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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데코 스타일의 매력! [아르데코스타일 2] 마치 탱고처럼, 직선과 곡선의 절묘한 궁합
아르데코 스타일은 1900~1930년,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에서 아주 잠깐 존재했다. 그런데 이 짧은 순간 속에 모든 현대적인 양식의 시초가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공예 시대에서 산업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등장한 이 사조는 뉴욕 크라이슬러 빌딩과 같은 건축에서부터 비롯되어 가구, 생활 소품, 패션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장식미와 기능성, 화려함과 단순함이 공존하는 이 매혹의 스타일은 올해 초반부터 파리를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리지널 아르데코 가구가 파리 현지 갤러리와 옥션을 통해 고가에 거래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벌써 몇몇 트렌드 세터들은 그 매력에 빠져 있는 상태다. 고급스럽지만 기계적이고, 화려하지만 모던한, 이 실험적인 스타일에서 새로운 인테리어에 대한 갈증을 풀어본다.

1 기하학적 패턴의 묘미
기본 형태의 반복, 동심원, 지그재그 등 기하학적인 패턴의 사용은 아르데코 스타일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아르누보가 수공예적인 방식으로 완성되는 연속적인 곡선을 강조하며 공업과의 타협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데 비해, 아르데코는 공업적 생산 방식과 미술을 결합시켰다. 기하학적 패턴이 등장했고 화려한 꽃문양을 쓰더라도 형태를 단순화시켰으며 반복 가능한 규칙적인 모양을 사용했다. 자주 등장하는 특징적 모티프로는 여성의 누드, 사슴이나 양, 식물 덩굴, 태양광선, 뾰족탑 등이 있다.
뒤로 보이는 사진 프린트는 1904년 완성된 독일 뒤셀도르프의 레스토랑 내부 인테리어. 테이블과 의자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존타Zonta의 제품으로 네오필에서 판매. 테이블 위의 촛대는 하우스 오브 스칸디나비아, 접시는 장식가게 고리 제품. 사진 실사 출력은 이프앤애드(02-2277-5963).

2 짙고 도드라지는 원색 색채 아르데코는 이국적 정서가 넘치는 러시아 발레단에서 영감을 받아 뚜렷한 색채 대비를 즐겨 사용했다. 이는 아르데코의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를 표현하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토파즈 블루, 그린, 오렌지 같은 선명한 색을 많이 쓰고 동시에 오리엔탈리즘의 영향을 받아 담회색, 청회색, 노란색, 군청색도 즐겨 사용했다. 실내 인테리어에서 색채를 마치 칸딘스키 그림처럼 분할 구도로 활용한 점도 특이하다.
왼쪽의 투피스와 모자는 아르데코 시대에 여성 패션의 혁신을 몰고 왔던 샤넬 제품. 책상 위 왼쪽에 놓인 볼은 하우스 오브 스칸디나비아, 토파즈 블루 화병은 네오필, 탁상시계는 제인 인터내셔널, 사각형 스탠드는 햄튼 제품. 책상과 의자는 네오필에서 판매.

대칭 구도가 만드는 완결성 아르데코는 새로운 건축에 어울리는 실내 인테리어를 고민하면서부터 비롯된 양식이었다.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 로에 등 아르데코 시대 건축가들이 새롭게 보여준 건축물은 대부분 직선적이며 장식이 없는 간결한 디자인이었고,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이는 실내장식과 가구 디자인으로도 이어졌다. 기계적인 추상 형태나 직선을 대칭으로 배열해 공간을 장식하고, 전체 틀을 이루는 형태 자체도 대칭을 이루도록 했다. 이러한 대칭 구도는 직선, 기하학적 패턴과 함께 기능적이면서도 완결되고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호화로운 소재, 고급스러운 질감 아르데코는 단순화된 디자인에 화려함을 줄 수 있도록 마호가니, 티크, 흑단, 자개, 진주, 상아 등 귀한 소재를 아낌없이 썼다. 당시 인도, 남아메리카 등 식민지에서 새롭게 접한 고급 소재가 사용되었음은 당연하다. 또한 산업화되기 시작한 시대를 반영하여 유리, 알루미늄, 크롬, 니켈 등 현대적인 소재를 동시에 사용했다. 고급스러운 자연 재료와 신문물의 산업 재료가 만들어내는 조화는 아르데코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든다.
왼쪽에 놓인 과감한 스틸 프레임 거울은 장식가게 고리 제품. 기하학적 디자인의 장식장은 네오필에서 판매한다. 유리로 만든 새 오브제는 뮤지엄 컴퍼니, 자개함은 더원, 진주가 장식된 체인 목걸이와 녹색 대리석 라이터는 샤넬, 별 오브제는 아르마니 까사 제품.

아르데코 안에 아르누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르데코를 아르누보와 혼동하거나 아르누보의 연장선쯤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르데코는 분명 이전 시기인 아르누보와 구별된다. 아르누보가 흐르는 듯한 곡선과 장식을 즐겨 썼다면, 아르데코는 기하학적이고 단순화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아르누보가 크래프트맨십을 되살리자는 아트&크래프트 운동의 정신을 담았던 반면, 아르데코는 대량 생산 시대에 맞는 생략된 디자인을 추구하였으니 그 철학부터가 완전히 다른 셈. 다만 아르데코 초기에는 아르누보의 영향이 남아 있었고, 두 시대를 통틀어 활동한 디자이너도 많아 서로 스타일 유사성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

이지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