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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뭐 먹지? 무궁무진한 부산의 맛, 명란젓
부산 초량시장에 가면 말간 분홍빛을 띠는 명란젓이 가판대에 줄지어 놓인 풍경이 펼쳐진다. “명란 이기 마 최고라예!”라고 외치는 상인들의 목소리엔 명란젓의 원조가 부산이라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 짭조름한 맛과 씹을 때마다 알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이 살아 있는 명란젓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특급 셰프 두 명에게 명란젓을 색다르게 활용하는 조리법을 물었다.

(왼쪽) 덕화푸드의 명란젓 (오른쪽) 대경에프앤비의 명란젓
우리가 막연히 일본 음식이라 알고 있는 명란젓의 원조가 부산이라는 것을 아는지? 이미 오래전부터 명태알을 소금에 절여 보관하며, 고춧가루나 마늘 등의 양념을 해먹곤 했다. 실제로 일본의 유명 멘타이코(명란)를 제조하는 업체 후쿠야의 창업자 가와하라 도시오는 부산 초량에서 맛본 명란젓 맛을 잊지 못해 일본에서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덕화푸드와 대경에프앤비는 규모가 가장 큰 명란젓 제조 회사로, 맛과 품질이 좋은 명란젓을 선보인다. 덕화푸드의 장석준 대표는 1993년부터 명란젓을 만들어왔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산 제조 기술 분야에서 명장 칭호를 획득했다.

일반적으로 재래식 명란은 미생물 번식과 유통상의 편리함을 위해 고염(15~20%)으로 제조한다. 덕화푸드는 짜고, 비리고, 비위생적이라는 명란젓의 편견을 깨기 위해 청주로 비린 맛을 잡으며, 염도가 4%인 저염 명란을 생산한다. 대경에프앤비 역시 1998년부터 명란젓을 만들어온 업체다. 매년 2~4월 중 알이 가득한 명태를 어획해 좋은 원란을 선별하고, 염도를 3.8%나 줄인 조미액에 침지시켜 48시간 동안 저온 숙성시켜 완성한다. 일반적으로 명란젓을 생으로 즐기는 이도 많지만, 팬에 구워 다양한 식재료와 섞으면 이색 요리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1 명란 브루스케타 2 명란 파스타
명란 파스타
1 팬에 올리브유(5큰술)를 두르고 마늘(10쪽)과 고추(1개)를 채 썰어 넣어 볶은 다음 명란젓(1쪽)을 터뜨려 한 번 더 볶는다.
2 ①에 화이트 와인(1/3컵)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인 다음 물(1컵)을 붓는다.
3 ②에 삶은 면(100g)을 넣고 조린 후 올리브유(약간)를 넣고 고루 섞은 다음 후춧가루(약간)를 뿌린다.
4 올리브유(약간)를 두른 팬에 명란젓(1쪽)을 넣고 겉만 살짝 익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5 볼에 ③을 담고 ④의 명란젓을 올려 채 썬 김을 뿌린다.


이지수 셰프 
캐주얼한 양식으로 변신하다 
“알이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는 덕화푸드의 명란젓은 일반 명란젓에 비해 염도가 낮아 생으로 먹기에도 부담스럽지않다. 구웠을 때 명란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되살아나는 것도 인상적이다. 오일 파스타에 잘게 터뜨린 명란젓을 넣으면 알이 오도독 씹히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무화과와 함께 즐기는 하몽 대신 명란젓을 사용해도 좋다. 리코타 치즈에 명란젓을 섞고 빵 위에 무화과, 구운 명란젓을 올려 브루스케타로 만들었다. 무화과의 달콤한 맛이 명란젓의 짭조름한 맛을 중화해주고, 식감을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1 명란돌솥비빔밥 2 명란버섯죽 
명란돌솥비빔밥
1 애호박(1/4개)은 반달 모양으로 썰고, 무(1/4개)와 당근(1/4개), 마른 표고버섯(2개)은 채 썬다. 고사리(20g)와 취나물(20g), 미나리(4줄기), 도라지(20g)는 데친다.
2 볼에 불고기용 쇠고기(40g)와 참기름(1큰술), 깨(1작은술), 채 썬 마늘(1작은술), 간장(약간), 소금(약간), 설탕(약간), 후춧가루(약간)를 넣어 재운 후 팬에 볶는다.
3 팬에 각각 ①의 채소를 넣고 참기름(1작은술), 깨(1작은술), 채 썬 마늘(1작은술), 소금과 후춧가루(약간)를 넣어 볶는다.
4 돌솥에 밥(70g)을 담은 뒤 ②와 ③을 옆옆이 놓고, 알집을 제거한 명란젓(1쪽)을 고명으로 올린다.



염정수 셰프
담백한 한식으로 즐기다
“대경에프앤비의 명란젓은 고유의 분홍 빛깔을 잘 띠며 염도가 낮다. 신선도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 모양과 크기가 적당해 요리하기 편하다. 짭조름한 명란젓은 그 자체로 소금 대신 활용할 수 있어 음식 간을 맞출 때 유용하다. 버섯죽의 경우 팬프라이한 명란젓을 올려 맛과 향을 더했다. 이때 바싹 익히지 말고 미디엄으로 살짝 익히는 것이 좋다. 돌솥비빔밥에도 명란젓을 넣으면 열에 익으면서 알이 톡톡 터지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짠맛이 더해져 고추장이나 간장 등의 양념이 따로 필요 없다.”


이달 ‘오늘은 뭐 먹지?’에서는 이지수 셰프염정수 셰프가 부산을 대표하는 식재료 명란젓을 활용해 다채로운 요리를 선보입니다. 브루스케타와 크로켓으로 브런치를 즐기거나, 명란국수와 명란돌솥비빕밥을 만들어 든든한 별식으로 맛보세요. 



요리 이지수(아미치), 염정수(부산웨스틴조선호텔 한식당 셔블) 스타일링 이소영 어시스턴트 이서린, 손영주, 고수민 명란 협조 덕화푸드(051-262-8163), 대경에프앤비(02-593-6163) 소품 협조 공예사랑(055-261-5208) 

글 김혜민 기자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