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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홍송으로 만드는 민속관의 고가구 좌탁 세월이 완성한 품격의 깊이
나무와 함께 살면 건강해진다. 목재는 자체적으로 호흡을 하는 천연 소재다. 목재 가구를 집안에 들여놓으면 자동적으로 실내 수분이 조절된다. 장마철에는 습도를 머금어 눅눅함을 덜어주고, 건조한 계절에는 습도를 뿜어낸다. 또한 나무에 들어 있는 피톤치드 성분은 살균 효과가 있어서 공기를 정화시켜주고 해충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준다. 최근에는 나무를 바닥에 까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편안해 보인다는 인테리어 효과도 있지만 소리를 흡수하는 나무의 성질이 층간 소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편안함을 닮은 원목 가구는 오래 사용해도 쉽게 질리지 않아 대를 물려서 사용할 수 있으며 색깔이 서서히 변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오래된 물건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 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주인을 만났을까. 그이들은 이 물건을 사용하면서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그들과 함께 오랜 세월을 보냈을 이 사물은 더 이상 단순한 ‘물건’이 아닌 역사를 증명하는 존재가 된다. 주변에 고가구가 있다면 한 번 눈여겨보자. 손 걸레질을 통해 얻은 은은한 광택은 화학약품이 흉내낼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진다. 앤티크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돈을 주어도 살 수 없을 만큼 비싼 것, 바로 시간이다. 그 시간을 앤티크 제품은 오롯이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통 한옥이나 사찰을 철거할 때 나온 고자재로 만든 가구는 오래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앤티크 마니아라면 누구나 탐내는 아이템.

목재는 가구로 제작하기 전에 일정 기간 바깥에 두어 비와 눈, 바람을 맞히고 때로는 따가운 태양빛도 쬐면서 길을 들인다. 나무는 비틀리고 수축하면서 고유의 모습을 잡아간다. 그런데 오래된 나무, 즉 고자재는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그러한 과정을 겪었기에 어떤 자재보다도 끈질긴 생명력을 품는다. 특히 소나무의 한 종류인 홍송은 도마로 이용될 정도로 단단한데 이것으로 만든 가구는 습기에 강하고 뒤틀림이 없다.
20여 년 동안 전통을 재현한 고가구를 만들어 온 민속관은 고가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이름이다.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귀한 고자재(주로 홍송을 사용한다)를 다듬어서 전통 기법으로 가구를 제작하는 곳이다. 20년 경력을 지닌 장인이 고서를 참고하고 골동품들을 모티프로 하여 고가구를 직접 디자인하는데 나무를 다듬어서 동백기름을 먹이는 일까지 약 50일이 걸린다고.

민속관 제품의 특징 중 하나가 나무를 짜 맞추는 기법인 장부맞춤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못이나 핀을 사용하지 않고 원목 자체에 조각을 하여 서로 끼워서 맞추는 기법이다. 이 기법을 쓰면 나무가 서로 견고하게 연결되어 외부에서 받는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습도와 온도에 따라서 나무가 약간 뒤틀릴 수 있지만 장부맞춤법 앞에서는 1mm의 뒤틀림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가구의 모양을 다듬으면 옻칠을 해야 한다. 옻칠은 나무 색깔에 따라 3~5회 정도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투박하던 나무는 은은한 빛을 얻고 중후한 멋을 뽐낸다. 또한 천연 옻칠은 살균 능력이 있어서 곰팡이나 해충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위생적이다. 옻칠을 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만 패이거나 굴곡이 있는 나무에 일정한 두께로 칠을 하는 것은 노하우가 필요한 일. 마지막으로 나뭇결이 더욱 잘 보이도록 광택을 더하는 동백기름을 두 번 칠하여 말리면 완성이다.

최근 민속관에서는 고가구의 매력을 누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에 신제품을 소개했다. 요새 인기리에 방영되는 드라마를 보다가 영감을 얻어 제작한 다도용 ‘황진이 좌탁’이 그것. 기존 다도 탁자의 경우 MDF를 가공한 것이 많은데 이 제품은 홍송 원목을 그대로 사용하여 더욱 귀하다. 민속관에서는 이 제품을 25만 원(정상가 33만 원)에 할인 판매한다.
문의 031-631-3974, 031-636-9496
www.mskgogagu.com


박은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7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