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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물점에서 건진 보물! 생활 부속품에서 발견한 아이디어 소품
못이라도 사기 위해 동네 철물점에 들러본 적 있는지 . 그곳에는 생김도, 쓰임도 다양한 못과 나사, 철사, 철망, 경첩, 문고리 등 온갖 부속품들이 그득히 쌓여 거친 쇠 냄새를 피우고 있다. 대단한 생색을 부리지 않으면서도 일상 속에서 요긴하게 사용되는 이 물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또 다른 쓸모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각각의 모양과 기능을 살짝만 달리 해본다면 철물점 물건들도 보물이 된다 .

1 철물을 빼곡히 붙인 자석 메모판 철물은 자력을 가진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타커핀, 경첩, 못, 고리, 바퀴 등 여러 가지 철물을 나무판에 붙여 메모판을 만들었다. 제법 무겁기 때문에 벽에 걸기보다는 책상이나 선반에 얹어놓고 쓰는 것이 안전하다. 나무판 위에 붙인 철물의 총액은 약 1만8천 원.

2 반짝이는 나사 못의 데코 조명 실버톤 나사와 옐로톤 나사를 알전구와 함께 각각 투명 비커에 넣었더니 독특한 데커레이션 조명이 완성되었다. 기계적인 거친 느낌이 오히려 멋이 되는 인터스트리얼 소품이라 할 만하다. 반짝이는 나사는 전구의 조명을 반사해 불빛을 더욱 영롱하게 만든다. 나사는 철물점에서 1kg당 5천~1만 원선에 판매되며 두 개의 조명 제작에 사용된 나사의 총액은 약 1만5천 원이다.

3 보일 듯 말 듯 반투명한 철망 파티션 철물점 입구에 둘둘 말려 세워져 있는 철망. 철망으로 파티션을 만들면 공간은 분리시키지만 시야는 차단하지 않는다. 각각 다른 짜임을 가진 세 종류의 철망을 구입, 파티션을 제작했다. 패브릭이 고정되어 있던 파티션을 재활용, 나무 프레임에 타커로 철망을 고정하고 그 위에 나무와 유사한 색의 테이프를 붙여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사용한 철망은 1m당 5천 원대.

플러스 알파의 재치로 만든 아이디어 소품
1 못, 벽걸이가 아닌 장식으로 재탄생
못은 꼭 무엇을 걸기 위한 부품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여러 개의 못을 벽에 박고 색색의 털실을 감아 연결했더니 그 어떤 그림 못지않은 벽장식이 되었다. 이때 못을 너무 짧게 박지 않는 것이 요령.
2 이동식 가구로 변신시키는 바퀴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바퀴도 철물점에서 마주치는 아이템. 테이블이나 수납박스에 바퀴를 달면 편리한 이동식 가구로 변신한다. 바퀴는 3천 원부터 3만~4만 원대까지 가격이 다양한데, 보통 바퀴가 클수록 가격이 비싸다. 테이블과 수납함은 헤펠레 목공방 수원영통점(031-202-8362, 헤펠레코리아 www.hafele.co.kr)에서 제작했다.
3 올록볼록 에어캡으로 만든 가방 철물점에 꼭 철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명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도 철물점에서 판매하는 물품 중 하나. 투명하고 올록볼록한 표면이 패턴을 이루는 에어캡을 재단, 바느질로 가방을 만들었다. 간단한 장바구니로 사용해도 좋고 깨지기 쉬운 물건을 감싸야 할 때 활용하면 요긴하다.
4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철사 모빌 비슷한 길이로 자른 철사의 한쪽 끝을 파이프 같은 원통형 물체를 이용해 촘촘히 감은 후 반대편 끝을 모빌 기둥에 제각각 다른 높이로 연결해 완성했다. 돌돌 말린 철사에는 엽서나 사진을 끼워두도록.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모습이 생동감을 전하는 모빌은 와이어 공예가 ‘철사맨’(www.wireart.info)이 완성한 것.

재료의 특성 살린 실용 아이템
1 묵직한 방문손잡이로 만든 북엔드
방문손잡이는 무게가 꽤 나가는 편. 디테일한 장식이 있는 방문손잡이를 나무판에 부착해 개성 있는 북엔드를 만들었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 달린 방문손잡이가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다. 나무판 또한 되도록 무거운 것을 골라야 책을 안정감 있게 지지할 수 있다. 방문손잡이 가격은 제품에 따라 1만 원대부터 4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2 다채로운 고리 모양이 포인트, 다용도 걸이 일괄적인 디자인의 옷걸이가 지루했다면 철물점의 다채로운 서랍용 손잡이를 이용해보자. 요즘은 서랍용 손잡이도 그 자체만으로 장식품처럼 예쁜 것들이 많다. 제각각 다른 손잡이를 나무 막대에 나란히 달았더니 이색적인 다용도 걸이가 되었다. 현관이나 드레스룸에 설치해두면 편리할 듯. 사용한 옷장용 손잡이는 개당 1천6백~3천8백 원대.
3 튼튼한 천막지의 변신, 빅 쿠션 천막지라 불리는 비닐은 튼튼하고 질긴 것이 장점. 천막지는 옷감처럼 마 단위로 판매할 뿐만 아니라 재봉틀을 이용해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다. 마음껏 깔고 앉거나 야외에서 사용해도 부담없는 빅 사이즈 쿠션을 천막지로 만들었다. 일반 쿠션을 만드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속은 포장용 스티로폼 볼로 채웠다는 사실. 천막지 가격은 1마당 2천5백 원 정도. 두 개의 빅 쿠션을 만드는 데 4마가 쓰였다. 제작 공임은 개당 5천 원.

생활 속 액세서리, 철물 쇼핑 가이드
온갖 다양한 철물과 자재를 만나볼 수 있는 철물 쇼핑은 액세서리 쇼핑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큰 철물점에서 수십 가지 물품을 구경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데코 아이디어를 떠올려주는 재미있는 재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의 을지로 4가와 5가 부근은 철물점이 밀집해 있는 대표적인 거리. 크기별, 모양별로 수십 가지 종류의 나사와 못부터 다양한 생김의 손잡이와 철망, 아크릴, 철판, 섀시까지 없는 것이 없다. 대도철물(02-2265-1963), 흥일철망(02-2265-0905), 우신건업(02-2266-7883), 성도금속(02-2267-2400) 등에 특히 다채로운 아이템이 많다. 논현동도 철물점 투어하기에 빼놓을 수 없는 동네다. 국산부터 수입 제품까지 예쁜 난간과 손잡이, 경첩이 많고 필요하면 제작 주문까지 가능한 최가철물(02-517-2525), 감각적인 철제 소품이 많고 벤치 등 철제 가구까지 선보이는 철가동가(02-549-6799)가 대표적인 곳들. 논현사거리 근처 헤펠레 코리아 전시장(02-542-4101)도 꼭 들러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업체인 만큼 가격은 국산의 두 배쯤으로 비싼 편이지만 경첩 하나도 디자인과 질이 뛰어나다. 철물점 구경길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도 괜찮을 듯. 신기한 물건들을 보고 만지는 재미에 눈을 반짝일 것이다.

손영선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