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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 그림이 거리를 거닐다 일러스트 전성시대
일러스트의 본래 뜻은 ‘시각적으로 어떤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삽화’. 그저 책 속 그림인 줄만 알았던 일러스트가 얼마 전부터 디자인 소품의 재기발랄한 이미지로 등장하더니만 급기야 쇼윈도, 담장 등에서 거리 풍경을 만들고 있다. 갤러리에서 ‘아트’로 당당히 전시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일러스트 전성시대다. 책갈피에서 빠져나와 벽걸이 그림으로 그리고 카페, 거리에서 당신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보내는 일러스트의 매력이 지금부터 펼쳐진다.

1 나무 그림 아래서 휴식하다
키 큰 나무 뒤 벽에 그 나무를 꼭 닮은 나무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삭막한 도시 풍경에 활력을 주는 것은 비단 땅에 뿌리를 내린 나무만이 아니다. 벽을 타고 오르는 나무 그림도 이 도시를 푸르게 채색하고 한 줌의 시원한 그늘을 선사한다. 스완 체어와 티 테이블은 모두 인디테일에서 판매. 삼청동 수와레 레스토랑 외관의 풍경이다.

2 선으로 표현되는 도회적인 세련미
흰 벽에 걸린 커다란 일러스트. 검은 선으로만 거칠게 그린 일러스트에서 도시적이면서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요즘 트렌디한 카페에서는 이처럼 펜으로 그린 듯한 일러스트가 작은 포인트에서 아트월까지 다양한 데커레이션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카페의 모던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이보다 효과적인 장식은 없다. 일러스트는 경연미 작품. 아티제 도곡점에서 만날 수 있다.


1 색과 선으로 이야기하는 벽
만화의 한 장면을 옮겨놓은 듯한 일러스트가 공간을 유쾌하게 만든다. 광택이 나는 시트지에 일러스트를 본떠 벽에 붙이면 빛이 반사돼 더욱 재미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러스트는 강승희의 ‘I've got a feeling we're not in wonderland anymore’. 청담동 C art Caf涌?가면 만날 수 있다.

2 커튼 속에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
멋있는 일러스트가 프린트된 패브릭 커튼을 달아도 좋다. 노란 단풍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앙상한 자작나무가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패브릭은 마리메꼬의 ‘카이쿠 Kaiku’. 침대 시트 위에 올려놓은 거리 풍경을 펜으로 그린 듯한 페브릭은 마리메꼬의 ‘헤트키아 Hetkia’. 모두 이현디자인에서 판매. 티 테이블은 티오도 제품. 베개와 쿠션은 K,One 제품.

3 유리창 위에 가꾼 꽃밭

밋밋한 통유리창에 유리용 색연필로 일러스트를 그려 넣는 건 어떨까. 장식 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바깥의 일상 풍경을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의 윈도 페인팅은 나난의 작품으로 자유롭게 부유하는 꽃과 나뭇잎이 아름다운 꽃밭을 이루었다. 플라워숍 알레에서 발견한 풍경.


1 선반 위의 유리컵과 작은 커피잔은 각각 서미앤투스와 카렐에서 판매하고 빨간색 액자는 인디테일에서 판매. 주름 모양의 볼은 티오도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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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일러스트가 그려진 접시와 컵은 음표를 의인화해서 간결하게 표현한 로얄 코펜하겐의 ‘뮤지카 Musica’시리즈. 헝클어진 빨간 털실을 그린 듯한 재기발랄한 플라스틱 접시는 리빙팩토리에서 판매한다. 와인잔과 커트러리는 모두 K,One 제품. 

3 눈길 끄는 일러스트 디자인

일러스트를 가까이 두고 일상 속에서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러스트가 그려진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의 감성이 느껴지는 삐뚤빼뚤한 선과 색감은 평범한 문구류, 생활 소품에 고유의 생명력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마저 특별하게 만든다. 

요즘에는 책 표지는 물론 내용이 일러스트 위주로 구성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책은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와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그리고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일러스트 오영욱), 알랭 드 보통의 <동물원에 가기>(일러스트 선현경), 야마다 에이미의 <나는 공부를 못해>(일러스트 윤태호) 등의 책 표지와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CD 재킷 역시 일러스트 덕분에 더욱 눈길을 끈다. 오른쪽의 둥근 나무 박스는 dcx에서 판매. 말이 그려진 작은 가방은 팀블룸에서 판매. 일러스트가 그려진 수첩과 노트는 모두 1300K와 dcx에서 판매. 타원형의 작은 가죽 케이스는 티오도에서 판매한다. 

1 젊은 작가들의 일러스트 갤러리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 작품을 하나 둘 모아 벽에 걸면 나를 위한 작은 갤러리가 완성된다. 이때 작품 중간중간에 엽서나 사진을 붙여도 좋다.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곳으로는 인사동 쌈지길에 있는 쌈지 아트 마트(02-736-0088)와 명동에 있는 일러스트 전용 갤러리 일러팝(02-773-2775)이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 젊은 일러스트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을 감상, 구입할 수 있으며 종종 작가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일러스트도 패션이다
패션에서도 일러스트는 빼놓을 수 없는 장식 요소가 된다. 간결한 일러스트로 시크함을 강조한 티셔츠, 자수나 비즈로 일러스트를 색다르게 표현한 가방, 일러스트를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패턴처럼 구성한 원피스 등 표현 방법에 따라 스타일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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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 야생동물과 꽃 일러스트가 그려진 플랫슈즈.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3 꽃 일러스트가 화려한 패턴을 이룬 실크 원피스.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앤티크 사이드 테이블과 유리병은 모두 K,One 제품.

박진영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