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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 깨어나는 시간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9 (3)

플렉스폼의 현재

플렉스폼
이탈리아의 정통성을 계승한 가구 브랜드가 고민하는 것은 바로 전통과 혁신, 과거와 미래 사이의 균형감이다. 플렉스폼Flexform(02-512-2300)은 최상의 안락함을 선사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아웃도어 컬렉션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도전을 통해 여전한 위용을 떨쳤다. 안토니오 치테리오Antonio Citterio가 디자인한 섬세하고도 미니멀한 선이 균형 잡힌 소파 로미오Romeo는 최적의 등받이 기울기와 거위 털 시트가 편안한 착석감을 보장한다. 카를로 콜롬보Carlo Colombo가 디자인한 제러미Jeremy 캐비닛, 고전적 매력을 지닌 오르티자Ortigia 암체어도 떡갈나무, 소가죽 등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주목받았다.


당신의 죄를 사하노라!

다니엘Daniel·마커스Marcus 프라이탁 형제
"좋은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잘못된 디자인에 대해 한번 살펴보지 않겠습니까?" 프라이탁Freitag 형제는 이렇게 말했다. 넘쳐나는 1회용품과 불필요한 소비에 관해서 우리는 모두 죄인이다. 그러니 속죄와 정화의 시간을 갖자며 말이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 설치한 룸에 들어가 고해성사를 마친 후 면죄부(종이)에 도장을 받으면 드디어 죄 사함의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리사이클과 삶에 대한 절묘한 문구 열 가지 중 한두 개를 골라 프라이탁 에코백 위에 잉크프린터 건으로 직접 프린트할 수 있도록 한 것. 밀라노 중앙역 옆의 거대한 창고를 활용한 전시장 벤투라 센트랄레에서 소비와 환경문제라는 사회적 이슈를 재치 있고 기발한 경험형 전시로 풀어낸 프라이탁 전시 는 올해 최고 인기의 전시로 등극했다.


TV, 공간을 정의하다

LG 시그니처
토르토나 지역의 슈퍼 스튜디오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lge.co.kr) 전시는 롤러블 올레드 TV와 와인 셀러, 냉장고 등의 제품을 통해 탄탄한 ‘기술력’의 승부사를 보여줬다. 네모난 상자에서 스르르 올라왔다 다시 스르르 내려가며 사라지는 롤러블 올레드 TV는 미래의 TV 사용법과 이로 인해 우리의 생활이 어떻게 변모할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오로지 시각과 청각에 몰입할 수 있는 전시 디스플레이를 완성했다.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가 디자인한 테이블 위에 놓인 롤러블 올레드 TV 역시 주목받은 제품. 공간과 인테리어, 가전과 가구의 상관관계에 대해 재정의하는 시간이 됐다.


프리츠 한센과 하이메 아욘의 깊고 오랜 우정

프리츠 한센 JH97
현재 대림미술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개인전을 열고 있는 스타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이 프리츠 한센(fritzhansen.com)과 신작 라운지체어 JH97을 발표했다. 하이메 아욘은 데니시 디자인을 대표하는 프리츠 한센과 협업은 늘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자신이 추구하는 ‘고품질의 편안한 가구’의 이상을 실현시켜준다고 말해온 만큼 이번에도 더욱 세심하고 정교한 기술을 구현한 라운지체어를 선보이게 되었다며 우정을 과시했다. JH97은 펠리컨의 넓은 날개를 닮은 시트와 등받이가 특징이며, 미묘한 커브와 정교한 나무 지지대가 유행을 초월하는 북유럽 디자인 DNA를 담고 있다. 시트는 패브릭과 가죽으로 선택 가능하다.


꿈의 보드
침실은 현실에서 꿈속으로 향하는 통로. 휴식에 초점을 맞춘 심플하고 밋밋한 디자인이 아쉬웠다면 파격적이고 개성 있는 헤드보드 디자인으로 임팩트를 더해보자.


1 노란색 프레임과 두 개로 나뉜 꽃무늬 헤드보드가 경쾌한 무드를 자아내는 플로린 침대는 자노타(zanotta.com).
2 살짝 꺾인 각도로 안락함을 더해주는 뉴욕 침대는 사바Saba 제품으로 보에(02-517-6326) 판매.
3 쿠션이 들어 있는 높은 헤드보드로 방 중간에 배치해 뒤편에 책상, 콘솔 등을 둘 수 있는 비아리츠Biarritz 침대는 플렉스폼(02-512-2300).
4 벤딩 우드 로 우아하고 클래식한 조형미를 더한 이벳Yvette 침대는 GTV 제품으로 챕터원 꼴렉트(02-763-8001) 판매.


뉴 모던 라운지

메리디아니 전시 부스
메리디아니Meridiani(더 멘션, 02-3446-4668)의 이번 시즌 키 컬러는 버건디와 네이비.국내에 메리디아니를 소개하는 한남동 더 멘션 쇼룸에서 영감을 받아 딥 컬러를 적용했을 정도로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에 높은 관심을 표한 메리디아니 디자인 팀은 공간에 글래머러스한 포인트를 주되 실용성을 가미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광택이 도는 붉은색으로 마감한 베르너Verner 수납장은 사선으로 밋밋한 공간에 리듬감을 부여하고, 허버트Herbert 다이닝 테이블은 상판 아래 선반장을 더해 실용성을 높였으며, 버튼홀 디테일로 우아함을 강조한 노턴Noton 소파, 곡선 디자인의 조제프Joseph 소파 등도 주목할 만하다.


톰 딕슨의 레스토랑

더 만조니 레스토랑
“해마다 밀라노에서 전시를 해오며 생각했어요. 일회성의 한시적인 전시를 하기에는 이 에너지가 너무 아깝지 않나요? 무언가 영구적인 것이 필요해요!” 톰 딕슨(tomdixon.com)은 일주일 혹은 단 5일 동안 수많은 전시가 펼쳐지고 사라지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한계에 도전하겠다는 듯 몬테나폴레오네 지역에 더 마초니The Mazoni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레스토랑이라는 생생한 공간에서 자신의 가구와 제품을 제대로 느껴보라는 명민한 계산을 읽을 수 있다. 팻Fat 다이닝 체어와 브라스 소재 샹들리에 스프링Spring 등의 신제품을 만날 수 있는 동시 에 , 톰 딕슨이 디자인한 레스토랑으로 명성이 자자해 여행 스폿으로 추천한다.


캄파나의 후예

언더콘스트럭션 소파
축구 이외에 브라질의 위상을 높여줄 아이콘을 꼽자면 아마 캄파나Campana 형제가 아닐까. 재료에서 창조성을 찾는 캄파나의 철학을 고스란히 잇는 브랜드가 등장했다. 어 랏 오브 브라질 인더스트리(alotofbrasil.com)는 디자이너 페드로 프랑코Pedro Franco가 2012년 설립한 브랜드로 올해는 페르난도 드 로냐섬을 모티프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패딩화한 두꺼운 합성수지를 엮어 디자인한 언더콘스트럭션Underconstruction 소파와 카펫, 태슬을 길게 늘어뜨린 기괴한 형태의 안트로포파구 Ant`ropofago 소파, 루카 니테토와 협업한 글로컬Glocal 가죽 소파가 대표 아이템이다.


카펫의 어벤저스

러그 인베이더스

엑스큐어
캐릭터가 강한 제품은 하이엔드 시장의 포지셔닝이 어렵다는 통념을 깨뜨린 이탈리아의 카펫 브랜드 씨씨타피스CC-Tapis(보에, 02-517-6326)가 올해는 어벤저스 군단을 이끌고 전시장을 찾았다. 올해 주력 제품은 마르티노 감페르가 디자인한 엑스큐어Xequer,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의 포디테Fordite 컬렉션. 에나멜 자동차 페인트, 즉 오래 겹겹이 쌓인 페인트의 단면을 패턴으로 형상화한 포디테 컬렉션은 재활용한 양모와 실크를 혼방해 제작했다. 밀라노 두리니 지역 씨씨타피스 쇼룸 지하에 펼쳐진 러그 인베이더스Rug Invaders 시리즈도 눈여겨볼 제품. 손으로 짠 전통 러그 문양에서 영감을 받되 구축함, 우주 이동 장치, 은하계 등의 모티프를 담은 인베이더스 시리즈는 씨씨타피스 디자인랩 작업으로, 강력한 인상을 남기며 공간을 정복했다.


마블 파워

클래시콘

리빙 디바니
대리석의 패턴과 컬러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문양이 더욱 강력해졌다는 것! 리빙 디바니Living Divani(인엔, 02-3446-5103)의 페블Pebble 테이블처럼 미니멀 디자인 제품의 경우 패턴으로 견고하면서도 와일드한 이미지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크리니아 Arclinea(02-6335-6299)는 아일랜드 상판뿐 아니라 도어 마감에도 와일드 대리석을 적용한 모델을 출시. 클래시콘Classicon의 벨Bell 테이블은 상판 마감으로 열세 가지의 마블을 추가했는데, 마치 상공에서 내려다본 열대우림이나 우주의 빅뱅처럼 원초적이면서 강렬하다.


로얄코펜하겐, 바다로부터

로얄코펜하겐 전시 부스

하우 디너 접시
실제 해변에 선 것처럼 정면 큰 벽을 꽉 채운 바다 영상과 파도 소리, 푸른 조명…. 로얄코펜하겐Royal Copenhagen(02-749-2002)의 새로운 디너웨어 컬렉션 하우HAV를 선보이는 전시장은 바다의 신비로움이 가득했다. 하우 컬렉션은 덴마크의 디자인 트리오 비아르케 잉엘스Bjarke Ingels, 라르스 홀메 라르센Lars Holme Larsen, 옌스 마르틴 스키브스테드Jens Martin Skibsted와 협업해 탄생했는데, ‘하우Hav’는 덴마크어로 바다라는 뜻. 영감의 원천은 오랫동안 로얄코펜하겐이 담아온 덴마크의 바다에서 찾았다. 하우 디너웨어는 청동 손잡이가 달린 찻주전자와 머그, 하이브리드 그릇과 목이 긴 물병, 접시와 볼 등 아홉 가지 제품으로 구성했다. 아침 안개 속의 해안선을 연상시키는 짙은 블루 그러데이션과 물고기 비늘 디테일이 특징. 우아함과 독창성을 동시에 지녀 누구나 다양한 용도로 재해석할 수 있다.


토즈의 라이프 스토리, 노_코드 셸터

토즈 노_코드 셸터
업무 방식, 대인 관계, 끊임없이 진화하는 패션과 스타일 등 기존 코드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에 주목한 토즈Tods의 노_코드NO_CODE. 이런 개념을 담은 노_코드 슈커는 클래식한 슈즈와 스포츠 스니커즈의 장점만 결합해 탄생한 토즈의 하이브리드 풋웨어로, 한국인 디자이너 석용배가 프로젝트 책임을 맡고 있다. 밀라노 국립과학기술박물관 내 카발레리채에서 열린 ‘노_코드 셸터: 컨템퍼러리 라이프 스토리’는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안드레아 카푸토와 공동 작업을 통해 노_코드 개념을 공간과 삶으로 확장했다. 이번 전시는 코드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와 본능에 따라 탄생한 기존 주거의 기본적 형태를 탐구하고, 소재로는 선사시대 주거지를 짓는데 쓰인 천연 재료와 대비되는 첨단 소재를 사용해 현대의 형태를 구현했다. 몽골 초원의 유르트부터 서아프리카의 움막까지 여덟 개의 셸터 안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에이터 여덟 명을 인터뷰한 영상을 만날 수 있었다. 시각과 콘셉트 두 가지 차원에서 특별한 이중 몰입 경험을 선사한 전시.


루이 비통, 독창적 예술 여행

캄파나 형제가 디자인한 오브제 컬렉션

마르셀 반데르스의 베네치아 램프
2012년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확장해온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은 팔라초 세르벨로니에서 세계적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제작한 신작 열 점을 포함한 45점의 오브제를 선보였다. 오브제 노마드는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루이 비통의 전통적 장인 정신과 혁신적 공예 기술이 만나 탄생한 독창적 컬렉션. 전시의 시작은 캄파나 형제가 열었는데, 누에고치 혹은 열대식물을 연상케 하는 라운지체어 벌보Bulbo가 단연 돋보였다. 마르셀 반데르스는 물푸레 나무와 가죽 덮개가 조화를 이룬 다이아몬드 소파와 베네치아 전통 등불에서 영감을 얻은 베네치아 램프 등을 선보였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이탈리아 출신 듀오 디자이너 차넬라토&보르토토 Zanellato&Bortotto는 가죽을 꼬아 세 가지 파트로 제작한 스크린 만달라로 주목을 받았다.


불가리, 20주년 맞은 비제로원

불가리 비제로원 20주년 전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Bulgari는 디자인과 과학, 그리고 예술 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대규모의 두 가지 전시와 특강을 열어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첫 번째 울리코 오에플리 천문관 전시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아티스트 토마스 사라세노Tomas Saraceno의 예술 작품을 선보였으며, 플라네타륨의 정원에 설치한 두 번째 전시에서는 불가리의 디자인 아이콘인 비제로원B.zero1의 20주년을 기념했다. 비제로원 컬렉션은 로마의 장엄한 콜로세움에서 영감을 받은 대담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애니시 커푸어Anish Kapoor, 자하 하디드Zaha Hadid 등 거장과 협업해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거나 컬러 마블과 세라믹 등 새로운 소재를 접목하면서 혁신적 디자인을 이끄는 대표 아이콘으로 끊임없이 변모해왔다. 2019년 불가리는 비제로원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비제로원의 오리지널 버전이자 가장 볼드한 디자인인 5-밴드 링을 재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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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선숙, 이지현, 강보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