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살림 미학 삶의 질을 높여주는 타월
아침저녁으로 세안한 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보장하는 리빙 아이템으로 급부상 중인 타월. 다양한 크기와 질감과 무게로 출시한 제품 앞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이 기사를 눈여겨 볼 것.

호텔에서 제공하는 톡톡한 타월, 면으로 만들어 적당히 보송보송한 타월, 뱀부얀으로 만든 아주 부드러운 타월까지. 개개인의 취향이 다양한 만큼 타월 또한 다채로워졌다. 너무 많은 선택지. 괜찮은 제품을 가려내기는 점점 쉽지 않다. ‘진짜’ 좋은 타월은 어떤 것일까? 한국에서 타월에 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갔다. ‘송월’은 송월타올에서 시작해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한 국내 굴지의 타월 브랜드다. 김유라 대표는 ‘딱 들어보면 무게와 소재까지 아는’ 자타 공인 타월 귀신이다. 설립자인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라 유년 시절부터 수없이 많은 타월을 써봤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타월 컬렉션도 수차례 론칭했다. “지난 수십 년간 국민이 타월을 거저 받는 답례품 정도로 여기고 무시한 건 국내 수건 브랜드들의 잘못이겠지요.” 이제 그는 좋은 타월 하나만으로도 삶이 좀 더 충만해질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김유라 대표가 그만의 타월 체크리스트와 보관법을 공개했다. 

타월을 말할 때 가장 흔한 지표로 사용하는 것이 무게다. “전문가 입장에서 140g 이상이면 쓰기 좋은 타월이지요.” 그렇다고 무거운 것이 꼭 좋은 타월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실의 밀도. 타월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심지가 돋아 있다. ‘수’는 그 심지 주변에 실을 몇 개 심었는지 표시한 것이다. 예를 들면, 20수는 심지 구멍 하나에 20개 실을 심어 넣은 것.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간단히 쓰고 세탁하는 용도로 좋은 20수, 대중적으로 쓰는 30수, 얇은 실로 짜넣어 촉감이 부드러운 40수 등. 숫자가 올라갈수록 감촉이 부드럽다. 실의 소재도 무척 중요하다. 김유라 대표는 “카드사(carded yarn)보다는 코마사(combed yarn) 타월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두 소재의 차이는 빗질 여부. 빗질 공정을 거친 코마사는 잔털이 묻어나지 않아 좋은 타월을 가리는 지표같은 소재다. 



1 보풀이 적고 은은한 광택이 도는 세면 타월. 40 × 90cm, 꼬또네(02-1522-1347).
2 뱀부얀 소재 타월로 촉감이 부드러우며 텀블러 공정으로 볼륨감을 살렸다. 40 × 80cm, 송월(02-515-2300).
3 수분 흡수가 용이하도록 실의 고리를 자르지 않고 직조하는 테리 클로스 방식으로 제작했다. 45 × 85cm, 그란 제품으로 이르마홈(02-6356-1223).
4 취리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니나 헵팅Nina Hebting의 작업으로, 섬유 밀도가 높고 부드러운 투플라이 원사로 만들어 사용감이 좋다. 70 × 140cm, 프로테디마레 제품으로 룸퍼멘트(070-8865-1960).
5 개성 있는 컬러로 블로킹한 비치 타월로 100% 면으로 만들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70 × 130cm, 에르메스(02-542-6622).
6 면과 리넨을 와플 구조로 짜 내구성이 좋고, 도톰해 기분 좋은 감촉을 느낄 수 있다. 36 × 83cm, 콘텍스 제품으로 룸퍼멘트.
7 프리미엄 면 소재만을 사용한 비치 타월. 90 × 150cm, 반딕 제품으로 꼬또네.


좋은 타월 고르는 3계명
1 질감이 너무 부드러운 타월은 흡수력이 낮은 패브릭일 수 있으니 적당한 마찰감이 느껴지는 타월을 고를 것.
2 국내에서 사용하는 수건 걸이의 길이는 대개 50cm. 수건의 가로 길이가 50cm에 가까울수록 타월 걸이에 걸어두었을 때 미감을 더한다.
3 유럽 섬유제품 품질 인증인 외코텍스(OEKO-TEXⓇ) 1등급을 받은 제품이라면 믿고 사용할 수 있다 (1등급은 3세 이하 영·유아 인체헤도 해롭지 않다는 것).


어떻게 보관할까
1 타월을 세탁하기 전 반드시 물기를 말릴 것
타월은 젖은 상태에서 세탁하면 건조 후 잡내가 나기 쉽다. 세탁하기 전 행어에 널어 물기를 말릴 것.
2 드럼 세탁기보다는 통돌이, 일반 세탁보다는 울 코스
새로 만든 타월에는 섬유 찌꺼기가 남아 있다. 새 타월을 사용하기 전 잔털을 제거하는 게 필요한데, 마찰을 이용하는 드럼 세탁기는 잔털을 씻어내기에 적합하지 않다. 드럼 세탁기 사용 시 건조기를 함께 쓰고, 울 코스 세탁을 선택할 것
3 삶지 말고, 식초 1작은술!
소독을 목적으로 타월을 삶으면 털이 뻣뻣해진다. 타월을 빨 때 식초 1작은술과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을 넣어보자. 타월의 부드러운 결을 유지할 수 있고 세정 효과도 뛰어나다.
4 섬유 유연제는 금물
섬유 유연제를 넣어 타월을 세탁하면 섬유에 유연제가 코팅돼 흡수율이 낮아진다.
5 타월의 생명을 오래 유지하는 법
- 세탁 후 반드시 타월을 털어 말릴 것. 타월의 결을 매만지는 과정으로, 항상 새것 같은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욕실 안 수납장보다는 바깥에 따로 장을 짜 보관할 것. 욕실 안은 습기 때문에 균이 번식하기 쉽다.
- 아무리 잘 관리한 타월도 2년에 한 번씩 바꿔줄 것.


도움말을 준 김유라 대표는 패션 디자이너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각각 10년간 일했으며 경계 없이 현장을 누빈 디자이너다. ‘르베이지 메종’ ‘호텔 컬렉션’ 론칭을 성공적으로 이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세터이자, 타월 브랜드 송월의 대표이다. 상명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에서 특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글 박민정 기자 | 사진 이기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