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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오즈 이성호∙김희주 부부 제주로 간 오즈
요즘 제주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심상치 않다. 이슈 메이커가 되는 세련된 농부가 등장했으며, 파인 다이닝 문화를 즐기고 분위기 좋은 카페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인디 밴드와 재즈 공연이 열리는 등 내용이 보다 구체적이고 풍성해졌다. ‘제주’만을 다루는 잡지도 창간됐다. 이방인이지만 그 속에서 또 다른 문화 코드로 새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허수아비에 생명을 불어넣는 오즈의 마법사처럼 무엇이든 만들어내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재단하는 부부를 찾았다. 제주로 간 ‘키친 오즈’, 그곳에선 또 어떤 마법이 펼쳐질까?

협재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그림같이 자리한 ‘오즈’의 집. 삼청동에서 이탤리언 레스토랑 오즈의 키친을 운영하던 이성호・김희주 부부가 직접 설계해 한 땀 한 땀 지은 목조 주택으로, 집과 레스토랑 사이 언덕에 자란 핑크뮬리 억새풀이 장관을 이룬다.
캔자스 주의 드넓은 들판에 살고 있는 소녀 도로시. 어느 날 강아지 토토와 함께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라는 마법의 나라로 갑니다. 마법 나라 사람들은 도로시를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도로시가 타고 온 집이 동쪽의 악한 마녀를 물리쳤기 때문이죠. 하지만 도로시는 낯선 곳이 두려웠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돌아가기 위한 방법은 성에 갇힌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만나 부탁하는 것이었죠. 도로시는 마법의 은빛 구두를 신고 모험을 떠납니다. 모험길에서 만난 허수아비, 녹슨 양철 나무꾼, 겁 많은 사자 모두 친구가 됩니다. 어렵게 만난 ‘마법사 오즈’는 사실 도로시처럼 평범한 사람이었고 허상에 불과했지만 도로시와 친구들은 실망하지 않습니다. 모험을 통해 허수아비는 충분히 똑똑해졌으며, 양철 나무꾼은 따뜻한 심장을, 사자는 용기를 얻었으니까요. 마침내 도로시는 회색 구두를 ‘탁탁탁’ 세 번 치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침내 그리운 고향 캔자스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이죠. “There is no place like home!” “이 세상에 우리 집만 한 곳은 없다”라는 명대사로 어른에게도 긴 여운을 남긴 동화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사자는 서로가 부족 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마법사 오즈를 찾아 떠나는 모험 속에서 하나하나 채워나갑니다. 결국 자신을 변화시키는 마법은 자신에게 있다는 동화적 교훈을 제주로 간 키친 오즈의 일상에서 찾았습니다. 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1 해리 포터에게만 보인 9와 ¾ 플랫폼처럼 2.5층에 자리한 이성호 씨의 작업 공간. 2 비스듬한 천장이 아늑한 느낌을 주는 작고 아담한 침실. 머리 위에 천창을 둬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다. 3 반려견 하이디와 찍은 마지막 가족사진. 멜로디와 이별하고 제주 이주를 결심한 이성호・김희주 부부는 하이디와 이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멜로디와 하이디를 추억하기 위해 마당 한편에 버스 정류장 모양의 메모리얼 벤치를 두었다. 


집의 핵심 공간은 바로 이 주방! 대접하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보며 요리하는 것이 곧 행복이라 여기는 부부는 주방 싱크를 거실과 계단을 향하도록 배치했다. 천장의 보와 기둥에 매단 빈티지 주방 기기, 시계, 표지판 장식이 인상적이다.
캔자스 주의 드넓은 들판에 살고 있는 도로시는 어느 날 강아지 토토와 함께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라는 마법의 나라로 갑니다.

이별 뒤 새로운 시작 살다 보면 갑자기 닥치는 일들이 있다. 갑작스러운 회오리바람을 타고 오즈로 날아간 도로시와 토토처럼 이성호・김희주 부부의 평온한 삶에도 어느 날,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불어왔다. 2010년, 삼청동 오즈의 키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가회동에 피자 전문 레스토랑 피제따를 막 오픈할 즈음이었다. 13년 동안 늘 함께한 반려견 ‘멜로디’가 떠나던 날, 부부는 가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펑펑 울었단다. 가족을 지탱하던 상다리 하나가 부러져버린 것 같은 불안감이 지속됐고, 아내 도로시(오즈 성호 씨는 아내를 도로시라 부른다)마저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쳐 쓰러졌다. 멜로디가 떠나고 홀로 남은 또 한 마리의 반려견 ‘하이디’는 늘 시무룩한 표정으로 세상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결단을 내려야 했다. 떠나자, 최대한 서울과 먼 곳으로, 동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으로. 예전 같으면 레스토랑도, 집도, 서울에서의 편리한 생활도 버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겠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남들이 보기엔 안정적이고 번듯한 삶이었겠지만, 과연 잘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생각했어요. ‘오즈의 키친’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열정은 여전한가, 습관적 일상은 아닌지 떨어져 봐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았지요. 당시에는 제주 붐이 지금처럼 활발하게 일기 전이어서 주변에서는 걱정도 많았죠. 1년 동안 떠날 준비만 한 것 같아요.” 제주 이주를 결심하고 성공적 이주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를 일곱 단계로 분류했다. 첫 번째 산과 두 번째 산은 삼청동 오즈의 키친과 가회동 피제따를 정리하는 것, 세 번째 산은 제주에서 집 짓기 전까지 살 집 구하기, 네 번째 산은 산더미 같은 짐 정리, 다섯 번째 산은 어마어마한 물건과 함께 제주로 이사하기, 여섯 번째 산은 레스토랑과 집을 함께 지을 땅 구하기. 그리고 일곱 번째 산 ‘집 짓기’ 까지 하나씩 천천히 실행에 옮겼다. 그리고 2012년 5월 오즈와 도로시, 하이디가 드디어 제주에 도착하던 날, 그날 유난히 맑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파란 하늘 아래 눈부신 초원, 그 사이로 이어지는 한가로운 꽃길…. 마법의 나라 ‘파라 다이스’에서 당분간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자고 다짐한 순간이었다.

통창 너머로 협재 바다와 비양도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거실. 마루를 기초 콘크리트에서 40cm 정도 띄워 시공한 것이 특징. 단열이 잘된 데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바닥 난방을 하지 않는 것. 이렇게 하면 습기를 방지할 수 있고 바닥으로 전기나 상하수도 배관을 설치할 수 있다. 마루는 원목을 구해 직접 스테인으로 도장했다.
도로시는 은빛 구두를 신고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모험을 떠납니다.

즐거운 탐사 초여름의 제주는 그야말로 찬란했다. 하루 종일 조용한 바닷가에서 빈둥거리는 호사를 며칠이고 몇 달이고 반복했다. 하이디도 바닷물에 뛰어들어 목만 내놓고 물 위에 둥둥 뜬 채 바다 위로 지는 해를 만끽하는 절정의 기억을 담았으리라. 하지만 인생의 다운시프트는 그것을 꿈꿀 때와 현실로 맞닥 뜨렸을 때의 모습이 다르다. 인생 리셋을 꿈꾸지만 생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여행 같은 삶을 즐기지만 마냥 놀 수도 없는 일이었다.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과 동시에 밀려오는 막연한 불안감, 과연 잘 선택한 걸까? “처음에는 둘 다 말을 안 했지만 모든 게 불안한 거예요. 하지만 입 밖으로 얘기를 하면 모든 불안들이 기정사실화될 것 같아 말은 하지 못하고 잘하고 있다며 서로를 다독였죠.”

레스토랑과 집을 지을 땅을 어렵사리 구하고 집을 지어줄 건축 설계사와 시공 업체를 찾는 데 또 반년. 결국 잘 맡아줄 설계자도, 시공업자도 찾지 못한 이성호 씨는 직접 짓기로 결심했다. 사실 제주에 정착한 이주민이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가장 손쉽게 해볼 수 있는 것이 수공이다. 누군가는 빵이나 잼을 만들고, 누군가는 가구를 짓고, 누군가는 농사를 짓지만, 집을 직접 설계한다는 건 누가 봐도 쉽지 않은 도전! 시공만으로도 어려울진대, 아예 설계부터 직접 하겠다고 나선 그는 건축 설계에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목조 주택에 들어가는 자재나 규격, 목재와 창호 규격이나 프레임 세우는 방법, 나무 두께에 따른 서까래 간격 등 연구할 거리가 많았다. 예전에는 미국식 목조 주택 짓는 법을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자세한 시공 장면까지 볼 수 있어 어렵지 않았다며 놀라운 지식들을 쏟아놓는다(집 짓기 이야기가 세세하게 담긴 그의 블로그 ‘오즈의 키친’에는 집 짓기를 꿈꾸는 남성 팬이 유난히 많다!). 그의 표현대로 ‘제주의 푸른 바다만큼 남는 것이 시간’이라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들어선 설계의 길. 꼼꼼하게 도면을 그리다 보니 도면을 완성하기까지 1년이 걸렸고, 집과 레스토랑 두 채의 도면이 1백 페이지 정도에 이르렀다. 제주에 온 지도 어느덧 2년이 지났다. 멜로디가 떠난 뒤 급격히 몸이 약해진 하이디를 위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1 반려견 하이디를 생각하며 설계한 집은 침실과 주방 사이 두 개의 긴 복도를 통해 공간이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구조다. 늘 꿈꾸던 13m의 긴 복도를 실현했다. 2 그릇과 벽시계, 빈티지 주방 소품 등 그저 좋아 모았던 물건들이 디스플레이 소품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2014년 봄, 드디어 레스토랑을 짓기 시작했다. 완벽한 도면을 준비했지만, 그래도 집을 짓기까지의 과정은 또 다른 고난의 연속이었다. 텃세 심한 제주에서 이방인이 마음 맞는 시공업체를 찾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목수 섭외에 번번이 실패하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CM(construction management, 분야별 업자를 선정하고 건축 진행 상황을 관리하며 현장을 지휘하는 역할)에게 맡기려다 또 실패, 마음 맞는 목수를 찾으니 이번에는 경사진 언덕에 1백 살도 넘는 소나무를 피해 60평짜리 건물 두 채를 올려야 하는 대명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도면에 그린 땅의 경계와 실제 측량을 한 경계가 조금씩 달라 최종 위치는 현장 에서 결정한다. 정하는 위치와 방향대로 건물이 올라가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어느새 거푸집이 생기기 시작한다. 콘크리트를 붓기 전 바닥에 전기 인입 작업을 한다. 기초 작업팀, 전기 작업팀, 설비 작업팀, 목공팀, 포클레인 기사 등 시끌벅적 결혼식장 같은 분위기! 내 집을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일사 불란하게 움직이는 장면은 가히 감동적이다.” _ 블로그 건축 일기 중


1 2014년 겨울에 오픈한 제주의 키친 오즈. 레스토랑 부엌 역시 오픈된 구조로 천장에 매달려 있는 팬에서 관록이 느껴진다. 초가을 정원을 붉게 물들이는 서양 억새 핑크 뮬리로 이미 제주의 인기 스폿이 됐다. 2 집 3층 다락방에 꾸민 이성호 씨의 아지트. 영화나 동화 속에 나오는 다락방은 대부분 컴컴한 공간이지만, 그의 다락방은 그렇지 않다. 동서남북으로 창이 네 개나 있고 천창도 두 개, 내부는 화사한 올리브 그린색으로 도장했다. 천창을 열고 올라가면 지붕 위 휴식 공간이 나온다. 3 4년 전 제주에 이주해 레스토랑과 집을 지을 땅을 알아보고 직접 설계해 ‘제주 오즈’를 완성한 집 짓는 요리사 이성호 씨.
요리하는 포토그래퍼에 이어 집 짓는 요리사라! 사실 이성호 씨는 3D 에니매이터에서 요리 사진 전문 사진가로 활동하다 요리에 빠져 요리사로 전향한 케이스다. 여기에 직접 집을 설계하기까지 직업을 이만큼 자주, 시기적절하게 바꾸는 이가 또 있을까? 이를 두고 아내 김희주 씨는 이렇게 말한다. “직업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은데 바꾼 직업으로 경제적 활동까지 하니 그런 면에서는 존경스러워요. 이제 뭔가를 해보고 싶다고 하면 ‘재밌겠네’ 딱 한마디만 보태요.”

마법사 오즈는 사실 허상에 불과했지만 도로시와 친구들은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모험을 통해 허수아비는 충분히 똑똑해졌으며, 양철 나무꾼은 따뜻한 심장을, 사자는 용기를 얻었으니까요.

집 너머, 삶을 짓다 1년이 넘도록 꼼꼼하게 그린 설계도 덕분에 공사는 착착 진행됐다. 6개월의 과정을 거쳐 완성한 레스토랑 키친 오즈의 테마는 힐링. 단순히 음식을 즐기는 곳이 아니라 빈티지 소품을 구경하고, 넓은 허브밭 사이를 산책할 수 있으며 소규모 공연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레스토랑 2층은 이성호 씨의 개인 작업 공간이다. 층고 6m의 웅장한 스튜디오에서는 뻐꾸기 창과 통창 너머로 협재 바다와 비양도가 보인다. 집 짓기는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몇 달 후 다시 시작했다.

오즈의 언덕에 그림같이 자리한 집은 무엇보다 동선이 재밌다. 1층은 아내를 위한 공간, 2층부터 위로는 오롯이 자신을 위한 공간이다. “1층은 주방과 침실, 거실이 모두 순환하는 구조예요. 설계할 당시 하이디가 집에서 움직이는 동선을 고려했죠. 주방이 훤히 보이는 거실은 드러누워 바다를 즐길 수 있도록 통창을 시공했고, 늘 꿈꾸던 긴 복도를 구성했어요.” 천장 보에 그간 하나씩 모은 빈티지 주방 기구를 걸어 누구나 꿈꾸는 드림 키친을 완성. 1층 아내의 공간이 수평으로 확장한다면, 이성호 씨의 공간은 위로 자라난다. 이 집은 3층 구조다. 하지만 반 층씩 공간을 두는 스킵 플로어 구조를 활용해 무려 다섯 층 집처럼 즐긴다(2층은 침실, 2.5층은 서재, 3층은 다락방, 4층은 지붕 위 휴식 공간). 어린 시절부터 막연하게 꿈꿔온 다락방이 그의 아지트. 천장을 열고 지붕 위로 올라갈 수도 있으니 한라산 위로 해가 뜨는 것을 보며 일어나고 비양도 옆으로 석양도 볼 수 있는 그야말로 꿈의 다락방이다. 그러고 보니 창이 유난히 많다. 아내 김희주 씨의 방에서는 침대에 누우면 천창을 통해 달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레스토랑을 짓고 지난 1년간 달의 흐름을 관찰한 후 창문의 위치를 정했기 때문이다.

“천창을 많이 내려다보니 크고 작은 뾰족지붕이 열 개나 돼요. 처음 설계한 거라 해보고 싶은 걸 다 적용한 것 같아요. 긴 복도, 밝은 복도, 다락방, 미니바가 있는 작업실도 갖추고 싶었고 반대로 아주 작은 침실도 갖고 싶었거든요. 다음에는 최소한의 주거 공간, 아주 작은 공간에서 사는 것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도로시는 회색 구두를 ‘탁탁탁’ 세 번 치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리운 고향 캔자스로 돌아갑니다. “집보다 좋은 곳은 없어!”

선물처럼 주어진 일상의 낭만 제주에 살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심심하지 않아요?”다. “조용히 살고 싶어 내려왔는데 서울에서보다 더 바빠요. 오히려 서울에서는 직원들에게 일 다 맡기고, 늘 비슷한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그때가 더 심심하고 무의미했죠. 물론 도시 생활과는 전혀 다른 바쁨이겠지만, 여기서는 하루가 참 바쁘고 다양하게 지나가요.” 마당에 나무도 심고 산책길도 다듬고 각종 사인을 설치하기까지… 집을 완성하고도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는 작업이 남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탁탁탁’ 주문을 외는 이성호 씨. 인생을 꼭 계획한 대로만 살아야 하나. 내년에는 정원사 이씨로 거듭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키친 오즈는 정원에 심은 풀 핑크뮬리로 유명하다. 초가을이면 핑크빛 구름 같은 꽃들이 꿈결처럼 아른거리고, 겨울에는 분위기 있는 자연색 그대로 변한다. 제주 기후에 잘 맞는 러시안세이지를 핑크뮬리 주변에 심고 집 뒤편에는 제주 토종인 담팔수라는 상록수를 심었다. “정원은 결과물이 6개월 후에 나와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며 서로 피고 지고 자연 스럽게 레이어가 되어야 그림이 완성되죠. 봄이 되면 벌이나 무당벌레가 들어가서 살 수 있는 곤충 호텔을 하나 지으려고요. 또 모종도 하고, 농기구도 보관하고, 포토 존이 되기도 하는 아이스크림 가게 모 양의 귀여운 온실도 지을 거예요.”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키친 오즈! 그가 멋진 정원을 상상하며 눈을 반짝이는 이유는 더 많은 사람과 자신의 스토리를, 공간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 가을, 핑크뮬리가 만발했을 때는 가수 장필순의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공연 소식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뿐인데 70명 정원이 꽉 찼다. 제주에 사는 사람, 제주를 찾은 사람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주고 싶다는 부부. 키친 오즈 2층에 마련한 스튜디오에서 는 사진 클래스와 요리 클래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는 매일 떠나는 꿈을 꾼다. 어떻게 살까, 저렇게 살까, 어디로 갈까, 여기에 있을까. 하지만 실행에 옮기려고 할 때마다 가진 게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지 못한 길에 대한 기대보다 일상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늘 이긴다는 걸 알기에 부부의 결단이, 용기가 더욱 단단해 보였다. 호기심 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집요하게 추적하는 모험의 나날들, 공간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담아낸 ‘제주 오즈’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그림같은 집을 짓고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이성호・김희주 부부에게 식물성 스킨케어 브랜드 달팡에서 ‘스티뮬 스킨 플러스 디바인 아이 크림’ ‘스티뮬스킨 플러스 멀티-코렉티브 디 바인 크림’‘8-플라워 넥타 아로마틱 케어’ ‘아자하 클렌징 미셀라 워터’를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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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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