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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둔 워킹맘의 선택 나는 홈 오피스로 출근한다
워킹맘에게 일과 가사, 육아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어린 세 자매의 엄마인 서민영 씨는 최근 이사하면서 아파트에 홈 오피스를 꾸몄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이들을 직접 돌보기 위해서다.

거실과 연결된 서민영 씨의 홈 오피스 겸 가족 서재. 평소에는 폴딩 도어를 열어두고 지내다가 필요할 때 닫으면 독립적 공간이 완성된다.

“벽을 없애고 폴딩 도어를 설치한 건 한 수였어요. 평소에는 개방해놓고 가족이 함께 사용하다가 일할 때면 문을 닫고 독립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지요. 시야가 확 트이니 업무 중에도 아이들을 살필 수 있고요.”

어린 자녀를 키우는 직장 여성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계속 직장에 다녀야 하는지,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 집중하는 것이 옳은지. 홍유진(6세), 홍재인(5세) 그리고 막내 홍리원(2세)까지 딸 부잣집 엄마 서민영 씨도 같은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은 부모님이 아이들을 맡아 길러주셨지만,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을 보니 이제는 진짜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복도 끝에 꾸민 아담한 갤러리. 잘 고른 그림 한 점이 집 분위기를 바꿔준다.

주방 아일랜드 가구는 거실 방향으로 설치해 언제든 가족과 소통할 수 있다.

베란다를 확장하고 폴딩 도어를 설치한 평상은 아이들에게 다락방 같은 공간이 되어준다. 


집에 들어올 때 좋은 인상을 주는 정갈한 현관. 장식과 수납 1 효과를 모두 얻었다.

가족의 서재 &엄마의 오피스
집에서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효율적 레노베이션을 고민하던 서민영 씨는 더블류스페이스의 김정현 디자이너를 찾아갔다. “처음부터 홈 오피스를 꾸밀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컴퓨터를 놓고 일할 수 있는 공간만 있어도 좋겠다 싶었죠.” 온라인 구매 대행 업무를 해온 서민영 씨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했다. 그렇기에 이번 레노베이션의 관건은 일과 가사, 육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일이었다. 레노베이션을 맡은 김정현 디자이너는 공간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세 아이가 모두 어려요. 엄마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이지요. 업무를 보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개방형 홈 오피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홈 오피스는 현관과 이어지는 큰 방에 꾸몄다.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채광이 가장 좋은 이곳이 낙점됐다. 오피스와 거실 사이에는 폴딩 도어를 설치했는데, 오피스와 거실 사이의 벽이 허물 수 있는 비내력벽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곳에서 주방, 아이 방까지 집 안의 웬만한 동선이 한눈에 파악되니 일하면서 세 자매를 돌보는 데도 문제가 없다. 기존 집이 평형대에 비해 좁고 답답해 보였는데, 시야가 트이니 한층 넓고 시원해 보인다. 폴딩 도어를 여는 아침, 바로 서민영 씨의 출근 시간이다. 문을 닫으면 가족들이 거실에서 TV를 보거나 떠들고 놀아도 일하는 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활짝 열어두면 아이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놀이터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가족의 서재이자 남편의 취미 공간도 된다. 벽에 책장을 ㄱ자로 설치해 아담한 서가를 꾸몄고, 테라스를 확장해 걸터앉기 좋은 평상도 들였다. 요즘 기타 연주에 푹 빠진 남편은 이따금씩 작은 연주회를 열기도 한다. 지금은 오피스 겸 패밀리룸으로 사용하지만 훗날 아이 방으로 꾸며줄 계획이다.


자매의 방에 침대와 수납 가구, 놀이터 역할을 동시에 하는 이층 침대를 설치했다.

혼자 식사할 때나 아이들이 간식을 먹을 때 유용한 간이 식탁.

가족이 따로 또 함께하는 주방과 거실
요즘 SNS를 들여다보면 인테리어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게다가 화이트 컬러 일색인 쇼룸 같은 집이 차고 넘친다. “신혼일 때 질리도록 화이트 인테리어를 해봤어요. 그래서 이제는 오랫동안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집을 원했어요. 더블류스페이스를 찾아간 이유도 그 때문이었고요. 포트폴리오를 보니 마감재를 활용해 편안한 분위기로 꾸미면서도 장식 효과를 잘 살린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집은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지만 주방만은 팔레트를 펼쳐놓은 듯 다채로운 마감재로 힘을 줬다. 아일랜드 가구는 따스한 고재로 마감하고, 벽에 셰브론 패턴의 다크 그레이 벽지를 붙여 강렬한 인상을 줬다. 주방은 대대적으로 구조를 변경한 공간이다. 기존 주방이 협소해서 냉장고를 둘 장소조차 마땅치 않았는데, ㄷ자형 아일랜드 가구를 거실 쪽으로 설치하고 가스레인지가 있던 자리에 냉장고를 놓으니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주방에서도 언제든지 아이들을 살필 수 있다. 간단히 식사를 할 때 유용한 간이 테이블도 만들었다. 반면 6인용 식탁을 거실 창가 옆에 배치하니 주방과 거실, 다이닝룸이 하나로 연결돼 보인다. 가족들이 제각기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도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서민영 씨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가구를 최대한 줄여서 이사했다. 따라서 몇 안 되는 가구를 배치할 때 더욱 고민이 많았다. 거실에 놓인 다각면의 큰 소파도 고민끝에 구입한 가구다.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시네마룸 같은 거실을 꾸며주고 싶었어요. 집의 많은 공간이 저와 아이들을 배려한 디자인이기에 남편을 위한 공간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소파의 헤드레스트 각도를 조절하면 눕거나 기대 앉아 영화를 보기에 최적의 공간이 완성된다. 오후 5시,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자 업무를 마친 서민영 씨가 엄마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이사한 이후의 일상이 어떠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도 집에서 일과 가사, 육아의 중심을 잡는 일이 쉽지 는 않지만 요즘의 일상에 아주 만족해요. 예전처럼 카페에 나갈 만한 짬은 없지만 대신 창가 테이블에서 차 한잔 마시는 짧은 시간에서 행복을 발견하죠.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부대끼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육아에 소홀했던 점이 내내 미안하고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부터는 아이들과 최대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합니다.”

마감재는 이렇게


A 윤현상재 고재 모던한 공간이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기에 따스한 느낌의 고재를 활용해 주방 아일랜드 가구를 제작했다.
B LG하우시스 지니아 단열이나 유지 관리를 생각한다면 페인트보다 벽지가 효과적이다. 패브릭 질감이 나는 지니아 벽지는 공간이 한층 깊고 풍성해 보이도록 해준다.
C 윤현상재 TF-605 물을 자주 쓰는 주방에 원목 마루 대신 타일을 시공, 고재와 어울리도록 색상은 회색으로 선택했다.
D 토탈석재 비앙코 TV장을 없앤 자리에 비앙코 대리석을 시공해 장식 효과를 냈다. 복잡한 전선은 벽에 매립하거나 대리석 코너에 구멍을 내서 한 번에 통과시켰다.
E 던에드워드 페인트 다양한 마감재를 사용한 주방과 달리 거실은 화이트 컬러로 심플하게 마감했다.


디자인과 시공 더블류스페이스(010-5334-5055, blog.naver.com/wspace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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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새미 기자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