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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2011 대한민국 만화경
만화경은 거울로 된 통에 형형색색의 유리구슬, 종잇조각을 넣어 아름다운 무늬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장난감입니다. 1년의 마지막,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이때, 2011년 대한민국을 열광하게 했던 이야기를 만화경 속 구경하듯 유심히 들여다 봤습니다. 2011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또는 올해가 가기 전 꼭 경험해야 할, 올해를 정리하며 알아두면 좋을 열한 가지 주제를 <행복> 편집부가 꼽았습니다. 그리고 안목 뛰어난 전문가들이 각 분야별 베스트 5를 선정해 조목조목 알기 쉽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2011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며 2012년을 더 잘 시작하기 위한 것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1년, 알록달록 다채로운 무의로 펼쳐지는 만화경 속 세상처럼 아름답게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01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 씨가 꼽은 올해의 It Man, It Woman
존귀한 글발의 힘을 가진 대중문화 평론가이자 웹진 <텐아시아>의 편집장인 강명석 씨가 2011년 대한민국 저잣거리를 출렁이게 한 인물을 온전히 ‘편견으로’ 꼽았다. 하지만 모아놓고 보니 누구라도 동의할 만한 올해의 ‘The Real It People’이다.

올해의 옴므 파탈 : 유희열ㆍ정재형
한 남자는 라디오와 TV에서 세상의 수많은 음악을 소개했 다. 다른 한 남자는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대중적인 탱고를 만들었다. 그들은 예술인이다. 그러나 한 남자는 라 디오와 TV에서 아이돌 그룹 카라가 나오자 이마의 혈관까지 튀어나올 만큼 좋아했고, 다른 한 남자는 TV 예능 프로 그램 <무한도전>에서 ‘아홍홍홍’거리며 이봉원 닮은 얼굴과 한민관 닮은 몸으로 몸 개그를 보여줬다. 그들은 예능인이 다. 그리하여 두 남자는 우아하나 느끼하지 않았고, 깊지만 어렵지 않게 그들의 음악을, 그들과 함께한 음악을 세상에 전달했다. 새파란 아이돌은 결코 줄 수 없는 고상하고 끈적한 매력의 두 남자가 움직이자 예술과 예능이, 깊이와 웃음 이, 고상함과 대중성이 하나로 합쳐졌다. 남자의 앙상한 어깨가 이리 매력적으로 보일 줄이야.

올해의 예능인 :
김어준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진행자, <딴지일보> 총수)
착각하지 말자. <나는 꼼수다>는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자신들 마음대로 정치인들 을 마구 ‘까고’, 조롱하고, 기어이 그들이 가장 감추고 싶은 비리를 들춰내 ‘빅 엿’을 먹이는 해적 방송이자 정치 풍자 예능 대담 쇼다. 인터넷 해적 방송은 스마트폰과 SNS 시대와 만나며 지상파 방송이 인터넷 방송에서 폭로하는 이야 기들을 ‘받아 적는’ 진풍경을 낳았다. ‘더러워서 싫다’던 정치 혐오증은 <나는 꼼수다>를 만나며 ‘빅 엿을 먹일 게 많아 좋은’ 풍자의 대상이 됐다. 정치를 예능의 언어로 말하며 마이너리그에 있던 남자가 정치의 시대를 만나 정치를 코미 디로 만들었고, 자신의 영역을 메이저리그로 바꿔버렸다. 정말, ‘꼼수’로 방송을 바꿨다.

올해의 정의 : 공유(영화 <도가니> 주연)
“읽다 보니 흥분이 되고 주먹 쥐며 빠져들기 시작했다.” 영화 배우 공유는 군 복무 중 소설 <도가니>를 읽었고, 제대하자마자 소속사 대표를 찾아가 영화로 제작하자고 주장했다. “이 책을 영화로 만들면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광주인화학교에서 벌어진 끔찍한 청소년 성폭력 사건을 다룬 <도가니> 는 개봉과 함께 대한민국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분노는 인화학교 사건에 대한 재수사와 학교 폐쇄, 관련법 상 정, 인화학교재단의 해체로 이어졌다. 사건 당시 진실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려던 사람들의 노력이 작가 공지영에게 전 달됐고, 이 사건을 한 사람에게도 더 알리기 위한 공지영의 절실함이 공유를 일으켰으며,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꿨다.

올해의 판도라 : 김영희(<나는 가수다> 초대 연출자)
단 한 발의 총성이 세계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김영희 PD가 “최고의 가수들이 서바이벌한 방식으로 경쟁한다”는 한 줄의 문장을 실행에 옮기자 가수들은 물론 연예계 전체, 아니 인터넷 전체가 전쟁을 벌였다. 임재범처럼 아군과 적군 모두를 굴복시킨 영웅이 등장했고, 옥주현 같은 전사자가 등장했으며, 가수들은 ‘전쟁 같은 사랑’이 아니라 ‘전쟁 같은 경연’ 때문에 병원을 집처럼 드나들었다. 그 결과, 이른바 실력파 가수들은 아이돌로부터, 또는 댄스음악으로부터 일정한 지분을 되찾았고, 임재범과 김연우의 공연은 전회 매진됐다. 그러나 그건 아이돌 대신 예능이, 댄스 음악 대신 리메이크 위주의 음악이 대세가 됐음을 알리 는 것이기도 했다. 아직 좋은 음악이 그 자체로 사랑받는 시절은 오지 않았다. 전쟁은 진행 중이다.

올해의 소원 성취 :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를 때는 그저 열심히 웃는 소녀들이었다. ‘소녀시 대’를 부를 때는 발랄했고, ‘Gee’를 부를 때는 소녀들이 저렇게 섹시해도 되나 싶었다. 하지만 ‘훗’을 지나 일본 오리콘 차트 정상에 서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환호하기 시작하자 소녀들은 ‘케이팝K-Pop의 아이콘’이 되었고, 9시 뉴스에 서는 틈만 나면 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 세계가 우릴 주목해’라는 가사와 함께 카리스마를 과시하는 군무가 곁들 여진 신곡 ‘The Boys’는 또다시 달라진 소녀시대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다시 만난 세계’에서 꿈을 향해 달려가 던 소녀들은 정말 ‘세계’와 만났다. 소녀시대 팬들에게 정말 기쁜 것은 그들이 세계 시장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거창한 사실이 아니라 그들이 해마다 성장해 꿈을 이뤄가고 있다는, 진정 커다란 꿈을 이루고 있다는 그 사실 아닐까?

02 중앙일보 문학 담당 신준봉 기자도 미처 예측하지 못한 베스트셀러
일주일에 받아보는 시집과 소설책이 20〜30권, 소개할 수 있는 책은 서너 권, 그나마도 기사를 쓰기 위해 속독해야 하는 일간지 문학 담당 기자. 그러다 보니 책의 진정한 파괴력을 가늠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이 글은 그에게 반성문이다.

공지영 <도가니>
영화는 개봉 한 달도 안 돼 4백만 명이 관람했고, 잊혀져가던 책은 영화가 대박 조짐을 보 이자 되살아나 한 달 만에 10만 부가 팔렸다. 무엇보다 소설·영화에서 문제 삼은 장애인 학교가 폐쇄되고 관련법이 정비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니 비록 2009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올해의 베스트셀러 다섯 권에 포함 시키지 않을 수 없다. 책이 나왔을 때 기자의 리뷰 기사 분량은 고작 1천 자 정도였다. 선생들에 의한 장애인 제자 성폭 행이라는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지나친 다큐멘터리 성격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는 서민들 사이에 반 기득권층 공동 전선을 형성하며 승승장구했다.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의
영문판 PLEASE Mom After Look
이 책이야 말로 올 상반기 한국 출판가를 뒤흔들었다. 뉴욕발 파장이 한국을 덮친 것. 크노프라는 뉴욕의 명문 문학 출판사에서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은 초판만 10만 부, 9쇄를 찍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후 미국 시장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 31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한국어판은 한국에서 진작에 1백만 부 넘게 팔리며 시장성을 인 정받았다. 하지만 한국적 어머니상像이 미국 시장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소설은 이러한 우려를 단숨에 날려버 렸다. 모성母性이라는 주제의 세계적 보편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능력 있는 번역자의 탁월한 번역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정유정 <7년의 밤>
지난 3월 이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불친절하게도’ 5백 쪽이 넘었다. 앞부분의 스킨스쿠버 에피소드 등 공들인 취재는 돋보였다. 뒷부분 반전과 정교한 구성은 놀라울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긴 듯했다. 물꼬는 영화판에서 먼저 터뜨렸다.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영화인들의 코멘트가 트위터 나 페이스북 등 SNS를 타고 돌았다. 실제로 영화 판권 계약을 맺고 책은 20만 부나 팔렸다. 정유정 작가는 1억 원 공 모 장편문학상 출신이다. ‘고매한’ 문학성에 얽매이기보다는 짜릿한 재미와 힘 있는 서사로 독자를 직접 공략한다. 읽 히는 장편을 발굴하자는 취지로 최근 몇 년 새 생겨나기 시작한 고액 장편문학상들의 대표적인 수혜자다.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김난도 교수의 이 산문집은 지난해 말 출간 됐다. 8개월 만에 1백만 부 넘게 팔리며 산문집으로는 최단 기간 밀리언셀러로 등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내용은 특별할 게 없다는 의견이 많다. 진로와 사랑 등으로 고민하는 청춘에게 말을 걸고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는 42편의 글로 구성돼 있다. 위안과 소통에 초점을 맞춘 책의 모양새는 무엇보다 제목에서부터 확인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즉, 청춘은 아픈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혼자만의 불행이라고 여기지 말라는 것이다. 정호승의 1998년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의 제목과 동일한 논리 구조다. 최근 조사 결과 20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책으로 나타났다.

김어준 <닥치고 정치>
10월 초순 출간된 대담집이다. 불과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판매 순위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를 정도로 출판계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런 인기는 표면적으로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개인의 인기 가 작용한 결과다. 진작에 <딴지일보>라는 인터넷 매체를 차려 기성 주류 언론의 뉴스 공급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 그 는 올해 팟캐스트에 정치 풍자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를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뭘 하고 있든 간에 그만 닥치고 이제부터 정치 얘기를 하자는 뜻을 함축한 도발적인 제목, ‘명랑 시민 정치 교본’이라는 부제가 내비치는 행복감에 대한 기대와 계몽성. 이런 책의 포장은 기성 정치판에 대한 환멸을 자양분 삼아 연말 출판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03 한국건축가협회에서 선정한 올해를 빛낸 베스트 건축 5
한국건축가협회에서 ‘2011년 올해의 베스트 건축 7’을 선정했다. 2011 한 해 가장 빛났던 한국 최고의 건축물은 어떤 것일까? 기업 문화 연수원, 별장, 평범한 주택까지, 7곳 중 <행복>이 엄선한 베스트 5.

숲의 오중주 포레스트 퀸텟
강원도 양구에 지어진 세컨드 하우스 ‘포레스트 퀀텟Forest’s Quintet ’. ‘숲 의 오중주’라는 뜻의 프로젝트명이 암시하듯 수목이 우거진 산속에 다섯 채의 주거형 별장이 들어선 형태다. 이 경우 도시 건축과는 달리 경계, 프라이버시, 기존 건물과의 관계 등 복잡한 제약이 없고 오직 주변 환경과의 조화만 고려하 면 되니 비교적 수월한 프로젝트라 짐작할 테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제약은 때론 창작의 실마리가 되는 법. 고민 끝에 동양의 정자 건축에서 모티프를 얻은 건축가는 지형의 경사, 나무 배치, 조망 조건 등 자연조건의 차이를 이용해 표정 이 제각기 다른 다섯 채의 건물을 선보였다. 정자처럼 뻥 뚫린 시원한 전면 창은 앞에 다른 집이 있다면 활용하지 못했 을 터. 하늘로 낸 창은 비 올 때 더욱 드라마틱한 매력을 발산한다.
설계_ 이현호(키아즈머스파트너스), 사진_박영채

기능과 예술의 줄다리기 문호리 단독주택
건축가는 건축주 부부의 몇 가지 상반된 요구를 동시에 해 결해야 했다. 제조업을 하는 남편은 철저한 기능주의자이고, 예술 애호가인 아내는 심미주의자로서 관심사가 달랐다. 이 주택은 기존에 살던 아파트의 기능적 편리함과 자연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공간의 감수성을 동시에 담아야 했으 며 땅과 자연에 밀착되는 공간이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주택은 마치 지형의 힘으로 밀려 올라오듯 점점 융기 하는 형태다. 전형적인 랜드스케이프 건축(건물과 외부 자연의 경계를 일부러 흐리게 만드는 방식)으로 마당이 건물 옥상으로 향하는 경사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재미있다. 시원하게 뚫린 내부 공간은 개방감을 더하지만 냉난방이 취 약하다. 기능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설계_정의엽(에이앤디AND)

거대한 판도라 미지움Mizium
아모레퍼시픽의 R&D센터 미지움은 아름다운 조경과 현대적인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이다. 박스 형태의 구조물이 다양한 방향으로 조합되어 마치 거대한 판도라의 상자를 떠올리게 하는 이 건축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Albaro Siza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종규 교수가 설계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을 받기도 한 건축가 알바로 시자는 최근 열린책들 파주 사옥 뮤지엄을 설계했 다). 건축물은 절제된 형태뿐 아니라 재료와 디테일도 단순하지만 보는 방향에 따라 저마다 다른 표정을 연출한다. 가 장 간단한 형태로 조금의 변화만 주었을 뿐인데 하나의 조형물 못지않은 것. 여성들을 변신시킬 가장 아름다운 미적 도구, ‘화장품’을 선보이는 공간인 만큼 가구 컬렉션까지 세세하게 신경 썼다.
설계_ 김종규・알바로 시자

남산을 밝히는 열두 개의 불빛 안중근의사기념관
남산길에 접어들면 남산 시립도서관 옆 작은 공원 을 마주하며 서 있는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만나게 된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열두 개의 네모 기둥이 모여 있는데, 이 열 두 기둥은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열두 명의 단지동맹을 뜻하는 것. 단정하게 규칙적으로 분절이 된 이 네모 기둥의 반 투명 외장재(폴리카보네이트)는 묘하게도 자신을 낮추며 주위에 우거진 수목과 겸손하게 조화를 이루는 듯하다. 반 투명이어서 안이 들여다보이지는 않지만 어두울 때 내부 조명이 켜지면 마치 열두 개의 등이 켜진 것 같은 효과. 이제 기념관이라고 하여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만을 고집하는 것은 고루한 생각이다. 안중근의사기념관은 ‘기념관’을 간 결하고 모던한 건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설계_임영환, 김선현(디림건축), 사진_박영채

배움과 휴양, 화합의 장 서울시립대학교 강촌수련원
북한강 남쪽 검봉산에서 이어지는 계곡 사이에 자리 잡은 서울시립대학교 강촌수련원. 이곳은 화려한 기교나 값비싼 마감재로 무장한 고급스러운 건축물과 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건물을 지탱하는 나무 기둥과 천장의 목재만으로도 구조의 아름다움과 풍성한 공간감이 느 껴진다. 이는 오랫동안 목조 건축을 추구해온 건축가의 성향에서 비롯된 것. 목조는 자체로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시 각적인 친화력도 뛰어난 소재다. 건축물을 계획할 때는 가장 먼저 ‘용도’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이곳은 많은 사람이 배움과 휴양을 위해 모이는 연수원인 만큼 화합의 장을 만들어내는 ‘편안함’에 주안점을 두었다. 목조 주택은 단열과 시공의 편리함, 공사 비용의 단축 등 현실적인 고민도 해결해준다.
설계_조남호・양원모(솔토건축), 사진_박영채

04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 최정심 원장이 선정한 최고의 공예품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들을 보라.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최고의 가치를 매긴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최정심 원장이 꼽은 디자인계의 ‘오마주 투 코리아’. 현대적 쓰임새와 고매한 아름다움을 겸비한 2011 최고의 공예품을 소개한다.

허은경 마이크로 마크로Micro Macro
서양화를 전공하고 나전장에게 사사하여 옻칠과 자개를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는 작가 허은경 씨. 그는 추상적인 미술 작품을 우리네에게 친숙한 소재인 ‘옻칠과 나전’이란 이 름으로 쉽게 다가서고 있다. 나전 작품의 경우 대형 사이즈는 많지만 작은 작품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데, 허은경 작가 의 마이크로 마크로는 그 이름처럼 한 호 정도 크기의 미니어처 사이즈다. 화려한 컬러가 더해져 인테리어 소품으로 도 손색없고 배열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장점. 화려한 주얼리를 떠올리게 하는 기하학 패턴 또한 돋보인다. 자연이 머금은 오색영롱함에 모던한 색감까지 더해져 더없이 세련된 공간을 완성하는 마이크로 마 크로. 옻은 항균과 방충, 방수, 방습 등의 기능이 있고, 현대 주거 공간에 더욱 빛을 발하는 오브제 아닌가.

김정옥 분청 도시락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는 2009년 서울 디자인 올림픽 낭만 시장에서 도시락 을 처음 소개했다. 얼마 전에는 식 문화를 주제로 한 <지혜와 마음이 담긴 도시樂>전을 기획했다. 도시락, 솔직히 말하 면 지극히 사적인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평소 가지고 있던 소박하고 정갈한 맛에 대한 호기심은 자연히 슬로푸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도시락으로 발전했다. 요즘은 귀찮아도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조금 번거롭긴 하지 만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우리에게 바른 음식 문화를 만들어가게 하는 필수품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간편한 밀폐용 기 대신 가끔은 ‘우리 그릇’에 정성껏 담아보자. 김정옥 작가의 분청 사기합은 우리 전통문화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작품으로, 정성 어린 맛과 멋을 경험할 수 있을 듯.

강희정 자개 서랍장
언젠가 경남 통영에 갔을 때 마을 어귀에 버려진 자개 가구를 보았다. 리폼을 하든, 문짝 을 뜯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든 조금만 손보면 뭔가 새로운 분위기로 거듭날 것 같은데 들고 오지 못해 두고 두고 후 회한 적이 있다. 그러던 중 작가 강희정을 만나게 되었다. 2010년 예술의전당 디자인 큐브 공모에 당선된 강희정 작 가는 큐브 전시 작품 외에도 한국 공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그리고 2011년, 그는 할머니 자 개장을 업사이클링한 서랍장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나전 시장의 부흥기 때 혼수로도 많이 장만했던 자개장을 모아 재 해석한 작품. 폐기되는 자개장 중 자개 판과 경첩 등을 떼어 문양으로 활용한다. 작가는 자개 장식을 붙이며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오랜 시간 공들여 작업하는 장인의 노고를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한단다.

백경현 마미체
보통 장인이라 하면 자기 것에 푹 빠져 살아가는 외골수를 떠올릴 테지만 천만의 말씀! 마미체 장 인 백경현 씨는 누구보다 세상과 소통을 소중하게 여기는 장인이다. 그의 열린 마음과 미적 감각은 그가 선보이는 마 미馬尾체로 귀결된다. 사실 요즘 체를 실제 용도로 사용하는 집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는 전통을 잊지 말라고 감정에 호소하는 대신 현대적인 쓰임새와 미감을 더해 찾게끔 만든다. 올초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마미체를 선보 일 때만 해도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며 생소해하던 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올 정도. 21세기에 부활한 체는 모던한 체크 무늬 옷을 입었다. 검은색과 흰색, 갈색 등 세 가지 색의 말총으로 직접 짜서 문양을 만들고 아홉 번의 옻칠을 해서 완 성하는 정성이 담겨 있다. 조명 갓이나 캔들 홀더, 액자 등 집 안의 데커레이션 소품으로도 손색없다.

05 <에스콰이어> 디자인 담당 김진호 기자가 꼽은 올해의 듀얼 디자인
검증된 심미안으로 ‘차도남’의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김진호 기자가 도시 생활자를 위한 똑똑한 가구를 소개한다.창의적인 발상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1인다역 가구들. 이것 하나만 있으면 좁은 공간도, 개성있는 연출도 문제없다.

수납장+앰프 유광수의 ‘컴파운드 보디’
태엽을 감으면 움직이는 의자, 빛이 나는 수납장. 유광수 씨가 디자인한 가구는 언제나 위트가 넘친다. 특히, 스피커 달린 가구 ‘컴파운드 보디’ 시리즈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단순하게 가구에 스피커를 달아놓은 수준 이상이다. 모든 시리즈가 음량 조절과 사운드 튜닝, 아이팟 도킹이 가능하다 (2010년에 선보인 ‘컴파운드 보디-04’는 다리를 접으면 가방처럼 어깨에 메고 다닐 수 있다!). 가구를 만드는 법은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마무리나 퀄리티도 뛰어나다. 그의 목표는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고, 결국 진공관 앰프 전문가 서병익과의 협업으로 올해 ‘컴파운드 보디-05’를 내놓았다. 오디오 마니아를 위해 앰프를 탑재한 이번 작품은 가구의 진화가 어디까지 가능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문의 www.soowa-craft.com

스툴+테이블 리네로제 ‘지로’
최근 가구 디자인은 공간 활용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에 는 시대의 요구가 담기게 마련.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서 생활하다 보니 개인의 공간은 필연적으로 좁아졌지만 소득 수준은 올라 삶의 질에 대한 욕구는 더욱 커졌다. 사람들은 적은 공간을 차지하면서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가 구를 원한다. 트렌디한 가구 브랜드 중 하나인 리네로제 역시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리네로제는 부훌렉 형제를 비 롯해 장 누벨, 필립 니그로 등 스타 디자이너의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는데, 그중 테이블이면서 스툴이기도 한 ‘지로’가 눈에 띈다. 스툴은 유용하지만 항상 사용하는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에 공간만 차지하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하 는데, 테이블이 붙어 있다면 그 활용도는 배가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다.
문의 디사모빌리(02-512-9162)

리클라이너+소파 리빙디바니 ‘트와이스’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의 쓰임새에 주목할 것! 발전된 기술만이 대단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때론 단순한 메커니즘이 사람을 감동시키기도 한다. 이는 IT 분야는 물론이고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 분야를 움직이는 중요한 흐름 중 하나다. 리빙디바니에서 출시한 ‘트와이스’는 이런 흐름이 고스란히 담긴 2인용 소파다. 등받이 높낮이와 기울기를 각 자리마다 따로 조절할 수 있는 단순한 메커니즘이 평범해 보이는 소파를 특별하게 만든다. 신체 사이즈와 자세에 맞게 조절하면 되므로 ‘트와이스’에 앉는 사람 누구라 도 자신에게 최적화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작은 소파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 다. 사람을 생각한 세심한 배려가 혁신적인 기술도 이룰 수 없던 기적을 만들어냈다.
문의 인엔(02-3446-5102)

펼쳐졌다 펴졌다 에드라 ‘스파토’
에드라에서 선보이는 소파는 항상 전형적인 소파의 모습과 거리가 있 었다. 프레임 없이 두껍고 길쭉한 쿠션들이 엉켜 있는 모습의 ‘보아’ ‘현빈 소파’로 더 유명한 ‘플랩’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선보인 ‘스파토’ 역시 그 모습이 범상치 않다. 언뜻 보면 낡고 고장 난 소파로 오해할 수 있을 정도로 빈티지한 느 낌이 물씬 난다. 스파토를 디자인한 프란체스코 빈파레는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할 때마다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그들의 소파는 낡고 주름진 누더기나 다름없던 것. 빈파레는 그 소파를 보며 디자인이 철저하게 완벽할수록 편안함과 는 멀어진다는 논리를 깨닫고 스파토를 디자인했다. 빈티지한 느낌의 가죽은 오래 사용한 듯 친숙하고 부드러우며 등 받이는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모양은 이상해도 세상 어느 소파보다 편안하다.
문의 웰즈(02-511-7911)

테이블+랩톱 데스크 필리프 위렐 ‘루카’
모두가 어떻게 하면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허를 찌르는 디자인의 책상이 출시됐다. 그것도 무려 노트북만을 위한 전용 책상! 군더더기 없는 철재 프레임, 탄력이 좋은 뽕나무 목재 상판과 이를 덮고 있는 오렌지 컬러의 가죽. ‘루카’ 랩톱 데스크는 프랑스 전통 스타일에서 벗어나 모던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필리프 위렐 특유의 디자인 철학을 잘 보여준다. 상판 가운뎃부분을 위로 올리면 노트북을 거치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포터블 노트북을 위한 전용 파우치도 아니고 전용 책상이라니 이보다 훌륭한 기능이 있을까. 물론 가운뎃부분을 내리면 일반 책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디자인의 가구가 넘쳐나는 만큼 공간을 낭비하고 싶은 욕구도 높아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문의 레뮤에라(02-543-7756)

06 현대백화점 식품부 양재모 과장이 꼽은 제값 하는 시판 식품
신제품이 출시하는 족족 가장 빨리 모여드는 곳이 있으니 잡지사 음식문화팀과 백화점 식품부다. 시판 식품에 득도해 맛을 보면 제품의 성공과 실패가 혀에서 느껴진다는 현대백화점 식품부의 양재모 과장이 꼽은 제값 하는 시판 식품들.

라면계의 핫 이슈 하얀 국물 꼬꼬면
“꼬꼬면 먹어봤어?”는 2011년에 식품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다. TV 예능 프로그램의 위력을 새삼스레 느끼게 한 제품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이제는 라면도 협업하 는 시대랄까. 어찌 됐든 ‘꼬꼬면(한국 야쿠르트)’은 빨개야 맵고 얼큰한 줄 아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라면에 대한 충성 심을 깨뜨렸다. 하지만 대박 스타는 안티가 따르는 법. 꼬꼬면 또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제품이기는 하지만, 그 인 기는 여전하다. ‘나가사키짬뽕(삼양)’ ‘속풀이 황태라면(삼양)’ ‘기스면(오뚜기)’까지 가세했으니, 하얀 국물 라면의 인기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 삼양식품(080-940-3333)・㈜오뚜기(080-024-2311)・한국 야쿠르트(1544-0964)

맛있어서 도니도니 돈까스
정해진 시간 안에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만 개의 상품이 팔리는 TV 홈쇼핑 시장의 파장력은 엄청나다. 그간 소위 ‘대박 상품’ 중에 식품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홈쇼핑 시장을 통틀어 ‘도 니도니 돈까스’가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였다. 요즘 예능감을 뽐내며 주목받는 개그맨 정형돈의 ‘뭘 해도 되 는’ 기운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입맛처럼 정직한 것은 없는 법. 방송 15분 만에 매진을 기록한 ‘도니도니 돈까스’ 위 력이 정형돈 효과라고만 보기엔 생각보다 제품의 맛이 괜찮다. 햄버거의 패티처럼 고기가 두툼하고 가격마저 착하다. 한 번 맛본 이들이 방송 전에 홈페이지로 사전 예약하는 진귀한 광경도 벌어지고 있다니,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식품이다.
문의 www.donidonimall.com

<자갓>이 선정한 가장 건강한 음식 1위 잠바주스
마시는 음료 하나에도 가치를 따지는 시대다. 흔하디흔한 것이 물이었는데, 이제는 갖가지 성분과 기능을 자랑하는 수십여 종 중에서 골라 마신다. 웰빙이 대세인 시대답게, 한 끼로도 충분한 영양과 포만감을 줄 뿐 아니라 칼로리가 낮은 과일 베이스의 음료가 역시 인기다. 그중 제일은 ‘잠바주스’. 미국의 유명 외식 전문지 <자갓Zagat>이 선정한 ‘가장 건강한 음식’ 1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건강 음료에 대한 세계적인 트렌드를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잠바주스 스무디 한 잔이면 성인 남자도 포만감을 느낄 정도여서 한 끼 식사를 든든하게 먹은 것 같다.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고 칼로리는 낮게 먹었다는 위안감까지 선사한다.
문의 www.jambajuice.co.kr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제일 잘 나가는 비첸향
싱글족,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반조리 식품과 즉석델리 식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진다. 재료 손질과 번거로운 조리 과정을 줄여주는 간편 조리식과 다양한 델리 식품은 바쁜 현대인의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어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 올해 유독 반가웠던 델리 식품은 바로 ‘비첸향’이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비첸향은 수백여 개의 체인을 보유한 육포 브랜드로 요깃거리나 술안주 등으로 인기가 높 다. 싱가포르나 홍콩 등의 가이드북에서 ‘꼭 맛봐야 할 식품’으로 소개되어 있을 정도. 여행 중 현지에서 비첸향 맛을 본 이들이 명동에 1호점이 오픈하자마자 줄을 서서 사 먹는 진풍경도 벌어졌다는 ‘중독성’ 있는 식품이다. 본토에서 먹던 맛 그대로인 것은 반갑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매우 아쉽다.
문의 031-911-6492

뚝심 있는 웰빙 스타 정관장 홍삼
현대인들의 삶의 화두가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 식품 파트다. 올해도 최대 관심사는 단연 건강과 웰빙. 건강에 좋은 음식을 스스로 찾아 먹고, 대부분 한 가지 이상의 건강식품을 먹고, 심지어 ‘약봉다리’를 챙겨 다니는 이들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건강식품에도 유행이 있다는 사실. 매스컴을 통해 화제를 모은 제품이 떠오르면 이전 유행하던 제품 매출은 수그러드는 식이다. 그런데 유행을 타지 않는 유일한 건강식품이 바로 홍삼이다. 사스나 신종 플루 등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바이러스성 질병 예방에 홍삼이 효과가 있다고 발표된 후 세계가 주목하는 건강식품으로 떠올랐다.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은 해마다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고 하니, 소리 없이 강한 히트 상품이다.
문의 www.kgc.or.kr

07 ‘음식 맛 좀 아는’ 이들이 꼽은 올해의 맛집
길 위에서 맛집을 묻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는 시대다. 이제 미식은 삶을 즐길 줄 아는 현대인의 미덕으로 받아들여진다. 올해도 골목마다 ‘밥집’ ‘찻집’이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탁월한 혀를 가진 이들이 꼽은 ‘올해 문 연 맛집 중 꼭 가봐야 할 곳’.

일맥문화재단 최성우 대표 추천 가스트로 통 이곳은 이름값을 하는 레스토랑이다. ‘가스트로 통’의 뜻은 ‘미식으로 통하다’라는 의미인 것. 이곳에서는 스위스, 프랑스 등 서유럽 음식을 주메뉴로 해서 점심과 저녁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데, 오랫동안 와인 양념에 재워 육수를 넣고 조리한 송아지 정강이찜과 염지 숙성하여 육즙이 풍부한 오리 가슴살 요리는 꼭 한 번 맛보길 추천한다. 감자를 채 썰어 기름에 튀겨낸 스위스식 감자 요리인 뢰스티도 서유럽 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메뉴이니 메모해둘 것. 30년 동안 호텔 셰프로 잔뼈가 굵은 스위스인 롤란드 씨가 주방을 책임지고 있으며 와인 전문가이기도 한 아내 김영심 씨가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한다. 그러니 이곳에서는 최상의 마리아주를 경험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문의_730-4162, 주소_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25-2

<행복> 음식문화팀 신민주 기자 추천 차콜로 무이무이에서 선보이는 바비큐 하우스로 ‘유명세’ 덕도 있지만 내공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버거, 감자튀김 등 패스트푸드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다.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메뉴는 차콜 그릴에서 구운 패티의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의 버거와 밋도그. 또 안심・등심뿐 아니라 토시살이나 왕갈비, 치마양지 스테이크 등도 있는데, 육질이 보다 부드럽고 풍미가 뛰어난 데는 이유가 있다. 모든 바비큐 메뉴를 차콜(목탄)과 훈연나무를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굽는다. 외관이 빨간색 컨테이너 박스라 찾기도 쉽고, 실내는 편안한 분위기가 돋보이는데, 키메라 배상필 대표의 조명 작품이 한몫 한다.
문의_02-515-3983, 주소_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54-12

요리 전문가 노영희 씨 추천 모로
‘모로’는 10년 전부터 장충동 ‘그 안’ 레스토랑을 꾸려오던 김인수 셰프가 이탈리아 가정 요리를 선보이는 밥집이다. 정확하게는 트라토리아trattoria(사전적 의미라면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는 이탈리아 식당이요,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싸구려 음식점을 칭하기도 한다)를 뜻한다. 하지만 이곳 음식은 셰프의 손 맛이 느껴지는 가정식 요리는 맞지만 간단하지도 않을뿐더러, 싸구려 음식은커녕 식재료부터 남다르다. 모로가 파인 다이닝과 다른 점이 있다면 라면도 같이 팔 정도로 식재료도, 분위기도 자유분방하다는 것. 선정능의 숲을 마주하는 데다 바닥이 온돌로 되어 있어 레스토랑 전체에 따뜻한 기운이 풍기니 ‘빠다 냄새 나는’ 신선놀음을 하기에 제격이다.
문의_02-556-6997, 주소_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15-17

<조선일보> 음식 담당 김성윤 기자 추천 CJ푸드월드
올해 꽤 괜찮은 푸드 코트가 문을 열었다. 이곳은 미식을 즐기는 곳이라기보다는 먹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여기에는 보는 즐거움도 포함된다. 바로 서울 중구 쌍림동에 있는 ‘CJ푸드월드’ 이야기다. CJ에서 운영하는 17개 매장이 한자리에 모인 곳으로, 밀가루・물・소금 세 재료만 가지고 제대로 만든 우동과 국수를 맛볼 수 있는 ‘제일제면소’처럼 올해 새로 선보인 외식 브랜드도 있다. 고백컨대, 우동은 기대할 정도의 맛은 아니고 소면은 면발이 제법 쫄깃하고 담백하다. 작은 식당 카운터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기존 푸드 코트와 달리, 레스토랑과 카페가 늘어선 맛집 거리에 온 기분이 들도록 여유 있고 쾌적한 인테리어도 합격점 이상이다.
문의_1577-9622, 주소_서울시 중구 쌍림동 292번지

푸드 컨설턴트 김혜준 씨 추천 후스 테이블
지난가을, 계동 골목에 ‘진짜’ 숨어 있는 맛집으로 입소문 난 ‘후스 테이블’이 가회동에도 문을 열었다. 계동점의 인기 메뉴인 파스타를 비롯해 리소토, 파니니 등도 있다. 현대빌딩과 가까운 계동길의 후스 테이블에서는 샐러리맨 무리가 종종 눈에 띄는 반면, 가회동에서는 남성끼리 마주앉아 말한마디하지 않고 음식에 집중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탈리아 음식이 느끼하지 않은 이유는 이 집의 음식의 담백한 맛 때문이다. 오징어먹물 리소토와 토마토소스에 고추를 넣은 매운 토마토 리소토 등 기존의 리소토가 아닌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폐자재를 모아 가구를 만들어 실내 분위기를 아기자기하고 편안하게 연출한 것도 이 집의 인기 요인 중 하나.
문의_02-766-5061, 주소_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70-2

08 <행복> 편집부가 선정한 2011 한정판 나는 특별한 물건이다
요즘은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도 이유를 만들어 자주 등장한다. 가장 흔한 건 ‘○○주년’을 기념한 한정 판매다.심리학 용어로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고 하는데, 잘나가는 연애 고수의 법칙은 마케팅에서도 통한다. 한정판은 확실히 ‘튕겨준’ 제품이다.

귀한 분을 위한 단 한 대 마이바흐 ‘125!’
올해 설립 1백25주년을 맞은 독일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마이바흐가 ‘마이바흐 57s 에디션 125!’를 선보였다.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을 위한 오직 한 대만 만든 명차로, 한정판 중에서도 콧대가 클레오파트라 급이다. 한데 솜씨 자랑만 한 것이 아니라 마이바흐의 새로운 차별화 옵션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어서 자동차에 관심 있는 이들은 사진이나마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소장할 정도라고. 이 모델의 하이라이트는 컨투어 라이팅과 레이저로 새겨진 더블 ‘M’이 앞좌석 팔받침대 앞쪽에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디자인 터치는 빌헬름 마이바흐의 사인이 새겨진 글로브 박스(조수석 물품 보관함)에서도 볼 수 있다. 실버와 블랙 컬러를 혼합한 피아노 칠기에 은색의 스티칭도 빼놓을 수 없다.
문의_02-575-2480

그릇 수집가들의 로망
로얄 코펜하겐 크리스마스 한정판 접시
그릇은 여자의 로망이다. 한정판 접시로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브랜드가 로얄 코펜하겐이다. 1908년부터 해마다 한 점씩 제작되는데, 그중 제일 유명한 제품은 1945년 접시에 그려진 ‘무릎을 굽힌 천사’. 특히 로얄 코펜하겐의 크리스마스 접시는 수집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아이템으로 책자가 따로 나와 있을 정도다. 올해 주제는 ‘트리 옆에서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며 창문 밖을 바라보는 소년(18cm, 12만 원)’이다. 그와 인지도에서 쌍벽을 이루는 것은 애뉴얼 접시. 8cm로 크기가 작고, 가격(3만 원)도 물론 착하다. 올해의 주제는 헤르베옌의 가장 오래된 다리인 이메르바드 다리. 직역하면 ‘군용다리’라는 뜻이다.
문의_02-749-2002

이것이 바로 현대적인 우아함
발리 1백60주년 리미티드 컬렉션
1851년 이래 최고의 신발과 럭셔리한 가죽 제품으로 인기를 끈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 발리가 선보인 1백60주년 리미티드 컬렉션의 스타는 단연 백. 이름은 ‘엘리Elli’다. 스위스 알프스에서 자생하는 꽃인 에델바이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엘리 백은 이름만 들어도 알프스를 뛰어다니는 발랄한 멋쟁이 아가씨가 연상된다. 스위스 전통을 바탕으로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가죽을 사용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모던하게 연출하고 싶은 여자의 쇼핑 욕구를 자극한다. 자수 백의 가격은 2백40만 원. 1백60주년 태슬 장식과 우아한 스위스 로즈 메탈 잠금 장치 등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며, 토트백과 크로스 백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문의_ 02-2118-6089

필기구계의 귀족 파버 카스텔 2백50주년 컬렉션
‘필기구의 명가’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파버카스텔이다. 1761년 창립하여 수세기 동안 취향이 까다로운 화가들도 많이 사용한 그 연필로, 올해로 무려 2백50주년을 맞이했다. 2백50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선보인 ‘우드 케이스’는 수세기 동안 화가들을 위한 제품을 생산한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 수공예품이다. 한눈에 봐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데, 일단 구성부터가 다르다. 높은 발광성을 자랑하는 폴리크로모스 색연필과 파스텔 색상이 각각 1백20여 종류고, 알버트 뒤러의 수채색연필과 60색의 연필 파스텔도 있다. 그 밖에 콩테, 목탄 등 드로잉 제품과 수채화 붓, 물통 등도 있다. 파버 카스텔 설립 연도와 같은 숫자인 1천7백61개만 생산했으며, 각각 고유의 시리얼 넘버가 새겨져 있다. 가격은 2백만 원.
문의_02-712-1350

09 패션 디자이너 하상백 씨가 선정한 누가 누가 잘 입나 베스트 5
‘관심받고 싶어 헐벗은’ 신인 배우나 ‘공항 패션 종결자’ 등 올해도 연예인 옷차림에 대해 말들이 참 많았다. 방송계와 패션계를 종횡무진 하는 하상백 씨가 옷 잘 입은 연예인 다섯 명을 꼽았다. 물론 근거 있고 냉철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완벽주의 패셔니스타 고소영
2011년 가장 뜨거웠던 패션 무대는 서울패션위크 런웨이나 시상식의 포토 월이 아닌 인천공항이었다. 연예인의 ‘공항 패션’은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켰다. 공항에서의 옷차림은 더 이상 편안한 여행 복장이 아니게 됐다. 연예인 누가 어떤 옷을 입고 공항에 나타났는지는 매체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전달한다. 계산된 스타일링으로 중무장하지 않으면 ‘매의 눈’으로 분석하는 대중과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니 연예인들의 노력은 처절할 정도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언제나 승리를 거머쥔 최고의 스타는 바로 고소영. 대중이 선망하는 하이 패션 브랜드를 현실적인 패션으로 보여줌으로써 그가 공항에 입고 나온 옷은 곧 품 절되는 현상으로 이어졌고, 덕분에 ‘공항 패션 종결자’에 이어 ‘완판녀’란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되었다.

가장 현대에 가까운 클래식 차승원
패션에는 전혀 관심 없는 듯한 마초적인 남자는 그 옛날 추억 속에서나 ‘매력남’이었다. 2011년 새롭게 재발견된 차승원이라는 배우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타일리스트가 입혀준 것이 분명해 보이는 옷으로 치장한 곱상한 외모의 꽃미남들 속에서 차승원의 존재는 더욱 빛났다. 세월의 흔적을 읽을 수 있는 눈빛과 남성적인 에너지를 품은 그는 모델 출신다운 세련된 패션 감각으로 예측 불허의 스타일을 클래식하게 표현했다. 올해 방영된 TV 드라마 속에서 보여준 옷차림은 개성 강한 헤어스타일과 수염이 더해져 그 자체로 하나의 스타일이 되었다. 그러나 차승원은 클래식 스타일링으로만 편식하지 않았다. 잘나가는 아이돌 스타가 점령한 데님 브랜드 광고를 꿰차며 어느새 그는 젊은 층이 선망하는 패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젊음에 밀리지 않는 우아함 장미희
많은 여성이 장미희처럼 나이 들고 싶어한다. 아무리 떠올려봐도 장미희가 우아해 보이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극중 떡 파는 과부 역할을 맡아도 그의 우아함은 퇴색되질 않는다. 용기가 없다면 시도조차 하기 힘든 실험적인 실루엣과 드라마틱한 패션 아이템을 자기에게 꼭 맞게 연출하는 그는 백과사전 속의 답처럼 정확하고 명쾌하게 딱 떨어지는 옷차림을 보여준다. 몸매 관리에 나태해지고 패션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 세련된 스타일을 제시하며 잊고 지낸 패션 열정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장미희. 빈틈없이 간결하고 때론 10대보다 더 과감한 패션을 보여주기에 늘 신선한 그의 패션은 정확하 게 계산된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이 더해져 볼 때마다 매번 탄성을 자아낸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그 위에 즐기는 놈 유아인
펄펄 끓는 젊은 남자 배우의 뜨거운 피, 어느 날 갑자기 결 심한다고 해서 연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타고난 세련미 그리고 뼛속은 물론 핏속 깊숙이까지 자리 잡은 듯한 감출 수 없는 ‘끼’까지, 정말 많은 것을 지니고 있는 유아인은 2011년 한 해 동안 ‘즐기는 패션’이 무엇인지 한 수 가르쳐줬다. 그는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신선한 응용을 보여준다. 어쩌면 심각해질 수도 있는 예술 작품 같은 의상이나 스타일리스트의 무모해 보이는 시도도 그를 만나면 퍼즐 맞추기처럼 재미있는 놀이로 탈바꿈한다. 유아인은 값비 싼 목걸이나 팔찌,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 없이도 멋진 눈빛과 개성이 똘똘 뭉친 표정만으로 충분히 패셔너블할 수 있 음을 보여줬다. 패션과 친해지고 싶다면 2011년의 유아인처럼 즐기라!

계속 진화 중인 팔색조 소녀시대
2011년 전에는 아무도 소녀시대의 옷차림에 관심이 없었다. 적어도 패션계에서는 말이다. 이렇게 패션의 변방에 있던 아홉 명의 소녀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2011년 한 해 동안 엄청난 기세로 패션계의 주류가 되었다. 광고나 TV에서는 각 개인의 개성이 잘 드러난 맞춤복 같은 옷을 편안하게 보여주는가 하면, 잡지 화보나 무대 위에서는 대중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패션으로 과감하게 변신했다. 마치 물을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세상 모든 패션 에너지를 쭉쭉 빨아들인 뒤 소녀시대만의 매력을 더하고, 그 위에 현실적인 감각을 맛나게 비벼놓은 듯한 패션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소녀시대는 10~20대 여성들에게는 친근함을, 30~40대 여성들에게는 ‘젊은 패션’이 무엇인지에 대한 쉽고 빠르고 현실적인 답을 제시했다.

10 뷰티 스페셜리스트 피현정 씨가 뽑은 이것이 한류 뷰티다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의 파급력은 단연 아시아 최강이다. 드라마와 아이돌 스타를 넘어 뷰티까지 접수한 한류 열풍 속에서 세계적으로 통하는 딱 다섯 가지 이슈만 뽑았다. 한국의 대표 뷰티 칼럼니스트 피현정 씨가 그 ‘리얼’한 실상을 전한다.

워너비 아이돌의 한류 화장법
소녀시대의 인기가 일본과 아시아 지역을 넘어 유럽까지 확산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게다가 그들의 중독성 있는 노래와 춤만큼이나 화장법 역시 유럽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세계 각지의 여성들이 올린 ‘코리안 뷰티 시크릿 따라잡기’와 같은 영상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봄엔 미국의 한 유명 화장품 회사가 ‘코리안 시크Korean Chic’란 이름으로 신제품을 츨시했고, 또 다른 화장품 브랜드는 미국인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메이크업팀이 세계 각국 지사를 순회하며 한국 여성의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뷰티 클래스를 열어 선풍적 호응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으로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앳된 얼굴과 화장한 티조차 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화장법은 지금 전 세계를 매혹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화장품의 위력
국내 화장품은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을 지녔는데도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5~6년 새 판도가 바뀌었다. 한류 붐이 일면서 중저가 그룹에 속하는 로컬 브랜드가 외국 시장에서 선전하며 국내 소비자들 또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 한국을 찾은 많은 외국인 여행객이 더페이스샵이나 스킨푸드 매장에서 사재기를 하는 모습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국내 브랜드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또 미주 유명 도시로 세계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다. 아시아퍼시픽이나 설화수 같은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네이처 리퍼블릭, 토니모리, 닥터 자르트, 조성아루나 등 중견 뷰티 브랜드들 역시 아시아와 미국, 유럽 진출이 활발하며, 유통 경로도 백화점, 로드숍, TV 홈쇼핑, 인터넷 쇼핑 등 다양한 방법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리딩 마켓이 된 트렌드 메이커 코리아
전 세계에서 한국 여자들만큼 피부 관리를 잘하고 세련된 메이크업과 스타일을 유지하는 이를 본 적이 없다. 이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첫째는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과 탁월한 감각을 칭찬하는 것, 둘째는 한국 여자들이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고 다른 나라 여성보다 화장품을 많이 사서 바른다는 의미다.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가장 빨라 테스트 마켓의 최적지로 꼽히는 우리나라는 지난 2~3년새 테스트 마켓을 넘어 리딩 마켓으로 급부상하며 한국 여성의 탁월한 감각을 전 세계에 퍼뜨리고 있다. 랑콤이나 디올, 크리니크 등은 일찌감치 ‘온니 코리아Only Korea’ 제품을 내놓았으며, 유난히 립스틱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여성에 맞춰 립글로스나 립스틱은 아예 한국에서 먼저 테스트한 후 출시하기도 한다.

한국 뷰티를 배우자!
일본과 홍콩을 비롯한 외국 잡지에서 ‘코리안 뷰티’에 대해 알려달라는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아시아 잡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김태희, 소녀시대, 장근석과 같은 한국 연예인을 표지 모델로하고, 한국 음식과 마사지, 뷰티 스폿, 화장법 등 꼼꼼하고 자세한 정보를 싣는다. 최근 취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뷰티 에디터만 봐도 일본 여성이 한국의 미용법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들은 아이패드로 한국 잡지 앱을 다운받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한국의 화장법을 배운다. 얼마 전 스킨푸드는 싱가포르의 한 쇼핑몰에서 ‘한국 여성의 메이크업 비결’이란 주제로 뷰티 클래스를 열었는데, 현지 여성 2백여 명이 참석해 한국 일반 여성들의 피부 관리 노하우와 메이크업 방법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화장품 모델, 이제 한류 스타가 정답
최근 몇 년간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을 보면 한류 스타를 기용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여자 스타들의 전유물이던 화장품 광고에 남자 한류 스타가 등장하고, 특히 일본, 중국, 홍콩, 대만에서 인기가 많은 스타를 자사 브랜드 모델로 모시기 위해 열을 올린다. 연예인들 역시 자신의 이미지와 맞는 국내 브랜드의 모델 활동을 통해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무대에 자신을 더욱 잘 알릴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며 브랜드와 함께 윈윈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네이처 리퍼블릭은 구하라와 장근석을 전속 모델로 기용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 일본의 대형 편의점 입점에도 성공했다. 미샤는 동방신기를, 어퓨는 비스트를, 더샘은 이승기를 모델로 기용해 아시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1 패션 컨설턴트 이은희 씨가 아쉬워한 2012년에 발표할 걸 그랬어 5
2011년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12년 트렌드와 ‘참 잘’ 어울리는 컬렉션을 꼽았다. 트렌드 컨설팅 전문 업체 ‘트렌드인코리아’의 이은희 대표가 두 컬렉션을 비교해 알려주니, 패션계를 이끌어갈 2012년 유행 코드가 재미있게 읽힌다.

이자벨 마랑의 2011 봄·여름 컬렉션 스포츠 룩
2012년 봄·여름 컬렉션에는 런던 올림픽을 의식한 디자이너들이 앞다투어 스포티한 의상을 선보였다. 스포티한 스트리트 패션을 특유의 에스닉 무드로 우아하게 풀어내는 이자벨 마랑이기에 그녀 역시 스포츠를 이슈 삼은 옷을 대거 선보일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2012년 봄·여름 컬렉션에서도 몇몇 스포티한 옷들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인상에 남는 건 성글게 짠 에스닉한 스웨터였다. 오히려 2011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인 스포티한 옷이 2012년 유행에 더 잘 어울리고 다양했다. 네트를 떠올리게 하는 메시 톱에서부터 수놓은 야구 점퍼, 복서의 유니폼 같은 쇼트 팬츠, 주머니가 달린 후드 티셔츠, 경쾌한 스트라이프 원피스는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입고 싶은 옷이었다.

알렉산더 왕의 2011 봄·여름 컬렉션 민트 컬러
알렉산더 왕이 2011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발표한 민트 컬러의 옷만 볼 때는 ‘지갑을 열게 하는 건 오직 신발뿐이겠군’ 생각했다. 신선하고 감각적인 색상을 선보였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민트색 일색인 룩은 솔직히 부담됐다. 게다가 시기상조였다. 모든 트렌드에는 각각 예상 가능한 패턴이 존재하고 유행 색상 역시 예측할 수 있는 단계로 변화하는데, 민트 컬러는 이 시기에 주목받는 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마치 그의 쇼에서 영감을 받은 것처럼, 2012년 봄·여름 컬렉션에는 대다수의 주류 디자이너가 민트 컬러를 포함한 파스텔 계열의 색상을 대거 선보였다. 알렉산더 왕은 젊고 진보적인 몇 안 되는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로 꼽히는 인물이다. 항상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걸 다시금 증명했다.

질 샌더의 2011 봄·여름 컬렉션 기능성 외투
2011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질 샌더가 선보인 전위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트렌치코트는 ‘스포츠’라는 코드를 압축적으로 표현해 부담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금도 ‘입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난해한 옷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2012년에 발표했다면 이 옷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달라졌을까? ‘물론!’이다. 방사능과 기후 재난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기능성 아우터가 반드시 필요한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은 외투의 소재와 기능을 연구했고, 지난가을에 발표한 3.1필립림, 알렉산더 왕, 스포츠 막스 등의 2012년 봄·여름 컬렉션 스프링 코트는 “이보다 더 예쁘고 실용적인 순 없다”는 찬사를 받았다.

D&G의 2011 봄·여름 컬렉션 낭만주의
파리, 런던, 밀라노, 뉴욕 등 2012년 봄·여름 컬렉션은 불경기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화려하고 경쾌한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1950년대 순수한 낙천주의에서 영향을 받은 다양한 꽃 패턴은 2012년 봄을 더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주리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D&G가 보여준 2011년 봄·여름 컬렉션은 다시 보고 싶은 룩이다. 기분 좋은 꽃무늬 옷 천지이기 때문이다. 테이블보로 만든 듯한 A라인 스커트, 앞치마를 두른 듯 귀엽고 사랑스러운 톱과 원피스는 2012년 봄에 다시 꺼내 입고 싶은 옷이다. 에스닉 문양과 그래픽 패턴에 묻혀 별 주목을 받지 못한 옷들, 다시 보니 아쉽다.

루이 비통의 2011 가을·겨울 컬렉션 피터팬 칼라
2012년의 새로운 액세서리로 급부상한 탈·부착형 칼라를 이야기할 때, 미우미우와 루이 비통의 2011 가을·겨울 컬렉션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나이트 포터>에서 영감을 받은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의상에 부착된 피터팬 칼라는 과장된 실루엣의 드레스를 단정하고 귀엽게 탈바꿈시켰다. 옛 향수를

구성 <행복>편집부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