문가 박현신 씨의 스튜디오에서 감잎 스시 워크숍을 진행한 이마이즈미 노부코 셰프.

레스토랑 노푸에서 판매하는 고추장과 블렌딩 소금.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홈 파티를 계획했다면 메뉴 선정은 물론 장보기부터 음식 준비에 마음이 바빠진다. 도쿄의 핫한 레스토랑 노푸Nofu의 이마이즈미 노부코Imaigumi Nobuko 셰프는 쉽고 간단하면서도 폼 나는 초대 메뉴로 하코즈시(상자 초밥)를 재해석한 감잎 스시를 제안했다. 감잎 스시는 초밥과 스모크 푸드를 접목한 메뉴. 초밥에 훈연한 생선을 올려 감잎으로 감싼 뒤 하루 이틀 숙성해 먹는 음식으로 3~4일 전부터 미리 준비할 수 있어 초대 메뉴로 제격이다. 훈연이라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절임-건조-살균의 메커니즘만 기억하면 된다. 고등어와 꽁치 등 기름기 많은 제철 생선에 소금을 뿌려 수분을 뺀 뒤 자연 건조하고(겨울에는 바깥에서 반나절 정도, 여름에는 냉장고에 랩을 씌우지 않고 3~5시간 건조한다) 연기를 입혀 살균하면 재료의 산화 방지는 물론, 풍미가 깊어진다. 이마이즈미 노부코 셰프는 냄비를 이용해 간단히 훈연했다. “꼭 야외 장작불이 아니어도 냄비에서 쉽게 훈연할 수 있어요. 냄비에 스모크 칩을 넣고 불을 붙인 뒤 망 위에 재료를 올려 뚜껑을 닫고 10분 정도 연기를 입히면 완성되죠. 스모크 칩은 가래나무, 참나무, 벚나무, 호두나무, 사과나무 등을 사용하면 좋아요. 찻잎을 태우면 좀 더 부드러운 향을 입힐 수 있고요.” 잎에 따라 다채로운 ‘자연’의 그러데이션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감잎 스시의 매력 포인트다. 올해처럼 감이 풍년인 해는 감잎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11월 중순쯤 구해 미리 소금물에 세척해 냉동하면 잎이 부드러워져 초밥을 감싸기 한결 쉽다. “훈연한 생선은 단조로 운 식재료의 맛을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어요. 그윽한 향은 후각을 자극하고, 씹을수록 고소하면서도 단맛이 돌죠. 생햄도 스시 재료로 잘 어울려요. 초대 요리는 맛도 중요하지만 근사한 프레젠테이션 또한 필요해요. 감잎으로 감싼 스시를 보는 순간 무엇을 먼저 먹을까 즐거운 고민이 시작되지 않을까요?”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8년 전 요리를 시작하며 도쿄 시내에서 20km 떨어진 사이타마시에서 레스토랑 노푸를 운영하는 이마이즈미 노부코 셰프는 일본에서 한국 요리를 가르치는 한국 요리 전도사이기도 하다. 서울을 마흔 번 이상 찾았을 정도로 우리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한국의 숟가락, 누비 소품, 보자기 등을 컬렉션하고 김밥, 잡채, 부침개 등 한국 음식을 재해석해 창의적인 메뉴를 개발한다. “한국 요리 교실은 도쿄에서 인기가 높아요. 한국 요리라고 하면 보통 매운 요리만 떠올리는데 잡채나 나물, 수제비, 닭한마리처럼 자극적이지 않은 건강식이 많거든요. 노푸에서는 제가 직접 담근 고추장도 판매하는데, 빵에 발라 먹는 스프레드로 활용하는 분도 계세요.” 그는 주변의 작가, 디자이너와 협업해 음식과 옷, 그릇 등 오브제가 함께하는 전시 개념의 팝업 다이닝을 기획한다. 요리 화보에 소개한 백자는 가시와기 시에Kashiwagi Chie(柏木千繪, カシワギチエ), 철 그릇은 와타나베 료Watanabe Ryo(渡 辺遼, ワタナベ リョウ)와 협업해 선보인 작품.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프랑스 가정식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웹사이트에 그날그날의 메뉴를 공지한다). 연말 일본 여행 계획이 있다면 레스토랑 노푸(@_nofu_)를 방문해 ‘고추장 스프레드’를 곁들인 프랑스 요리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주소 さいたま市浦和?北浦和 4-8-2 문의 nofu.info, 048-705-8698

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요리 이마이즈미 노부코(今泉宣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