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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오모앤코Duomo&co. 최항순 회장 안목의 고취高趣
트렌드를 초월하는 하이엔드 가구·조명·마감재 등을 소개하는 두오모앤코. 이 회사를 20년 가까이 이끌어온 최항순 회장은 취향이 분명한 사람이다. 좋은 걸 추려내는 감感과 매눈을 타고났다. 그의 관심사는 주업인 ‘주住’를 비롯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모든 것, 의衣와 식食, 라이프스타일, 예술, 문화 전반을 아우른다.

2019년 12월 오픈한 두오모앤코 신사옥에서 최항순 회장. 폴트로나 프라우가 자리한 1층에서 지하 2층까지 시선이 확 트이는 쇼룸 구조.
최항순 회장은 20여 년 전 두오모앤코를 설립하고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아르테미데Artemide, 스웨덴 바닥재 볼론Bolon, 독일 가구 월터 놀Walter Knoll, 이탈리아 욕실 가구 아가페Agape, 독일 주방 가구 불탑Bulthaup, 미국 가구 놀Knoll, 이탈리아 조명 플로스Flos, 최근에는 이탈리아 가구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를 론칭하며 가구·조명·마감재까지 모두 갖춘 하이엔드 리빙·인테리어 종합 회사로 키워냈다. “우리가 소개하는 브랜드가 굵직한 것만 열아홉 개이고 작은 것까지 합하면 마흔 개가 넘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라 해도 소재부터 기능, 디자인까지 감동을 주지 않으면 취급하지 않아요. 주방 가구의 경우 불탑 정도가 아니면 안 한다고 하고 오래 기다리다가 마침내 시작한 거죠.” 아르테미데를 론칭한 사연도 흥미롭다. 아르테미데 조명을 워낙 좋아하는 최항순 회장이 사무실과 쇼룸의 조명을 전부 아르테미데 제품으로 설치한 것을 아르테미데 본사 관계자가 인상 깊게 보고 계약한 것이다. “두오모앤코의 브랜드들은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각각은 아주 강한 성격이지만 한 공간에 놓아도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때마다 디자인이나 매출 면에서 기존 브랜드에 폐를 끼치지 않고 시너지를 일으키는지 고려합니다.”

최항순 회장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때나 해마다 연말이면 쇼룸에서 파티와 디자이너 세미나 같은 행사를 개최한다. 건축가, 디자이너, 브랜드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이 행사는 단지 새롭고 멋진 제품을 만나는 자리가 아니다. 디자인, 음악, 와인, 음식 등을 나누며 두오모앤코가 추구하는 ‘질적 삶’을 경험하는 자리다. 최항순 회장은 두오모앤코를 설립하기 훨씬 전인 1985년부터 이탈리아 곳곳을 다니며 그 나라의 유서 깊은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접했다. 디자인, 예술, 문화가 깊이 맞물린 그들의 풍요로운 삶은 그에게 ‘감동’을 주었고, 이는 일상과 사업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지상에서 지하 4층까지 이어지는 성큰은 지하 쇼룸에 자연광을 들이고 공기 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 주방 가구 불탑을 볼 수 있는 쇼룸 2층. 외부와 이어지는 벽돌이 모던한 불탑 가구와 대비를 이룬다.


6층의 레지던스. 두오모앤코가 소개하는 가구·조명·마감재를 사용해 세 가지 유형의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제안한다.
분명한 취향의 보고寶庫
최항순 회장이 두오모앤코 설립 초기부터 사용해온 사무실은 그의 취향과 다방면에 걸친 관심을 분명히 드러내는 공간이다. 그림과 사진 컬렉션이 늘어선 긴 복도를 지나 사무실 문을 열면 커다란 백자 달항아리가 눈에 들어온다. 사무실 한쪽 벽에는 대형 스피커와 진공관 오디오가 자리하고, 그 위 벽에는 페르낭 레제의 그림 두 점이 걸려 있다. 한눈에 훑어봐도 오랜 시간 취향과 안목이 축적된 공간이다. “여기 수납장 위에 올려놓은 액자 속 타일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가져온 수백 년 된 골동품이에요. 그 앞에 있는 백자 등잔은 우리나라 도예가 김성철의 작품이고. 저기 스피커 위에 있는 작은 돌 보이죠? 이탈리아 친구가 준 화강암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돌이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나무 작가가 제작한 느티나무 좌대에 올려놓았지요. 그 옆에 보이는 달팽이도 이탈리아 친구에게 선물 받은 건데, 이탈리아에서는 달팽이가 액운을 막아준다고 해요.” 이 방에 있는 물건마다 하나같이 사연이 있고, 어느 하나 우연히 그 자리에 놓인 것이 없다. 진공관 오디오와 스피커에 중점적으로, 그리고 벽과 천장에도 마구 붙어 있는 작은 나뭇조각들이 특이해 물으니 물리학자 김규택 박사가 ‘오디오룸을 튜닝한 것’이라고 한다. 방 곳곳에 있는 여러 모양의 나무 구조물 역시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를 모아주고 반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나는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고 호기심이 동하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에요. 아무리 유명한 사람 말이라도 무조건 믿지 않고 직접 경험해보려고 합니다. 경험은 지식을 넘어서는 지혜를 길러주죠.” 최항순 회장은 이탈리아에 가서 직접 담근 포도주를 마시고, 올리브 오일과 올리브를 스페인에서 수입해 먹는다. 수년 전 볼로냐에서 발견한 가죽 구두 브랜드를 여전히 애용하며, 거래처에서 우연히 본 그림이 마음에 들어 스페인 화가의 아틀리에까지 찾아갔다. 그는 종종 우리나라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와 작가의 첫 번째 한국인 고객이 된다.

테라스에서 바라본 5층 놀 쇼룸.

두오모앤코 신사옥을 완성한 전문가들. 왼쪽부터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김혜영과 김바래, 건축가 이영조, 최항순 회장, 조경을 담당한 권춘희, 두오모앤코의 영업기획 팀장 최승민, 그래픽 디자이너 최웅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종환.

쇼룸이 자리한 벽돌 건물 위에 레지던스가 중심이 되는 콘크리트 건물이 올라가 있는 두오모앤코 신사옥.

월터 놀의 제품으로 리빙 공간을 꾸민 9층 쇼룸.
유일무이한 건축 풍경
최항순 회장이 사업 초기부터 꿈꾸던 일이 두오모앤코 사옥 건축이다. 흩어져 있는 쇼룸을 한데 모으기 위해 2011년 사옥 부지를 마련하고 6년 가까이 구상한 끝에 2019년 12월, 지하 4층과 지상 10층으로 구성한 신사옥을 오픈했다. 최항순 회장의 오랜 지인인 옴니디자인 이종환 대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자처했다. “가구부터 마감재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두오모앤코 신사옥은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매우 보기 드문 공간이에요. 그동안 옴니디자인에서 수백 곳의 리테일 숍을 진행하며 축적해온 노하우를 활용했어요. 워낙 다양한 제품을 한데 담아야 해서 너무 과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지상으로는 건물을 한없이 올릴 수 없으니 지하를 적극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다. “지하를 쇼룸으로 사용하려면 빛과 환기가 아주 중요했어요. 15m 깊이의 지하 4층까지 자연광이 들고 환기가 잘되도록 성큰을 만들었지요.” 1층에서 지하까지 확 트인 시선과 지하 어느 층에서도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점 등 지하 같지 않은 지하로 완성한 이 공간을 최항순 회장은 가장 마음에 들어 한다. 건축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육중한 볼륨감, 외벽에서 안쪽으로 1m나 들어간 거대한 창(한옥의 처마처럼 빛을 충분히 들이면서 직사광선은 걸러준다), 지하 4층부터 지상 10층까지 평균 4.5m나 되는 실내 천장고, 건물 곳곳에 숨구멍을 내는 테라스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신사옥 건축을 맡은 비피아키텍츠의 이영조 대표는 6~8층에 마련한 레지던스를 무엇보다 강조한다.

대형 스피커와 진공관 오디오, 페르낭 레제의 그림, 터키 시장에서 구입한 러그. 최항순 회장의 관심사와 취향이 오랜 시간 축적된 사무실.

그림과 사진 컬렉션을 지나 사무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권대섭 도예가의 백자 달항아리가 보인다.

두오모앤코의 디자인 디렉터로 일하는 최항순 회장의 큰딸 최다미 실장과 영업기획 팀장으로 일하는 아들 최승민 팀장.

친구에게 선물 받은 작은 돌 하나도 그냥 놓지 않는 최항순 회장.
“레지던스에는 도시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세 가지 크기의 주거 유형을 제시했습니다. 두오모앤코가 단순히 가구나 조명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걸 보여주는 공간이죠. 세 개층에 레지던스를 배치한 것은 두오모앤코 입장에서도 큰 투자이면서 건축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최항순 회장은 이탈리아 카프레라섬까지 타고 간 작은 배안에서 ‘최고의 하이엔드’를 경험했다고 말한다. 그건 화려한 정찬도, 번쩍이는 은 식기도 아니었다. 매번 식탁보를 바꿔주는 섬세한 서비스였다. 최항순 회장이 두오모앤코를 통해 내보이고 싶은 하이엔드도 이런 디테일부터 시작한다. 높고 넓은 공간에 완벽하게 배치한 멋진 가구, 실내로 드라마틱하게 들어오는 햇빛, 계단마다 설치한 압도적 조명…. 하지만 이보다 먼저 감동을 주는 것은 신사옥 입구 손잡이를 폴트로나 프라우의 부드러운 가죽으로 감싼 세심함이다.


오픈 스튜디오
두오모앤코의 신사옥에서 최항순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공간을 둘러보고, 티타임도 즐겨보세요.

일시 2020년 1월 31일(금) 오후 2시
장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132길 25
참가비 무료
인원 10명
신청 방법 <행복> 홈페이지 ‘이벤트’ 코너에 참가 이유를 적어 신청하세요.

글 박진영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