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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하우스] 후스테이블 정기주 대표 전망 좋은 집 셀프 레노베이션
시간이 멈춘 듯 느긋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네 종로구 계동. 레스토랑 ‘후스테이블’의 정기주 대표는 그간 갈고닦은 레노베이션 실력을 십분 발휘해 보다 현실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살림집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작은 빌라는 창덕궁 기와지붕을 앞뜰로, 인왕산 자락을 뒤뜰로 품고 있다.

정기주 씨와 아내 김숙경 씨, 아들 시후 군. 주방은 응접실을 겸한 공간으로 무엇보다 다이닝 테이블의 역할이 중요했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책상, 식탁, 티 테이블 등으로 두루 활용하는 테이블은 마지스 제품으로 더플레이스에서 구입. 조명등은 이태원 빈티지 마켓에서 구입. 주방 가구는 한샘 제작.
계동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작은 골목. 빌라 옥상의 자그마한 다락방은 아내의 도자 작업실로 꾸몄다.
계동의 고즈넉한 골목길 빌라 1층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후스테이블’은 음식 맛도 일품이지만 갈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인테리어가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복작복작한 오픈 키친을 지나 다락방을 연상시키는 작은 홀, 그리고 계단을 올라 야외 테라스까지. 소박한 선반에 놓인 갖가지 소품들, 꼬마가 그린 그림과 음식 사진이 곳곳에 걸려 있는 공간은 안으로 들어설수록 이곳저곳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시골 창고 같은 이곳의 정감 가는 인테리어가 모두 주인장 정기주 씨의 솜씨라는 것. 레스토랑 자리는 원래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그의 나무 작업실이었는데, 2년 전 손수 개조해 레스토랑 후스테이블을 완성했다. 그뿐이 아니다. 후스 테이블 2호점 오픈에 이어 자그마한 살림집까지 손수 레노베이션했으니 그가 두 팔 걷어붙이고 고쳤다는 주거 공간의 인테리어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냉장고 하나 힘줬을 뿐인데 “집요? 레스토랑과 정반대예요. 레스토랑은 상업 공간이고, 워낙 많은 사람이 오고 가니까 재미를 주기 위해 빈티지를 콘셉트로 꾸몄다면, 집은 최대한 편안하도록 심플하게 디자인했어요. 작은 집이라 화이트를 베이스로 깔끔하게 마감했고요. 정말 아무것도 없다니까요.” 아무려면 아무것도 없을까 내심 기대하며 찾은 집. 먼저 현관문을 열자마자 ‘스메그’ 냉장고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누가 셰프 아니랄까 봐!’ 정사각 타일로 포인트를 준 벽면에 밀크 컬러 스메그 냉장고와 아날로그 감성의 벽 시계는 이 집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스토랑 주방에서 온종일 음식을 하다 보니 주방 정리 정돈은 자신 있죠. 특히 저희 집 부엌은 집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공간인 만큼 늘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은 기본, ‘포인트’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위시 리스트이던 스메그를 선택한 후 과감히 현관문 앞에 두었죠.”

현관문을 열면 가장 먼저 만나는 주방. 이 집의 화룡점정은 정면에 떡하니 자리한 스메그 냉장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인테리어에도 무난하게 어울리면서 쉽게 질리지 않는 크림 컬러를 선택했다.


양문형 냉장고는 폭이 깊어 다른 주방 가구에 비해 앞으로 불쑥 튀어나오는 데 반해, 원도어형 스메그는 부피를 덜 차지해 좁은 공간에 안성맞춤이라는 것. 냉장고 속이 깊지 않으니 재료를 사다가 마냥 쟁여두는 일도 없고, 자주 정리해줘야 하니 어떤 식재료가 남아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역시 셰프다운 해법이다. 주방 싱크대 역시 보통은 일자나 ㄱ자형, ㄷ자형으로 배치하지만 정기주 씨는 이열 평행으로 나란히 두고 쓴다. 좁은 공간에서 더욱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한 것으로 최소한의 조리대, 개수대, 냉장고를 나란히 배치하고 개수대 뒤편으로 수납장 역할을 하는 하부장을 둔 것. 유리잔이나 접시를 닦은 뒤 바로 뒤돌아 정리할 수 있어 꽤 편리하다.

또 집에서는 그리 거한 요리를 해 먹지 않기에 아일랜드 조리대와 오븐은 생략했다. 대신 확보한 공간에는 다이닝 테이블을 여유 있게 배치. 집에서 두 번째로 전망이 좋은 창가에 심플한 디자인의 테이블을 두고 오렌지 컬러 펜던트 조명등을 늘어뜨려 작지만 멋스러운 다이닝룸을 완성했다. 주방이면서 동시에 손님을 맞는 기능을 해야 하고, 평소에는 책상으로, 주말에는 가족의 아지트가 되기도 하니 전망 좋은 창가에 식탁을 배치해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1 안방 침대와 서랍장, 거실 소파와 간이 티 테이블은 모두 이케아 제품. 조립하는 게 어렵지만 디자인이 심플해 작은 집에 매치하기 좋다. 2 주방 포인트 벽면 타일과 타일을 채우는 매지 역시 화이트로 통일. 시후 군 방과 마주 보는 침실은 과감히 문을 생략했다. 침실을 지나 거실을 배치한 레이아웃도 재미있다. 4 문틀 위에 선반을 달아 소품을 장식하고 조명등을 짧게 매치해 감각적인 뷰 포인트가 되었다. 5 시후 군과 사촌 동생들의 도서관이자 놀이터가 되는 옥상 계단. 6 레인지 후드 위를 장식한 유리 호리병은 베네치아에서, 말 오브제는 독일에서 구입한 것.


하루의 피로를 씻어주는 전망 품은 집
“앗, 문은 어디 있나요?” 주방 옆 작은 통로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침실이 펼쳐진다. “워낙 집이 작기도 하고, 문을 열어놓고 사는 편이라 과감히 없앴어요.” 그러고 보니 현관문도 가운데가 유리창으로 뚫려 있어 집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온통 개방할 수 있는 이 여유로움은 가족의 특별한 라이프스타일에서 비롯된 것. 사실 정기주ㆍ김숙경 씨 부부는 <행복이가득한집> 2011년 9월호에 3대가 한동네에 모여 사는 대가족 인터뷰에 등장한 적이 있는데, 그때 부모님과 가정을 이룬 형제자매 모두 모여 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그 계획을 반년 뒤 실현했다.

“2층은 아내의 여동생과 남동생 부부가 살고, 맞은편 집은 처가댁이에요. 계획한것처럼 대가족이 모여 살기 위해 빌라를 통째로 레노베이션했죠. 빌라는 층마다 형태도, 평수도 모두 달라 레노베이션 과정이 복잡하면서도 재미있었죠. 가장 큰 집을 부모님 집으로 결정하고, 맞은편 작은 집을 저희 세 식구가 쓰는 대신 옥상으로 올라가는 복도를 시후 놀이방으로 꾸며 공간 활용도를 높였어요.” 

거실 창문 너머로는 창덕궁 기와 지붕이, 주방 창문 너머로는 인왕산의 능선이 펼쳐지는 전망 좋은 집. 부부 침실 겸 거실, 초등학생 아들 시후 군 방, 주방으로 구성한 스무 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집은 화이트를 베이스로 컬러를 통일해 환하고 깔끔하게 연출했다.


작은 집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침실 안쪽 베란다를 확장해 거실로 꾸민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2인용 소파가 맞춤 가구처럼 딱 들어맞는 ‘미니 거실’은 무엇보다 전망이 예술이다. 눈앞에 창덕궁 기와 자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이런 게 바로 한적한 계동길에 사는 묘미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캔버스처럼 새하얀 공간, 심플한 원목 가구만 배치한 공간은 창밖의 풍경처럼 어디 한 군데 담백하지 않은 곳이 없으니 집의 ‘휴식’ 기능은 200% 이상 만족시킨 셈. 

“화장실이 현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구조라 문 디자인에 신경을 썼어요. 문이 아니라 벽이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니 ‘선반’이 떠오르더라고요. 문틀 위에 작은 선반을 달아 목각 인형을 장식하고, 펜던트 조명등을 짧게 내려 달았더니 나름 멋진 뷰 포인트가 완성되었지요.” 정기주 씨는 이처럼 꾸미고자 하는 완성 이미지가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려져 있다면 굳이 디자이너를 통하지 않고 직접 목수에게 의뢰해 레노베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공간이 좁은 만큼 화이트를 베이스로 컬러를 통일하니 어떤 소품을 두어도 잘 어울리고, 베란다를 거실로 활용해 멋진 조망이 덤으로 따라오는 등 ‘단점’ 덕분에 오히려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마지막으로 수납공간이 많지 않은데도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아내 김숙경 씨는 수납공간이 없으니 오히려 뭔가를 쌓아두고 살지 않아 훨씬 쾌적하다고 말한다. 정기주ㆍ김숙경 씨 부부의 살림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만큼만 구입한 다’는 것. 이처럼 생활을 불필요하게 살찌우지 않는 법,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가.


욕실을 확장하면서 시후 방 책상 벽면이 앞으로 튀어 나왔다. 문과 책상 벽면 사이의 깊이 차이로 생긴 자투리 공간에 장식장을 짜 넣었다. 2 처가댁 인테리어도 정기주 씨가 디자인을 맡아 진행했다.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할 일이 많은 거실에 특히 신경 썼다. 붉은 벽돌 마감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3 시후 방 문의 농구 골대와 플렌스테드 모빌이 잘 어우러진다. 4 미술을 전공한 아내 김숙경 씨의 작업실.

작은 집에 개성 더하는 법
작은 소품을 활용하라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인테리어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다. 여행을 좋아하는 부부는 여행지에서 구입한 작은 소품을 도드라지지 않게 의외의 장소에 숨겨 놓듯 매치하는 것을 즐긴다. 레인지 후드 위에 올려둔 유리 호리병, 냉장고 옆면에 붙인 피겨 세트, 욕실 창가에 조르르 놓은 향수병 등 이 그것. 심지어 화장실 문 위에도 선반을 달아 소품을 장식할 수 있도록 했으니 응용해볼 것.

불변의 진리, 상부장을 생략하라 싱크대 상부장을 생략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레노베이션 공식 중 하나다. 정기주씨는 상부장 대신 하부장을 한 폭 더 주문해 병렬식으로 배치했다. 공간이 좁은 만큼 살림살이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그릇이나 유리 잔, 냄비 등의 조리 도구는 딱 필요한 만큼만 갖추고 산다. 평소 갖고 싶은 것, 장식하고 싶은 것은 두 번 더 고민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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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