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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House 19] 무대 디자이너 김영철 씨 2. 무대 같은 공간이라야 한다
누군가는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집을 가장 좋은 집이라고 합니다. 또 누군가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싶다고 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집, 드림 하우스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행복이 가득한 집〉 에서는 창간 19주년을 맞이해서 ‘집’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해보고자 합니다. 여기 19명의 사람들이 그들이 꿈꾸는 집, 그들이 꼽는 최고의 집 ‘드림 하우스’를 공개합니다. 꿈의 현장, 드림 하우스에서도 그들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꿈꾸는 집도 드림 하우스, 또다시 꿈을 꾸게 하는 곳도 드림 하우스인가 봅니다. 이들의 꿈 속에서 여러분의 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꿈을 꾸는 것은 어떨까요. 19명의 드림 하우스, 그곳에서 발견한 19개의 꿈이 이제부터 펼쳐집니다.


그가 이탈리아에서 11년 동안 무대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은 멀티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는 점. 무대 디자인이 건축, 조명, 페인팅, 공예, 가구, 오브제 등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져 완성되는 종합 예술인 만큼 무대 디자이너는 이 모든 것을 디자인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배움 그대로 그는 지금 각종 공연, TV, 광고, 잡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멀티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김영철 씨가 꿈꾸는 공간 역시 작업실과 주거 공간을 겸하는 멀티플레이스. 공간은 우선 넓어야 하고, 천장도 우리나라의 평균 천장 높이보다 서너 배는 높아야 하며, 텅 빈 무대처럼 벽 없이 뻥 뚫려 있어야 한다. 그는 이 빈 공간에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가구(무대 세트처럼 조형적이면서 실용적인 가구)를 하나씩 툭툭 던져놓고, 그러나 잘 짜여진 무대처럼 조화롭게 배치하고, 기분에 따라 혹은 필요에 따라 위치를 바꾸기도 하면서, 또 벽을 세웠다가 없애기도 하면서 ‘가변적인’ 삶을 살고 싶단다. 또 실내와 실외의 구분이 모호한 공간, 예를 들면 집안에 자작나무 기둥을 세워 실외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이라면 더욱 금상첨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꿈의 공간을 세트로 재현해달라는 부탁에 그가 완성한 공간은 정말 하나의 무대 같다. 작업실과 주거 공간을 구분하는 빨간색 프레임과 빨간색 벽, 그리고 이것과 대비를 이루는 초록색 나무가 자라는 벤치. 지금 막을 올린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김영철 씨 자신, 그리고 찬조 출연은 그의 애완견 쿠키다.

심의주, 이정민, 손영선 기자, 박진영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