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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평의 살림 솜씨, 개수대 0.1평 부엌 풍경에 드러나는 나만의 개성
하루에 몇 번이고 서게 되는 개수대 앞. 이곳에서 주부들은 쌀을 씻고 생선을 다듬고 그릇을 닦는다. 이처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개수대는 주부의 살림 솜씨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곳. 작은 공간이지만 온전히 주부의 손끝에서 쥐락펴락하게 된다. 반 평짜리 살림공간 개수대, 어떻게 꾸며볼까?

환경도 배려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합성세제가 수질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사실이다. 하루 2만여 톤의 오폐수 중 생활하수가 80%를 차지하며 그중 개수대에서의 오염이 36%로 가장 높다(화장실과 목욕탕, 세탁 순으로 오염 물질의 양이 적어진다). 물 마신 잔 하나를 닦기 위해 세제를 쓰는 것은 아닌지? 지구를 사랑하는 일,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개수대에서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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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기 양념 용기와 트레이, 저울은 모두 카렐 제품. 행주와 철제 바구니도 카렐 제품. 하얀 비누 받침과 세제 받침은 태홈 제품. 해면은 폴리엠 제품, 아크릴 수세미는 이마트에서 판매한다.
2 얼마 전부터 인기를 끄는 아크릴 수세미. 세제 없이도 그릇이 말끔하게 닦인다.
3 숨김장 기능이 있는 개수대는 넵스의 ‘에센셜essential’.
4 끓는 물에 삶아서 햇볕에 말린 면 행주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좋은 행주의 조건은 물을 잘 빨아들이고 잘 마르며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 또 그릇을 훔친 뒤에 보풀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가장 위쪽에 걸린 행주는 무지에서 나온 ‘모기장 행주’로 가제 원단처럼 부드럽고 빨리 마른다.

개수대는 세균의 온상? 134,630, 567, 845. 이는 수세미와 싱크대 배수관 등에 서식하는 세균의 숫자다. 물기가 마를 날이 없는 개수대는 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춘 곳. 연세대 의대 의학공학교실 박종철 교수팀이 우리나라 가정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중 33%의 개수대와 행주, 수저통 등에서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비브리오균이 검출됐다. 이처럼 세균의 온상인 개수대, 집 안에서 가장 깨끗하게 관리되어야 할 공간이다.


기계가 알아서 해준다 “평생 손에 물 안 묻히고 살게 해줄게”라며 달콤하게 청혼하는 남자보다는 성능 좋은 식기 세척기를 믿어보는 게 어떨지. 아궁이에서 허리를 굽혀 불을 지피던 시절에 살림하던 이가 본다면 온갖 기계가 놓인 지금의 개수대는 천국으로 비춰질 것이다. 개수대에 자동으로 식품을 세척하는 기계,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젖병 소독기 등을 놓으면 시간과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다. 

1 아침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나서는 것은 정말 귀찮고 싫다. 흰색과 주황색의 대비가 상큼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는 루펜 제품으로 뜨거운 바람으로 내용물을 말려서 부피를 줄이는 원리로 작동된다. 커트러리가 꽂힌 연두색 통은 르크루제 제품. 컵 걸이는 무지 제품이며 컵은 리네로제 제품. 
2 식품 세척기는 청정무구 제품. 개수대에 올려놓고 쓰면 된다. 채소와 과일 등에 남아 있는 농약 성분을 없애주며 수저 등을 살균할 때도 편리하다. 
3 하얀색 비누는 폴리엠 제품으로 식기와 행주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분해가 빨라서 수질도 보호한다. 매일 물과 세제를 만지다 보면 손이 쉽사리 망가진다. 피부 보호 성분이 들어가는 세제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손을 보호할 수 있다. 글리세린과 참숯, 목초액 등이 함유된 주방 세제 이스라지(031-323-0283)는 순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었다. 
4 수세미 통은 프렌치 불 제품으로 칸이 세 개 있어 수세미와 세제, 비누를 모두 담을 수 있다. 아래쪽에 물빠짐 통이 있어 수세미를 쉽게 건조시킬 수 있다.


물 한 방울 없이 깔끔하다 부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품 부엌 가구도, 최첨단 주방 기계도 아닌 ‘청결’이다. 늘 물을 쓰고 음식이 있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곳, 부엌. 먼지 하나, 물방울 하나 없는 깔끔한 개수대를 원한다면 개수대는 스테인리스스틸 재질로 된 것이 좋다. 식기는 물론 의료 도구를 만드는 데도 쓰일 정도로 매우 위생적인 재질이니 믿을 수 있다. 

1 스프레이식 세제는 슈거버블 제품으로 칼과 도마, 행주 등에 묻어 있는 세균을 없애준다. 사용 부위에 뿌린 후 천이나 스펀지로 살살 문지르면 된다. 흰색 펌프식 용기는 카렐 제품. 속이 주황색인 용기는 태홈의 욕조용품으로 수세미를 담아도 된다. 철망으로 된 수세미 케이스는 무지 제품으로 칫솔꽂이로 나온 제품이다. 빨간색 스펀지는 폴리엠 제품. 행주를 담은 바구니는 이케아 제품으로 라움 스튜디오에서 판매. 유리 도마는 파이렉스 제품으로 눈금이 그려져 있어 재료를 썰 때 편리하다. 빨간 손잡이의 커터는 구찌니 제품. 
2 잘라서 쓸 수 있는 수세미는 이지 크리너 제품. 머리카락의 1만분의 1 두께의 초극세 섬유질 소재라 세제 없이도 기름때가 잘 닦인다. 
3 배수구에 놓는 싱크 세척 볼은 물때와 악취를 제거해준다.
4 스테인리스스틸 개수대의 얼룩은 소다를 물에 풀어 닦거나 전용 세제를 쓴다. 스테인리스스틸 냄비로 유명한 주방도구 브랜드 헹켈의 전용 세제는 적은 양으로도 효과가 좋다. 마른 천에 묻혀 얼룩진 부분을 닦으면 된다



눈이 먼저 즐거운 부엌 수세미와 고무장갑, 식기 등 소품 몇 개만 바꾸어도 분위기가 경쾌해진다. 30분을 서 있어도 즐거운 놀이터 같은 개수대를 꾸며보자. 마음에 드는 그림을 걸어놓거나 예쁜 라디오 하나를 놓아도 멋스럽다. 알록달록 색깔 있는 도구들이 놓인 개수대라면 딸아이가 설거지를 돕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1 도트 무늬가 화려한 접시와 파란색, 연두색 그릇은 프렌치 불 제품. 핸드 타월은 테리 갤러리 제품. 연두색과 빨간색 고무 주걱은 르크루제 제품. 고무장갑은 카렐 제품. 연두색의 채소 볼은 포커시스 제품. 볼에 담긴 유리 컵은 이케아 제품으로 라움 스튜디오에서 판매. 컵 전용의 노란색 수세미와 파란색 수세미는 세컨호텔 제품. 
2 원색의 주방도구는 프렌치 불 제품이다. 
3 베이킹 소다는 냄비의 묵은 때를 닦거나 채소와 과일을 씻을 때 쓴다.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도 효과가 좋은 천연 세제 중 하나. 
4 알록달록한 타월은 테리 갤러리 제품.

색깔로 식욕 다스리기 소품 색깔을 잘 고르면 다이어트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짙은 녹색은 쓴맛을 느끼게 해서 식욕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 강력한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파란색을 이용하도록. 파란색은 음식과 연결했을 때 쓴맛을 느끼게 하고 맛없어 보이게 한다. 보라색은 신비롭긴 하지만 부엌에 놓기에는 큰 매력이 없다. 쓴맛이 나고 음식이 상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