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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마음을 담아 전하는 생활 명품 곱디고운 추석빔
가을 중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 불리는 음력 팔월 보름 추석秋夕, 한복 디자이너 담연 이혜순이 대한민국 예능계를 평정한 슈퍼스타 삼둥이와 이 시대 슈퍼 대디 송일국을 위한 세상에 하나뿐인 한복을 지어주었다. 존재 자체만으로 빛나는 대한ㆍ민국ㆍ만세 세 도령의 고운 추석빔과 아이들의 함박웃음으로 물든 즐거운 한가위 풍경.

원앙견으로 지은 저고리와 바지를 입고 달구경에 나선 삼둥이. 담연 이혜순은 네 살배기 대한ㆍ민국ㆍ만세를 위해 전통 한복의 멋을 담으면서도 편안한 착용감을 염두에 둔 한복을 지었다. 조끼는 아이들이 한 번에 입고 벗기 쉽도록 저고리에 덧대는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만세는 붉은색, 대한이는 연노란색, 민국이는 푸른색으로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색을 적용했다.

송일국 씨가 입은 소색 저고리와 바지, 옥색 전복은 모두 담연 제작. 대한이가 두른 코튼 소재 보니 스카프는 9천 원, 초코엘. 핸드메이드로 제작한 100% 면 니트 소재 러그는 45만 원, 짐블랑.
궁중이나 양반집에서 편을 갈라 항아리에 화살을 던져 넣는 전통 놀이 투호에 흠뻑 빠진 만세. 붉은 계열의 색을 좋아하는 만세는 연분홍색과 진분홍색을 투톤으로 매치한 쾌자를 입었다. 담연 제작.
연노란색 방령포와 옥색 두루마기를 입고 추석 전통 놀이인 줄다리기를 하는 민국이와 대한이. 음양오행의 조화를 의미하는 색동을 고름에 적용했다. 천연 염색 이불은 아이의 살에 직접 닿는 만큼 면 소재로 만들었다. 모두 담연 제작.
용변을 보기 편하도록 만든 어린 사내아이용 풍차바지에서 모티프를 딴 실내복을 입은 대한이와 만세. 면 소재에 쪽잎으로 염색해 천연의 푸른색을 냈다. 담연 제작. 대한이가 신은 반짝이 디테일의 무릎 양말은 가격 미정, 에이프릴 샤워 by 송스팩토리. 만세가 쓴 볼끼모자는 전통 조각보 형태에서 착안한 것으로 담연 제작. 도트 무늬 엘쁘앙 코럴 컬러 양말은 3천9백 원, 초코엘. 슈퍼스타 파운데이션 올 화이트 운동화는 6만 9천 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키즈. 송일국 씨가 입은 한국 전통 침선 기법을 재해석해 완성한 실내복은 담연 제작. 슈퍼스타 올 화이트 운동화는 14만 9천 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황마로 짠 도트 무늬 러그는 7만 3천 원, 펌 리빙 by 에이치픽스. 색동을 적용한 이불은 담연 제작. 펠트 소재 자주색 스툴은 가격 미정, 짐블랑.
민국이가 입은 실내복은 치자로 부드러운 천연 노란색을 표현했다. 볼끼모자와 실내복은 담연 제작. 도트 무늬 엘쁘앙 블루 컬러 양말은 3천9백 원, 초코엘. 화이트 운동화는 6만 9천 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키즈. 
담연 이혜순 씨와 송일국 씨 가족의 가연佳緣
신랑 신부가 합환주로 서로의 운을 합하며, 일가친척과 하객 앞에서 백년해로를 약속하는 우리의 혼례 문화를 살려보고 싶었던 송일국 씨는 2008년 전통 혼례를 치렀다. 마당 대신 호텔에서 대례청을 차리는, 21세기에 맞게 변주한 전통 혼례였기에 더 조심스레 혼례를 준비하던 송일국 씨는 한복 디자이너 담연 이혜순 씨를 추천받았고, 신랑 신부와 가족, 진행자의 예복 디자인뿐 아니라 전통 혼례의 기획까지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은 한국적 의식과 혼을 21세기에 맞게 되살린 혼례를 기획하면서 하객용 전통 혼례 안내 책자를 제작했으며, 동방화촉의 의미를 담은 초꽂이 답례품, 오동나무에 불박 인쇄한 청첩장, 청사초롱 형태의 축의금 봉투 등 세세한 부분까지 함께 기획했다.

이렇게 시작된 이혜순 씨와 송일국 씨 가족의 인연은 지나침 없이 흔연히 이어지고 있다. 송일국 씨에게 이혜순 씨가 돌 한복을 선물하고, 송일국 씨 가족이 명절 때마다 웃어른을 찾아뵙듯 이혜순 씨에게 문안하는 식이다. 올 추석을 앞두고 이혜순 씨가 송일국 씨 가족에게 추석빔을 선물했는데, 송일국 씨를 위해선 소색 저고리와 바지, 옥색 전복을 디자인했다. 품위를 최우선으로 하는 반가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활동성을 고려해 행전, 팔 토시 등의 부속물을 함께 디자인했다. 대한ㆍ민국ㆍ만세를 위해선 조끼를 덧대 활동성을 배가한 저고리와 바지, 쾌자, 두루마기, 풍차바지(밑을 터서 용변을 가리기에 편하게 만든 아이용 바지)를 변형한 라운지 웨어 등을 디자인했다.

1 부모님 걱정을 곱으로 듣더라도 대한ㆍ민국ㆍ만세는 늘 개구쟁이로, 대책 없는 철부지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싱싱한 봄 같은 녀석들로.
2 세상엔 하기 싫어도,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해치워야 할’ 일이 있다. 사내대장부로서 “토끼 머리띠 하는 건 싫다”고 울던 민국, 누르면 불이 켜지는 토끼 인형 덕분에 금세 기분이 환해진다.
3 “아휴, 봄나물처럼 살찐 이 볼 좀 보소!” 이모, 삼촌 팬들의 플래시 세례에 만세의 화답. “이제, 사진 좀 그만 찍어요!”


4 이날의 취재는 한복 디자이너 담연 이혜순 씨와 송일국 씨 가족의 특별한 인연 덕분에 성사되었다.
5 인생이란 게 얼마나 많은 향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걸 얼마나 오랫동안 무감히 잊고 살았는지 이 아이들을 키우며 깨닫는다. 

‘아빠 송일국’이라는 단막극
실눈 뜬 순간부터 그토록 신비스럽던 혈육. 첫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유리 공을 안고 먹이는 것처럼 그 아이들을 키웠다. “모기야, 내 새끼 물지 말고 날 물어라” 하고 모기에게 애원하는 아빠로, 아기 깨어 우는 소리가 쟁쟁 귀에 박혀서 화장실 문도 못 닫고 볼일 보는 아빠로 그 아이들을 키웠다. 제비 새끼처럼 입 벌리고 고기 반찬 착하게 받아먹을 때, 세 녀석이 토닥대고 싸우다가도 어느새 저들끼리 쪽쪽 입맞출 때 이 아이들이 내 아이라니 인생은 참말로 무상 증여로구나,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게 이 아빠는 어느 누구네 집과 다를 바 없는 ‘대한민국만세네 집’을 이루었다.

“송도의 성자요? 육아의 달인요? 아니라니까요. 저도 애들 보다가 폭발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지금도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늘 반성하는 초보 아빠일 뿐인걸요. 단 하나 원칙으로 세운 게 있다면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잘 자란다’ 정도? 저는 늘 제가 가진 능력이나 노력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문득 그런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내가 잘해서도, 내 운이 좋아서도 아니고, 선조가 잘 살아줘서 그 덕이 내게 오는 것 같다고. 14년째 대학생들과 항일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뚜렷해졌어요. 그렇다면 나는 이 나라를 위해서, 조상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하니 내 가정 잘 꾸리고 사는 게 그 답이겠더라고요. 그래서 인생의 목표를 좋은 남편,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 충실한 사회인으로 정하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라고 목표를 정하다 보니 노력하게 되고, 노력하다 보니 그만큼 사랑도 커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서로 존대하게 된 거고, 존대하다 보니 싸울 일이 없어진 거죠. 화가 나면 ‘여보님, 잠깐 이야기 좀 같이 하시죠’ 하며 극존칭으로 바뀌니 성난 감정도 수그러들 수밖에요.”

6 “너희들 참 고마웠다. 모두 착하게 커주어서.” 삼둥이도 언젠가 수염 꺼실한 사내가 될 것이고 친척 같은 아들이 될지도 모르지만, 송 아빠는 세월 속에서 ‘고운 그 아이들’만 기억할 날이 올 것이다. 이 비단 추석빔처럼 고운.
7 ‘여심 헌터’ 송만세 군의 매력은 바로 이 순정한 악동 표정.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가벼운 볼터치와 립글로스를 더했을 뿐인데 촬영장의 여심은 ‘올킬’! 

‘육아의 신’의 비법을 구하러 지구 한 바퀴 돌아오듯 바쁘게 온 우리에게 그가 내민 답지는 뜻밖에도 ‘부부의 행복’이었다. 나와 함께 생의 숨은 꿈들을 조금씩 얻고 또 상실해갈 내 여자를 위해 노력하는 것, 그렇다고 그 관계를 위해 희생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를 그가 나를 이해할 때까지 서로 기다려주는 것. 그 기다림 속에서 아이도 오고, 가족의 행복도 오고, 다른 소중한 것도 온다는 걸 이 남자는 생득적으로 깨닫고 있었던 듯하다. (가족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출산 후 첫 3년 동안 70%의 부부가 급속히 사이가 나빠진다고 한다. 그리고 부모의 적대적 관계는 아이에게 치명적이다. 불화가 심한 부부를 보고 자란 아이는 뇌 회로가 망가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소변에서 다량의 스트레스 인자도 검출된다고 한다. 반대로 행복한 부부의 아이는 인지 능력과 정서, 사회성 등이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저희 부부라고 싸울 일이 왜 없었겠어요. 인생의 목표를 그리 정했는데도 ‘나는 지금 아내를 돕고 있다’며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육아의 반은 내 몫이다’가 아니라. 아이들 태어나고 얼마 안 돼 제가 8ㆍ15 기념 독도수영횡단을 했는데, 그 후로 일이 뚝 끊겨 본의 아니게 1년 쉬면서 아이들을 봤어요. 게다가 아내와 장모님이 일주일 간격으로 빙판길에서 골절상을 당해 육아가 온전히 내 몫이 됐죠. 정말 ‘죽다가 살아났다’라고 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때 비로소 깨달았죠. ‘육아의 반은 내 몫’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충돌이 없어지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엄마ㆍ아빠는 아이를 키우며 새로이 철드는 아이들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초보 엄마ㆍ아빠는 가슴에 새를 앉히는 5월의 미루나무처럼 이 아이를 받아주리라, 그저 세상으로 함께 뛰어들리라 결심한다. 하지만 어느새 목사리로, 울타리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지금은 대한ㆍ민국ㆍ만세에게 바라는 게 없어요. 다치지 않고 건강하기만 바랄 뿐이에요. 저는 이 아이들과 함께 세상으로 걸어나가는 중이에요. 그러니 바라는 바가 있을 수 있나요. 어릴 때부터 늘상 어머니가 하시던 이야기가 ‘사내답게 살아라. 답은 네가 찾아라’였어요. 그래서 늘 ‘사내란 뭘까’ ‘사내답게 사는 게 뭘까’ 고민했는데, 지금까지 살며 찾은 답은 ‘내가 뱉은 말에 책임지며 사는 것’ ‘가족 앞에서 한 약속은 더더욱 책임지는 것’이에요. 우리 아이들도 이런 마음으로 살면 좋겠지만, 제 바람이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장으로서 아내에게 존경받아야 한다는 것. 제가 세운 원칙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하니 고맙게도 아내가 절 존경한다더군요.” 평소에 배려하고 감사하며 호감과 존중을 아낌없이 쌓아놓은(가족심리학에선 이를 ‘정서 통장’이라 부른다) 부부는 나쁜 일(지출)이 있을 때도 금세 회복할 힘이 생기는 법이다.

8 어리광에, 억지투정에 애간장 녹이다가도 만세와 대한이는 제 몸보다 무거운 절구를 찧겠다며 분연히 나선다. 잠시도 곁을 떠난 적 없는 햇빛처럼 늘 아이 곁을 맴도는 건 아빠 미소다.
9 대한이의 웃음을 환하게 터뜨리기 위해 송일국 씨는 시청률 50%의 국민 드라마 주연으로 열연 중이다.

나무하고도 걸레하고도 마룻바닥하고도 잘 노는, 노는 게 공부인 아이들을 위해 웬만하면 장난감을 들이지 않는 것, 야단칠 때는 더더욱 아이를 존대하는 것(부모의 감정이 격앙될 때 아이에게 존대하면 훈육의 목적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다고), 엄마들 사이에서 쫄깃하게 회자된 귤 뚜껑 육아(귤껍질의 꼭지만 살짝 뜯고 스스로 벗겨 먹게 한 것처럼 사소한 일에서도 ‘실마리’만 건네는)의 자세로 매사에 임하는 것…. 이 아빠는 손사래를 치지만 사람들은 지금 ‘송일국 육아법’에 열광하고 있다. 그 육아법이란 게 실은 그저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것뿐이라는데, 그 기다림에는 믿음이란 게 깔려 있다. 세상 모든 것을 자기 걸로 만들 줄 아는 아이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도 살맛 나게, 행복하게 살 줄 아는 아이들을 믿는다. 그렇게 믿고 기다리다 보면 그 몸이 커지면서 지혜와 장난기가 같이 자라는 사내들로, 보무도 당당하게 세상 속으로 걸어나갈 사내들로 자랄 것이다. 그렇게 앞으로도 계속될 평범한 날들을 아내와 의좋게 존대하며 세 녀석들 잘 키우며, 그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저 느긋하게 떠다니고 싶다. TV보다 더 유쾌하고 파란만장하며, 가끔은 진물 같은 눈물이 나고, 또 가끔은 입 째지게 웃는 소리가 담을 넘는 매일의 단막극. 사내 송일국의 요즈음이다.

매 주말 저녁, 호두 껍데기처럼 닫혀 있던 마음에 동심이라는 작은 구멍을 열어주는 대한ㆍ민국ㆍ만세! 이 아이들을 안고, 업고, 뒹굴고, 비비고, 간질이고, 꼬집고, 깨물어가며 인간 본래의 감성대로 키우려 애쓰는 아빠 송일국. 그는 매일의 단막극을 찍고 있는 중이다. 자식 낳아 기르며 사내의 실박한 꿈을 더 키워가는 송일국이라는 단막극은 인상적이고도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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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성정아 | 글 최혜경 | 사진 김태우(INC STUDIO)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