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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인다실의 동지맞이 이웃사촌과 팥죽 한 그릇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 동지冬至. 예부터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동지는 작은 설이다”라며 중요히 여기던 절기다. 올해의 동지는 12월 22일 토요일이다. 옥인다실의 이혜진 대표가 팥죽을 끓여 이웃과 함께 동지 파티를 미리 즐겼다.

씹을 맛 나는 팥죽
매서운 바람을 헤치고 온 사람들을 위해 식전 음식으로 내놓은 팥죽. 달착지근하게 조린 밤과 삶은 팥을 올려 씹는 맛을 내고, 계핏가루를 뿌려 향긋함을 더한다.


옥인다실 팥죽
재료(4인분) 팥 2컵, 멥쌀 ½컵, 찹쌀가루 1컵, 껍질 벗긴 밤 12개, 설탕 1큰술, 꿀 1큰술, 물·계핏가루·장식용 삶은 팥 적당량, 소금 약간

만들기
1 팥은 흐르는 물에 헹구고 미지근한 물에 담가 4시간 동안 불린다.
2 멥쌀은 흐르는 물에 헹구고 체에 밭쳐 30분간 불린다.
3 찹쌀가루에 소금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섞은 뒤 동그랗게 빚어 새알심을 만든다.
4 냄비에 밤과 설탕을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자작해질 때까지 조린 다음 불을 끄고 꿀을 넣어 뒤적인다.
5 냄비에 ①의 팥을 넣고 물을 넉넉히 부어 한소끔 끓인다. 끓인 물을 버리고 다시 물 15컵을 부어 팥이 무르도록 끓인다.
6 믹서에 ⑤의 팥과 팥 삶은 물 4컵을 넣고 곱게 간다.
7 냄비에 ⑥과 멥쌀을 넣고 쌀알이 퍼질 때까지 끓이다가 새알심을 넣고 마저 끓인다.
8 팥죽을 그릇에 담고 ④의 조린 밤과 삶은 팥을 올리고 계핏가루를 뿌린다.


몸을 은은하게 데우는 고기 요리
예부터 동짓날에 먹던 전약煎藥(갖은 향신료와 한약재, 소 뒷다릿살을 넣어 곤 다음 차게 굳힌 음식)을 재해석했다. 돼지고기 목살에 팔각, 정향, 생강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재료를 넣고 뭉근하게 찐 요리다.


한방돼지목살찜
재료(4인분) 돼지고기 목살 1Kg, 계피 30g, 말린 생강 20g, 팔각 5조각, 정향 1큰술, 통후추 1큰술, 대추 12개, 꿀 2큰술

만들기
1 돼지고기는 덩어리로 준비해 찬물에 10분 동안 담가 핏물을 뺀다.
2 냄비에 ①의 돼지고기, 계피, 말린 생강, 팔각, 정향, 통후추, 대추를 넣은 뒤 물을 넉넉히 붓고 뚜껑을 덮어 중간 불에서 1시간 동안 삶는다.
3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면 꿀을 넣고 센 불에서 마저 조린다.
4 돼지고기를 건져내 한 입 크기로 썰어 그릇에 담고 체에 거른 국물을 고루 뿌린다.


동짓날 맞은 이색 닭 요리
해독과 이뇨 작용으로 약용 효과가 높은 팥. 동짓날에 팥죽 말고도 팥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 중 하나가 팥과 찹쌀을 가득 채우고 뭉근하게 끓인 닭백숙이다.


팥찰밥으로 속을 채운 닭백숙
재료(4인분) 닭 1마리(600~800g), 팥 100g, 찹쌀 100g, 표고버섯 3개, 대추 10개, 굵은소금 적당량

만들기
1 닭은 굵은소금으로 겉과 속을 문지른 다음 흐르는 물에 헹군다. 목과 꼬리는 가위로 잘라낸다.
2 팥은 흐르는 물에 헹구고 미지근한 물에 담가 4시간 동안 불린다.
3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②의 팥을 넣어 10분간 삶은 다음 체에 밭친다.
4 찹쌀은 흐르는 물에 헹구고 체에 밭쳐 30분간 불린다.
5 ①의 닭에 삶은 팥과 찹쌀을 채워 넣고 다리를 X모양으로 교차한 다음 요리용 실로 고정한다.
6 냄비에 ⑤의 닭을 넣고 물을 넉넉히 붓는다. 대추와 표고버섯을 넣고 뚜껑을 덮어 40분 동안 끓인다.


달콤하게 조린 밤을 올린 팥죽. 팥죽을 쑨 다음 전기밥솥에 담아 보관하면 손님 상에 따뜻하게 낼 수 있다.

양탄자가 깔린 대청마루에 앉아 각기 다른 소반에 차린 팥죽을 즐겼다. 그릇도 투박한 질감의 면기와 밥그릇, 매끈한 유기그릇을 고루 썼다.

고흥산 유자를 비롯해 감귤과 석류, 단감을 소담하게 담아 댓돌 위에 놓았다. 색 고운 과일 그대로 멋스러운 파티 데코가 완성되었다.

한국의 음식과 차는 물론 공예품과 골동품, 미술 작품 등 한국 문화를 교류하는 공간 옥인다실의 이혜진 대표

단옷날에는 부채, 동짓날에는 새해 달력을 선물로 주고받던 옛 풍습을 따라 일러스트레이터 니시슈쿠의 그림이 실린 2019년 달력을 나눴다.

웰컴 푸드로 준비한 통인시장 내 맛집 스마일꽈배기연구소의 꽈배기와 팥 도넛, 맞이술로 준비한 백화수복.

파티 전, 덴마크 빈티지 장에 정성껏 포장한 달력을 놓아두었다.

예부터 복과 안녕을 빌기 위해 문에 걸어두던 북어를 모티프로 모노컬렉션 장응복 대표가 선물한 물고기 인형.

모던한 부엌과 다이닝룸, 옛 한옥이 공존하는 옥인다실에 모인 이혜진 대표와 손님들. 왼쪽부터 조희정·서승모 부부, 김지은·폴 부부, 주재범·이혜진 부부, 조희정·서승모 부부의 아들, 서율. 

“동지는 기나긴 겨울을 맞기 전, 지난날의 나쁜 기억은 모두 잊고 따뜻하고 건강하게 보내자는 인사를 나누는 날이에요.” 종로구 옥인동 옥인다실의 이혜진 대표가 초대 손님 중 한 명인 재미교포 폴에게 동짓날의 의미를 들려준다. 20년간 궁중음식연구원, 궁중병과원, 숙명여자대학교 전통음식연구원 등 전문 교육기관과 요리 연구가 노영희와 오정미 등의 대가에게 요리와 푸드 스타일링을 배워온 이혜진 대표. 최근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차茶를 전공하기도 한 그가 옥인다실이라는 한국문화연구소 겸 문화 공간를 열었다. “매년 뜨개옷을 떠서 입고, 절기마다 장을 담근 외할머니에게 큰영향을 받고 자랐어요. 옥인다실에서 우리의 음식과 풍습, 공예품 등을 함께 연구하고 나누고자 해요. 차와 차 요리 수업도 하고요. 24절기에 맞춘 심야 팝업 식당도 열 예정인데 그 시작을 동짓날로 하게 되었어요.” 오늘 초대한 손님은 멀리 프랑스 파리에서 온 폴과 아내 김지은, 동네 이웃인 건축가 서승모·조희정 부부와 아들 서율, 이혜진 대표의 남편이자 포토그래퍼 주재범이다. 3 그리고 전통 조리법을 근간으로 보다 쉽게 만들 수 있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혜진표 동지 요리를 준비했다. 팥죽에는 씹는 맛을 더하려고 단물에 조린 밤과 삶은 팥을 올렸다. 양탄자를 깐 대청마루에 앉아 팥죽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동안 짧아진 겨울 해가 자취를 감추고 어느덧 어두운 밤이 되었다. 허기가 졌고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위해 둘러앉은 식탁 위에는 맞이술로 준비한 백화수복과 인근 통인시장에서 산 꽈배기와 팥 도넛이 놓여 있다. 갓 조리해 접시에 담은 건 통팥을 가득 채운 닭백숙과 한방돼지목살찜. “한방 향이 은은하게 감돌아 건강해지는 듯한 맛이에요. 담백하면서 부드러운 육질이 어우러져 따로 소금에 찍어 먹지 않아도 맛이 좋아요.” 조희정 씨의 말이다. 유자동치미국수와 시트러스청도 거뜬하게 비웠다. 파티의 대미는 일러스트레이터 니시슈쿠가 그린 2019년 달력 선물이 장식했다. “동짓날에는 예부터 버선과 달력을 주고받았는데 버선은 활용도가 낮을 것 같아, 달마다 다른 그림이 그려진 달력을 준비했어요. 따뜻한 그림체가 친구와 이웃에게 좋은 기운을 주길 바라면서요.” 그리고 이에 대한 답례로 멀리 파리에서 직접 그려 온 일러스트를 선물로 준비한 폴. “정성껏 만든 음식을 나눠 먹으며 긴 겨울을 응원하고 따뜻한 힘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의미 깊은 파티였고요.” 이웃사촌과 의미 있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옥인다실 이혜진 대표가 제안하는 동지 음식를 나누며 유난히 춥다는 올겨울을 응원하고 서로를 보듬는 시간을 가져보자. 한 해의 아쉬움과 섭섭함은 이내 비워지고 든든한 새 기운이 차오를 테니 말이다.


감기 예방 음식
옛말에 동지에 유자차를 마시고 유자탕에서 목욕하면 1년 동안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했고, 조선시대에는 왕에게 감귤을 진상했다. 비타민 C가 풍부해 겨울철에 섭취하면 더욱 좋은 시트러스 과일을 활용해 동치미국수와 달큰한 청을 만들었다.


유자동치미국수
재료(4인분) 소면 500g, 유자 2개, 동치미 무 1개분, 동치미 국물 4컵, 설탕 2큰술

만들기
1 유자는 껍질을 벗기고 과육만 발라낸다. 설탕을 뿌리고 실온에서 30분 동안 잰다.
2 동치미 무는 4cm 길이로 굵직하게 채 썬다.
3 소면은 끓는 물에 2분간 삶은 다음 찬물에 헹구고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4 그릇에 삶은 소면을 담고 체에 거른 동치미 국물을 붓는다. ①의 유자, ②의 동치미 무를 올린다.

시트러스 과일절임
재료(4인분) 오렌지 1개, 자몽 1개, 장식용 석류알 적당량 절임물 물 1컵, 설탕 1큰술, 꿀 1큰술

만들기
1 오렌지와 자몽은 껍질을 벗기고 과육만 발라낸다.
2 ①에 분량의 절임물을 붓고 냉장고에서 30분 동안 차게 식힌다.
3 그릇에 ②를 담고 석류알을 뿌린다.

글 이경현 기자 | 사진 민희기 | 요리와 스타일링 이혜진(옥인다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