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우리 함께 놀아요
가족이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같은 꿈을 꾸고, 현재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는 일. 공통의 관심사를 즐기기 위해 노력하는 다섯 가족을 만나보자.

액티비티 활동을 즐기는 박정률ㆍ진미화 부부 
놀이란…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 
여름이면 양수리에 제트스키를 타러 가고, 겨울에는 스키장을 찾아다니는 박정률ㆍ진미화 부부. 헬스장에서 연애했을 정도로 운동 마니아인 두 사람은 용인의 타운하우스로 이사하면서 차고에 아예 둘만의 홈 짐을 꾸몄다. 휴롬팜을 운영하는 박 대표가 서울로 출근하면서 따로 시간을 내 헬스장에 가기 어려운 까닭이다. 먼저 홈 짐을 제안한 그는 “노출 콘크리트와 벽돌로 운동 공간을 꾸미고, 최소한의 장비를 설치했어요. 바이크를 이동할 수 있도록 중문을 설치하고, 좋아하는 물건들을 가져다 놓으니 재미있는 홈짐이 완성되었습니다”라며 공간에 애착을 드러냈다. 운동기구는 부부가 다니던 피트니스914 홍준영 대표의 도움을 받아 설치한 것으로, 전신운동과 근육운동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피트 보드와 등 운동에 좋은 렛풀다운, 가슴&어깨 운동을 할 수 있는 스미스 머신까지 세 종류다. 이것만 있어도 헬스장 못지않은 근사한 홈 짐이 된다. 서바이벌 장비와 골프 장비, 스노보드, 전동 보드 등 벽에 걸린 장비만 봐도 부부가 함께 하는 취미는 한둘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아내는 관심거리가 같으니 대화를 나누는 일도 자연스레 많아진다고 말한다. 최근 아내는 바이크 면허증을 따기 위해 연습하는 중이다. 봄이 되면 남편과 함께 드라이브를 다녀올 계획이라고. 함께 하는 취미는 단순히 취미 이상으로 그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된다.  이새미 기자 사진 김재윤

박정률ㆍ진미화 부부는 친구처럼 따로 또 같이 홈 짐에서 운동을 즐긴다.
벽면에 걸린 부부의 사진. 박 대표는 한때 사진을 즐겨 찍었다.

 

 

가죽공예 즐기는 이정훈ㆍ이경희 부부
놀이란…창작의 기쁨
무엇이든 차근차근 배우고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야말로 부부가 함께 노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올해로 결혼 7년 차에 접어든 이정훈ㆍ이경희 부부는 방 하나를 통째로 가죽공예 작업실로 꾸몄다. 아내가 먼저 시작해 남편에게까지 전파한 가죽공예는 부부의 취미다. 부부는 작업 과정을 공유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작업실에 책상 두 개를 나란히 배치했다. “가죽공예에 필요한 도구나 기계 종류가 굉장히 많아요. 게다가 비싸기도 해서 ‘귀족 공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죠. 저도 큰맘 먹고 하나씩 샀어요. 남편이 가죽공예를 시작한 뒤에는 비상금을 털어 가죽을 얇게 자르는 기계도 선물해줬어요.” 취미를 함께 나누니 서로의 마음도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 취미 생활을 하면서 얘깃거리가 풍부해져 혼자 게임하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남편의 소감이다. 가장 많이 만든 제품은 반려견 살구의 목줄. 남편이 출근한 뒤 아내의 곁을 24시간 지키는 살구는 아내를 가죽공예로 이끈 주인공이다. 그래서인지 살구를 모티프로 한 가죽 소품이 가장 눈에 많이 띈다. 직장생활을 그만둔 후에는 개인 공방을 차리고 싶다는 부부. 그들을 보니 무엇이든 함께 만들고 창작해가는 과정 또한 놀이가 주는 기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지연 기자 사진 임민철

아내는 자신의 손재주도 살리면서 남편과 함께 오래도록 즐길 수 있어 놀이처럼 가죽공예를 시작했다.


살구는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긴 웰시코기종이라 옷보다 목줄이 잘 어울리는 탓에 아내는 원하는 디자인의 목줄을 직접 만들곤 한다.

 

집에 전용 극장을 만든 김경진ㆍ하지연ㆍ김시후 가족
놀이란… 함께 하는 모든 것
매일 저녁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함께 웃고, 주말 오후면 가족이 둘러앉아 영화를 감상하거나 보드게임을 하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풍경일 터. 1년 전 친정 부모를 모시면서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주택을 신축한 김경진·하지연 부부는 여느 가족들의 로망을 매일 밤 실현하며 산다. 부부는 아이가 어릴 때 가족 유대감을 심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집 안에 시네마룸을 마련했다. 지하 서재 한쪽에 마련한 시네마룸은 오롯이 남편의 아이디어. 그래서인지 이곳은 가구와 소품을 남편이 주도적으로 들였다. 시네마룸은 서재 뒤쪽으로 깊숙이 자리하는데, 스크린을 설치한 벽을 붉은 벽돌로 마감해 한결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 여기에 1백20인치 스크린과 오디오 장비를 설치하고, 푹신한 소파와 조명등을 놓아 ‘들어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공간을 만들었다. “영화관에서 놓친 명작들을 주로 즐겨요. 시후가 좋아하는 장르는 애니메이션인데, 월트 디즈니사의 시리즈는 거의 다 이곳에서 감상했죠.” 아내는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 속 주인공 피겨로 AV장을 장식하고,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보드게임을 즐긴다고 했다. “아파트에서는 느끼지 못한 특별한 공간”이라며 시네마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 시후네 가족은 ‘공간이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다’는 말을 실감하며 사는 중이다.  손지연 기자 사진 김재윤

맞벌이 부부여서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어 집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최대한 ‘함께’ 보내자는 의도다. 
시후네 시네마룸은 영화도 보고, TV 프로그램도 시청하며, 때로는 보드게임도 즐기는 놀이터다. 


프라모델을 모으는 김태민ㆍ안민준 부부
놀이란…스토리를 쌓아가는 즐거움
함께 자전거 타기, 조던 신발 모으기, 겨울에 스노보드 타기…. 연애 시절부터 무엇이든 함께 하길 좋아한 김태민ㆍ 안민준 부부는 또 다른 취미로 프라모델을 만들고 수집한다. 5년 전, 서점에서 호기심에 구입한 프라모델을 카페에 마주 앉아 꼬박 한 시간 동안 조립한 두 사람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공예과 출신답게 근사한 로봇을 완성하는 새로운 취미에 금세 빠져들었다. 작은 프라모델을 만드는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역할 분담은 명확하다. 남편이 조립 설명서를 읽고 순서를 알려주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세심하게 재단하는 일은 아내의 역할이다. 두 사람이 좋아하는 프라모델은 반다이사에서 나오는 ‘건담’ 시리즈. 남편은 스토리를 따라 캐릭터를 모으고, 취향이 섬세한 아내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모델을 고른다. 커다란 다이닝 테이블은 두 사람의 프라모델 작업실. 조립하는 것 이상으로 컬렉션을 전시하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이다. 거실 벽에 선반을 설치한 후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자세로 나란히 진열해놓았다. “함께 프라모델을 좋아하다 보니 이들을 전시한 공간을 찾아다니거나 다음에는 어떤 모델을 구입할지 고민하는 것도 저희에게는 즐거움이에요.” 부부가 같은 취미를 즐기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은 그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새미 기자 사진 임민철

부품을 펼쳐놓은 테이블은 두 사람의 즐거운 놀이터가 된다.
프라모델을 조립하면 역할을 나누어 완벽한 협업을 한다. 남편이 주로 복잡한 설명서를 읽고, 아내가 필요한 부품을 자르는 식이다.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서영현ㆍ소은명ㆍ서주아 가족
놀이란…아름다운 앙상블
함께 연주하며 행복을 찾아 여행하는 브레멘 음악대처럼 우쿨렐레를 통해 시간을 함께하는 가구 디자이너 소은명 가족. 이 집에서는 날마다 낭만적인 우쿨렐레 소리와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소파 대신 놓은 평상은 무대가 되고, 이 작은 음악회를 이끄는 것은 주아의 몫이다. 우쿨렐레를 배우는 주아를 데리고 우쿨렐레 페스티벌에 놀러 갔다가 흥겨운 매력에 매료됐다고. 이후 부부는 주아에게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이가 학교에서 새로운 곡을 익혀와 부부에게 알려주는 것. 어느덧 악기가 손에 익은 엄마는 아이의 연주에 화음을 넣고, 보컬 담당인 아빠는 노래를 부르며 캐스터네츠로 흥겨운 박자를 더한다. 가장 자신 있게 연주하는 곡은 만화영화 <인사이 드 아웃>에 삽입된 라바송. 언제 어디서든 우쿨렐레만 있으면 온 가족 모두 흥겹게 라바송을 즐길 수 있다.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늘어나면서 가족은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2016 우쿨렐레 페스티벌에 다 같이 참가할 예정 이라고. “아마추어를 위한 무대지만 함께 연주할 곡을 선정해야 해요. 하와이안 의상도 챙길 계획이고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설레네요.” 공통의 목표가 생긴 후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소중해졌다고 말하는 그들. 야외 나들이를 갈 때도 우쿨렐레만 챙기면 그곳이 어디든 가족 음악회를 열 수 있다.  이새미 기자 사진 임민철

주아의 우쿨렐레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합주하는 부부. 거실에 놓인 작은 평상에서 날마다 흥겨운 가족 음악회가 펼쳐진다. 
엄마가 우쿨렐레를 손쉽게 들고 연주하도록 밴드를 연결하고 푸는 것도 주아의 일이다.

 

#홈짐 #가죽공예 #시네마룸 #작업실 #가족음악회
글 이새미 기자 손지연 기자 | 사진 임민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