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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Milano Design Week
팬데믹 이후 밀라노는 디자인으로 다시금 활짝 피어났다.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전시회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Salone del Mobile를 필두로 밀라노 도심 전역에서 펼쳐지는 장외 전시 푸오리 살로네Fuori Salone까지 함께하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지난 6월에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가치를 고민하고, 품질과 혁신을 통해 미래의 가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아름답고 창의적으로, 때론 유쾌하게 제시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낸 우리 모두에게 주는 치유의 선물 같은 디자인 축제이던 2022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면면을 소개한다.


60주년을 맞은 2022년 밀라노 가구 박람회가 열린 로 피에라 전시장에는 1백73개국 26만 2천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예년의 활기를 되찾았다. 


2022 밀라노 가구 박람회 중 국제 가구소품 전시 부스 전경. 
6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가구 디자인 축제, 밀라노 가구 박람회
지난 6월 7일부터 12일까지 메인 전시장인 로 피에라Rho Fiera에서 열린 밀라노 가구 박람회가 예년의 활기를 되찾았다. 이번 전시는 여러모로 뜻깊다. 1961년에 3백28개 브랜드와 함께 시작한 이후 올해 60주년을 맞은 것. 코로나19로 2020년에는 한 차례 취소되기도 했지만, 2022년에는 2천1백75개 브랜드가 참가하고 1백73개국 26만 2천여 명이 관람한 명실상부한 초대형 박람회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 주제는 ‘디자인 위드 네이처Design with Nature’로 팬데믹 이후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듯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가치를 공고히 했다. 건축가 마리오 쿠치넬라Mario Cucinella가 큐레이팅한 주제관은 디자이너에게 친환경 소재를 기존 재료의 대안으로 소개하는 자리였다. 자원의 끊임없는 순환을 보여주듯 곡선형 상판이 길게 이어지고, 그 동선을 따라 토크 스테이지와 북 스토어, 푸드 코트 등을 다채롭게 배치했다.

주방 가전과 가구 트렌드를 보여주는 유로쿠치나 2022 전시 전경.
올해 주제인 ‘디자인 위드 네이처’ 전시에서는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재료를 대안으로 소개했다.
혁신적 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하는 신진 디자이너의 역량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디자인의 미래를 이끌어갈 35세 이하 영 디자이너 6백 명을 한데 모은 살로네 사텔리테Salone Satellite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전시장을 내어주는 것으로 든든히 지원했다. 조명 전시 유로루체Euroluce와 번갈아가며 격년으로 열리는 유로쿠치나EuroCucina 2022에서는 주방과 관련한 가구, 가전 트렌드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81개 브랜드가 참가한 가운데 최첨단 테크놀로지와 하이엔드 소재를 적용한 미니멀한 디자인이 각축을 벌였다. 주방 브랜드가 저마다 연구를 통해 선보이는 새로운 소재와 기술은 주방이 우리 삶의 중심 공간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주방 브랜드 파비타의 투토 미니 키친. 2m가 채 안 되는 주방가구 안에서 조리부터 식기 세척까지 해결 가능하다.

초개인화 트렌드와 하이엔드 주방을 접목한 팔퍼의 주방가구. 욕실 브랜드가 선보인 제품이라 더욱 흥미롭다.


작지만 밀도 있게 초개인화되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경향 덕분에 미니 주방의 디자인이 다채로워지고 고급화되고 있다. 공간을 절약하는 영리함과 밀도 있게 모듈로 구성한 디자인이 특히 놀랍다. 이번 밀라노 가구 박람회의 유로쿠치나에 처음 참가한 파비타(fabita.it)의 투토 미니Tutto Mini 키친은 콤팩트한 주방의 결정체를 보는 듯했다. 150~180m의 폭에 싱크 볼과 조리대, 식기세척기, 미니 냉장고까지 오밀조밀하게 담았다. 하이엔드 욕실 브랜드 팔퍼(falper.it)가 주방 가구를 새롭게 선보이며 고급 소재를 적용한 모듈식 미니 주방 스몰 리빙Small Living 키친을 출시했다.


이제 주방은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공간임을 눈으로 보여준 독일 주방 가전 브랜드 가게나우의 전시 공간.


유럽 시장 출시 전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


현실이 된 미래의 주방
비스포크 홈으로 맞춤형 주방 가전의 패러다임을 일군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출시를 앞둔 있는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를 전시장에서 먼저 소개해 주목받았다. 키친 패키지는 AI 기술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기반으로 더욱 쉽고 전문적인 조리가 가능한 ‘비스포크 빌트인 오븐’을 비롯해 식기세척기, 인덕션, 콤팩트 오븐 등으로 구성한다. 독일 프리미엄 주방 가전 브랜드 가게나우(gaggenau.com)는 밀라노 빌라 네키 캄파리오에서 주방의 미래를 조명했다. 가게나우의 혁신 제품을 중심으로 건축가, 디자이너, 주방 전문가 등이 참여해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공간이 되고 있는 주방의 역할을 보여주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미쉐린 스타 셰프 다비데 올다니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철학을 담아 디자인한 쿠치나앤도. 
아란의 헤리티지와 우아함의 상징인 볼라레Volare가 더욱 다양한 기능과 매력을 담아 2022년 버전으로 진화했다. 
조리대 가운데 실제 나무를 키울 수 있게 설계한 친환경 디자인의 상징인 오아시Oasi.
셰프가 사랑하는 키친
미쉐린 스타 셰프가 집에서 사용하는 주방 모습은 어떨지 상상했다. 분명 특별한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도통 구경할 기회가 없었는데, 의외로 유로쿠치나의 아란(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02-511-2155)을 통해 그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이탈리아 스타 셰프 다비데 올다니Davide Oldani와 아란이 협업한 쿠치나앤도CUCINAnD’O를 선보인 것. 다비데 올다니가 본인의 철학을 담아 디자인한 간결하고 유니크한 주방은 메인 조리대 옆에 섬처럼 둥근 테이블을 배치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요리책을 보거나 보조 조리대, 식사 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곡선이 주는 편안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양념이나 조리 도구, 그릇 수납은 필요할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동선을 적용한 점도 셰프가 제안해 더 믿음직스러웠다.

무엇보다 다비데 올다니가 중점적으로 고려한 가치는 지속 가능한 주방이다. 이를 위해 스테인리스와 블랙 알루미늄 등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적용하고, 나무 코팅 마감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지속 가능성은 아란 또한 가장 염두에 두는 가치로, 소재 선택과 제조 과정 전반까지 두루 살피고 실천한다. 여기에 끊임없는 기술 연구가 더해져 진화를 거듭하는 아란은 쿠치나앤도 외에 LAB13, 에리카ERIKA, 시파리오Sipario, 비쥬Bijou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방의 품격과 기술을 보여주며 관람객의 주방에 대한 안목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탈리아 브랜드 다다의 폴딩 도어는 음식 냄새 차단, 주방용 기구 수납이라는 기능과 함께 우아함의 미학까지 선보였다.


상판과 일체형의 인덕션, 상판 매입형으로 필요시 올라오는 후드 등 ‘감춤의 정점’을 보여준 보피의 주방 가구.


감춤과 간결의 미학
주방의 복잡한 기능은 보이지 않도록 숨기는 대신 간결한 시각적 미를 살리는 디자인은 공간을 확장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방 가구 다다(넥서스 1670-1950)는 2004년 출시한 티발리Tivali 2.0에 손쉽게 여닫을 수 있는 폴딩 도어를 적용해 선보였다. 음식 냄새를 차단하고 주방의 일정 부분을 숨길 수 있다. 우아함을 잃지 않도록 폴딩 도어의 마감재는 다양하게 마련했다. 보피(boffi.com)의 K-14는 미니멀한 구성의 정점이다. 특히 인덕션은 상판과 구분 없이 일체형으로 마감하고, 아래에 숨겨놓은 후드도 버튼을 누르면 올라온다. 


밀라노 가구 박람회 전시장과 밀라노 쇼룸에서 함께 전시한 LG전자의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냉장고, 주방의 보석이 되다
LG전자(lge.co.kr)는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밀라노 가구 박람회 전시장은 물론 밀라노 시내에 위치한 쇼룸을 통해 소개했다. 전시장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올레드 8K TV에서는 LG 시그니처 가전을 주인공으로 제작한 단편 영상<숨바꼭질(Hide & Seek)>이 상영되었다. 영상에서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몰테니&C와 협업해 가구와 가전의 우아한 시너지가 펼쳐졌으며 LG 시그니처 냉장고와 와인 셀러 등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담은 LG 시그니처 제품은 영상에서나 전시장에서 보석처럼 빛났다. 


주인공으로 거듭난 주방
집의 중심이 거실이란 법은 없다. 유로쿠치나 2022에서 이탈리아 주방 가구 에르네스토메다(02-6954-7323)가 제안한 주방을 보면 집의 주인공은 당당히 주방이 차지한다. 이탈리아의 예술혼을 주방 가구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에르네스토메다답게 계속 머무르고 싶은 프리미엄 주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주세페 바부소Giuseppe Bavuso가 2022년 신제품 사인SIGN을 디자인하며 적용한 최신 주방 디자인 트렌드 세 가지를 소개한다.

“이제 인테리어의 핵심은 주방”임을 천명한 에르네스토메다의 신제품 사인SIGN.


1. 가족의 라이프스타일 중심이 주방으로 이동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주방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주방은 명실공히 집 안의 중심이 되었다. 더불어 인테리어의 주인공이기도 하므로 디자인과 소재의 품격을 챙겨야 한다. 에르네스토메다의 신제품 사인은 거실 가구처럼 인테리어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미적 감성을 담았다.


에르네스토메다의 사인은 2백여 가지 마감재와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2. 보이는 주방으로 진화
주방이 인테리어 주인공으로 과감하게 드러남에 따라 남과는 다른 나만의 주방을 선호하게 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마감재와 컬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2백여 가지 재료를 갖춘 에르네스토메다의 사인은 보여주고 싶은 주방을 완성할 수 있다.


“팬트리 공간, 세탁 공간도 주방이다!”. 이것이 사인의 생각이다. 
3. 주방에서 이어지는 ‘백 시스템Back System’까지 고려하는 디자인
에르네스토메다의 사인은 팬트리 공간까지 주방 가구와 함께 디자인해 주방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인다. 기본 수납 구조물 외에 서랍과 이동 가능한 선반을 구성하고 와인 셀러, 심지어 세탁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맞춤형 디자인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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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효성, 김지혜 기자, 강보라 자료 제공 살로네 델 모빌레 사무국(salonemilano.it)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2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