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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House 19] 프랑스인 필립 티로 씨 10. 22년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한옥에 반했지요
누군가는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집을 가장 좋은 집이라고 합니다. 또 누군가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다고 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집, 드림 하우스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행복이 가득한 집〉 에서는 창간 19주년을 맞이해서 ‘집’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해보고자 합니다. 여기 19명의 사람들이 그들이 꿈꾸는 집, 그들이 꼽는 최고의 집 ‘드림 하우스’를 공개합니다. 꿈의 현장, 드림 하우스에서도 그들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꿈꾸는 집도 드림 하우스, 또다시 꿈을 꾸게 하는 곳도 드림 하우스인가 봅니다. 이들의 꿈 속에서 여러분의 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꿈을 꾸는 것은 어떨까요. 19명의 드림 하우스, 그곳에서 발견한 19개의 꿈이 이제부터 펼쳐집니다.
필립 티로Philippe Tirault 씨는 국제 인력개발 회사인 콘페리KORN FERRY 인터내셔널에서 부사장으로 일한다. 이 프랑스 남자의 오래된 주말 취미는 인사동과 답십리 골목을 누비며 골동품과 고가구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과 정성을 들여 수집한 컬렉션이 그의 보금자리인 가회동 한옥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마루의 걸개그림이 운치가 있어 물어보니 조선시대, 지금으로 치면 문화관광부 장관 정도 되는 벼슬을 지냈던 연기훈의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 화가들이 중국 화풍을 따랐던 반면 그는 한국 전통 화법을 고집했다고. 막힘없는 필립 씨의 설명이 놀랍기만 하다. 22년 전 한국에 도착한 그 순간부터 한옥의 아름다움에 반해 당장에 드림 하우스로 삼아버렸다. 한국 사람일지라도 한옥에 한 번 살아보기 힘든데, 그에겐 8월부터 들어와 살게 된 이 집이 벌써 두 번째로 인연을 맺는 한옥이다. 먼저 살았던 한옥은 생각대로 고치지 못하고 내부가 어두운 등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 집은 다행히도 흡족하게 완성되었다. 특히 기존 한옥을 뜯어내면서 건져낸 보물인 생김새 멋진 보와 창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은 그가 이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 나중에는 좀 더 큰 규모의 옛 한옥을 개조해 한옥 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 그가 드림 하우스에서 또다시 꾸고 있는 꿈이다.

그는 가회동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창가를 가장 좋아한다. 창문 아래로는 발품을 팔아 구한 전통 문갑과 함이 놓여있다.
심의주, 이정민, 손영선 기자, 박진영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