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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동 102.47㎡ 알찬 공간 구성과 컬러가 돋보이는 집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아는 20대 부부의 집은 그들의 젊음과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목적과 용도에 따라 좋아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적절히 섞어낸 감도 높은 102.47㎡ 아파트 개조기.

컬러 칩 557번을 주조색으로 사용한 주방과 다이닝룸. 주방 작업대 아래 서랍장과 조명 등의 컬러를 통일했다. 
2 맞붙어 있던 안방 욕실과 거실 욕실을 하나로 합쳐 널찍하고 쾌적한 공간을 완성했다. 욕조 부분에는 패턴 타일을 시공하고 나머지는 심플하게 꾸몄다. 
3 벽은 정사각형의 흰색 벽돌로 마감하고 아래는 민트 컬러 서랍장을, 위쪽에는 오픈형 선반을 설치했다. 

평범하고 획일적 공간 디자인에서 탈피하기 위해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포인트 컬러’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벽 한 면, 문 한 짝, 혹은 소파 위 쿠션 하나라도 컬러풀한 제품으로 매치하면 시선을 집중시키고 공간에 입체감을 불어넣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한 달 전 이 집으로 이사 온 이원기ㆍ김창혜 부부는 채도가 낮아 한결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민트색을 바탕으로 공간을 완성했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20대 젊은 부부와 갓 돌이 지난 딸 서윤이가 사는 구의동 102.47㎡(31평) 아파트의 이야기다. “유니크한 콘셉트의 공간을 완성했습니다. 부부의 ‘젊음’과 직업 특성을 집 안 곳곳에 녹여내고 싶었거든요. 톤 다운된 민트색을 주조색으로 하고 패턴 타일, 질감과 디자인이 독특한 나무 천장을 매치했습니다.”

이 집의 디자인과 시공을 맡은 삼플러스디자인의 김진영 대표는 레트로 스타일을 선호하는 부부의 취향을 고려해 회색빛이 감도는 크리미한 민트색을 포인트 컬러로 선정했다. 주거 공간인 점을 감안해 지나치게 원색이거나 탁한 색은 피했으며, 무채색인 주변 공간과 대비되어 색이 부각되지 않도록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개인마다 컬러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선호하는 컬러는 자유롭게 고르되, 채도는 세심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컬러 칩이나 샘플 컬러는 되도록 자연광 아래에서 확인하고, 선택한 컬러가 넓은 면적에 채워졌을 때를 상상해보세요.”

1 팬트리 공간 한편에 만든 간이 서재. 남편은 이곳에 앉아 패션 관련 책도 읽고, 취미인 사진도 공부하며 시간을 보낸다. 
2 커튼 뒤로 가벽을 세워 옷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침실. 

주방의 감도를 높이는 컬러
민트색은 주방의 감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이 집은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을 공유하는 형태가 아니라, 나란히 놓인 구조인 데다 주방이 일자로 긴 직사각 형태를 띠고 있어 주방을 적절하게 분할하는 것이 중요했다. 거실과 분리되는 느낌을 주면서도 주방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픈형 ㄷ자 주방과 작은 다이닝룸을 만들었다. 오픈형 주방의 하부장은 모두 포인트 컬러인 민트색으로, 벽은 하얀 정사각형 타일로 마감 했으며, 상부에 있던 장을 떼어내고 부부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그릇과 소품 등을 진열할 수 있도록 상부에 벽걸이형 선반을 설치했다. 주방 작업대 옆으로 6인용 식탁을 두어 식사나 여가 등 두루두루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계획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과 독서를 좋아하는 아내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공간을 완성한 셈이다.

한편 ㄷ자, ㄱ자, ||자, ㅡ자 등 다양한 주방 형태 중 ㄷ자를 선택한 것은 주방 맞은편의 팬트리pantry(주방에 딸린 식료품 보관 창고) 공간 때문이기도 하다. 주방이 길고 좁은 형태다 보니, 조금이라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방은 ㄷ자로 하고, 팬트리 공간의 문은 생략한 것. 재미있는 것은 팬트리 공간을 활용하는 부부만의 방법. 냉장고와 주방 소형 가전을 수납할 수 있는 수납장 그리고 남편의 간이 서재 공간을 한곳에 마련했다. 책상과 사다리 형태의 랙, 벽걸이형 수납 선반 등 부피감이 적은 가구로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1 욕실 모퉁이에 만든 수납 공간. 
2 주방과 마주 보는 팬트리 공간 일부에 연출한 간이 서재. 
레트로풍 가구를 좋아하는 부부가 직접 고른 테이블은 매스티지데코 제품. 

가족 구성원에 맞춘 재구성
공간 계획의 시작이 그렇듯, 가족 구성원 수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염두에 두는 것부터 디자인이 시작된다는 삼플러스디자인의 박윤희 팀장은 남편과 아내, 갓난아기 세 명으로 구성된 가족의 생활에 맞춰 공간을 분할하고 각각의 용도를 결정했다. “가족 구성원이 세 명인 집에서 굳이 욕실이 두 개나 필요할까? 의문을 가졌고, 맞붙은 욕실 두 개 사이의 벽을 허물어 넓고 쾌적한 하나의 욕실로 꾸몄지요.” 박윤희 팀장은 포인트 컬러를 더욱 극적으로 살리기 위해 벽타일과 대리석, 도기는 모두 화이트 컬러로 마감했다. 욕조와 화장실을 분리하는 파티션의 프레임은 포인트 컬러인 민트색으로 통일했고, 심플한 디자인의 거울과 나무 선반을 매치했다. “처음에는 욕실 개수가 많은 것이 오히려 편리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두 배로 넓어진 욕실을 실제로 사용해 보니 만족감이 더욱 높습니다. 파티션을 제작해 욕실의 일부는 건식으로 사용하는데,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때에는 파우더룸 역할도 거뜬히 해내네요”라는 것이 남편의 소감이다.

처음에 시공을 앞두고 삼플러스디자인을 만난 부부는 두 가지 공간을 원했다. 하나는 안방에 별도의 옷 수납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현관 입구에 파티션 겸 신발장을 넉넉하게 설치하는 것. 모두 ‘수납’과 관련한 요구 사항이다. “부엌과 거실, 팬트리 공간 모두 상부에는 오픈형 선반을, 하부에는 서랍장을 설치해 수납공간을 최대한 확보했으며 부족한 공간은 가벽을 세워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분할했습니다.”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였기에 천고의 높이가 낮아 천장에 데커레이션하는 방법을 택했다. 거실에서 주방까지 이어지도록 나무 소재를 사선으로 배치해 역동적으로 연출한 것. 나무 소재를 덧댄 천장은 거실의 레트로풍 가구와도 잘 어우러지는 데다 집 전체를 한결 아늑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박윤희 팀장은 안방에 ㄱ자 형태의 가벽을 세워 드레스룸을 만들었다. 침실이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가벽은 천장 높이의 3분의 2 정도로 제한하고 커튼을 달았다. 가벽 뒤 공간이 흐트러져 있을 때는 커튼을 이용해 손쉽게 가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관 입구에 설치한 신발장은 표면에 세피아 컬러의 거울을 장착해 실제 거울보다 한결 부드러운 시각적 효과를 꾀했다. 그리고 천장에는 나무 소재를 더해 한결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살렸다.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다 보니 천장이 낮았는데, 질감이 다른 소재를 사선으로 마감하니 역동적이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김진영 대표는 리모델링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기 전에 잡지나 TV, 인터넷 등에서 본 예쁜 집을 동경하는 막연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라고 조언한다. 이 공간에서 나와 내 가족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할까를 먼저 생각하면 디자인의 우선순위가 쉽게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 후에는 예산과 공사 범위를 정해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함께 디자인과 시공을 진행하는 것이 순서다. 부부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포용하는 과감한 컬러 선택 그리고 기능을 고려한 알찬 공간 배치가 더해진 젊은 부부의 집은 그들처럼 아늑하고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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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지연 기자 | 사진 이우경 | 디자인과 시공 삼플러스디자인(02-972-3856, www.3plusdesign.co.kr)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