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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House 19] 일곱살 어린이 야마구치 게고 7. 산이 있고 바다도 있고 눈이 오는 집이요
누군가는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집을 가장 좋은 집이라고 합니다. 또 누군가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다고 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집, 드림 하우스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행복이 가득한 집〉 에서는 창간 19주년을 맞이해서 ‘집’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해보고자 합니다. 여기 19명의 사람들이 그들이 꿈꾸는 집, 그들이 꼽는 최고의 집 ‘드림 하우스’를 공개합니다. 꿈의 현장, 드림 하우스에서도 그들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꿈꾸는 집도 드림 하우스, 또다시 꿈을 꾸게 하는 곳도 드림 하우스인가 봅니다. 이들의 꿈 속에서 여러분의 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꿈을 꾸는 것은 어떨까요. 19명의 드림 하우스, 그곳에서 발견한 19개의 꿈이 이제부터 펼쳐집니다.
일곱 살 어린이 게고는 일본 교토에 살고 있다. 〈행복〉 2006년 4월호 ‘라이프&스타일’ 칼럼에 잠깐 얼굴을 비치기도 했던 게고는, 일본 전통 공예품인 오비(기모노를 여미는 띠)를 10대째 이어 만드는 일본인 아버지와 천연 염색을 하는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고 자랐다. 그 때문인지 먹과 붓으로 척척 그림을 그려내는 솜씨 또한 남다르다. 이 꼬마 화가가 그린 꿈의 집을 보라. 가운데 가장 큰 집이 자기 집이고, 그 집만큼 커다란 사람이 게고다. 그림 속에서 지금 양손을 벌려 내리는 눈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지금 게고가 사는 교토는 따뜻한 지역이라 눈이 거의 오지 않는데, 좋아하는 눈이 펑펑 내리는 집이 좋단다. 또 근처에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서 많이 많이 놀러 다닐 수 있어야 한단다. 노는 것 좋아하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장난꾸러기 아이지만 그 놀이의 내용이 어째 너무 자연적이다. “아파트가 뭐예요?” 되묻는 게고는 일본에서 가장 전통 문화가 강한 교토에서, 역사 보존물로 지정된 1백 년 넘은 집에서 살고 있으니 이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고고한 기품과 유구한 역사를 지닌 훌륭한 집이 일곱 살 아이에게는 어렵기도 했던 모양. 밤이면 짙은 어둠을 품는 화장실이 무서워 화장실이 밝은 집에서 살고 싶다고. 하지만 그것은 부끄러워서 차마 그리지 못했다는 후일담을 전한다.

꼬마 화가 게고가 서울 소격동의 빛 갤러리02-720-2250) 를 방문했다. 갤러리를 뛰어다니며 전시된 작품을 역동적으로 감상하더니 어느새 자신의 그림을 자랑하며 드러눕는다.

심의주, 이정민, 손영선 기자, 박진영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