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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식사를 위한 테이블 매너의 기본, 일식당 젓가락으로 음식을 주고받지 않는다
특별한 날 찾게 되는 고급 식당에서 우리는 약간 긴장하곤 한다. 내가 다른 이의 빵 접시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물잔이 어느 것인지, 샐러드에는 어떤 포크를 집어야 하는지 머뭇거리는 순간에 그렇다. 평소 테이블 매너에 관한 몇 가지 룰만 알아두면 그럴 염려가 없다. 혹 실수가 있더라도 무안해하지 말고 살짝 미소 지어 양해를 구하면 된다. 무언의 약속처럼 정해져 있는 룰을 기억하고 예의를 지키면 좀 더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매너는 형식이 아니라 즐겁게 식사하기 위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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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일품요리, 저녁은 코스요리를 권한다 일식당에서는 원하는 메뉴를 골라 적당히 주문하면 된다. 점심은 정식이나 도시락, 일품요리 위주로 선택하고, 저녁 식사는 먼저 생선회나 구이류, 튀김류를 안주로 먹고 식사를 주문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여러 가지 요리를 코스로 주문해서 함께 나누어 먹는다. 최고급 코스 요리인 회석 요리(가이세키 요리)는 전채, 맑은 국, 생선회, 구이, 조림, 밥 또는 면류, 후식 등이 순서대로 나온다.
초밥 먹을 때 생선회에 고추냉이간장을 묻힌다 일본요리는 먼저 나온 음식이나 가까운 데 있는 음식부터 먼저 먹는 것이 순서다. 국그릇은 뚜껑이 덮인 채로 나오는데, 뚜껑을 열 때 일본어 ‘노の’ 자의 형태로 뚜껑을 돌리면서 열어야 안쪽에 맺힌 수증기가 흐르지 않는다. 젓가락으로 건더기를 건져 먹은 뒤 그릇째 들고 국물을 마신다. 생선회는 담백한 생선으로 시작해서 기름진 생선을 나중에 먹는다. 보통 광어, 도미, 마구로, 방어 뱃살 등의 순서.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생선회 위에 고추냉이(와사비)를 얹고 살짝 말아서 간장에 묻혀 먹는 것. 이때 붉은 살 생선은 간장에 찍어 먹고, 흰살 생선은 약간 새콤한 초간장에 찍어 먹어야 생선의 맛이 잘 살아난다. 생선초밥을 먹을 때는 밥이 아니라 생선회에 고추냉이간장을 찍어 먹는다. 생선회를 벗겨내고 고추냉이간장을 묻힌다든지 초밥을 반으로 잘라 먹는 일은 삼가한다. 생선은 머리 쪽부터 꼬리 쪽으로 먹는다. 달걀찜은 젓가락으로 젓지 않고 앞에서부터 떠먹고 뜨거울 때는 그릇 밑에 종이를 받친다.
 
photo01 젓가락은 항상 젓가락 받침에 올려놓는다 식사 전에 서브되는 물수건은 활짝 펼쳐서 문지르듯이 닦지 말고 접힌 모양대로 펼쳐서 조용히 손을 닦은 뒤 접어서 다시 플레이트에 올려놓는다. 물수건으로는 ‘손만’ 닦을 것. 일본 요리를 먹을 때는 숟가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젓가락만 사용한다. 젓가락은 식사 중이거나 끝난 후거나 모두 받침 위에 올려놓는 것이 기본이므로, 번거롭다고 접시 위에 걸쳐놓지 않는다. 반드시 지켜야 할 매너는 젓가락과 젓가락으로 음식을 건네받지 않는다는 점. 일본인들에게는 죽은 이를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행위로 여겨지므로 삼가도록 한다.
 
 
1. 일식당의 테이블 세팅은 개성이 중시된다. 때문에 일식당 마다 다양하고 화려한 식기류를 사용하고 세팅이 조금씩 다르다. 공통된 룰이 있다면 젓가락을 가로로 놓는다는 정도. 처음에는 냅킨과 물잔, 젓가락만 있고, 본격적인 식사가 나오면서 밥그릇과 국그릇, 디너 접시, 튀김 바구니, 피클 그릇 등을 볼 수 있다.
2. 일식당에는 청주(사케)가 종류별로 준비되어 있다. 일본 술 청주는 어떤 요리에 어떤 청주를 매치시켜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호에 따라 좋아하는 맛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청주도 와인처럼 맛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음식에 따라 구별해서 마시면 술과 음식 맛을 모두 살릴 수 있다. 구이와 튀김이 주 요리라면 약간 쓴맛 나는 청주가, 흰살 생선회와 전복찜 등에는 단맛 나는 청주가 어울린다. 요리에 따라 어울리는 청주는 웨이터에게 추천을 부탁하는 것도 좋다.
 
문혜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