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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린 로더 아름다운 취향
사람마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기준, 즉 취향은 각기 다르다. 취향이 본능적인 거라면, 안목은 일종의 경험과 훈련으로 다듬어진 심미안일 터. 아름다운 취향을 넘어 고품격 안목을 지닌 인물로서 에스티 로더 여사의 손녀이자 현재 동시대 여성에게 가장 선망받는 에어린 로더가 자신의 일상 속으로 <행복> 독자를 초대했다.

왼쪽 바로 당당하고 아름다운 여성, 에어린 로더다. 그는 세련된 취향과 안목으로 이 시대 스타일 아이콘으로 손꼽힌다. 오른쪽 액자의 사진 속 에스티 로더 여사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귀여운 여자아이는 할머니를 뛰어넘는 뷰티 전도사이자 세계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 멘토로 성장했다. 
에어린 로더가 공간을 꾸미는 비결 중 하나는 질감이 서로 다른 사물을 한곳에 배치하는 것이다. 반짝이는 크리스털, 거북 딱지, 벨벳 쿠션 등이 한자리에 모여 뜻밖의 화음을 내는 듯한 서재.

취향이 분명했던 소녀

세계적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한 에스티 로더의 창립자, 에스티 로더 여사의 손녀딸인 에어린 로더는 현재 에스티 로더의 스타일&이미지 디렉터로 20여 년 동안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그러던 그녀가 2012년 9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에어린 뷰티Aerin Beauty’를 론칭했고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에어린 로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데 한몫한 건 바로 소셜 미디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그가 공개하는 일상, 공간, 여행과 제품 컬렉션에 대한 이미지들이 큰 호응을 얻은 것. 세련된 감성과 고급스러운 안목을 갖춘 그의 이야기는 여느 영화나 TV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고 탐미적이다.

그녀가 가장 사적인 공간으로 꼽는 곳은 옷장 선반으로, 보석, 아이팟 터치, 각종 기념품 등이 가득하다. 모두 그녀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물건들이다.
“저는 어릴 때부터 제 주변 환경에 대해 늘 세심하게 관찰하는 습관이 있었죠. 이미지, 색상, 움직임, 문양 그리고 질감 등 시각적인 것들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아요. 평소 아침 6시에 꽃 가게에 가서 메모를 하고, 페이스트리를 파는 가게에 가서 진열은 어떻게 했는지 유심히 살펴보지요. 또 미적 영감을 얻기 위해 빈티지한 느낌의 월 페이퍼를 모은 두꺼운 카탈로그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 모든 과정이 제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좋아서 스스로 하는 일이기에, 큰 기쁨을 주는 시간이죠. 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제 일을 왜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될 수도 있겠네요. 지금도 저는 매일매일의 삶 속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꽃, 여행, 예술, 패션, 해변, 패브릭 그리고 제 아이들의 장난감까지, 제가 흥미를 느끼는 삶의 요소들은 모두 제게 영감을 주고 제품 컬렉션에 부여할 수 있는 스토리가 되죠. 또 제 친구들, 동료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영향을 받아요. 물론 소중한 가족도 빼놓을 수 없고요. 특히 할머니에게 받은 최고의 조언은 ‘너의 본능을 믿어라. 그리고 너의 실수를 인정하고 정당하게 평가받아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안목에 대해서는 언제나 제 본능을 믿는 편이죠.” 


도시의 삶과 자연 속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에어린 로더의 별장이 자리한 햄튼. 원래 이곳은 할머니 집으로, 에스티 로더 여사가 가꾸어온 아름다운 정원이야말로 위대한 유산이다. 에어린 로더는 “할머니 집을 방문할 때마다 꽃들로 펼쳐진 정원을 거닐던 기억과 함께 아름다운 향기가 떠오르곤 한다”고 회상한다.
1 에어린 로더는 언제 어디서나 늘 꽃을 곁에 둔다. 꽃꽂이를 즐기며, 플라워 패턴의 벽지나 패브릭을 활용해 집을 꾸민다. 그래서인지, 사진인데도 집 안의 향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2 따뜻한 암갈색 패턴 벽지로 공간의 아늑함을 더한 침실. 3 ‘옷방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철학으로 사진과 그림 액자를 장식한 아름다운 드레스룸.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삶

에어린 로더의 일상에서 예술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현재 에스티 로더 기업의 임원으로 일하고 있을 뿐 아니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이사회를 위한 교육위원회와 현대미술관 국제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아버지 로널드 로더Ronald Lauder가 2001년 박물관을 설립했을 때부터 20세기 초 독일과 오스트리아 예술에 집중한 노이에 갤러리The Neue Galerie 일을 맡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어떻게 이 모든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까?

“삶의 모든 요소가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저에게 큰 도전이에요. 다른 워킹맘들이 그런 것처럼요. 항상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서 자신이 행복해야 주변의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요. 제 노하우는 걷기예요. 잠시 동안이라도 센트럴파크Central Park를 거닐며 풍경을 감상해요. 햄튼Hampton에서 지낼 때는 해변이나 꽃이 핀 시골길을 따라 걷곤 했지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는 것만큼 평화롭고 활력을 주는 것은 없어요. 걸을 때는 음악을 듣지 않고 온전히 생각에 잠기거나, 주변 것들에 대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나를 위한 오롯한 순간이죠!”

현재는 남편, 두 아이와 함께 뉴욕에서 살고 있지만 그의 삶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꽃이다. “꽃은 항상 저에게 영감의 원천입니다. 늘 집 주위에 꽃을 키우는 것을 좋아하지요. 저는 싱그러운 꽃들로 가득한 나라에서 결혼식을 했어요. 지금도 그때의 정원 속 아름다운 장미 향기에 둘러싸여 남편과 미래를 약속한 기억이 나지요. 꽃은 어떤 공간이든 제게 생명과 아름다움을 선사해줍니다. 단순히 꽃꽂이를 하는 것 외에도 꽃을 사용해 집을 꾸미는 방법은 아주 다양해요. 저는 어릴 적부터 플라워 패턴을 제 침실 벽지와 침구로 사용하곤 했어요. 예술은 제가 좋아하는 또 다른 활용법이기도 합니다.”


1 매일 아침 꽃 가게에 가는 게 일과일 정도로 꽃을 사랑하는 에어린 로더는 햄프턴에서 지낼 때면 아침에 일어나 꽃과 가지를 모아 집 안을 장식하는 게 큰 기쁨이라고 말한다 . 2 제품을 개발하는 모든 과정에 참여하며 즐기는 에어린 로더. 3 가드니아 라탄, 앰버 머스크, 라일락 패스, 이캣 자스민, 이브닝 로즈, 아이리스 메도우, 워터릴리 썬,메디터래니언 허니서클 총 여덟 가지 향으로 구성한 에어린 뷰티 향수 컬렉션. 

그녀의 안목으로 완성한 에어린 뷰티
 

세계적 아름다움의 전도사이던 할머니에게서 교육을 받고, 자연과 예술로 가득한 환경에서 자란 에어린 로더의 취향과 안목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삶이란 자연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움의 원천은 바로 자신감이죠. 할머니는 언제나 제게 ‘내면이 아름다우면 겉모습도 아름다운 법이란다’라고 조언해주셨어요. 또 할머니는 모든 여성은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굳게 믿으셨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처럼 뷰티 전도사로서 기질이 할머니를 능가하는 에어린 로더가 자신의 브랜드 에어린 뷰티를 론칭한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뷰티는 매력적인 것이어야 해요.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즐거운 감각을 선사해야 하죠. 에어린 뷰티 브랜드의 모든 것에는 기쁨의 요소가 많아요. 디자인, 패키지, 텍스처, 컬러 그리고 배열 방식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언제나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해요. 저 스스로 독립적인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것은 다소 위험한 모험일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성공적 론칭을 이루어냈죠. 지난 4년 동안 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배웠고, 성취감이 너무나 큰 경험이었어요.” 온라인이나 해외에서 에어린 뷰티를 접한 이후, 꾸준히 애용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반가운 소식은 이제 에어린 뷰티를 7월부터 한국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것.

에어린 로더가 가장 추천하는 제품은 향수 컬렉션이다. “향수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표현하는 가장 친숙한 방법이지요. 에어린 뷰티 향수 컬렉션은 저의 가장 주관적이고도 개인적인 표현이 반영되었어요. 역사의 일부분이며 열정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아침에 살짝 향수를 뿌리고 저녁에 외출할 때 다시 한 번 뿌려요. 같은 향을 한 번 더 뿌릴 때도 있고, 계절에 따라 혹은 특별한 행사가 있으면 다른 향을 선택하기도 하죠. 또 헤어브러시에 살짝 뿌려 머리를 빗는 걸 좋아해요. 손쉽고 은은하게 향을 입는 방법 중 하나죠. 여행할 때는 슈트케이스 안에 향수를 뿌려요. 여행지에 도착해서 슈트케이스 속 옷에서 나는 향은 정말이지 너무 근사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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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옥진 기자 | 사진 SIMON UPTON/Beauty at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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