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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가 환대하는 모던 프렌치 하우스
북유럽 스타일의 강세에 뒤이어 빠르게 성행 중인 모던 프렌치 스타일.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집이 고루해 보이기 십상이다. 아이들을 위해 넓고 환한 아파트로 이사한 마윤석・김현정 부부는 컬러와 디테일에 변화를 주며 모던 프렌치 하우스를 완성했다.

몰딩 장식의 가구와 화려한 금속 프레임의 중문이 조화를 이루는 현관. 가구는 짙은 블루 컬러로 도장해 현대적 감성을 입혔다. 거울로 제작한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내부에 별도의 수납공간이 나온다.

격자무늬 창틀과 샹들리에, 벨벳 소재의 가구를 조합한 다이닝룸은 이국적 별장을 연상시킨다.

패브릭 소재의 모듈 소파와 2인 소파는 비아인키노 제품으로, ㄷ자로 배치해 패밀리룸처럼 꾸몄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도록 가구는 최소한으로 배치한 점이 특징 .

예은이가 좋아하는 핑크 컬러와 아치형 문을 활용해 꾸민 방. 낮은 파티션 너머에는 아담한 아지트 공간이 있다.

호텔처럼 꾸민 가족의 욕실. 대형 욕조와 트윈 세면대, 샤워실과 화장실까지 모두 갖추었다.

작은 거실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고, 모듈형 벽걸이 선반을 활용해 서재를 꾸몄다.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평일에는 퇴근 후 돌아오면 식사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것이 현실. 짧은 시간일지라도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이유다. 첫째 마예은(10세)과 마예슬(4세), 마서진(3세)까지 세남매를 둔 마윤석・김현정 부부는 지난가을, 광화문에서 반포 자이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저희 집을 장만했어요. 10년 이상은 살 집이라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도 많았지요. 무엇보다 온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고, 밝고 따뜻한 분위기로 맞아주는 듯한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현정 씨는 웹사이트에서 인테리어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다가 디자인에이쓰리에서 작업한 ‘빛을 머금은 아파트 인테리어’라는 포스팅을 발견했다. 화이트 컬러와 골드 장식의 조합으로 클래식하게 꾸민 아파트는 부부가 머릿속으로 상상해온 집. 디자인에이쓰리와의 레노베이션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젊은 감성으로 재해석하다
“같은 인테리어도 그 곳에 사는 사람의 연령대와 취향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방배동 집은 연세가 지긋하신 노부부를 위해 정통 클래식 스타일로 꾸민 반면, 이번 프로젝트는 한창 성장하는 세 남매와 부부에 맞춰 젊은 감성으로 표현하는 점이 관건이었지요.” 설계를 맡은 이미림 팀장은 가족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거실과 키친&다이닝룸, 욕실을 가족실처럼 넓게 구성했다. 그리고 벽을 따뜻한 톤의 화이트 컬러로 도장한 뒤 웨인스코팅wainscoting 장식을 더해 모던 프렌치 스타일로 풀어냈다. 우리에게는 ‘몰딩’이라는 단어로 더 익숙한 웨인스코팅은 특유의 클래식한 느낌으로 공간을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만드는 마감법 중 하나. 마감재와 가구를 믹스 매치해 공간을 모던하거나 로맨틱, 또는 빈티지한 분위기로 연출하기도 한다. 게다가 컬러와 패턴을 활용하면 현대적 무드를 내기에도 그만! 이미림 팀장은 거실 벽에 웨인스코팅을 두 줄로 연출하고 한쪽 벽을 짙은 회색으로 도장해 클래식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여기에 군더더기 없이 모던한 디자인의 2인 소파와 ㄱ자 소파를 배치해 패밀리룸을 완성했다. 집 안에 가구를 최소한으로 배치하고, 각종 살림은 수납공간에 보관해 깔끔하게 꾸민 점이 포인트.

주방은 다이닝룸을 향하도록 레이아웃을 변경하고, 수납장과 아일랜드를 맞춤 제작해 빌트인 타입으로 꾸몄다. 특히 아일랜드는 앞・뒤쪽에서 모두 수납이 가능해 언제나 깔끔하게 정돈할 수 있다.

공간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에 한쪽에만 그레이 컬러를 도장해 포인트 요소로 활용했다.

남매의 놀이방은 베란다 쪽에 단을 올리고 하부 조명등을 넣어 아늑하게 연출했다.

취재가 끝날 무렵 마윤석・김현정 부부와 세 남매가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남매의 놀이방은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책을 볼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를 배치해 입식 공간으로 꾸미고, 베란다를 확장한 부분만 단을 올려서 블록을 맞추거나 카드놀이를 하기에 좋 은 좌식 공간으로 완성했다. 붙박이장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레고 모형으로 디자인했다. 욕실은 아이들이 집에서 좋아하는 장소 1순위. 세 자녀가 함께 사용하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크기의 욕조를 설치해 호텔이나 수영장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얼마든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대형 욕조와 샤워실, 화장실, 두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트윈 세면대까지 갖춘 욕실은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은 물론 베이지・그레이 컬러의 타일로 마감하고 심플한 거울과 제작 가구를 배치해 고급 스파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매일 저녁, 가족이 모여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다이닝룸은 집에서 가장 공들인 공간이다. “저희 가족은 주말마다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하는 편이에요. 저희 부부의 지인부터 아이들 친구들의 가족까지 초대하다보면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나가지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보다는 음식 맛이 못할 순 있지만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더 큽니다.” 베란다를 확장한 공간에 꾸민 다이닝룸은 가족 모두를 넉넉히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몰딩 장식의 유리창과 샹들리에를 더하니 유럽의 클래식한 주택을 연상시킨다. 다이닝룸이 베란다 쪽으로 한 발짝 옮 겨간 덕분에 한층 여유로워진 주방은 빌트인 타입으로 꾸미고, 대형 아일랜드를 11자로 배치해 수납공간을 넉넉히 마련했다.


공간을 물들이는 컬러의 힘
인테리어가 통일된 집은 정돈돼 보이는 효과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개성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집이 자칫 단조롭게 보이지 않도록 이미림 팀장은 곳곳에 포인트 컬러를 활용했다. “핫 핑크, 딥 그린, 코발트블루 같은 과감한 컬러는 공간을 더욱 경쾌하게 꾸며주죠. 웨인스코팅 장식을 벽이 아닌 가구에 넣기도 하고, 가 구 컬러에 맞춰 손잡이를 달리하며 조금씩 변주를 주었습니다.” 제작 가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방의 수납 가구와 아일랜드 가구는 딥 그린 컬러로, 현관의 수납장은 코발트블루 컬러로 칠한 뒤 금속 프레임의 중문을 설치해 소재와 컬러의 대비로 반전의 묘미를 더했다. 또 가구 도어마다 컬러와 몰딩 장식, 손잡이를 달리하니 공간마다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핑크를 사랑하는 첫째 예은이의 방은 아치형 문부터 침대 헤드보드와 붙박이 소파, 샹들리에까지 핫핑크 컬러로 골랐고, 보라색 벨벳 소재로 소파를 업홀스터리해 소녀의 사랑스러운 공간으로 완성했다.

“제작 가구의 장점은 사용자가 원하는 컬러와 크기, 높이로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안방 화장대도 제작한 가구인데, 아이들에게서 한시도 시선을 떼지 못하는 엄마를 위해 서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지요. 기성품보다는 가격이 비싸지만 사용자의 취향과 생활에 꼭 들어맞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랍니다.” 물론 기존에 사용하던 가구도 조화롭게 사용했다. 작은 거실에 유리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꾸민 서재는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거나 일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으로, 블랙 색상의 철제 모듈 선반을 활용해 벽 하나를 서가로 꾸미고, 짙은 그레이 컬러의 벽지와 블랙 컬러의 조명등, 기존 나무 식탁을 매치하니 어두우면서도 집중도 높은 라이브러리 공간으로 변모했다. 처음으로 인테리어를 한 집, 가족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사 오고 나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전에는 문을 열면 체리색 몰딩부터 눈에 들어오는 어두컴컴한 집이었는데, 지금은 바람대로 문을 열면 밝고 따뜻한 집이 맞아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도 모든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벌써 많은 추억이 쌓였답니다.”

글 이새미 기자 사진 박찬우 디자인 및 시공 디자인에이쓰리(02-2652-7171, www.a3design.co.kr)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