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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House 19] 사진가 박찬우 씨 9. 일상의 소란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아지트
누군가는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집을 가장 좋은 집이라고 합니다. 또 누군가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다고 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집, 드림 하우스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행복이 가득한 집〉 에서는 창간 19주년을 맞이해서 ‘집’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해보고자 합니다. 여기 19명의 사람들이 그들이 꿈꾸는 집, 그들이 꼽는 최고의 집 ‘드림 하우스’를 공개합니다. 꿈의 현장, 드림 하우스에서도 그들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꿈꾸는 집도 드림 하우스, 또다시 꿈을 꾸게 하는 곳도 드림 하우스인가 봅니다. 이들의 꿈 속에서 여러분의 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꿈을 꾸는 것은 어떨까요. 19명의 드림 하우스, 그곳에서 발견한 19개의 꿈이 이제부터 펼쳐집니다.
내로라하는 멋진 집을 방문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은 과연 어떤 집을 꿈꿀까? 사진가 박찬우 씨는 〈행복〉에 실린 수많은 집을 촬영해온 사진가다. 10년째 〈행복〉을 위해 일하는 그가 자신의 카메라 렌즈에 담았던 집은 어림잡아 2백여 채나 된다. 항상 사각의 카메라 앵글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있게 보이는 곳을 찾아 집안을 찬찬히 둘러보고 고심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신중한 시선으로 집의 매력을 누구보다도 잘 담아내는 그가 꿈꾸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그저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해도 훌륭한 사진이 나올 법한 집일까? 봤던 중 최고의 가구들을 모아놓은 집일까? “저는 아무것도 필요 없고요, 그냥 뒹굴뒹굴 할 수 있는 방에 노트북 하나, 책 하나, TV 하나만 있으면 돼요.” 물건에 별다른 집착이나 욕심이 없어 그의 드림 하우스는 이다지도 소박하다. 어쩐지 허무해지는 대답이지만 화려한 집에 현혹되지 않아 계속 성실하고 멋진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지. 다만 그가 집에 꼭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넓은 통창이다. 멀리 한강이라도 펼쳐지는 빼어난 경관을 원하는 걸까? “고층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정지해 있잖아요. 그보다는 계속 변화하는 풍경이 좋아요. 복닥거리며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 참 재미있거든요. 느긋하게 누워서 창밖의 분주함을 감상하노라면 내 집에서의 휴식이 더욱 달콤하지요.”

느긋하게 뒹굴 때 안락함을 더해 줄 쿠션은 모두 무지(02-935-8173) 제품, 디자인이 멋스러운 1970년대 TV는 사보(02-324-1448) 소장품.
심의주, 이정민, 손영선 기자, 박진영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