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평창 올림픽 다 함께 즐기기 평창, 이래 즐기면 마카 좋아요! 1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은 생각보다 드넓은 고장입니다. 높은 산과 맑은 물 사이사이에 보고 즐길 거리가 풍성하지요. 평창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열아홉 명의 ‘평창 마니아’가 각자 평창을 즐기고 사랑하는 방법 스무 가지를 소개합니다. 우리 국토에서도 손꼽히는 청정 지역 평창을 찾을 때 참고하면 도움 될 유용한 정보가 ‘마카’ 가득합니다!

소설가 김도연
눈 내린 오대산에서의 명상

오대산 월정사 만월교
폭설이 내리면 간단히 짐을 꾸려 오대산을 찾는다. 천년 고찰인 월사의 전나무 숲과 부도밭, 회사거리(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산하 목재 회사가 있어서 붙은 지명)를 차례로 지난 뒤 연화교를 건너 상원사 입구까지 올라간다. 눈길에 이리저리 미끄러지는 차를 끌고서. 상원사 입구부터는 눈 덮인 산길을 걸어서 가야만 한다. 길조차 변변찮은 등산로를 헉헉거리며 걷는다. 수시로 넘어져 눈 속에 처박히기도 하면서. 그 길 끝에 너와집 한 채가 있는데 오대산 서대 염불암이다. 너와집 흙마루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온 마음이 따스해진다.
사진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감자꽃스튜디오 대표 이선철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라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평창 북부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남부권, 특히 평창읍 여행을 권한다. 덜 개발된 청정한 자연에 소박한 마을과 정다운 주민이 가장 ‘평창다운’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평창 읍내 시장에는 맛있는 메밀 음식은 물론 청년 남매의 메밀빵집 ‘브레드메밀’을 만날 수 있다. 읍에서 가까운 산골 마을에 있는 ‘감자꽃스튜디오’는 작가의 작업 공간이자 주민의 문화센터다. 올림픽 기간에는 지난가을 문화 올림픽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 세계 16개국에서 온 청년 예술가가 한 달여간 머물며 작업한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를 진행한다. 마을 끝에는 그림 같은 핸드 드립 카페가 있다. 카페 ‘이화에 월백하고’에서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다 보면 시간을 잊게 된다. 특히 부부가 만든 목공 소품은 전문 예술가에게도 경이롭다. 진짜 평창은 남쪽에 있다.
브레드메밀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시장2길 15 문의 033-333-0497
감자꽃스튜디오 평창읍 고길천로 105 문의 033-332-5337
이화에 월백하고 평창읍 고길천로 859 문의 033-334-8642 사진 제공 이선철


시인 김남권
문희마을에서 동강을 따라가다


백운산 칠족령 산자락 끝에 동강이 고요한 숨소리로 흐르고 있는 문희마을 풍경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평창의 숨은 보물이다. 10여 년 전 우연한 기회에 들른 이 마을은 대한민국 오지로 손꼽힐 만큼 외져서 아는 사람만 찾아와 운치를 즐기다 가는 곳이다. 문희마을은 정선 아우라지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영월로 이어지는 길목에 자리한다. 최근에 백룡동굴이 개방되어 예약한 손님에 한해서 동굴 관람 기회를 준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문희마을에서 하룻밤 묵으며 저녁노을의 운치와 백운산 산행을 즐겨도 좋다.
문희마을 미탄면 마하리 사진 제공 평창군청


사진가 최광호
한겨울의 결빙 고기잡이


한겨울 얼어붙은 평창강을 따라 걷다 보면 얼음낚시를 즐기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평창 사람들이 즐기는 진짜 낚시는 따로 있다. 이곳에서는 ‘결빙 고기잡이’라고 부르는데, 작살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 재미있다. 투명한 얼음 밑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얕은 강가로 몬 뒤, 망치로 얼음을 깨고 작살로 물고기를 콱 찍어 잡는다. 잉어, 쏘가리, 꺽지, 메기 등 다양한 물고기가 잡힌다. 사람들과 함께 잡은 물고기는 집으로 가져가 나눠 먹는다. 큰 물고기는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넣어 매운탕으로 끓이고, 작은 물고기는 튀김가루를 묻혀 튀기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사진 제공 최광호


건축가 위준태
눈 내리는 날엔 도암댐 설경 드라이브


겨울마다 스키를 타기 위해 용평을 오간 지 40년이다. 눈 내리는 날에는 스키를 접고 발왕산 자락을 따라 도암댐 방면으로 설경 드라이브를 나선다. 스노타이어 장착은 필수! 온통 백색의 향연이라고 할 만큼 온 천지가 새하얀 눈으로 뒤덮여 설국의 위용과 아름다움에 한껏 취한다. 설경도 식후경. 배가 고프면 도암댐 가는 길목에 위치한 ‘개울가식당’으로 향한다. 발왕산 토종닭에 해발 700m고지에서 채취한 약초로 속을 채운 백숙이 일품이다. 평창 최고 식재료를 만나고 싶다면 ‘바우파머스몰’을 추천한다. 대관령 목장의 우유로 만든 카페라테와 바우번, 유기농 우유 아이스크림, 치즈 등 평창의 농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개울가식당 대관령면 수하리 8-4 문의 033-335-1288
바우파머스몰 대관령면 대관령로 94 문의 033-339-7616 사진 제공 류영선


메밀 DJ 최용진
감성 충만 지역 축제, 평창 효석문화제


평창 효석문화제만큼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지역 축제가 또 있을까?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가산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구절처럼 아름다운 메밀꽃이 만개한 8월에는 봉평으로 오시라. 효석문화제는 1999년 지역 주민이 솔선해 메밀꽃을 심으면서 시작해 201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전국 7대 최우수 축제로 꼽힌 내실 있는 지역 축제다. 감성 충만한 올드 팝을 들려주고 여행자의 사연을 읽어주며 소통을 담당하는 DJ 부스도 잊지 말고 찾아오시길!
문의 033-335-2323 사진 제공 평창 효석문화제


사진가 이윤호
일곱 개의 면, 일곱 개의 평창

평창읍 조동리 여름 풍경
면 단위로 옹기종기 정갈하게 모여 부락을 이룬 평창 풍경은 언제 떠올려도 정겹다. 지난 2016년 반년 정도 평창에 들러 사진을 찍고 감자꽃스튜디오에서 전시할 기회가 있었다. 방문할 때마다 평창을 이루는 일곱 개의 면을 하나씩 차근차근 시간을 두고 둘러보았다. 계곡을 따라 난 길을 걷다 보면 나오는 나무꾼 아저씨가 운영하는 카페, 장날 어르신들이 모이는 읍내의 오래된 다방, 빛바랜 장난감들이 진열 된 작은 문방구, 서울에선 보기 어려운 음반 가게를 하나씩 둘러보는 즐거움도 컸다. 일곱 개 면에 일곱 가지 평창이 있었다.
사진 제공 이윤호

문화관광해설사 최두열
소설 같은 이야기가 가득한 봉평장


“여름장은 애시당초 글렀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바로 봉평장이다. 소설 속 주인공 허생원이 첫사랑을 잊지 못해 그리움 가득한 발걸음으로 장이 열릴 때마다 찾아오던 곳. 장터는 물건을 사고파는 흥정도 좋지만 이를 통해 정겨움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엄동설한에도 산촌 마을의 훈훈함을 느낄 수 있다. 날짜 끝자리 2일과 7일이 봉평 장날이다.
봉평재래시장 봉평면 동이장터길 14-1 사진 제공 평창군청


갤러리팩토리 관장 홍보라
정성으로 꾸민 숙소, 700 빌리지


평창은 오랜 인연으로 쉴 때마다 찾는 곳이다. 마음에 남는 여러 곳 중에서도 해발 700m 고지에 자리한 ‘700 빌리지’라는 펜션은 부부가 운영하는 곳인데, 음식 맛도 기가 막히지만 산책로의 호젓한 풍광은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은 곳이다. 펜션에서 키우는 열다섯 마리의 맬러뮤트와 함께 눈길을 산책하는 건 꿈 같은 일! 겉보기에 화려한 곳은 아니지만 돈이 아닌 정성으로 꾸민 이런 숙소는 결코 흔치 않다.
700 빌리지 주소 평창읍 고길천3길 160-5 문의 033-334-5600 사진 제공 700 빌리지


화가 권용택
그리고 싶은 절경, 청심대


조선시대 대표 화가 김홍도가 금강산과 그 주변의 명승 경관을 그려 오라는 정조의 명을 받고 그린 ‘금강 사군첩’. 그 첫 페이지를 장식한 작품이 바로 평창 진부면 마평리에 위치한 청심대다. 청심대는 강릉부사와 관기 청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품고 있는 정자로, 그림 작업을 위해 18년을 이곳에서 지내며 우뚝 솟은 기암괴석에 매료되어 여러 작품을 남긴 곳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활강 경기장으로 향하는 산업도로가 개설되면서 청심대가 자리한 59번 국도는 한적한 옛길로 남게 되었다.
청심대 진부면 마평리 작품 제공 권용택


■ 관련 기사
- 평창, 이래 즐기면 마카 좋아요! 1
- 평창, 이래 즐기면 마카 좋아요! 2

구성과 정리 | 정규영, 이세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