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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키워드와 우리 삶의 연결 고리 2017 메종&오브제 파리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건ㆍ사고, 소란스럽고 빠르게 흘러가는 주변 환경과 이미지에 우리 몸과 마음은 지쳤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식처를 찾고, 집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을 눈치챈 걸까? 메종&오브제 파리가 선정한 2017년의 주제는 고요, 적막, 침묵, 평온을 뜻하는 ‘사일런스silence’였다. 디자이너 엘리자베스 르리슈 Elizabeth Leriche는 주제관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것들의 아름다움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고요한 산, 여백의 미, 자연의 소리를 보고 듣고 만지면서 ‘편안함을 표현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명상했다. 그 밖에 메종&오브제 파리에서 눈에 띈 이슈를 정리했다.

제르바소니

메종 다다

조너선 애들러

스와로브스키


Interview_디자이너 피에르 샤팽Pierre Charpin
“오브제가 놓일 큰 그림을 먼저 생각하라”


프랑스 가구 디자이너이자 세노그래퍼(무대 디자이너) 피에르 샤팽이 2017 메종&오브제 파리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됐다. 그는 에르메스 메종, 리네로제, 롱 런던 등의 브랜드와 협업해 형태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기존 사용법에서 해방된 미니멀 가구를 선보여왔다. 문의 www.pierrecharpin.com


올해의 디자이너관은 가구만큼 미니멀한 연출과 가벽 디자인에 눈길이 갔다. 먼발치에서 보니 오브제와 가벽의 도형이 마치 벽에 비친 그림자처럼 느껴졌다.
오브제는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풍경을 이루는 존재다. 전시 공간은 흰 바탕과 가벽으로 심플하게 마감해 가구가 잘 보이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가벽에는 그래픽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나의 작업 스케치와 이미지 영상이 계속해서 재생되도록 했다.

가구와 소품을 배치할 때 법칙이 있었나?
가구를 배치할 때 다양한 질감이 공존하도록 신경 썼다. 예컨대 알레시와 협업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바구니는 완전히 다른 질감인 울 소재의 리네로제 슬라이스Slice 소파 옆에 매치한 식이다.

당신의 디자인 원천은 무엇인가?
대학 시절, 나는 미국 아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콘셉추얼리즘과 미니멀리즘에 한창 매료되었다. 이탈리아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그즈음부터 멤피스라든가 연금술 같은 원초적이고 근본적 디자인을 지향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디자인일수록 컬러웨이가 중요하다고 본다. 보통 컬러는 어떻게 선택하나?
이 제품이 놓였을 때의 풍경, 함께 놓을 다른 제품을 고려해 컬러를 선택한다. 제품 하나하나의 존재감보다 여러 제품 간의 관계, 유기적 요인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만일 한 제품에 여러 가지 컬러를 사용해야 한다면 컬러 간의 관계와 충돌 가능성을 먼저 점친다.


잘 자는 것이 중요한 시대

브로스테 

dcw 에디션

메종&오브제 파리의 올해 주제 ‘사일런스’를 토대로 책과 라이브러리 카페를 기획한 넬리 로디의 디렉터 뱅상 그레구아르는 ‘숙면, 건강의 새로운 척도’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소음, 오염, 부정적 의견이 팽배한 이 시대에서 현대인의 기본 욕구는 사일런스를 포함해 #일시정지 #고요함 #버려라 #미니멀리즘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것. 삶의 균형을 유지해줄 명상, 자연과 소통, 요가, 의식적 행위 등이 등장하는 이유다. 이러한 흐름은 가구 디자인과 인테리어, 건축에도 드러난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디자인, 온몸을 감싸는 코쿤 체어, 꿈ㆍ잠ㆍ구름 이미지를 몽환적으로 형상화한 제품이 눈에띈다. 런던에서는 사일런트룸, 낮잠 바가 성행하고 있으며 잠과 꿈 관련한 책과 잡지가 쏟아져 나온다. 존 레넌과 오노 요코처럼 침대 위에서 친구를 초대하거나, 식사를 하고, 일을 하거나, 피로를 푸는 등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침대가 우리 삶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증거다. 반면 소음이 줄다 보니 가구와 소품은 더욱 장식미를 뽐낸다. 리드미컬해진 가구와 향 아이템이 각광받고, 심지어 파자마 브랜드까지 럭셔리하고 패셔너블해지고 있다. 그의 말마따나 잠의 목적은 ‘자연의 리듬을 회복하는 일’이다. 메종&오브제의 주제처럼 ‘잠깐 멈춤’이 절실하며, 이제는 잘 자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해브 어 굿 나이트!


돌아온 벨벳

조너선 애들러 


펜디 까사 

브라부
탐스럽고 우아한 질감이 특징인 벨벳이 모던한 실루엣으로 부활했다. 클래식부터 캐주얼, 컨템퍼러리 브랜드까지 장르 불문하고 벨벳 아이템을 만날 수 있었다. 펜디 까사(www.fendicasa.com)의 몽고메리Montgomery 소파와 마이홈Myhome 소파는 벨벳과 스틸 소재를 결합해 균형을 맞춘 제품. 전형적 소파 형태에 슬림하고 미니멀한 스틸 다리와 지지대를 매치해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브라부(www.brabbu.com)는 업홀스터리 가구로 벨벳 소재의 위상을 높였다. 중세 시대 디자인의 암체어에 벨벳 소재를 적용하거나, 그리스 신화의 오레아스Oreas를 형상화한 싱글 소파를 파스텔 톤으로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키치한 감성 디자이너 조너선 애들러(www.jonathanadler.com)도 벨벳에 빠졌다. 클래리지Claridge 소파는 직각 형태에 골드 컬러 구球 다리를 매치한 제품. 소파만으로도 트렌디한 거실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팁이다.


위트 더하기 조명

dcw 에디션

프티트 프리튀르 
어둠을 밝히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본연의 역할을 잊게 만드는 재미있는 디자인의 조명등이 돋보였다. 로켓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제임스 본드의 스파이 키트에서 본 듯한 이 튜브는 프랑스 조명등 브랜드 dcw 에디션 (www.dcw-edition.fr)의 신제품이다. 실내ㆍ외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며 튜브 속 관의 컬러는 실버, 코퍼, 골드 세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벽등, 펜던트등, 스탠드등과 같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친화력도 훌륭하다.한편 프랑스 브랜드 프티트 프리튀르(www.petitefriture.com)의 소사주So-sage 조명등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면 푸줏간이 떠오르는 재치 있는 제품이다.


그리너리를 담는 나만의 방법

아르텍 

틸테이블 

봄맞이 가드닝을 계획하고 있다면 두 브랜드를 눈여겨보자. 아르텍(www.artek.fi)의 주인공은 디자이너 아이노 알토Aino Aalto가 자신의 테라스에서 직접 사용할 만큼 큰 애정을 가진 리히티에Riihitie 화분. 1937년 오리지널 형태를 그대로 복원했다. 올해 메종&오브제 파리에 처음 참가한 국내 브랜드 틸테이블(02-459-1711)은 심플한 디자인의 화기 라인을 선보였다. 특히 시멘트 화기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터라 세련되고 모던한 디자인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문의 아르텍(에이후스, 02-3785-0860)


달콤한 핑크 파워

펌 리빙 

이노스튜디오 


노메스 코펜하겐 

GTV 
수많은 브랜드가 ‘사일런스’라는 주제에 충실하다고 느낀 건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눈에 띈 핑크 컬러의 열기 때문이다. 핑크 중에서도 부드럽고 달콤한 파스텔 톤 핑크는 사람들의 마음에 휴식과 여유를 주고 로맨틱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노메스 코펜하겐(www.nomess.dk)은 핑크를 뉴 컬러로 내세우고 신제품인 금속 소재의 스페이스 시스템 장과 네오프렌 소재 쿠션을 핑크색으로 출시했다. 최근 유럽에서 인기몰이 중인 광물 조각 패턴 테라조와 핑크 컬러의 만남도 유난히 눈에 띄었다. 날것 그대로의 소재에 핑크 같은 의외의 컬러와 조합해 독특한 분위기다. 이노스튜디오(www.enostudio.fr)는 테라조 패턴의 쿠션과 벽지를, 펌 리빙(www.fermliving.com)은 키즈 컬렉션으로 한층 톤 다운한 색감의 테라조 벽지와 에코백 등을 출시했다. 문의 펌 리빙(에이치픽스, 02-3461-0172), 이노스튜디오(루밍, 02-6408-6700)


그림이 된 러그

치포 러그 


조 러그

러그는 분위기 전환용 홈 드레싱 아이템이다. 올해 메종&오브제 파리에서는 공간에 표정을 더하는 패턴 러그가 속속 눈에 띄었다. 독보적 디자인과 핸드메이드 러그 브랜드라는 강점을 지닌 씨씨타피스(www.cc-tapis.com)는 세 명의 디자이너와 협업해 신제품을 소개했다. 그중 조Zo와 치포Chipo는 실제 아프리카 가면에서 영감을 받아 그들의 삶과 표정을 디자인으로 녹여낸 제품이다. 베네치아 디자인 스튜디오 차벤Zaven이 디자인한 것으로, 전통 색과 분위기를 기하학무늬로 녹여냈다. 바닥뿐 아니라 벽에 걸어도 손색없을 ‘그림’ 같은 패턴이다.


그림자까지 고려한 디자인

No.1 의자 

링 테이블 

나무를 곡선으로 디자인하는 일은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독보적 나무 밴딩 기술을 보유한 GTV(www.gebruderthonetvienna.com)는 둥근 원을 품은 가구 두 점을 선보였다. 다이닝룸 중앙에 두면 오브제처럼 멋스러운 느낌을 더하는 링Ring 테이블은 가볍고 우아한 구조감이 일품. 비치나무 소재의 테이블 다리 사이에 원 두 개를 더했다. 한편 No.1 의자는 TV의 역사적 가구다. 디자이너 미하엘 토네트Michael Thonet가 1849년 디자인한 것을 리프로덕트한 것. 창가에 두면 햇살이 쏟아지는 시간대에 의자와 테이블이 그려내는 둥근 그림자에 반할 것이다. 문의 챕터원(02-517-8001)


色 다른 욕실을 주목하라

안토니오 루피 

Ex.t
다른 부실에 비해 컬러의 선택 폭이 제한적인 욕실에 色다른 바람이 불고 있다. 이탈리아 욕실 브랜드 안토니오 루피(www.antoniolupi.it)는 세면대에 상큼한 컬러를 더했다. 볼 형태의 세면대 우르나Urna는 신소재 플루모드flumood를 사용해 만들었는데, 친환경적이고 단단하며 물이 스며들지 않고 독성도 없다. 완벽한 반구 형태로 디자인해 깔끔하고 간결하며 머스터드, 테라코타 등 아홉 가지 컬러로 선보여 취향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한편 Ex.t(www.ex-t.com)는 런던에 기반을 둔 디자이너 새뮤얼 윌킨슨Samuel Wilkinson과 협업해 플로트&그래비티Float&Gravity를 출시했다. 두 행성이 회전하듯 거울 두 개를 결합해 욕실 액세서리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의 안토니오 루피(두오모, 02-516-3022)


가족처럼 편안한 가구

윌팀 침대 

앙트레브 수납장 

아메데 암체어 

오랜 시간 사랑받는 디자인은 의외로 단순한 경우가 많다. 특히 주거 공간에서 사용하는 가구라면 눈에 거슬리지 않고 ‘가족’ 같은 편안함을 주는 가구를 선호할 터. 리네로제(www.ligne-roset.com)의 2017년 컬렉션은 곡선과 컬러, 소재 등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더해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다’는 느낌을 자아낸다. 필리프 니그로Philippe Nigro가 디자인한 윌팀Ultime 침대는 매트리스를 감싸는 하부 프레임과 헤드보드를 둥글게 디자인했으며, 아메데Amedee 암체어는 누에고치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포근한 이미지다. 한편 앙트레브Entreves 코너 수납장은 메탈 소재에 꽃잎 모양의 펀칭 디테일을 가미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문의 디사모빌리(02-512-9162)


스토리텔링을 더한 화기




인간과 유인원 사이의 관계를 달콤한 컬러로 디자인한 프리마테스Primates는 디자이너 엘레나 살미스트라로Elena Salmistraro가 디자인한 세라믹 화기다. 보사(www.bosatrade.com)의 2017년 신제품으로, 인간으로 진화하려는 유인원 모습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아프리카 긴꼬리원숭잇과인 맨드릴, 골든 멍키, 데브라자스원숭이 세 종류로 디자인했으며 파스텔 톤 색감이 집 안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듯.


패턴과 컬러로 완성한 리드미컬 하우스

위켄드 체어

미네랄 벽지
미리 말하지만 이 집은 실재가 아니다. 하지만 가보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고 활기차다. 프랑스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최근 무서운 속도로 신제품을 쏟아내는 프티트 프리튀르(www.petitefriture.com)가 가상의 집을 오픈한 것. 집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신제품으로 구성했다. 호프Hoff 컬렉션은 암체어와 스툴 등으로 구성한 모듈형 가구로, 여러 개를 이으면 소파 겸 침대, 분리하면 암체어와 스툴로 사용할 수 있다. 아웃도어 가구인 위켄드Week-end는 쌓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으며, 스트라이프 패턴처럼 보이는 등받이 디자인이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광물에서 영감을 받은 미네랄Minerals 벽지, 반 고흐의 붓 터치를 형상화한 볼뤼트Volutes 벽지는 색 대비와 독특한 문양 덕분에 포인트가 된다. 이 외에도 밧줄로 동여맨 듯한 디자인의 세라믹 테이블웨어 쉬크세시옹Succession, 귀고리를 한 벽 거울 파나슈Panache 등으로 프티트 프리튀르 특유의 생동감을 집 안 가득 채웠다.


소재의 한계에 도전하다


조립식 조명등으로 유명한 덴마크 디자인 스튜디오 비타 코펜하겐(www.vitacopenhagen.com)이 올해는 그간의 재질이나 형태와 전혀 다른 신제품 시네Sine를 론칭했다.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안드라 가우릴레수Andra Gavrilescu는 새로운 소재의 등장에 대해 “우리는 언제나 혁신과 모험을 시도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펠트뿐 아니라 더 무궁무진한 소재로 소비자와 만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화이트와 그레이, 위와 아래, 대칭과 비대칭… 펠트와 조명등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다. 따뜻한 질감과 빛이 레이어드되면서 북유럽 특유의 안락한 스타일과 철학을 잘 드러낸다. 문의 유로 세라믹(02-543-6031)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가구

인아웃 621 소파 

인아웃 863 소파 

인아웃 419 암체어 
모래를 밟는 듯 독특한 질감의 벽과 바닥으로 관람객을 사로잡은 제르바소니 (www.gervasoni1882.com) 부스에서는 디자이너 파올라 나보네Paola Navone가 선보인 2017년형 인아웃Inout 컬렉션을 만날 수 있었다. 도시 가든, 베란다, 테라스 등에 추천하는 아웃도어 가구지만 실내에서도 훌륭한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패밀리 소파, 암체어, 글라스웨어, 벽지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나무의 나이테를 프린트한 인아웃 419 암체어는 방수 패딩 소재로 만들어 실용적이며, 인아웃 865 의자는 고재 프레임에 PVC 끈을 엮어 이국적 느낌을 준다. 가구와 함께 매치한 제라늄 포트 일러스트 벽지 또한 파올라 나보네의 솜씨. 지중해에서 영감을 받아 생동감 넘친다. 문의 제르바소니 코리아(070-4209-0827)


일상 속 다다이즘

오프 더 문 사이드 테이블 

컨피던스 오브 어 클라우드 책장 

레이지 수잔 사이드 테이블 

재패니즈 앱스트랩션
기발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색, 패턴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메종 다다(www.maisondada.com)는 프랑스에 기반을 둔 상하이 디자인 스튜디오다. ‘일상 속 다다이즘’을 표방하며 동서양의 믹스 매치가 두드러진다. 서랍과 박스를 결합한 형태의 컨피던스 오브 어 클라우드Confidence of a Cloud 책장은 ‘비밀’에 대한 인간의 본능을 담아냈다. 서랍을 열면 전혀 다른 색이 등장하는 반전 매력도 있다. 러그 또한 독특하다. 서울 by 데이, 상하이 by 나이트 등 아시아 도시에서 영감을 받아 패턴화한 것. 대담한 색 조합과 동서양 스타일의 믹스 매치로 전시 내내 많은 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상상을 디자인하라

몰로 디자인 

조너선 애들러

사일런스의 일환으로 선정된 ‘숙면’ 트렌드를 대변이라도 하듯 잠, 꿈, 상상과 몽상 등을 시각화한 디자인도 많았다. 종이의 가벼움과 겹쳤을 때의 풍성함에 주목한 몰로 디자인(www.molodesign.com)은 공기의 흐름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클라우드 마스트Cloud Mast 조명등을 소개했다. 머리 위 천장의 존재감을 아무도 의식하지 않듯, 이번 조명등의 콘셉트 역시 구름처럼 거슬리지 않는 것이다. 한편 구름 형상을 보다 직관적으로 드러낸 제품도 있다. 디자이너 조너선 애들러(www.jonathanadler.com)의 이서Ether 컬렉션은 하늘이 선물한 ‘착석감’을 세 가지 형태로 선보인 것. 그중 이서 세티Ether Settee는 문자 그대로 구름 모양의 소파다. 뽀얀 좌석 아래 날렵한 금속 다리를 매치해 우아함을 강조했다.


패셔너블한 크리스털




다양한 디자이너와의 협업하며 크리스털의 무한한 가능성을 점친 아틀리에 스와로브스키(www.atelier swarovskihome.com)의 홈 컬렉션을 소개한다. 디자이너 알도 배커Aldo Vakker는 크리스털 베이스Crystal Vase를 블루와 블랙 다이아몬드 버전으로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대리석과 핑크 오닉스를 더하니 크리스털의 반짝임이 한결 고급스러워졌다. 얼음 조각을 떠오르게 하는 글레이시어리움Glaciarium도 인상적이다. 얼음 산에 꽃 한 송이가 꽂힌 듯, 빙산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촛대가 놓인 듯 긴장감이 느껴졌다. 토마스 알론소Tomas Alonso는 기존 트레이 프리즘Prism을 업그레이드해 소개했으며,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 론 아라드Ron Arad 등도 함께 작업했다. 문의 스와로브스키 리빙(02-514-9006)


뉴 블랙이라 여기는 ‘블루’


1943년 모겐스 라센Mogens Lassen이 디자인한 모듈형 수납 박스 프레임Frame은 바이라센(www.bylassen.com)이 2013년 리프로덕트해 소개한 제품이다. 벽걸이형으로 사용하거나, 다리를 매치하면 가구로 활용할 수 있어 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유연한 수납 솔루션을 제공한다. 2017년을 맞아 프레임이 다크 블루 컬러로 재탄생했다는 소식. 최근 북유럽 디자인에서 블루는 새로운 블랙으로 묘사되는 등 주목받는 컬러 중 하나다. 안정적이면서 다양한 컬러와 조화를 이루기 때문. 바이라센의 PR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크리스 데이Chris Day는 “기존 컬러와 조합하기도 쉽고, 공간에 깊이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컬러”라며 현관 앞, 아이 방, 서재에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문의 이노메싸(02-3463-7752)


그리고 파리
2017 메종&오브제 파리가 열린 노르 빌팽트 전시장 밖에서도 크고 작은 전시와 행사가 열렸다. 파리 시내 곳곳에서 찾은 브랜드 소식.

이토록 황홀한 블루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일수록 현대 삶에 녹아드는 효과적 방법을 고민할 터. 프랑스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www.baccarat.com)는 그간의 심벌인 레드 대신 ‘블루’라는 새로운 컬러로 변신을 시도했다. 블루 아이즈 컬렉션의 론칭 행사는 파리 메종 바카라에서 칵테일파티와 함께 열렸다. 메종 바카라 서울의 강준구 대표는 “파리 메종 바카라는 2백50년 역사를 고스란히 보존한 박물관 겸 쇼룸으로 평소에는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2층에는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각국의 황제와 왕실을 위해 디자인한 바카라 에디션을 볼 수 있으며,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바카라 레스토랑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라며 공간을 소개했다. 깊은 바다와 청명한 하늘을 연상시키는 블루 아이즈 컬렉션은 테이블웨어, 화기, 모빌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메디치스Medicis 같은 오브제나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제니스Zenith 샹들리에도 블루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한편 바카라의 베스트셀링 샷 잔을 블루 컬러로 구성한 세트 제품 ‘에브리데이 샷 세트’도 출시했는데, 국내에는 4월에 론칭할 예정이다. 문의 메종 바카라 서울(02-3448-3778)


자연의 반짝임을 노래하다




파리 앵발리드Invalides 박물관 근처, 4백30년 전통 크리스털 브랜드 생루이(www.saint-louis.com)의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하는 쇼케이스가 열렸다. 건물 내부를 이끼와 나무, 돌과 이파리로 숲처럼 꾸몄는데, 신제품 폴리아Folia의 콘셉트와 연결된 스타일링이었다. 폴리아는 산들바람이 불어올 때 숲속 나뭇가지가 흔들리며 햇살이 아른거리고, 빛이 아름답게 흩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컬렉션. 디자이너 노에 뒤쇼푸르로랑스Noe Duchaufour-Lawrance는 크리스털 표면에 나뭇잎 모양의 패턴을 새겨 이 같은 풍경을 투영했다. 폴리아 북케이스는 반듯한 디자인의 물푸레나무 책상에 크리스털 조명등을 일체형으로 디자인한 것. 폴리아 샴페인 잔과 하이볼, 샷 잔 등은 1백여 점을 한데 모아 이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그러니 불빛이 흔들릴 때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는 느낌이 들 수밖에! 총 스물다섯 점의 테이블웨어와 장식품, 조명등과 가구로 구성했다. 문의 에르메스 메종(02-3479-6252)


글 손지연 기자 취재 협조 메종 오브제 사무국(02-522-6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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