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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당_양정은 대표 우리 가족의 뿌리를 생각하는 일

버터 곶감말이를 비롯해 호두강정, 육포잣, 김부각 등 와인 안주로 즐길 만한 한식 다과를 소박하게 차렸다. 와인은 호호당이 레이블 작업에 참여한 민화 와인 컬렉션 중 하나로 책가도 레이블의 블랑 드 누아 와인. 백자 그릇은 해인요, 병풍은 모리함 제품.

보자기 포장의 달인이자 전도사인 양정은 대표가 와인을 보자기로 감싸 매듭을 짓고 있다.
한국의 색이 담긴 생활 소품을 만들고, 보자기를 이용한 아름다운 포장법을 소개하는 호호당 양정은 대표가 이 칼럼의 세 번째 주인공이다. 그는 전통 식생활 문화 연구를 전공하고 한때는 한식당의 오너 셰프를 거쳤을 정도로 전통 음식에 관한 식견도 높을 터이니 과연 추석에는 어떤 근사한 상을 차릴지 궁금했다. 푸짐한 차례상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소박한 한식 다과상을 내왔다. “추석에 간소하게 차례를 치르는 것이 본래 차례 문화의 원형과 가깝다고 해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차례상은 매우 복잡하지 않았던가. ‘조율이시棗栗梨柿’나 ‘홍동백서紅東白西’ 같은 규칙도 공식처럼 따라 나온다. 그러나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설날과 추석에 지내는 제사인 차례茶禮는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으로 매우 간소한 예식이라고 한다. “가족 간의 화합을 다지는 데에는 맛있는 술과 안주만 있으면 그만이지요.” 잘 말린 곶감에 고메 버터를 두툼하게 썰어 만 버터 곶감말이가 비장의 메뉴. 추석은 불볕더위를 이겨내고 한껏 무르익은 작물로 풍요로우니 이보다 절정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순간은 없을 것이다. “수백, 수천 년 전 우리 조상이 그래 왔듯이 우리도 같은 날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죠. 잠시나마 나와 가족의 뿌리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할까요.” 그의 말대로 추석에 관한 기록은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서도 발견된다. 신라시대부터 음력 8월 15일은 중요한 명절로 여겨 술과 음식을 장만해 가무를 하며 놀았는데, 이를 가배라 했다고 한다. 명절 때마다 술 선물을 즐겨 하는 것도 그만한 연유가 있는 것이다. “마땅한 상자나 쇼핑백이 없을 때 보자기나 쓰지 않는 스카프로 포장해도 상관없어요.” 아마 이 선물을 받는다면 정작 와인보다 기 품 있게 싼 포장에 관심을 기울일지도 모르겠다. 보자기로 매듭짓는 일은 물건뿐 아니라 뜻깊은 순간을 묶어두는 것이기도 할 테니까.


행복 유튜브
호호당 양정은 대표의 한식 다과 및 와인 보자기 포장법 영상은 <행복>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승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