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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향 가득한 리몬첼로
레몬 껍질로만 만들어 특유의 신맛이나 쓴맛 없이 상큼한 레몬 향과 기분 좋은 달콤함이 일품인 리몬첼로를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레몬 담금술’쯤 되겠다. 소화를 돕는 이탈리아의 식후주로, 칵테일의 인기 재료이자 소스 대용으로도 훌륭한 리몬첼로의 다양한 쓰임새를 소개한다.


레몬 껍질로만 만든 이탈리아 가정의 담금술
우리나라에서 천연 소화제로 매실주와 오미자주를 음용하듯, 이탈리아에서도 소화제 대용으로 약처럼 즐기는 담금술이 있다. 이탈리아 가정에서 레몬으로 직접 만들어 즐기는 명물 술 리몬첼로 limoncello가 그것이다. 이탈리아어로 디제스티보digestivo라 불리는 입가심용 대표 식후주이기도 한데, 레몬의 신맛 성분이 위장의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제 기능을 활발하게 하도록 돕는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베이스 술로 사용하고, 일정 기간 발효시켜 만드는 등 우리의 담금술과 여러모로 비슷하지만 확연한 차이가 있으니 바로 껍질을 사용한다는 것.

“집에서 레몬으로 술을 담글 때 주로 알맹이만 넣거나 껍질째 썰어 넣기도 하는 반면, 이탈리아식 레몬 담금술인 리몬첼로는 알맹이는 버리고 껍질만 넣어 만들어요. 레몬 껍질로만 만들기 때문에 향이 강한 레몬으로 만들어야 제맛을 즐길 수 있지요. 아직 한국에선 생소하지만, 할리우드의 스타들이 자주 언급하면서 일본 등지에서는 소스로도 활용하는 등 유용하게 쓰는 과실주랍니다.” 음식 선물로도 제격이라 여름철이면 즐겨 만든다는 요리 연구가 메이는 레몬 껍질을 벗길 때 감자 필러를 사용하면 편리하며, 이때 껍질의 흰 부분은 쓴맛을 내기 때문에 많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유리병에 레몬 껍질을 넣고 알코올 도수가 40도에 이르는 보드카를 껍질이 잠길 정도로 부은 후 뚜껑을 덮어 그늘진 곳에 보관한다. 보드카 대신 정종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알코올 도수가 비교적 낮아 무난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소 일주일에서 40일 후 노랗게 레몬 색과 향이 우러나면 껍질을 건져내고, 시럽을 부어 고루 섞으면 완성. 단, 설탕과 물을 함께 끓여 만든 시럽은 식혀도 결정이 생기지 않도록 설탕을 완전히 녹여야 하며, 시럽과 술의 비율은 취향에 맞게 조절한다. 이렇게 하면 레몬의 쓴맛과 신맛은 쏙 빼낸 달콤 상큼한 나만의 리몬첼로를 만들 수 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데도 진한 레몬 향 덕분에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장점이에요.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해 그대로 마시기도 하지만, 칵테일이나 슬러시 등으로 만들면 무더운 여름밤에 제격이지요.” 그도 그럴 것이 레몬 껍질 속의 풍부한 헤스페리딘hesperidin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원기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약술이 바로 리몬첼로다. 생선, 해산물 등 비린내 나는 음식에 살짝 뿌리면 냄새가 가시고, 한소끔 끓이면 상큼한 향의 천연 조미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파운드케이크 등 베이킹을 할 때 반죽에 약간 섞으면 어른을 위한 디저트로도 더할 나위 없다. 최근 인기인 본연의 향과 맛이 풍부한 과실주를 직접 담가 보고 싶다면 시도해보자. 리몬첼로야말로 칵테일부터 디저트, 메인 요리로도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동급 최강 약술이자 천연 조미료다.


홈메이드 리몬첼로

재료 레몬 15개, 보드카 1L, 설탕・물 2컵씩
만들기
1 레몬은 소금이나 베이킹 소다를 껍질에 골고루 문질러 깨끗이 씻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①의 레몬은 감자 필러를 이용해 겉껍질을 벗긴다. 이때 하얀 속껍질이 두껍게 벗겨진 부분은 흰 부분을 칼로 긁어내듯 도려낸다.
3 깨끗하게 소독한 병에 ②의 레몬 껍질을 넣고, 완전히 푹 잠기도록 보드카를 붓는다. 최소 일주일에서 40일 동안 그늘진 곳에 병을 보관한다.
4 ③의 보드카에 레몬 껍질의 향과 색이 배어나오면 껍질만 체로 걸러낸다.
5 설탕과 물을 같은 분량으로 끓여 식힌 시럽을 ④의 국물에 부어 섞는다. 이때 국물과 시럽의 비율은 1:1이 적당하며, 단맛을 줄이고 싶다면 시럽양을 3분의 1정도로 줄인다.


1 리몬첼로 슬러시 슬러시 재료를 모두 섞어 얼린 후 포크로 긁고 다시 얼리기를 여러 번 반복할수록 얼음 질감이 부드러워진다. 또는 리몬첼로 시럽을 만들어 빙수 위에 뿌려도 맛있다. 
2 리몬첼로 소스 연어구이 리몬첼로를 끓이면 향긋하고 훌륭한 천연 조미료가 된다. 특히 생선 요리의 소스로 잘 어울린다. 
3 리몬첼로 파운드케이크 어른을 위한 디저트로 상큼한 향과 부드러운 술맛을 더할 수 있다. 음식 선물로도 더없이 좋다. 
4 리몬첼로 샴페인 칵테일 리몬첼로의 진가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칵테일이 제격. 베이스 술과 기본 재료에 리몬첼로를 약간 더하면 레몬 마티니, 레몬 모히토, 레몬 마가리타 등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리몬첼로 소스 연어구이
재료 연어(스테이크용) 300g, 올리브유 4큰술, 녹말물 1/2큰술, 레몬・살구 1개씩, 소금・후춧가루・로즈메리 약간씩 소스 리몬첼로 1컵, 레몬즙・레몬 제스트 1개분씩, 화이트 와인 2~3큰술, 버터 2큰술, 소금 1/4작은술, 설탕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연어는 소금과 후춧가루를 골고루 뿌려 매리네이트한다.
2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①의 연어를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3 소스 팬에 분량의 소스 재료를 모두 넣고 바글바글 끓여 체에 걸러 국물만 밭아 식힌다.
4 레몬은 모양대로 동그랗게 슬라이스하고, 살구는 반 갈라 씨를 뺀다.
5 ③에 ④의 레몬 슬라이스와 살구, 물과 녹말을 1:1 비율로 섞은 녹말물을 넣고 고루 섞어 걸쭉하게 농도를 낸다.
6 접시에 ②의 구운 연어를 올리고, ⑤의 소스를 부은 후 취향에 따라 로즈메리를 곁들여 장식한다.

리몬첼로 슬러시
재료 리몬첼로 2컵, 레몬즙 2큰술
만들기
1 볼에 리몬첼로와 레몬즙을 넣고 섞어 냉동실에서 얼린다.
2 ①을 조각내 분쇄기에 넣고 곱게 갈거나 포크로 여러 차례 긁는다.

리몬첼로 파운드케이크
재료 달걀 4개, 설탕 240~270g, 포도씨유 1¼컵, 중력분 290g,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사과 과육 2컵, 설탕 2큰술, 레몬즙・리몬첼로 3큰술씩, 레몬 필 1큰술, 장식용 리몬첼로・건과일 적당량
만들기
1 달걀에 설탕을 넣고 뽀얗게 거품이 올라올 때까지 거품기로 저은 다음 포도씨유를 넣고 고루 섞는다.
2 ①에 중력분과 베이킹파우더, 소금을 넣고 잘 섞는다.
3 냄비에 사과 과육을 작게 잘라 설탕, 레몬즙과 함께 넣고 끓인다. 과육이 다 익으면 불을 끄고 식힌다.
4 ②의 반죽에 ③과 리몬첼로, 레몬 필을 넣어 골고루 섞어 파운드케이크 틀에 붓는다.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40~50분 동안 노릇하게 굽는다. 5 ④의 케이크를 꼬치로 찔러 반죽이 묻어나지 않으면 오븐에서 꺼내 표면에 솔로 장식용 리몬첼로를 바른 다음 건과일을 올려 장식한다.

리몬첼로 샴페인 칵테일
재료 리몬첼로 1/4컵, 단맛 없는 샴페인 3/4컵, 레몬즙 2큰술, 오이 껍질・허브(민트, 로즈메리 등) 약간씩
만들기
1 컵에 오이 껍질과 허브를 약간씩 담는다.
2 다른 컵에 리몬첼로, 샴페인, 레몬즙을 넣고 잘 섞은 후 ①에 붓는다.


정성을 더하는 선물 포장법

액체류의 음식을 선물할 때는 포장에 앞서 병을 깨끗하게 소독해야 한다. 리몬첼로는 입구가 좁은 음료수병을 재활용하면 좋은데, 병 속에 알코올(증류주나 식품용 알코올)을 적당량 넣고 위아래로 여러 번 흔들어 소독한 뒤 깨끗이 세척해 키친타월에 바로 세워 말린다. 소독한 병에 리몬첼로를 가득 담아 패브릭으로 감싸 선물하면 정성을 더할 수 있다. 가로로 긴 패브릭의 모서리에 뚜껑 부분이 오도록 병을 눕혀 비스듬히 올린 후 병 길이대로 포개어 접으면서 감싸듯이 만다. 이때 병 바닥 부분에 여분의 패브릭이 남지 않도록 깔끔하게 접으면서 포개고, 양면 패브릭이 아닌 경우에는 프린트 부분이 바깥쪽을 향하도록 해 돌돌 만다. 병 윗부분에 길게 남은 패브릭은 한 손으로 잡아 모아 매듭을 짓고, 라벨을 달 것. 대부분 소스 등 액체류는 병째 냉장 보관하기 때문에 다른 소스와 헷갈리지 않도록 라벨이나 네임 태그를 붙이는 것이 좋다. 포장은 선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작은 배려에서 정성이 드러나는 법임을 잊지 말자. 

요리 메이(메이스테이블)

글 신민주 기자 | 사진 김동오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