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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디자인하는 즐거움 더쇼룸
어떠한 상품을 진열하는 공간을 일컫는 쇼룸. 하지만 이곳은 일반 쇼룸이 아니다.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디자인을 직접 체험하고, 영감을 얻는 총체적 경험이 가능한 곳이다.

더쇼룸의 라운지 전경. 높은 층고로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분기별로 가구 세팅과 디스플레이를 바꿀 예정이다.

라운지 반대편에서 바라본 전경. 1층에는 커피와 다과를 준비하는 작은 주방이 위치하고, 위층 유리창 안쪽으로는 더쇼룸 직원을 위한 사무 공간과 응접실이 자리한다.
‟백색 공간은 가능성으로 충만한, 깊고 완벽한 적막이다.”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가 남긴 명언을 이토록 잘 구현해낸 공간이 또 있을까. 신사동에 문을 연 더쇼룸은 어떤 공간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꽤 어렵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건축 사무소가 되기도 했다가 인테리어 회사가 되기도 하고,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회사나 전시·이벤트 기획사가 되기도 한다. 더쇼룸이 추구하는 방향은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이다. 단순히 자재와 디스플레이를 보여주기만 하는 일반 쇼룸이 아닌, 탄탄한 기획을 토대로 건축과 인테리어, 디스플레이까지 총체적 공간 구성을 직접 느끼고 체험하게 만든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더쇼룸의 곳곳에는 20세기 디자인 철학이 담긴 가구와 아트피스가 자리한다. 르코르뷔지에의 LC 시리즈 의자부터 찰스 레니 매킨토시의 힐 하우스 의자, 장 프루베의 스탠다드 체어 등 디자인 히스토리가 있는 아이코닉한 브랜드만 선별하는데, 특히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디자인 가구를 우선한다. 이곳을 찾은 누구나 디자인적으로 영감을 얻으며 직접 체험하면서 감각을 기를 수 있도록 한 것. 디자인 가구가 다소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는 같은 시기에 디자인한 코카콜라, 콘푸로스트, 타바스코 소스 등 조금 더 친숙한 제품 패키지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생활 속 디자인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곳을 기획한 우연주, 이윤영 이사는 앞으로 소개할 브랜드와 디자인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더쇼룸에서 사용하는 모든 가전은 가게나우Gaggenau라는 브랜드 제품이에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혈액을 보관하던 냉장고였죠. 이처럼 오랜 역사와 이야기로 1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랑받아온 디자인이 꽤 많아요. 저희는 그 디자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더쇼룸에는 오랜 세월 사랑받는 디자인 가구가 곳곳에 위치한다. 디자인에 스며 있는 깊은 철학을 더 많은 사람이 향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1층 갤러리에서 2층 사무 공간으로 이어지는 계단. 갤러리에서는 다채로운 클래스와 강연을 열 계획이다.

2층에서 내려다본 라운지 전경.
영감으로 채운 공간
공간은 크게 1층의 에디토리얼 숍과 라운지·갤러리, 2층의 사무 공간으로 나뉘는데, 그중 에디토리얼 숍은 매달 변모하는 더쇼룸의 기획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 1월 중순까지 연말·연초에 어울리는 선물 아이템 숍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 9월 이곳에서 크리에이티브랩과 함께한 비트라 기획 전시 <나와 마주하는 시간>은 깊이 있는 기획력으로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었다. 가구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회적 이슈에 맞게 가구를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더라도 단순한 대관보다는 그 브랜드를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또한 이 공간을 어떻게 브랜드에 최적화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제안하며 함께 풀어나간다.

“에디토리얼 숍은 더쇼룸이 큐레이팅한 제품과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아이디어, 지속 가능성, 예술성을 모두 갖춘 디자인 제품 중 저희와 함께했을 때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브랜드를 선별할 예정입니다.” 이윤영 이사의 말이다. 길게 뻗은 새하얀 복도를 지나 마주하는 라운지에서는 높은 층고와 통창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과 계절을 느낄 수 있다. 작은 주방이 딸린 이곳은 더쇼룸의 멤버십 프로그램인 더쇼룸 클럽 회원을 위한 휴식 공간이다. 1년에 1백 명의 회원만 모집해 프라이빗한 살롱 문화 공간으로 풀어나갈 예정. 멤버라면 누구나 지인과 함께 커피와 티, 디저트를 즐기며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앞으로 선보일 다양한 전시와 공연, 문화 프로그램에 우선적으로 초대받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우연주 이사의 설명. 벽에 걸린 그림부터 라운지에서 선보이는 메뉴, 몸이 닿는 의자까지, 오감을 만족시키는 총체적 경험을 가능케 한다.

“기프트 숍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호두까기 인형’을 주제로한 음악회로 이어지고, 그 음악회에서 마신 와인까지 가 닿아요. 이게 바로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자, 더쇼룸의 모습이죠. 2층의 사무 공간은 허먼밀러 제품으로 꾸몄는데, 이 역시 직접 사용해봐야 추천할 수 있다는 더쇼룸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에요. 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이곳에서 직접 경험하고 교감함으로써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을 느낄 수 있거든요.”

가게나우, 알레시 등 아이코닉한 소품으로 꾸민 주방.

매달 새로운 기획이 펼쳐지는 에디토리얼 숍. 1월 중순까지 선물을 테마로 한 기프트 숍으로 운영한다.

더쇼룸의 전반적인 기획을 총괄하는 우연주, 이윤영 이사.

Shop Card

공간 설계 더쇼룸
VMD 더쇼룸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53길 41
영업 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일요일 휴무)
문의 02-542-3911


#오늘의숍 #디자인스팟
‘디자인 스팟’은 <행복이 가득한 집> <디자인> <럭셔리> <스타일 H> 등 디자인하우스 에디터들이 선별한, 지금 가장 주목할 만한 상업 공간입니다. 카페와 레스토랑, 플래그십 스토어, 편집매장 등을 매월 각 매체의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매년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통해 올 한 해 가장 주목받은 숍과 매장을 발표하고, 오너·디자이너와 함께 흥미진진한 토크도 진행합니다. 디자인 스팟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공식 인스타그램(@designspot.dh)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 김민지 기자 | 사진 박찬우, 박경섭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