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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고 세련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즐기다 그녀에게는 멋, 그에게는 예술 . 그들에게는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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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빔과 합판으로 만든 창작공간노네임노샵

30년은 족히 넘은 오래된 건물의 8~9평 남짓한 공간. 이곳에 6명의 혈기 넘치는 20대 디자이너들이 작업을 하고 그중 몇명은 생활까지 한다. 정말 가능할까? 그러나 폐품과 숨겨진 공간 등 인식하지 못했던‘이면’에서 가능성을 끄집어내 의미있는 것을 만드는‘이면공작’을 추구하는‘노네임노샵No Name No Shop’디자이너들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합판과 검은색 철제빔, 공업 재료의 메카 을지로에서 구한 자재가 이들의 고민을 속시원히 해결해주었다. 철제 빔으로 사각틀을 짜고 여기에 합판을 붙여 마치 독서실 책상 같은 박스형 공간 6개를 만들어 완벽한 개인 작업실을 완성했다. 내부는 2단으로 나눠 윗부분은 책상으로, 아랫부분은 눕거나 잠잘 수 있는 침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박스형 공간은 바퀴가 달려있어 언제든 이합집산이 가능한 모듈형 디자인이다. 단돈 3백만 원으로 김건태, 이신혜, 이혜연, 전지향, 김종범, 박경옥 씨총6명의 책상과 의자, 침대까지 제공해 준 박스형 모듈 작업실. 전기 배선, 파이프가 드러난 낡은 공간이 멋지게 빛났던 이유는 바로 그 실용성과 무한한 확장의 가능성 때문이었다. 문의02-324-3528, www.nonamenosh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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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왼쪽 철제 빔으로 만든 작업대는 사다리로, 의자로 변형 가능하게 디자인되었다. 오른쪽 위 목공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고정도구는 옷걸이나 장식 요소로 활용한다. 오른쪽 아래 시멘트 포대를 재활용해 만든 쿠션.
2. 6명의 디자이너는 자신의 고유 영역에서 작업을 한다. 왼쪽부터 노네임노샵의 디자이너 김종범, 전지향, 이혜연 씨.
 
photo01 깊이있는 젊은 감각이 백미멀티숍A 랜드대표정은정

말쑥하게 차려입은 패션 코드를 감안하면 영락없이 클래식한 인테리어를 좋아할 것 같았다. 그러나 자칭‘감성만땅 장사꾼’이라 소개하는 멀티편집매장 A랜드 정은정 대표는 칠이 벗겨진 철제 캐비닛과 저울을 모으며 녹슨 파이프와 전기 배선이 드러난 공간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그야말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마니아다. 13년간 패션숍 머천다이징과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면서 젠 스타일에서 클래식까지 구사해보지 않은 스타일이 없었다는 그는 이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지난날의‘다채로운 방황’에 종지부를찍었다.“인위적이기보다는 자연스럽고, 톡톡 튀기보다는 깊이있는 스타일이 바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이더군요.”A랜드는 파벽과 폐교에서 구한 문짝, 마루재 등으로 허름한 공장창고처럼 연출한 후 여기에 정은정 씨가 해외에서 구입한 1950~60년대 인더스트리얼 가구와 소품을 조화시켜 10년은 족히 넘은 듯‘친숙한’모습으로 완성되었는데, 덕분에 오픈한 지1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역사가 오래된 매장처럼 느껴진다. 정은정 씨가 귀띔하는 스타일링 노하우. “같은 인더스트리얼 가구를 놓더라도 배경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가 나지요. 검붉은 파벽돌, 낡은나무 패널과 문짝 등으로 마감한 공간은 서정적인분위기가, 거친 회색 벽돌과 노출 콘크리트 공간은 도회적인 세련미가 느껴집니다.”야누스적인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매력은 명동에 자리한 A랜드에서 감상하고 또 구입할 수있다. 문의02-318-7654
 
photo01 철제의 남성적인 세련미가 압권패션숍 에크루 대표 이원종

마르탱 마르지엘라6, 추카, 닐바렛, 코스믹 원더…. 전세계 트렌드세터가 열광하는 아방가르드 패션 브랜드가 모여있는 숍 에크루. 하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미안하게도 옷보다 한층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검게 그을린 철제 캐비닛과 클로짓, 책상으로 변신한 건축 도면대, 그리고 장식장으로 거듭난 병원 캐비닛 등 오리지널 인더스트리얼 가구가 콘크리트 벽면을 배경으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처럼 담담히 놓여있다. 이는모두 이원종 씨가 프랑스, 영국등에출장갔을 때하나 둘사모은 컬렉션으로, 특히 그는유독 무채색 철제 가구를 고집한다. 예외라 하면 철제 프레임의 나무의자정도.“쉽게 질리지 않고 일반 앤티크 가구에 비해 과장되지않아 좋습니다. 철제의 차가움과 나무의 따뜻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남성적인 매력이 압권이지요.”이원종 씨는 얼마 전 매장을 지하까지 확장,이곳또한 같은 스타일로 연출했다. 다만 기존 매장이 노출 콘크리트 벽면인데 반해, 지하는벽면과 바닥 모두 흰색으로 처리했다. 사뭇 여성스러운 느낌이 든다 싶을무렵, 역시 무채색 철제 가구를 놓아 모노톤을 고수한‘남성적인 인터스트리얼스타일’이 눈앞에 펼쳐진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누구보다 감각적으로 연출할 수있는‘본능’을지닌 이원종 씨는 앞으로 이 분야에관한 컨설팅을 해보고 싶다고. 그러나 아쉽게도 에크루 매장의 인테리어 소품은‘not for sale’이니 당분간은 눈요기로 만족해야할듯. 문의02-545-7780
 
1. 왼쪽 폐교에서 구한 문짝으로 만든 피팅 룸. 오른쪽 영국의 빈티지 철제 캐비닛.
2. 왼쪽 높이 조절이 되는 빈티지 의자. 오른쪽 의사용 캐비닛을 상품 진열대로 활용하고 있다.
 
photo01 우주보다 무한한 영감을 주다멀티컬티 디자이너 임상봉

1996년독일에 미술 공부를 하리라 유학을 갔던 청년은 우연히 벼룩시장에서 마주한 1970년대의 기능성 뛰어난 조명등에 반해 그 날 이후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에 대한 호기심을‘컬렉션’으로 풀어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고 안목이 높아지면서 컬렉션 대상은 1970년대에서 1920년대 기계화가 붐을일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낡은 철제 스탠드에서 빛바랜 플라스틱 조명등까지…. 8년간 그가 모은 오리지널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은 현재 자신도 정확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자칭 멀티 컬티(multi culture의 의미로 성악도에서 미술학도로,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겸 아트숍 경영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활동한다 해서만든 타이틀) 디자이너인 임상봉 씨는 유독 둥글둥글한 조명등에 집착한다. “1969년닐암스트롱이 달나라에 착륙한 이후, 모든 인더스트리얼디자인은 달과 우주선을 닮아 둥글게 변해갑니다. 미지에 대한 동경이 빚어낸 미래지향적인 조명등은 묘하게도 안정감을 주고 상상력을 샘솟게 하지요. 그리고 당시처음 등장한 오렌지, 옐로, 그린등의 컬러는 기분을 경쾌하게 만들어줍니다.”임상봉 씨가 제안하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연출 비법은 우선 조명등부터 바꾸라는 것이다. 일명‘취조실등’이란 별명의 접시처럼 널찍한 철제 조명갓 또는 반원형의 공장 조명등은 그 하나만으로 공간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만큼 위력이 대단하다. 을지로 조명 상가나 인테리어 쇼핑몰에서 리프로덕션 제품으로 쉽게 구할 수 있지만,오리지널을 원한다면 해외 경매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문의 02-324-1448 www.sabol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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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아니면 창작도 예술도 없다미술작가 신기운

기계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 탄생할 수없듯, 신기운씨의 작품 또한 기계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다. 미술을 하지 않았다면 전자상가에서 컴퓨터나 기기들을 팔면서 기계를 보는 재미에 살았을 거라 말하는 그는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지만 어려서부터 기계 분해를 취미로 삼았던 덕에 기계를 활용한 독특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받침대를 만들고 글라인더를 설치해 일명‘창작용 기계’를 만들고, 여기에 핸드폰과 컴퓨터 키보드,영어 사전 등을 올려놓아 이를 몇날 며칠이고 가루가 될때까지 갈아버린다. 그리고 작가는 이 가루를 모아 또다른 조형물을 만든다. 가루는 빈캔과 병표면을 덮기도 하고 때로는 돈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어떤 것이든 기계에 갈면 결국 똑같은 가루가 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기원은 석유와 석탄 등의 화석 원료에서 비롯된 자연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단순 명료한 작업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사뭇 진지하다.
신기운 씨는 갈고 싶은 대상이 생길 때마다 이에 맞는 창작용 기계를 창작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하나 둘, 생김새 다른기계 자체가 조형 작품이 된다. 기능성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기계지만 비례와 균형 고루 갖춘 인더스트리얼디자인의 연장선에 서있다. 요즘은 마징가 제트 모형을 갈기 위한 작업이한창. 왜 마징가 제트를‘제물’로삼았는지 물어보니 그의 꿈, 기계 부품들을 조합해 로봇 조형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www.neoenergie.com에서볼수있다.
 
1. 1970년대 둥근 조명등으로 가득 찬 임상봉 씨의 아트 숍, 모두 그가 컬렉션한 것이다. 아래 우주선 형태의 라디오 겸 시계 .
2. 왼쪽 직접 제작한 ‘창작용 기계’ 로 사물을 갈아 없애는 작업은 돋영상으로 기록, 비디오아트로 거듭난다. 오른쪽 기계로 갈기 시작한 키보드.
 
이정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