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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19 지금, 행복이 가득한 집 1
2019년 가장 큰 화두는 밀레니얼 가족. 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가족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방식은 기성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들에게 주거 공간은 구성원 개개인의 유연성과 균형감을 발휘하며, 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적정 행복의 장소다. 미디어와 디지털에 대한 친밀도가 높은 만큼 온라인 커머스 활동이 활발하고, 맞벌이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도우미 가전, 가정 간편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4월 3일부터 7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역시 밀레니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주목한다. 취미 활동과 휴식을 즐기는 동시에 자기 계발에 몰두하는 밀레니얼 가족의 ‘행복이 가득한 집’. 새로운 세대의 관점으로 리빙 디자인 분야에서 올 한 해 활약이 예상되는 트렌드를 짚어봤다.

1 활력 충전, 리빙코럴

화사한 침실을 만들어주는 침구는 자라홈.

옐로부터 핑크, 오렌지를 거쳐 레드까지 석양을 연상케 하는 컬러웨이가 돋보이는 공간은 코펜하겐 공항 라운지로, 노만 코펜하겐의 로프 소파, 서커스 스툴, 벨 램프로 꾸몄다.

톤 다운된 핑크 톤 모듈 소파 파노라마는 보날도 제품으로 웰즈 문의.

기하학 패턴으로 컬러풀한 색감의 묘미를 더한 카펫은 씨씨타피스 제품으로 보에 문의.

오리가미 패턴으로 구겨서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는 페이퍼 베이스는 페페 헤이쿱.
매해 색채 전문 기업 팬톤(www.pantone.kr)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색’은 단순히 트렌디한 컬러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2019 올해의 컬러는 리빙코럴living coral. 마치 살아 있는 산호초처럼 색을 통해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다는 의미와 함께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기 위한 사회적 메시지도 담고 있다. 또한 오렌지와 핑크의 중간으로 경쾌하면서도 보는 순간 따스한 느낌이 드는 이 컬러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초연결 사회에 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관계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정서를 어루만져주는 심리 처방전이나 다름없다. 산호초가 바다 생물의 안식처이듯, 리빙코럴 컬러를 공간에 적용하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오렌지부터 리빙코럴을 거쳐 핑크, 바이올렛 컬러까지 그러데이션하면 마치 오후의 반짝이는 석양이 물들 듯 공간에 활력과 낭만이 더해지고, 코럴과 대비되는 블루 컬러를 매치해 휴양지의 청량한 이미지를 전할 수도 있다. 딥 그린, 그레이와 매치해 포인트 컬러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 동글동글한 형태의 소파나 의자 커버링, 쿠션 등에 적용하면 어느새 화사한 봄 분위기로 변신한다.


2 패션을 입는 방식, 맥시멀리즘

스카프를 연상케 하는 앵무새 패턴 쿠션은 자라홈.

패션 사이트 매치스닷컴(matchesfashion.com) 에서는 구찌, 보테가 베네타, 로에베 등 패션 브랜드의 리빙 제품군을 선보이며 런던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남과 다른 개성과 자유로운 표현 방식이 중요한 시대, 패션에 이어 인테리어 분야도 맥시멀리즘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패턴과 패턴이 더해지거나 볼드한 컬러와 소재가 믹스되는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만나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로 맥시멀리즘 디자인의 매력. 구찌, 크리스챤 디올, 미쏘니, 티파니 등 패션 하우스의 홈 데코 오브제는 패턴과 색감을 다채롭게 활용해 하나만으로도 공간을 스타일리시하게 변모시키는 것은 물론, 자수나 폼폼, 프린지, 태슬 등 특유의 수공예적 디테일로 모던한 공간에 감수성을 불어넣는다.


3 모듈 가구로 디자인하라

샌드위치 기법으로 쌓아서 구성하는 빕의 모듈 주방.

컬러풀하면서도 모던한 보세의 모듈 서랍장.

책장, 장식장 등 수납 선반뿐 아니라 공간을 나누는 파티션, 스크린으로 활용 가능한 몬타나 프리 쉘빙 시스템.
모듈 가구의 매력은 기성품으로 완벽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방 아일랜드 바 하부장이나 TV장·책꽂이 등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용도를 정하는 것은 물론, 컬러와 소재, 마감 종류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완제품으로도 얼마든지 개인의 취향을 충족하고 인테리어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니즈에 맞춰 주방 가구까지 모듈 퍼니처가 등장했다. 빕Vipp(02-3463-7752)의 키친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벽에 설치하는 방식과 달리 가구처럼 각각의 모듈을 만들기 때문에 설치하기 편한 것은 물론, 공간에 맞춰 재구성하거나 이동할 수 있다. 몬타나Montana(02-543-0164)는 프리 쉘빙 시스템을 론칭했다. MDF 선반과 선반과 선반 사이에 날렵한 스틸 큐브를 고정해 위로 늘리고 옆으로 연장할 수 있는 제품으로, 칸막이를 원하는 사람은 크바드랏 패널을 추가 설치하면 된다. 독일의 지속 가능한 철제 모듈 퍼니처 보세Bosse(02-512-9162)에서 강조한 것은 컬러웨이다. 르코르뷔지에의 열두 가지 컬러를 적용, 군더더기 없는 고전의 힘을 보여주는 수납장은 그 자체로 모더니즘을 상징하는 오브제가 된다.


Interview_ 빕 수석
디자이너 모르텐 보 옌센

변화하는 삶, 그러나 변하지 않는 가치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빕이 모듈 키친 시스템으로 한국 주방 가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수석 디자이너 모르텐 보 옌센Morten Bo Jensen에게 모듈 키친 시스템의 가능성을 물었다. 취재 협조 이노메싸(02-3463-7752)

주방 가구는 붙박이식이 일반적인데, 모듈 키친을 개발한 배경이 궁금하다.
사용자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주방은 아무리 예쁘게 꾸며도 이사할 때는 가져갈 수 없지 않나? 빕 키친은 가구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사할 때도 해체, 재설치할 수 있다. 전문 셰프에게 정말 필요한 키친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 결과 퀄리티 측면에서도 디자인 측면에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키친을 만들 수 있었다.

지속 가능한 제품이라면 내구성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물론이다. 빕은 80년 전통의 스틸 제조 회사답게 스틸 소재를 활용한 제품에 탁월한 기술력을 지녔다. 빕 키친은 큰 프레임에 개별 캐비닛을 쌓는 샌드위치 기법으로 제작한다. 가장 중요한 프레임 부분은 압출성형(extruded)한 알루미늄을 사용해 2톤의 무게까지 문제없이 지지해준다. 모듈의 가장 윗부분은 4mm의 통스테인리스 스틸을 올려 마감하며, 모든 부속품 역시 자체 생산한다.

얼마나 다양한 구성이 가능한가?
블랙 컬러,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프레임, 파우더 코팅 등은 모두 동일하게 적용한다. 아일랜드 모듈(조리대)과 아일랜드 시팅 모듈, 월 모듈(일반적 싱크대 하부장, 작업대), 톨 모듈(키 큰 장, 수납장), 익스텐션 선반장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유닛이 다양해 공간 종류와 크기에 상관없이 원하는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 구조와 설치가 단순하고 콘셉트 또한 이해하기 쉬우며, 디자인이 심플해 어떤 곳에 두어도 잘 어우러진다. 아일랜드 모듈을 최대 6m까지 확장할 수 있어 전문가 키친에서 사용해도 손색없다(기타 다른 모듈은 무한 확장 가능!).

나이프 홀더, 실리콘 미끄럼 방지 패드 같은 주방에서 꼭 필요한 옵션이 포함된다고 들었다.
전자 기기가 빌트인 형식으로 들어가 있어 따로 전자 기기를 놓을 선반장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 전자 기기는 빌트인 형식이지만 기성 제품 중에서 국제 표준규격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한국 이노메싸 매장에 설치한 빕 키친 시스템에는 밀레 제품을 적용했다.


4 작지만 큰 삶의 무대


도시 유목민의 더 나은 삶을 모토로 다양한 공유 건축을 선보이는 미니 리빙.

간삼건축에서 출시한 이동식 주택 ODM. 세컨드 하우스는 물론 사무실, 라이브러리, 아틀리에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디자인 회사 빕에서 출시한 셸터.
주택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은퇴하면 공기 좋은 지방에 내려가 집 짓고 사는 귀촌 라이프를 꿈꿨다면(행복을 저만치로 미뤄뒀다면!), 행복의 빈도수가 더 중요한 밀레니얼 세대는 주말마다 캠핑을 떠나거나 교외에 작은 오두막(셸터)을 짓고 최소의 삶을 추구한다. 간삼건축(02-2250-6623)의 이동식 경량 목조 주택 상품인 ODM(오두막)은 이런 니즈에서 출발한 상품이다. 20m² 내외의 공간을 100% 공장에서 제작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운반하는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를 콘셉트로 지난해 판교 현대백화점에 완성된 집을 전시해 화제를 모았다. 상품은 공간 구성에 따라 거실과 주방, 화장실로 구성한 네스트Nest와 내부를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팝Pop, 팝 모델에 화장실을 추가한 팝플러스Pop+로 업그레이드했는데, 사무실이나 아틀리에, 라이브러리 등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BMW의 벤처 미니 리빙MINI LIVING(mini.com) 역시 ‘빅 라이프, 스몰 풋프린트Big Life, Small Footprint’를 모토로 최소한의 공간에서 가장 풍족한 삶을 누리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작은 공간을 알차게 활용하고 더 많은 이웃과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미니 리빙에서 추구하는 미래 주거의 청사진. 공기 필터링 기능이 있는 이동식 주택, 도시 한복판의 초소형 도서관, 기본 모듈의 다양한 조합으로 탄생한 코워킹 스페이스 등 지난 3년간 선보인 실험적 공간 전시 아이디어가 올해는 실제 공유 주거 공간으로 베이징, 뉴욕, 베를린에 펼쳐질 예정이다. 카렌시아·소확행을 꿈꾸는 이에게 넓지 않아도 잘 완성된 집을 제안하는 ODM, 한시적으로 다른 도시에서 한두 달 살아보고픈 글로벌 세대를 위한 미니 리빙의 공유 주거 프로젝트 모두 도시 유목민이 더욱 자유롭게 이동하고,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며 크리에이티브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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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현, 이경현 기자 | 일러스트레이션 박상혁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