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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도시의 '문화'다 2017 건축상 수상작
도시 건축 비엔날레를 비롯해 UIA 서울세계건축대회, 서울건축문화제 등 2017년은 ‘건축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건축 관련 행사가 많았다. 그만큼 건축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 산업 이상의 문화적 가치를 담고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한 층위를 보여준 2017년 다섯 개의 ‘별’을 소개한다.

올해의 한옥 대상_ 천연동 한옥



‘한옥의 현대화’를 주제로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제7회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에서 <행복> 2016년 5월호에 소개한 박종서 씨 가족의 천연동 한옥이 대상을 수상했다. 천연동 한옥은 협소한 대지에 기존 한옥 공간을 효과적으로 재배치하고, 주방·침실·욕실 등의 생활 공간을 현대적으로 구현해 현대를 사는 한옥의 좋은 사례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계를 맡은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소장은 기존 한옥을 하나하나 해체해 상태가 양호한 자재는 그대로 사용하고, 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신재를 덧대는 등 기존 것을 유지 또는 재사용해 한옥 특유의 정취를 잘 살렸다. 천장이 낮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청마루를 10cm 낮추고 손님을 맞이하던 대청은 오픈 키친으로 구성. 아트리움은 마당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으면서도 가족이 모여 쉴 수 있는 훌륭한 안식처가 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설계 조정구(구가도시건축, 02-3789-3372) 사진 박찬우


제25회 세계건축상 수상작_ 목연리


인천대공원 내 목재 문화 체험장으로 설계한 ‘목연리’는 제25회 세계건축상(World Architecture Award), 한국건축가협회 엄덕문 건축상, 레드닷 어워드, 아메리칸 어워드(APP) 등을 수상했다. 목연리는 뿌리가 다른 나무들이 맞닿아 조화를 이룬다는 뜻으로, 나무를 경험하는 다양한 감각을 일깨우는 건축을 의미한다. 외벽에 설치한 높이 4m, 길이 30m의 키네틱 앰비언스 월kinetic ambience wall은 날씨나 사람의 밀도에 따라 공간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변화시키며 건축의 내·외부를 연결해 공감각적 경험을 일깨워준다. 세계건축상은 시대적 담론에 날카롭고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업에 주어지며, ‘목연리’는 동시대적 이슈를 창의적으로 해석해 미래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설계 한은주(소프트아키텍쳐랩, 02-797-9570) 사진 제공 신경섭


제35회 서울시건축상 대상·제40회 한국건축가협회상_ 한내 지혜의 숲


서울시건축상 대상, 한국건축가협회상, 대한민국공공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한내 지혜의 숲’은 월계동 한내근린공원 안에 자리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책 읽는 노원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와 주민들이 부담 없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이 주목적. 내부로 들어서면 바닥부터 천장까지 따뜻한 목조빛이 감도는 어린이 도서관을 마주하는데, 박공지붕 구조 아래 천장과 벽면 곳곳에 대형 유리창을 설치해 채광이 좋고, 주변의 우거진 숲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듯한 효과가 있다. 천장은 4m 정도로 높지만 책장 높이는 2m를 넘지 않게 설계한 것은 아이들의 스케일에 맞춘 배려. 지역 주민의 일상에 건축 공간의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 노력이 돋보인다.
설계 장운규·신창훈(운생동, 02-764-8401) 사진 제공 윤준환


제40회 한국건축가협회상 _ 다락다락 근린생활시설


다락다락 근린생활시설은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회사원 가족이 아파트를 대신해 현재의 행복과 미래 가치를 실현한 집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건물 1층은 건축주가 운영하는 카페, 2층과 3층은 임대 오피스와 원룸, 4층부터 6층까지가 건축주의 주거 공간으로, 노후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가ㆍ오피스ㆍ원룸 임대 세대까지 두루 갖추었다. 남북의 사선면은 정북의 사선 면과 대칭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박공 모양의 입면을 형성하는데, 이 곳이 바로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는 보너스 공간인 ‘다락’이다. 외부 단열 성능을 높이고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지붕 끝에서부터 경사면을 따라 1층 천장까지 스틸 강판으로 마감. 익숙한 골목 풍경에 단연 눈에 띄는 도발적 건축물로 꼽힌다.
설계 김찬중(더시스템랩, 031-701-2880) 사진 제공 김용관


젊은 건축가상_ 음성 디귿집


올해의 젊은 건축가상에 선정된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의 대표작 ‘음성 디귿집’은 마당을 가운데 배치한 ㄷ자의 평면 구조로 지은 소박한 단층집이라 더욱 이목을 끌었다. 아파트 생활을 접고 전원생활을 꿈꾸는 부부가 노부모를 모시고 살며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할 수 있도록 ㄷ자형 평면을 구성, 부모 존과 부부 존이 마주하며 가운데에 그 둘을 잇는 거실과 다이닝 공간을 배치했다. 시골에서 지붕에 덧댈 때 쓰는 골강판을 지붕 재료로 사용하고 미장 노출 천장, 서까래 구조 등을 더해 소박한 매력을 살린 것이 특징. 젊은 건축가상 선정에서는 건축물과 공간 환경의 완성도, 건축가로서 문제의식과 해결 능력뿐 아니라 앞으로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설계 서재원·이의행(에이오에이 아키텍츠, www.aoaarchitects.com) 사진 제공 진효숙

글 이지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