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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음식 문화가 녹아든 베트남 음식 다채로운 色과 味
중국과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은 베트남. 시대의 아픔을 이겨낸 후 독 특한 음식 문화가 유산처럼 남았다. 쌀과 고기, 해산물이 풍족한 자연환경을 토대로, 타국의 영향을 받은 음식이 다채로운 색깔로 발달해온 것이다. 베트남 퀴진 레스토랑 ‘안남’에서 맛 볼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전통 베트남 음식을 우리 입맛에 맞게 재현했다.

포Pho
삼모작이 가능한 농업 국가로 쌀이 풍성한 베트남의 명물은 단연 쌀국수다. 현지에서도 우리의 분식집처럼 어디에서나 쌀국수 전문점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 국민 음식이지만, 알고 보면 고기를 사용하지 않던 베트남식에 프랑스 요리법이 더해진 것이다. 이 쌀국수는 차돌과 양지, 사태를 여덟 시간 동안 푹 끓여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쌀면을 넣었다. 기호에 따라 고수와 라임, 베트남 고추인 실란초, 다진 마늘을 넣어 먹으면 더욱 풍부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코발트블루 컬러 찬기 두 개는 이정미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쌀국수를 담은 핸드 페인팅 볼은 하우스라벨 판매.


분짜BÚn Chả
베트남 북부, 특히 하노이에서 즐겨 먹는 분짜는 쌀국수나 볶음국수와는 또 다른 국수 요리다. ‘분’이라고 하는 쌀국수에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완자와 양상추, 적겨자, 어린잎 등 신선한 생채소를 곁들여 새콤달콤하고 차가운 느억맘 국물에 적셔 먹는다.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느억맘은 우리나라의 간장이나 고추장같이 음식 간을 맞출 때 쓰는 베트남의 전통 소스로, 투명하고 붉은빛이 돈다. 더위에 지쳐 입맛 없을 때 제격. 안남의 분짜는 스페인 흑돼지인 이베리코를 사용해 깊고 색다른 풍미가 느껴진다.

소스를 담은 볼은 이인진 작가 작품, 블랙 원형 플레이트는 김정옥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짜까라봉Chả cá lã vong
강황 가루를 섞은 밀가루를 입혀 튀긴 가물치 요리를 이르는 짜까라봉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즐겨 먹는 요리 중 하나다. 지글지글 튀긴 생선에 각종 허브와 채소, 땅콩 등을 푸짐하게 얹고 볶듯이 조리한 후 쌀국수와 느억맘 소스를 넣고 비벼 먹는다. 처음 먹을 땐 기름과 소스 맛에 압도되는 듯하지만, 먹을수록 생선과 채소 볶음의 고소함과 특유의 향이 매력적으로 어우러짐을 느낄 수 있다. 독특한 풍미의 하노이 맥주를 곁들여도 좋다. 사진 속 요리는 베트남식 가물치튀김을 응용해 민물 생선인 우럭을 튀긴 후 채 썬 파와 당근 등의 채소와 캐슈너트를 넣어 조리한 것.

냄비를 받친 핸드 페인팅 플레이트는 하우스라벨, 파채를 담은 미니 볼은 이인진 작가 작품, 국수를 담은 코발트블루 볼은 이정미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소스를 담은 작은 종지는 안남 소장품. 베트남 맥주는 안남에서 판매하는 ‘하노이 비어’.


냄Nem
‘반짱’이라는 라이스페이퍼에 고기와 버섯, 국수 등을 섞어 만든 소를 올리고 롤 형태로 말아 튀긴 베트남식 튀김만두다. 지금은 대중적 음식이지만, 베트남에서는 예부터 새해를 맞이할 때, 행사나 손님 접대 시 빠지지 않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는 롤을 통칭하는 ‘냄’, 남부에서는 다진 돼지고기를 그릴에 구운 소시지를 의미하는 ‘짜조’라고 부른다. 애피타이저로, 맥주 한잔 곁들인 간식거리로 즐겨도 좋다. 다진 돼지고기와 버섯, 양파 등으로 만든 소를 꽉 채워 넣어 한 입 베어 물면 뜨끈하게 입안에 퍼지는 육즙과 쫄깃하면서 바삭한 피의 식감이 조화를 이룬다.

그린빛 녹유 접시는 이세용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베트남 맥주는 안남에서 판매하는 ‘사이공 스페셜’.


반미Bánh Mi
밀가루와 쌀가루를 섞어 반죽한 베트남식 바게트 반미는 처음 베어 물 땐 바삭하고, 씹을수록 쫀득한 맛이 난다. 위는 돼지고기, 아래는 새우를 넣은 샌드위치로, 오이와 양상추, 스크램블드에그, 프라이드 어니언, 쪽파 등과 베트남식 칠리소스인 스리라차, 베트남 고추, 마요네즈를 섞어 만든 소스가 어우러져 한층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코발트블루 컬러 잔은 이정미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Com Ga 꼼가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반찬을 곁들인 밥보다는 볶음밥이나 덮밥을 많이 먹는다. 보통 쌀을 뜻하는 ‘꼼’ 뒤에 재료를 이르는 단어를 붙여 돼지갈비를 얹은 덮밥은 ‘꼼스언느엉’ 그리고 닭고기덮밥은 ‘꼼가’라고 한다. 베트남 쌀은 불면 날아갈 정도로 찰기가 없는 안남미다. 각자의 기호에 따라 특유의 꼬들한 식감을 별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안남에서는 차진 밥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 레몬그라스 향을 더한 매콤한 양념에 절인 닭고기를 숯불에 구워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토마토, 아보카도 등과 함께 올린 것.

앤티크풍 도자기 화병은 더올드시네마, 블루와 핑크 핸드 페인팅 볼은 하우스라벨, 덮밥을 담은 넓적한 주반유 접시는 김정옥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분보남보 Bún Bò Nam Bộ
분보남보는 한국의 비빔국수와 비슷한 요리다. 쌀국수 위에 불고기처럼 달큼하게 재워 숯불에 구운 쇠고기와 오이, 당근, 양파, 양상추 등의 신선한 채소를 듬뿍 넣고 다진 땅콩을 뿌린다. 식초, 느억맘, 라임을 넣어 만든 소스에 비벼 먹으면 새콤달콤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진 맛이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준다.

소스를 담은 볼은 이인진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핸드 페인팅 세라믹 볼은 하우스라벨 판매.

베따이짠Bê Tái Chanh
큼직한 포트에 양지, 사태, 소꼬리, 스지 등을 담고 육수를 부어 전골처럼 끓여 먹는 베트남식 어복쟁반이다. 함께 끓인 노루궁뎅이버섯, 황금팽이, 양파 등 채소와 고기를 간장에 다진 마늘ㆍ레몬그라스ㆍ느억맘을 넣고 맛을 낸 소스에 찍어 먹는다.

주반유 찬기는 김정옥 작가 작품, 앞에 놓은 코발트블루 찬기는 이정미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요리 안남(02-571-9412,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18 133호) 스타일링 민송이ㆍ민들레(7 doors) 스타일링 어시스턴트 심민주ㆍ지혜인(7 doors) 제품 협조 더올드시네마(070-8273-2018),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02-541-8484), 하우스라벨(070-4119-2566)

글 이정주 사진 김정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