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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食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이여 브라보, 마이 비건 라이프!

성연주 작가의 웨어러블푸드Wearable Food 시리즈 중 하나인 '가지'. 음식 재료를 먹는 행위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옷으로 재창조해 진실과 허구의 모호한 경계를 평화로운 이미지로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다. 단 하루만이라도 채식을 하겠다는 결심은 저녁 약속 자리에서 완벽하게 무너졌다. 채수에 된장을 풀어 맑게 끓인 찌개와 현미밥, 구운 두부, 양배추쌈으로 점심을 먹으면 뭐 하나. 이탤리언 레스토랑의 맛있는 냄새에 취해 나도 모르게 라구 파스타를 주문하고 말았다. 마늘과 올리브유로 만든 알리오 에 올리오를 먹겠노라 그리 다짐했건만! 한국을 비롯해 세계는 지금 채식 열풍이다. 국제채식인연맹(IVU)은 채식주의자를 “소와 돼지 등 육지의 동물은 물론, 물고기도 먹지 않는 사람. 우유나 달걀은 개인적 이유로 먹거나 먹지 않는다”라고 정의하며, 전 세계 채식 인구는 약 2억 명으로 추정한다. 기본적으로 육류를 먹지 않는 세미베지테리언을 제외하고 채식주의자는 크게 네 부류로 나뉜다. 식물성 식품과 달걀만 먹는 ‘오보’, 식물성 식품과 유제품만 먹는 ‘락토’, 식물성 식품과 달걀, 유제품까지 먹는 ‘락토 오보’, 마지막으로 식물성 식품만 먹는 완벽한 채식을 지향하는 ‘비건’이 있다.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해, 혹은 육식보다 윤리적이라고 생각해 채식주의자가 되곤 한다. 인간의 필요 에 따라 동물을 착취하는 행위가 옳지 않다고 믿으며, 동물 복지 운동에 힘쓰는 이도 많다. 이러한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면서 채식과 경제를 조합한 신조어 ‘베지노믹스’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작년부터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콩으로 만든 패티를 넣은 맥비건 버거를 선보였다. 콩을 사용한 고기와 버터 등 동물성을 대체하는 상품도 다양하게 쏟아졌다. 국내 스타트업 ‘더플랜잇’은 약콩두유를 사용해 순 식물성 마요네즈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동물성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채소의 식이 섬유를 더 많이 섭취하도록 돕는 제품을 개발하며,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채식 문화를 제안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유럽에서 채식은 이미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독일이 대표적인데, 인구의 약 9%가 채식을 선호한다. 유럽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독일 식료품점 ‘비건즈Veganz’는 매장 내 모든 제품을 비건 상품으로 구성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채식연합은 “국내 채식주의자는 전체 인구의 약 2%에 불과하지만, 잠재적 채식주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비건 레스토랑이 흔치 않고, 식품 정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일상에서 채식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유난을 떨어 주위를 불편하게 만든다” “식성이 까다롭고 예민하다” 등 사회적 편견과 주변 사람들의 핀잔도 한몫 한다. 채식과 육식을 둘러싼 건강 문제도 끊이지 않는 논란거리다. 극단적 채식은 건강상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기 때문.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채식만으로도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콩이나 두부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시금치와 깻잎 등 녹황색 채소를 통해 철분 공급이 가능하다. 그러나 섭취하는 단백질 식품이 다양하지 못할 경우 일부 필수아미노산의 결핍, 식물성 식품의 철분 흡수율이 낮아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라고 말하다. 그는 자신의 식생활과 여건, 질병력, 건강수준 등에 따라 채식 또는 육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채식과 육식은 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옳고 그름을 떠나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이를 위해 비건으로 삶의 2라운드를 시작한 사람들, 비건 식재료와 레스토랑 정보를 알차게 담았다. 그들의 삶과 식탁이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 당신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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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과 세트 제작 민송이ㆍ민들레 (7doors) | 도움말 강재헌(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종국(‘콩으로마요’ PRㆍ마케팅 매니저) | 참고 서적<채식 대 육식>(다른)

기획과 진행 김혜민 기자, 이정주 | 사진 이우경, 이기태 기자, 이서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