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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 같은 건축 Best 7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맘때가 되면 사회 각 분야는 온통 잔칫집 분위기다. 각종 시상식과 행사를 통해 한 해의 노고를 곱씹어보고 마무리하기 때문. 건축·공간 디자인계 역시 연말에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 등불 같은 건축물을 찾아내 이를 귀감으로 삼고자 한다. 완성도를 기준으로 2018년을 빛낸 대표적 건축 공간을 소개한다.

KEB하나은행 삼성동 PLACE1
제36회 서울시 건축상 대상

ⓒ이재상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KEB하나은행의 지점을 한데 모아 복합 점포로 만든 프로젝트. 은행의 주 업무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방문자는 도서관, 카페, 음악 감상실, 갤러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3차원의 외관을 구성하는 콘크리트는 철근이 필요 없는 UHPC(초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했고, 1백38개의 아트디스크가 시간대별로 회전하며 감성적이고 지속 가능한 파사드를 연출한다.
설계 김찬중(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KB락스타 청춘마루
2018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장관상

ⓒ에이앤뉴스(H.S Kim)
사용 용도를 다해 폐기될 법한 낡고 오래된 은행 지점이 이색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KB락스타 청춘마루는 네 개의 연속된 계단 광장을 개념으로 한 밝고 유쾌한 공간이다. 총 네 개 층으로 구성한 계단형 열린 공간은 도시와 거리를 향해 열린 자세를 취하며, 내부에는 강연·공연·아카데미·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담아냈다. 특유의 노랑 계단은 홍대 앞의 소통과 열정, 배움과 여유의 따뜻한 메시지를 넉넉히 전해준다.
설계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진(이영수, 이현호, 장용순, 이경선, 김수란)+㈜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 부문 대상

ⓒAMOREPACIFIC 제공
기업의 본사 사옥은 기업이 추구하는 현재와 미래 가치를 공간에 십분 반영하게 된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본사는 단아하면서도 절제된 한국미를 현대적으로 구현해낸 오피스 건축의 수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도시 맥락에 맞춘 흰색의 사각 매스는 그 자체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건물 내부에 자리한 세 개의 정원과 루프 가든은 자연과 좀 더 가까이 호흡하고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게 한다는 배려가 담겨 있다. 건물의 저층부를 형성하는 대형 아트리움은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공용 문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이처럼 건물은 사회적 활력을 불어넣을 품격 높은 열린 커뮤니티 센터로서 모범적인 방향성을 오롯이 제시한다.
설계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 Architects)+㈜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영혼의 힐링 하우스 백양사 영각당
제29회 세계건축상 대상

ⓒ김종오
영각당은 호남 최대의 사찰인 고불총림古佛叢林 장성 백양사에 들어선 추모 공간이다. 영혼의 힐링 하우스로 불리는 건물은 지상 명부전과 지하 영각당을 리모델링한 것. 전통 사찰의 양식에서 탈피한 건축은 ‘浮부(뜨다)’를 기본 개념으로 영혼을 승화시켜 극락으로 인도한다는 적극적인 납골 문화의 시도를 보여준다. 간접조명으로 건축물 자체가 지상에서 떠 있는 것처럼 보이며, 전통 사찰 건축양식을 벗어나 투명 유리를 설치해 내부에서 백양산을 조망할 수 있다.
설계 윤경식(주.한국건축)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2018 그린건설대상

ⓒ에이앤뉴스
6천8백 가구, 총 67개 동이 들어선 용인 한숲시티는 가히 미니 신도시급 주거 단지로 불릴 만큼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단지 전체에 축구장 열다섯 개 크기로 조성한스포츠·라이브러리·칠드런파크·포레스트·피크닉·에코파크 등 여섯 개 테마파크는 숲과 자연을 닮은 근린공원처럼 다채롭게 펼쳐진다. 중심 가로 옆으로는 초·중학교와 도서관, 스포츠센터 등이 들어섰고, 근린공원과 테마파크가 한데 어우러져 절묘한 도시 풍경을 만들어낸다.
설계 ㈜무영종합건축사사무소, 도서관 & 스포츠센터/ ㈜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


기장 웨이브온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 부문 본상

ⓒ김재윤
부산 기장 해안에 들어선 카페 웨이브온은 ‘조망 쌓기’라는 독특한 개념을 내·외부 공간에 효과적으로 담아낸 핫 플레이스다. 아래층과 위층을 엇갈리게 배치한 건물의 매스는 기장 바다를 자유롭게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건축 장치가 된다. 시원스럽게 비운 건물 가운데 공간은 주변을 바라보기 위해 최적화했으며, 계단과 스탠드로 채워 역동적 동선을 만들어냈다. 건물 외관을 형성하는 타공한 노출 콘크리트 면은 침식 해안의 기암괴석을 형상화한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소나무와 한껏 조화를 이루고 절벽을 배경으로 가지런히 놓인 평상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좌식 문화를 표현한 것으로, 웨이브온의 공간을 풍성하게 엮어준다.
설계 곽희수(주.이뎀건축사사무소)


코오롱 One & Only 타워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서울의 대표적 도시 개발 지구인 마곡 지구에 새롭게 들어선 건물은 외피 방식의 차양 시스템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GFRP(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한 파사드는 태양의 일출과 일몰, 사계절 고도를 분석해 내부 공간으로 유입하는 자연광을 적절히 걸러준다. 수직으로 경사지고 분절된 매스와 반복적 패턴을 적용한 리듬감 있는 입면은 외부와의 관계성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내부 공간은 연구와 업무 시설을 분리했고, 수직적 개방감을 확보한 아트리움과 대형 계단은 소통과 교류의 기능을 강화했다.
설계 모포시스+㈜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김용삼은 건축 및 디자인 전문 언론 매체 저널리스트이자 문화 평론가이다. 현재 에이앤뉴스 편집국장, 에이앤프레스 편집장을 겸하고 있으며, 문화 기획자 및 출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 디자인디렉터이며, 2017 UIA 서울세계건축대회 언론홍보 부위원장을 맡았다.

글 김용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